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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에콰도르, 국회 해산과 조기 총선...라소 대통령 불출마

에콰도르 EMERICs - - 2023/06/09

☐ ‘정치적 동반 자살’ 선택한 라소 대통령

◦ 기예르모 라소 대통령, 국회 해산 명령 
- 에콰도르에서 정부와 국회의 대립이 결국 극한 상황까지 이르렀다. 기예르모 라소(Guillermo Lasso) 대통령은 에콰도르 현지 시각으로 2023년 5월 17일, 국회 해산권을 행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회가 전날인 5월 16일 대통령 탄핵 절차를 시작한다고 발표하고 나서 불과 하루만이었다. 라소 대통령이 국회 해산권을 발동하면서 에콰도르의 현직 대통령과 국회의원 모두 시한부 임기를 끝으로 퇴진하게 되었다.
- 에콰도르는 헌법으로 국회에는 대통령을 파면할 수 있는 탄핵 권리를, 그리고 대통령에게는 자신을 위협하는 국회를 해산할 수 있는 국회 해산권을 주어 행정부와 입법부가 서로 견제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라소 대통령은 이전부터 만약 국회가 자신에 대한 탄핵을 시도할 경우, 국회 해산권을 즉시 실행하여 에콰도르 국민에게 대통령과 국회의원에 대한 재신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 극단적 결정한 라소 대통령 
- 에콰도르는 대통령이 국회 해산권을 행사하면 법률에 정해진 기간 이내에 새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임시 조기 총선을 개최해야 한다. 그리고 현직이었던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조기 총선으로 선택을 받은 새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취임하기 전까지만 자신의 직위를 유지할 수 있으며, 이후에는 후임 당선인에가 자리를 넘겨야 한다.
- 따라서, 대통령의 국회 해산권 행사는 자진 사임을 의미한다. 물론, 임시 총선에 다시 출마하여 재당선을 노릴 수도 있지만, 국회 해산권을 행사하는 상황이라면 대개 대통령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기 때문에 당선을 확신할 수 없다.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탄핵을 시도하는 국회의원의 임기를 조기에 끝내버리기에, 국회 해산권은 정치적으로 ‘동반 자살’이라고 불릴 정도로 극단적인 선택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비리 의혹받는 라소 대통령, 혐의 부정하며 불출마 선언

◦ 탄핵 부른 페트로에콰도르 계약 비리 의혹
- 국회가 라소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진지하게 검토한 이유는 라소 대통령이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에콰도르(Petroecuador)의 대형 계약 비리 사건을 묵과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에콰도르 국회는 이를 가벼이 여길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으며, 결국 대통령 탄핵 속개 여부를 묻는 표결에서 찬성 절대 다수로 탄핵 추진 안건을 통과시켰다.
- 이에 대해 라소 대통령 측은 국회가 문제 삼은 계약은 라소 대통령의 전임자 시절에 체결되었으며, 대통령은 오히려 취임 후 해당 계약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반발했다. 이어서 대통령 탄핵은 확실한 유죄 혹은 무죄로 그 결과가 극명하게 갈리는 사안이 아니라고 하면서, 탄핵 절차를 진행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정치적으로 대통령에게 큰 타격을 입힐 수 있고 국회가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 탄핵을 정치 도구화했다고 비판했다.

◦ 라소 대통령, 조기 대선 불출마 선언
- 여러 논란과 우여곡절 끝에 결국 라소 대통령이 국회 해산권을 행사했기에, 에콰도르 선거관리위원회(CNE, Consejo Nacional Electoral)는 조기 총선 및 대선 일정을 결정해야 하는 책무를 맡게 되었다. 결국 선거관리위원회는 국회 해산권 행사와 관련하여 여러 제반 사안을 검토한 끝에 해산권 행사는 정당하며 2023년 8월 20일을 조기 선거일로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1년 5월 24일 취임한 라소 대통령은 약 2년간의 임기를 보낸 후 사임하게 된 것이다.
- 선거관리위원회는 라소 대통령이 8월에 치를 조기 대선에 출마 결격 사유가 없다고도 선언했다. 즉, 라소 대통령은 본인이 원하면 재선을 통해 집권 연장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지 시각으로 2023년 6월 초, 라소 대통령은 심사숙고 끝에 조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으며, 자신은 몇 개월 남지 않은 임기를 끝으로 대통령직에서 완전히 물러난다고 밝혔다. 동시에, 국회가 자신을 탄핵하려 한 사유인 계약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완강히 부인했다.

