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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2025년 루마니아 대선 결과 및 주변국 반응 분석

루마니아 이경은 EC21R&C 연구원 202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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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루마니아 대선 결과… 친EU 성향 대통령 선출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 과정


2024년 11월 24일 실시된 루마니아 대선이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으로 무효화되면서 루마니아 정치는 큰 혼란에 빠졌다. 당시 선거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칼린 게오르게스쿠(Calin Georgescu)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승리를 거두었으나, 대규모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통한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에 루마니아 헌법재판소는 선거 결과를 무효화하고 재선거를 명령했다. 러시아는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으며, 게오르게스쿠 후보는 이를 "제도화된 쿠데타"라고 비난했다.


그로부터 약 6개월 뒤 루마니아는 대통령 선거를 재실시하여 니쿠쇼르 단(Nicușor Dan) 부쿠레슈티 시장을 제7대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지난 5월 4일 실시된 1차 투표에는 다수의 후보가 출마했으며, 그 결과 극우 성향의 제오르제 시미온(George Simion) 후보가 약 41%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고 무소속 중도 성향의 단 후보가 약 21%로 2위를 차지해 결선에 진출했다. 집권 여당이 공동 추대한 크린 안토네스쿠 후보는 3위에 머물러 결선에 오르지 못했고, 이는 1989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좌우 양대 정당 후보 모두 결선 진출에 실패한 사례로 기록되었다.


한편, 1차 투표 결과에 대한 기성 정치권의 충격과  파장을 낳았다. 시미온 후보의 1차 투표 승리가 알려진 다음 날, 집권 연정의 총리였던 마르첼 치올라쿠 (Ion-Marcel Ciolacu) 루마니아 총리가 전격 사임하였다. 치올라쿠 총리는 “이번 연정은 더 이상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했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고, PSD-PNL-UDMR로 이루어진 친서방 연립정부는 사실상 붕괴되었다.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는 5월 18일에 진행되었으며, 투표율은 약 65%로 199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선거의 중요성과 사회적 관심이 높은 투표율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결선 투표에서 단 후보는 최종 53.6%의 득표율로 시미온 후보(46.4%)를 누르고 역전승을 거두었다. 루마니아 선거 관리 당국은 공정성 확보를 위해 개표 재검토와 부정 의혹 조사를 거쳐 선거 결과를 확정했다.


주요 후보자들의 정치 노선 및 선거 전략 비교 분석


이번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는 친서방과 반서방 간의 싸움이었다. 단 당선인은 중도 성향 정치인으로 부패 척결 시민운동가 출신이자 친유럽연합(EU)·친나토(NATO) 노선을 주장해왔다. 그는 선거 운동에서 “루마니아를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겠다”는 개혁 메시지와 함께 반부패 정책 기조를 강조했다. 또한, 루마니아가 서방 블록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불안정해진 안보 환경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유지와 NATO


동맹국으로서의 책임 있는 행동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단 당선인이 부패한 기득권 정치 세력과 거리를 둔 인물로, 깨끗한 정치를 추구하는 모습이 유권자들의 희망과 변화 열망에 부응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그는 집권 사회민주당(PSD)과 자유당(PNL) 등 기존 거대 정당의 지원 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1차 투표 이후 중도개혁 성향의 여러 군소 정당들과 소수민족 정당들의 지지를 이끌어내 범중도 연합 전선을 구축하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치 연합 행보와 폭넓은 지지 기반 형성 전략이 결선 투표에서 역전승을 거두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제오르제 시미온 후보는 극우 민족주의 성향으로, 38세의 젊은 나이에 급부상한 루마니아 연합동맹(AUR) 대표다. 그는 반(反)이민·반엘리트 정서를 바탕으로 반EU 국민주권 강화와 기존 기득권 타파를 주장하며 대중의 분노와 불만을 파고들었다. 시미온 후보는 스스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의 정치 노선을 롤모델로 삼았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는 선거 기간 내내 “루마니아 국민에게 권력을 되돌려주겠다”는 구호를 내세우며 기성 정치권을 강하게 공격했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중단하고 대외적으로는 자국 우선주의 노선을 걷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NATO 탈퇴나 EU 탈퇴까지는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EU의 간섭 없이 국가 주권을 지키겠다는 유럽회의주의적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시미온 후보 진영은 소셜미디어를 선거 전략의 핵심 도구로 활용한 바, 특히 젊은 층이 많이 쓰는 틱톡(TikTok)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기성 언론을 우회한 선동 캠페인을 펼쳤다.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지난 2024년 대선 1차 투표에서 돌풍을 일으킨 칼린 게오르게스쿠라는 무소속 극우 인사가 러시아발 허위정보가 섞인 틱톡 선전으로 젊은층·농민층 표심을 얻었던 전략을 답습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로 시미온 후보는 선거 무효화로 출마가 막힌 게오르게스쿠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자신이 당선되면 게오르게스쿠를 총리로 임명하겠다고 약속하며 극우 표심을 결집시킨 바 있다.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시미온 후보는 “사망자 180만 명이 유권자 명부에 올라와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펴며 당국의 부정 선거를 시사했고, 만약 자신이 패배하면 “국민의 승리를 훔치려는 시도가 발생한 것”이라 규정하며 전국적 항의 시위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5월 20일 단 후보의 승리를 인정했다. 

