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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EU 가입에 국내 세르비아계 자치공화국이 장애물로 부상

중동부유럽 기타 EMERiCs - - 2024/03/15

☐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민족 갈등 우려에도 EU 가입 지속 추진                     

◦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EU 가입 협상 개시 전망    
-  2024년 3월 12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보스니아)의 가입 협상 개시를 공식 추천하였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27개 기존 회원국이 오는 3월 21일로 예정된 EU 이사회(정상회의)에서 보스니아의 가입 협상 개시를 논의할 것이며, 서부 발칸반도 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이 점차 강해지는 현재 이 지역의 EU 통합과 가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고 지적하였다. 그는 보스니아가 가입 후보국 지위를 얻은 2022년 12월 이후 EU 기준에 따른 정치, 경제 개혁에서 인상적인 진전을 이루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세르비아계와 보스니아계 주민 간 민족 갈등이 EU 가입에 가장 큰 장애물로 지적하였다.
- 이에 앞서 2024년 3월 5일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Sarajevo)를 방문한 안나레나 베어복(Annalena Baerbock) 독일 외무장관 또한 최근 강한 분리주의 경향을 나타내는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 스릅스카 공화국(Republic of Srpska)과 밀로라드 도딕(Milorad Dodik) 대통령을 보스니아의 EU 통합과 가입에 가장 큰 장애물로 지목하였다. 베어복 장관은 이날 엘메딘 코나코비치(Elmedin Konaković) 보스니아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분리주의 환상’이 EU 통합을 저해한다고 지적하며, 보스니아는 반드시 현재의 통일된 국가 형태로 EU에 가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하였다. 코나코비치 장관은 회동 이후 보스니아 정부가 앞으로 더 빠르게 EU 가입을 위한 선결 과제들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하였다.

◦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독립 이후 오랜 기간 내전과 민족 갈등에 시달려    
- 보스니아는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구 유고 연방)의 해체와 함께 1992년 독립하였으나, 이내 영토 내 세르비아 정교를 믿는 세르비아계(총인구의 32%)와 이슬람을 믿는 보스니아계(44%) 주민 간 충돌로 3년(1992-1995) 동안의 혹독한 내전을 경험하였다. 전쟁 중 최소 3만 명 이상의 보스니아계 무슬림(보슈냐크인)이 유고슬라비아 연방 공화국(신 유고 연방) 정부의 군사적 지원을 등에 업은 스릅스카 공화국군과 세르비아계 민병대의 조직적인 공격으로 학살당하였으며, 전 인구의 약 40%인 22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국제연합 평화유지군(UNPROFOR),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군사적 개입과 미국 등의 적극적인 중재 결과, 내전은 1995년 12월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러시아, EU의 6개 보증국과 보스니아, 유고슬라비아 연방 공화국, 크로아티아의 3개 당사국이 체결한 데이턴 평화 협정(Dayton Peace Accords)으로 종결되었다.
- 데이턴 협정에 따라 보스니아는 크로아티아-보스니아계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연방과 세르비아계의 스릅스카 공화국의 2개 자치 정부가 병존하며 3개 민족 집단이 각각의 대통령을 뽑아 중앙정부를 공동으로 이끄는 ‘1국가 2체제’ 형태의 주권 국가로 새롭게 출발하였다. 그러나 세르비아계 주민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스릅스카 공화국은 1995년 이후에도 보스니아로부터 분리독립과 세르비아 편입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민족 간 갈등은 2016년 2월 보스니아의 EU 가입 신청서 제출과 2022년 11월 분리주의 성향 도딕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다시 고조되고 있다.

☐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내 세르비아계 자치공화국, EU 가입에 위협으로 부상      

