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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튀르키예,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협상 중재 지속

튀르키예 EMERiCs - - 2024/03/22

☐ 튀르키예,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협상 중재 제안 

◦ 튀르키예 정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협상 중재 의사 밝혀     
- 2024년 3월 18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ğan)은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대통령 선거 승리를 축하하면서 튀르키예 측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 협상을 중재할 의사가 있음을 거듭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하칸 피단(Hakan Fidan)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같은 날 한 인터뷰에서 튀르키예 정부가 협상 중재를 위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모두와 접촉하고 있음을 밝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흑해 지역 안보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였다. 피단 장관은 2025년까지 평화 협상을 개시하기 위해 서방이 노력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인적, 물적 피해를 막기 위해 즉시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 러시아 외무부는 2024년 3월 20일 공식 성명을 내어 에르도안 대통령의 평화 협상 제안을 환영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마리아 자하로바(Maria Zakharova)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 정부는 현재 상황을 해결하고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한 모든 제안을 환영한다면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속적으로 무기를 공급하면서 현 갈등 상황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 튀르키예 정부, 우크라이나에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평화 회담 개최 제안               
- 2024년 3월 8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 최대 도시 이스탄불(Istanbul)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비공개 회담을 진행하였다.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포함된 평화 협상 개시를 제안하고 그 개최지로 튀르키예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회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주권, 영토적 완결성, 그리고 독립에 대한 튀르키예 정부의 지지를 전달하고,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Odesa)와 미콜라이우(Mykolaiv) 항구 재개방을 포함한 흑해 항로의 안정성 확보에 대해 의논하였다고 덧붙였다. 
-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측이 ‘공정한 평화’를 원하며 평화 협상에는 공격받은 측의 목소리가 가장 우선 반영되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식량 안보, 우크라이나의 영토적 완결성 회복, 러시아군의 철수, 구금된 모든 우크라이나인의 석방, 전쟁 책임자들의 국제형사재판소(ICJ) 회부,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집단 안전 보장 등의 조건이 평화 협상의 의제로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올해 스위스에서 열릴 평화 정상회담(peace summit)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었다. 회담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스탄불의 한 조선소를 방문, 튀르키예가 우크라이나군에 공여하기로 한 초계함 2척의 건조 현장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스탄불 방문 이후 자신의 X(옛 트위터)와 텔레그램(Telegram) 채널을 통해 터키 정부와 공동 국방 협력 프로젝트 진행과 양국 간 무역 절차 간소화에 합의하였다고 전했다.                    

☐ 튀르키예,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중재자 역할 수행을 통한 국제정치적 위상 상승
     
◦ 튀르키예,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위한 중재자 역할 수행    
- 튀르키예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 국제연합(UN)과 공동으로 우크라이나산 밀의 흑해를 통한 수출을 보장하는 흑해 곡물 협정(Black Sea Grain Initiative)을 중재하였다. 당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5위인 우크라이나산 밀의 흑해를 통한 수출이 봉쇄되자 밀 가격은 2022년 3월 그 이전 대비 50% 넘게 폭등하였다. 이에 중동과 아프리카의 저개발 국가를 중심으로 국제 식량 위기가 도래하자, UN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측 곡물 수출 선박의 흑해 내 안전 통로를 확보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되었다. UN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2022년 7월 22일 양자 합의에 도달, 이후 흑해 연안 오데사, 피브데니(Pivdennyi), 초르노모르스크(Chornomorsk) 등 우크라이나 측 3개 항구를 통해 우크라이나산 밀과 비료의 수출이 재개되었다. UN 산하 세계 식량 계획(World Food Programme)은 협정이 종료된 2023년 7월까지 약 3,300만 톤의 곡물이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출된 것으로 파악하였다. 한때 1톤당 1,360달러(약 181만 5,700원)까지 치솟았던 국제 밀 가격은 620달러(약 83만 원)로 떨어져 안정세를 되찾았다.
- 2022년 6월 메블뤼트 차부쇼울루(Mevlüt Çavuşoğlu) 당시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수도 앙카라(Ankara)를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y Lavrov)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 재개를 위한 러시아 측의 협조를 부탁한 바 있다. 2023년 7월 러시아 측의 연장 거부로 협정이 종료된 이후에도 튀르키예 정부는 지속적으로 협정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2024년 2월 4일 피단 장관은 동년 2월 12일로 예정되었던 푸틴 대통령이 튀르키예를 공식 방문한다면 에르도안 대통령이 흑해 곡물 협정의 재개할 새로운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이는 푸틴 대통령이 튀르키예 방문을 러시아 대통령 선거 이후로 연기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 튀르키예, 우크라이나-러시아 협상 중재로 국제정치적 위상 상승              
- 튀르키예 정부는 전쟁 중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포로 교환을 중재하고 있다. 2022년 9월 튀르키예 정부의 중재로 양측 합쳐 260명의 대규모 포로 교환이 이루어진 이래, 에르도안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는 2024년 1월까지 포로 교환 중재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프랑스 보도전문채널 프랑스24(France 24)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걸쳐 있는 자신의 친소관계를 활용, 전쟁 국면에서 중요한 중재자로 부상하였다고 보도하였다. 한편 중재 과정에서 튀르키예 정부는 2023년 7월 자국이 보호하고 있던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Mariupol) 방어전의 우크라이나군 지휘관들을 우크라이나로 전격 송환, 러시아 측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들은 과거 극우적 성향으로 유명했던 아조프(Azov)대대 소속으로 2022년 2월 말부터 5월 말까지 3개월에 걸친 러시아군의 마리우폴 포위 공격에 맞서 우크라이나군을 지휘하였으나 이후 인명 피해를 줄이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요청에 따라 러시아군에 항복, 포로로 억류된 이후 튀르키예 정부의 중재로 이스탄불에 머무르고 있었다. 
- 2024년 3월 1일 튀르키예 남부에서 열린 안탈리야 외교 포럼(Antalya Diplomatic Forum)에서 피단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 사회가 전쟁 당사국들이 협상 테이블로 나올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튀르키예는 평화 협상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이스탄불 소재 싱크탱크인 경제 및 대외정책 센터(Center for Economics and Foreign Policy)의 시난 윌겐(Sinan Ülgen) 국장은 튀르키예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와 소통을 유지하고 있는 사실상 유일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으로, 평화 협상을 촉진하고 현재 상황을 타개할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 감수 : 김철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nadolu Ajansı, Russia says grateful to Turkish president for peace initiative on Ukraine, 2024. 03. 20. 
Hürriyet Daily News, Erdoğan says Türkiye ready to facilitate Russia-Ukraine peace talks, 2024. 03. 19. 
ABC News, Turkey's Erdogan offers to host a peace summit with Russia during a visit from Ukraine's Zelenskyy, 2024. 03. 08. 
Daily Sabah, President Erdoğan, Ukrainian President Zelenskyy hold meeting, 2024. 03. 08.  
Barron’s, Lavrov In Turkey As Erdogan Seeks Ukraine Peace Breakthrough, 2024. 03. 01. 
Reuters, Turkey to discuss 'new mechanism' for Ukraine Black Sea grain exports with Russia, minister says, 2024. 02. 05. 
The Guardian, What was the Black Sea grain deal and why did it collapse? 2023. 07. 20.  
Reuters, Ukraine celebrates, Russia denounces Azovstal commander release, 2023. 07. 08. 
France 24, Erdogan emerges a key mediator in Ukraine war, 2022. 09. 22. 
Al Jazeera, Turkey, Russia discuss efforts to restart Ukrainian grain exports, 2022. 06.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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