선거 결과와 루마니아 국내 반응

루마니아 민심, ‘포퓰리즘’보다 ‘통합’ 선택

2025년 5월 18일 결선 투표 결과 니쿠쇼르 단 후보의 극적인 역전 승리로 막을 내렸다. 공식 개표 결과 단 당선인은 53.6%의 득표율을 기록해 46.4%에 그친 시미온 후보를 8%p 차로 눌렀다. 1차 투표에서 두 배 가까운 격차로 뒤졌던 단 후보가 결선에서 역전에 성공함에 따라 이변이라는 평가와 함께 상당한 파장이 일었다. 전문가들은 투표율이 65%에 달한 것을 두고, 결선 투표에서 모든 진영 유권자가 총동원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루마니아 국민들은 극우 포퓰리즘보다는 유럽 통합 노선을 택했다.

개표 직후 두 후보의 반응은 극적으로 갈렸다. 시미온 후보는 투표 당일 저녁 개표가 채 끝나기도 전에 스스로 “내가 승리했다! 내가 새 대통령”이라고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을 통해 선언하며 패배하면 전국 시위가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미온 후보는 밤늦게 SNS 영상 메시지를 통해 단 후보의 승리를 인정하며 패배를 공식 인정했고, 단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다만, 시미온 후보는 패배 승복 이후에도 대규모 부정 투표가 있었다며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하여 마지막까지 문제를 삼았다. 그는 자신이 패한 원인으로 “외세의 개입”을 지목하며 헌법재판소에 선거 결과 취소를 요구했으나, 이는 일주일 후 기각되어 대선 결과의 정당성이 최종 확인되었다.

루마니아 대선이 드러낸 사회 균열 

친서방 성향 유권자들은 단 당선인을 연호하며 루마니아 국기와 EU 기를 함께 흔들었다. 일례로 한 시민은 “니쿠쇼르 단의 승리가 아직 루마니아에 희망이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부패한 기득권에 염증을 느낀 중산층과 청년, 여성, 소수민족 유권자들의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도시 지역 유권자들과 여성, 헝가리계 등 소수민족 공동체는 단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헝가리계 주민 비율이 높은 하르기타, 코바스나 주에서는 단 후보 득표율이 90%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시미온 후보는 농촌 지역과 저소득·저교육층, 보수적 성향의 유권자들에게서 주로 지지를 얻었다는 분석이 나와, 이번 선거가 도시 vs 농촌, 진보 vs 보수 간 사회적 균열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공존했다. 니쿠쇼르 단 당선인 스스로도 “이번 승리가 곧바로 사회 갈등을 치유하지는 못할 것이며, 시미온을 지지한 수백만 국민의 분노와 좌절감은 우리 사회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국민 통합의 어려움을 인정했다.