☐ 정국 혼란 심화...라소 대통령은 직무 계속

◦ 국회 해산 직후 투자 촉진법 서명
- 한편, 라소 대통령은 국회 해산권을 행사하고 불과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이미 국회를 통과하여 대통령의 승인을 대기 중이었던 투자 촉진법에 서명했다. 라소 대통령은 이번에 인가한 법안이 민간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법이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침체된 에콰도르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이라고 강조했다.
- 이처럼 정치적으로 극단적인 선택인 국회 해산권을 행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 법안에 서명한 것은 라소 대통령이 적어도 남은 기간 동안 외부에 아랑곳하지 않고 직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라소 대통령은 국회 해산 명령 직후 현재 에콰도르의 정국 상황과는 별개로 대통령으로서의 업무는 정상적으로 계속할 예정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 정치권 혼란 사그러들기 힘들어...대외 신용도에도 영향
- 비록 라소 대통령이 앞으로도 정부는 정상적으로 기능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외부의 시선은 그렇지 않다. 수십 년 동안 전례가 없었던 대통령의 국회 해산권 행사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에콰도르의 정치 상황이 어지럽다는 인식이 확산되었으며, 과연 앞으로 새로 들어설 정부가 국정을  제대로 실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커지고 있다.
- 현재 국제 신용평가 기관 무디스(Moody’s)는 에콰도르 국채의 신용등급을 디폴트(채무 불이행)이 임박한 Caa3 등급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정치적 불안을 낮은 신용평가의 이유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따라서, 에콰도르의 정치적 혼란은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 경기 침체와 고인플레이션 해결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안은 에콰도르가 행정부와 입법부의 싸움이 점입가경에 접어들면서 국론 분열이라는 문제까지 가중되었다. 에콰도르 정치권이 지금의 혼란을 어떻게 수습할 것이며, 또한 정부의 정책 실행 능력이 정상화될지 계속해서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Buenos Aires Herald, Ecuador President Lasso issues decree to boost investment, 2023.05.23.
Reuters, Ecuador's Lasso issues decree to boost investment, 2023.05.24.
El Pais, Guillermo Lasso: ‘I’ve chosen to govern for six months in purgatory, rather than governing for two years in hell’, 2023.05.20.
teleSURtv, Ecuador's CNE Seeks To Unify Elections & Yasuní Referendum Date, 2023.05.20.
Prensa Latina, Ecuadorian political parties prepare candidacies for elections, 2023.05.22.
Aljazeera, Ecuador legislators launch lawsuit as elections eyed for August, 2023.05.18.
CGTN, Ecuador could hold early elections on Aug. 20: electoral court, 2023.05.19.
Reuters, Ecuador president Lasso dissolves National Assembly, triggers early elections, 2023.05.18.
DW, Ecuador’s president dissolves National Assembly, 2023.05.17.
BBC, Guillermo Lasso: Ecuador's President dissolves parliament, 2023.05.17.
CNN,  Ecuador’s president, facing looming impeachment vote, dissolves country’s national assembly, 2023.05.17.
teleSURtv, Ecuador: Lasso's Impeachment Process Kicks Off on Tuesday, 2023.05.14.
Yahoo! Finance, Lasso’s Impeachment Odds Rise as Ecuador Congress Head Wins, 2023.05.15.
GIS Reports, President Lasso’s fight for survival, 2023.05.11.
Financial Times, Ecuador’s president vows to dissolve congress if it tries to impeach him, 2023.04.17.
El Universo, Guillermo Lasso is in stable health and would be discharged in 72 hours, he was admitted to the ICU, 2023.04.18.
El Pais, Ecuadorian President Guillermo Lasso rules himself out of re-election bid, 2023.06.03.
Aljazeera, Ecuador’s embattled President Lasso will not seek re-election, 2023.06.02.
DW, Ecuador's president won't seek reelection in snap vote, 2023.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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