◦ 스릅스카 공화국,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EU 가입 반대와 분리독립 추구     
- 2024년 2월 21일 도딕 대통령은 러시아 카잔(Kazan)을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대통령을 만나 서방의 제재를 반대하고 스릅스카 공화국과 러시아의 친선 우호를 강조하였다. 도딕 대통령은 스릅스카 공화국이 계속된 서방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세르비아, 헝가리 등과 함께 서방의 러시아 제재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자신은 보스니아의 EU와 NATO 가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스릅스카 공화국을 러시아의 친구로 부르면서 그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고 대답하였다. 도딕 대통령은 러시아 정부 주도로 친러시아 성향 국가들이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e스포츠 등의 분야에서 경쟁하는 ‘미래의 게임’ 참석차 카잔을 방문하였으며, 푸틴 대통령 이외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Alexander Lukashenko) 벨라루스 대통령과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3년 8월에는 보스니아가 EU가 아닌 러시아-중국 주도 신흥경제협력체 BRICS에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도딕 대통령은 1998-2010년 사이 두 차례 스릅스카 공화국 국무총리를 역임하였으며, 2018-2022년 동안 세르비아계 몫의 보스니아 대통령직을 수행하였고, 2010년과 2015년에 이어 2022년 7월 스릅스카 공화국 대통령 3선에 성공하였다. 그는 국무총리와 대통령 재임 중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 주민들의 민족감정을 자극하고 보스니아의 정치적 불안정을 꾀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도딕 대통령은 지난 2021년 스릅스카 공화국이 보스니아 중앙정부의 통제를 벗어난 국방, 사법, 조세 제도를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또한, 그는 1995년의 데이턴 협정이 서로 다른 종교와 문화를 가진 민족들을 보스니아라는 단일 국가의 환상 아래 강제로 묶어둔 실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보스니아 내 UN 평화유지 활동과 데이턴 협정 이행을 감독하는 크리스티안 슈미트(Christian Schmidt)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고위 대표는 2023년 10월 도딕 대통령이 데이턴 협정을 공개적으로 부정하면서 보스니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 도딕 대통령은 미국과 EU의 압력이 거세지자 2024년 1월 8일 로이터(Reuters)와 인터뷰에서 자신은 전쟁이나 혁명을 통한 분리독립을 추구하지 않으며 단지 외세를 배제한 보스니아 내 다른 정파들과 대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자치권 존중을 주장할 뿐이라고 물러섰다. 그러나 다음날인 1월 9일 그는 스릅스카 공화국 건국기념일(‘공화국의 날’)을 맞이하여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정신적으로 세르비아와 연결되어 있다고 발언하여 다시금 보스니아 중앙정부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등의 강한 비판에 직면하였다. 한편, 보스니아 중앙정부는 ‘공화국의 날’을 자국 내 민족 갈등을 조장하는 불법 행사로 규정 및 규제하고 있다. 

◦ 중동부 유럽 EU 회원국,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EU 가입 지지 표명               
- 독일과 중동부 유럽 EU 회원국들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EU 가입을 전폭 지지하고 있다. 베어복 장관은 2024년 3월 5일 사라예보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중 ‘지정학적 필요성’을 이유로 보스니아를 비롯한 서부 발칸 국가들의 EU 통합과 가입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2022년 12월 올라프 숄츠(Olaf Scholz) 독일 국무총리 또한 보스니아의 EU 가입 후보국 지위 부여를 축하하는 성명을 통해 지난 2013년 EU에 가입한 크로아티아의 사례를 들며 보스니아의 조속한 가입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 헝가리, 오스트리아, 체코 공화국,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등 중동부 유럽 5개국은 지난 2022년 7월 EU 이사회에 공동 서한을 보내 조속한 보스니아의 가입 후보국 지위 부여와 가입 절차 개시를 촉구한 바 있다. 특히 헝가리 정부는 보스니아의 EU 가입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우크라이나나 몰도바와 달리 보스니아의 가입 협상 개시를 망설이는 EU 집행위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하였다. 2024년 1월 26일 페테르 시야르토(Péter Szijjártó) 헝가리 외무장관은 사라예보를 방문, 코나코비치 장관을 만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동년 7월부터 시작되는 자국의 EU 이사회 순회 의장국 임기 동안 유럽의 ‘새로운 성장 동력과 에너지 및 야망’을 위해 보스니아의 EU 통합과 가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발표하였다.          
- 2023년 11월 알렉산더 샬렌베르크(Alexander Schallenberg) 오스트리아 외무장관은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와 인터뷰에서 EU 집행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유로 보스니아를 비롯한 서부 발칸 국가들의 EU 가입 요청을 홀대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샬렌베르크 장관은 이미 2016년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던 보스니아에 앞서 우크라이나와 몰도바가 가입 절차를 시작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면서, EU의 서부 발칸 지역 확장이 지정학적인 이유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 감수 : 김철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l Jazeera, European Commission to recommend EU accession talks with Bosnia, 2024. 03. 12. 
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Bosnia-Herzegovina Can Only Join EU As One Country, Germany's Baerbock Says, 2024. 03. 05.  
POLITICO, Bosnian Serb leader Dodik bows to Putin, 2024. 02. 21.  
The Budapest Times, Hugnary signs cooperation action plan with Bosnia and Herzegovina, 2024. 01. 27. 
Euractiv, Bosnian Serb leader tempers secession talk as US exerts pressure, 2024. 01. 09. 
Barron’s, Bosnian Serbs Are 'Mentally' In Serbia, Their Leader Says, 2024. 01. 09. 
Financial Times, Treat Bosnia on par with Ukraine over accession talks, Austria tells EU, 2023. 11. 27. 
Reuters, Serb leader's secession policy threatens Bosnia settlement, says peace envoy, 2023. 10. 11.  
POLITICO, Bosnian Serb leader says Bosnia should join BRICS, not EU, 2023. 08. 29.  
European Union, EU Candidate Status for Bosnia and Herzegovina: a message to the people and a tasking for politicians, 2022. 12. 19.
The Guardian, Germany’s Scholz backs more Balkan states joining EU, 2022. 12. 14. 
The Budapest Times, Szijjarto discusses EU integration, war with Bosnian counterpart, 2022. 07. 27.    
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Ethnic Serbs Celebrate Republika Srpska Day Despite Ban By Bosnia Court, 2022. 01. 09. 
Al Jazeera, Bosnia: 25 years since Dayton Accords, divisive politics live on, 2020.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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