주변국들의 정치적·외교적·안보적 반응

유럽연합(EU)은 단 후보의 당선에 안도와 환영의 뜻을 표하는 기류가 역력했다. 브뤼셀의 한 EU 관료는 이번 결과를 두고 “유럽의 미래를 위한 매우 중요한 승리”라고 평가했고, 다수의 서유럽 언론들은 극우 포퓰리즘의 확산을 우려하던 EU가 한숨을 돌렸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친EU 성향이 승리함으로써 EU 회원국인 루마니아가 헝가리·폴란드와 같이 EU와 대립각을 세우는 국가로 전락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분석을 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António Costa) 유럽 이사회 상임의장 등 EU 지도부도 곧바로 단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내 루마니아 국민의 민주적 선택을 존중하며 환영했다. EU의 입장에서 시미온 후보가 당선되었다면 우크라이나 지원, 對러시아 제재, 난민 정책 등 여러 분야에서 루마니아가 EU 합의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았기에, 이번 대선 결과는 EU의 동맹 전선에 균열을 방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헝가리는 루마니아와 국경을 접하는 인접국으로서 이번 선거 결과에 예민한 관심을 보였다.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an) 총리는 선거 직후 단 당선인에게 공식 축하 메시지를 보내 “헝가리와 루마니아 간 협력 강화를 위해 함께 일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우호적 입장을 취했지만, 헝가리의 속내는 복잡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루마니아에는 전체 인구의 약 6%에 달하는 헝가리계 주민이 트란실바니아 지역 등에 거주하고 있는 바, 극우 시미온 후보는 과거 “루마니아에 민족 정당은 설 자리가 없다”며 헝가리계 정당 UDMR을 가리켜 “혐오스러운 생물체”라고 모욕하는 등 노골적인 반(反)헝가리 발언을 일삼아왔다. 이에 헝가리 정부와 헝가리계 소수민족 사회는 시미온 당선을 강하게 우려했고, 헝가리계 정당 UDMR은 결선에서 단 후보를 공식 지지하면서 “시미온의 당선이 헝가리 공동체에 대한 위협”이라고까지 언급한 바 있다. 실제 결과에서도 헝가리계 주민들은 단 후보에게 투표해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르반 총리의 축하는 자국 소수민족의 권익 보호라는 현실적 필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오르반 총리는 시미온의 EU 회의론과 反난민 정책 등 이념적으로 통하는 부분도 있었으나, 전문가들은 만약 시미온이 집권하여 反헝가리 민족주의 정책을 펼칠 경우 루마니아-헝가리 관계 악화는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르반 총리는 공식적으로는 루마니아의 새 정부와 건설적 협력을 모색하겠지만, 헝가리 내부적으로는 루마니아에서 상당한 세력을 얻은 극우 민족주의 영향력 확대를 예의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 또한 루마니아 대선을 유럽 정치 흐름의 바로미터로 간주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폴란드는 루마니아 결선 투표와 같은 날(5월 18일) 대통령 선거 1차 투표가 진행되었는데, 여기서도 친EU 성향의 야당 후보(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가 민족주의 여당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폴란드 언론들은 “친유럽 성향 후보의 역전승이 폴란드에도 희망을 줬다”고 전했다. 실제로 루마니아와 폴란드는 모두 최근 몇 년 간 물가 상승과 난민 유입 문제 등으로 극우 정치세력이 세를 키운 공통점이 있기에 폴란드인들 또한 루마니아 대선을 중요하게 여겼다. 폴란드의 친서방 진영 정치인들은 단 후보의 승리를 반기며 “트럼프식 극우 바람도 유럽에서는 통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폴란드 정부 또한 공식 채널을 통해 루마니아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며 신임 대통령과의 협력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폴란드와 루마니아는 나토 동부전선의 양축으로서 전통적으로 긴밀한 안보 협력 관계를 있어왔고, 단 대통령 취임으로 양국 간 협력 관계는 지속될 전망이다. 오히려 폴란드 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에서 루마니아가 이전처럼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루마니아 대선 결과를 누구보다 민감하게 바라본 나라이다. 우크라이나로서는 인접국 루마니아의 대러 입장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y)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단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역사적인 승리”라며 축하 메시지를 전하고, “이웃이자 친구인 루마니아가 믿을 수 있는 파트너로 남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환영했다. 전문가들은 시미온 후보가 공약한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중단에 대한 우려가 단번에 해소되었다는 안도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루마니아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우크라이나의 후방 물자 수송로 역할을 해온 핵심 파트너로, 미사일 방어 체계와 나토 다국적 전력이 배치되어 우크라이나를 간접 지원해왔다. 또한, 수십만 명의 우크라이나 난민이 루마니아에 머무르는 등 인도적·경제적 협력도 긴밀히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루마니아 국민이 현명한 선택을 했다”며 앞으로도 루-우 협력 강화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대선 결과가 루마니아의 국내 정치와 대외정책에 미치는 영향

루마니아 정치 체제의 전환점… 양당 붕괴와 개혁 과제

(국내 정치 부문) 2025년 대선은 루마니아의 기성 정치구도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중도좌파 PSD와 중도우파 PNL 양당의 후보 모두 결선에 후보를 올리지 못했고, 그 자리를 무소속 시민운동가와 급진 우파 신생 정당 대표가 채워졌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기득권 정치에 대한 국민 불신이 극에 달했음을 의미하며, 양 거대 정당의 붕괴로 분석했다. 이미 PSD는 총리 사퇴로 연정이 붕괴된 상황에서 야당으로 물러났고, PNL도 당내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단 신임 대통령은 양당 정치의 한계를 극복해 행보로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고 천명했지만, 의회 기반이 없는 무소속 대통령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현행 루마니아 정치 체제에서 대통령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지만 내치에 있어서는 의회 다수파의 협조 없이는 국정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 대통령이 자신의 개혁 구상을 실현하려면 새 연정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최대 과제가 될 것이다. 만약 PSD까지 포괄하는 거국적 연정을 구성한다면 정치적 안정성은 높아지지만 개혁 추진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고, 반대로 PNL·USR 등 친서방 개혁세력만으로 연정을 꾸릴 경우 의석이 모자라 다시 과반 붕괴와 정국 불안정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최악의 경우 조기 총선까지 논의될 수 있으나, 루마니아 헌법상 조기 총선은 요건이 까다로워 실현 가능성은 낮다. 이런 복잡한 정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단 대통령은 다양한 정당 및 시민사회 세력과 연대하며 타협과 설득의 정치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성공 여부는 극우 포퓰리즘에 흔들린 민심을 돌려세울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단 정부가 부패 척결, 경제 개혁 등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오히려 재정 긴축 등의 어려운 조치를 시행해 민생이 악화될 경우, 이는 고스란히 시미온이 이끄는 극우 야당의 반발과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루마니아는 EU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재정적자(GDP 대비 6% 이상)를 기록해 신용등급 강등 위험까지 거론되고 있어, 새 정부는 긴축 재정과 구조 개혁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단 대통령이 개혁과 사회 통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한다면, 46%의 득표율을 얻은 극우세력이 향후 지방선거·총선 등에서 세를 불리며 재도약을 노릴 것이다.

단 정부의 EU·NATO 전략과 러시아 견제 전략… 향후 전망

(EU) 단 대통령의 당선으로 루마니아는 EU에서의 친서방 노선을 지속·강화하게 되었다. 루마니아는 여전히 헝가리, 폴란드 등과 함께 EU 동부 회원국이지만, 이번 선택을 통해 헝가리·슬로바키아의 민족주의 정권들과는 달리 친EU 파트너로 남게 되었다. 예컨대 러시아 제재 연장,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EU 예산 분담 등 만장일치를 요구하는 민감한 사안에서도 루마니아는 EU 내 합의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단 대통령은 공약대로 루마니아의 셰겐 지역 가입과 같은 EU 내 지위 향상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EU 회원국으로서 루마니아의 경제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새 정부는 EU 재정규율을 준수하기 위해 긴축을 단행해야 하는데, 이는 EU 집행위와의 협의 하에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단 대통령은 EU 지원기금(코로나 회복기금 등)의 효율적 집행과 투명성 제고를 통해 부패 척결에 앞장설 방침이다.
 
나토(NATO) 측면에서도 루마니아의 역할은 한층 중요해졌다. 루마니아는 흑해를 접하고 러시아의 침략에 직면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전략적 요충지로, 동맹 내에서 동부전선의 핵심 거점이다. 단 대통령은 나토군과의 공조를 지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곧 우리 안보” 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루마니아는 향후에도 자국 내 미군과 나토군 주둔을 환영하고 방위비 지출을 지속적으로 늘릴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루마니아는 최근 GDP 대비 국방비를 2%에서 2.5%로 상향 조정하고, 미국의 패트리엇 미사일, F-16 전투기 도입 등 군사력 증강을 추진 중이다. 
 
(對러시아 및 對우크라이나 정책) 러시아는 여전히 나토의 세력 확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단 대통령 하의 루마니아가 나토 군사활동을 적극 펼칠 경우 흑해 및 몰도바, 우크라이나 인근에서 러시아와의 긴장이 고조될 소지도 존재한다. 이번 대선 결과는 루마니아의 외교 노선,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향한 외교 정책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에 대한 루마니아의 입장은 단 대통령 취임으로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루마니아는 러시아의 위협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러시아의 침략에 단호히 맞선 우크라이나에 연대하는 것이 곧 자국 안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루마니아는 EU 제재에 동참하여 러시아에 대한 경제·외교적 압박을 지속할 뿐 아니라, 나토 차원의 러시아 억지력 강화 조치에도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러시아의 정보전 및 사이버공격에 대응하여 국내 보안기관의 역량을 강화하고, EU/NATO와 공조하여 대러 방첩 활동을 활발히 전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단 대통령은 러시아의 이익보다 우크라이나 및 동맹과의 연대를 최우선시하므로, 러시아와의 불편한 관계는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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