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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 오피니언] GVC(Global Value Chain)의 중심, 인도 활용전략

인도 김응기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어과 겸임교수 2018/12/31

GVC 중심고리로 주목받는 인도
현대자동차 인도 첸나이 공장의 연간 적정생산규모는 65만 대이다. 그런데 2017년 현대차의 인도 내수 판매와 수출을 합한 총 판매량이 68만 대로 생산 최대치를 넘어섰다. 인도 내수시장의 판매 증가와 더불어 인도 주변국을 중심으로 한 수출 물량이 더해짐에 따라 공장 가동을 최대한도로 올리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10월에는 현재 진행 중인 안드라 프라데시(AP) 주의 기아자동차 연산 30만 대 공장 신설과 별도로 기존 첸나이 공장의 생산설비를 추가로 증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또한 현대차 외에도 인도에 진출한 많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 기업들이 앞다퉈 인도 내 생산 공장 증축을 준비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GM과 같이 경쟁력을 상실한 일부 제조 기업을 제외한 세계 유수 기업들의 이러한 행보가 단순히 인도 자동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때문만은 아니다. 인도 내수에서 부품과 같은 원자재 공급 효율이 오르고 있고 기타 제조여건이 타국 생산에서 보다 경제적이라는 판단이 생긴데다 인도 주변 국가로의 수출 용이함이 크게 부각된 점도 시설 증설에 대한 또 다른 이유가 될 것이다.

 

최근 경제뉴스에서 GVC(Global Value Chain, 글로벌 가치 사슬)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지금, 글로벌 기업들이 기업 행위의 가치사슬 기반을 전 세계로 확대하고 있다. 인적 물적 필요자원의 최대치 활용과 세제 등 기업 경영환경에서의 전략, 그리고 전략 시장과의 물류 환경에 미치는 지리정치(地理政治)적 위치 등을 활용하여 최대효과를 끌어낼 수 있는 가치 사슬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업의 가치사슬 활동에서 인도가 글로벌 제조기업의 중심 고리(거점)로서 주목받으면서 인도 내지로 제조업 근거를 옮기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인도엔 거대하면서도 지속 성장하고 있는 내수시장이 있어 그 자체로 생산과 판매 거점이 될 수 있는 데다 인근 남아시아 주변국과 서아시아를 넘어 아프리카 지역까지 확대 되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의 GVC로 활용하기에 더없이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계획하는 한국 기업들 역시 인도를 글로벌 가치사슬의 중심 고리에 두고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GVC 기준에서 ‘인도는 시장’ 이라는 사실에 주목
해외 기업의 글로벌 가치 사슬 전략에서 인도를 염두에 두는 최대 강점은 인도 그 안에 거대 시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도 시장의 크기가 거대할 뿐만 아니라 이 또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란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도는 2000년 이후 누적된 경제성장 효과로 충분한 가처분소득을 지닌 중산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중산층 증가 효과는 지난 3분기 기준 인도 내 스마트폰 판매량 결과에 나타나 있다. 이제는 그 규모가 미국 시장을 넘어섰다. 인도의 스마트폰 사용 인구가 5억 명을 돌파하면서 중국에 이어 명실상부하게 세계 2위의 스마트폰 소비시장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사실은 또한 세계 유수의 스마트폰 브랜드가 인도 내에서 얼마나 판매하였는지 그 결과에 따라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갤럭시(Galaxy) 시리즈를 만드는 삼성이나 아이폰을 만드는 애플에게서는 인도 시장이 더욱 중요해졌고 여기에서의 경쟁이 그만큼 더욱 치열해졌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스마트폰 각 브랜드 기업들은 인도 시장을 거머쥐기 위한 경쟁력 제고 전략으로 인도 내 생산 시설을 늘리는 과감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 국빈 방문 중 인도 모디 총리와 함께 삼성이 인도 내 기존 스마트폰 제조시설 규모를 두 배를 늘려 연간 1억 수천만 대를 생산하려는 제2공장 준공식에 직접 참석한 것은 적폐청산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기업인에 대한 봐주기 아니냐는 국내 언론의 부정적 보도와 같은 이유가 아니라 세계 제2위로 거대하면서도 극심한 경쟁하의 인도 시장에 진출하여 애쓰는 ‘한국 기업’에 대한 격려이자 현장 확인인 것이다. 인도 내 스마트폰 생산 증가 움직임은 단지 삼성전자의 공장 증설뿐만이 아니다. 올해 초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는 안드라프라데시 주 스리시티(Sri City)와 타밀나두 주의 ‘Sriperumbudur’ 등에 이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이 있는 노이다 지구에 인도 내 6번째 공장을 설립하였다. 이같이 인도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경쟁기업들 간의 인도 내 생산 시설 증설은 그만큼 인도 시장의 크기와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는 기업 행태이다. 우리가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러한 인도의 거대시장이 지속적으로 더욱 확대되고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경우를 예로 들면 스마트폰 사용자가 지금의 5억 명에서 수 년 내에 100% 증가할 것이 확실한 만큼 양적인 측면의 지속 성장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뿐만 아니다. 스마트폰 소비의 시작이 초기에는 대부분 델리NCR, 뭄바이, 벵갈루루 등 제1대 대도시(Tier 1)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었지만 점차 Tier 2, 3 지역으로 그 범위가 확장 되고 있어 질적 측면에서도 진화되고 있다. 또한 소매유통 시장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글로벌 현대화된 유통채널 등이 등장하면서 관련 소비시장이 더욱 빠르게 지역적으로도 확대되면서 시장 총량이 지속 성장할 것이 분명하다.

 

GVC 기준에서 ‘인도는 자원’ 이라는 사실을 놓치지 말아야
글로벌 가치사슬을 추구하는 기업 전략에서 인도를 눈여겨보아야 할 첫 번째 요소가 ‘인도가 시장’이란 점을 이해하면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두 번째 요소는 ‘인도는 자원의 보고’ 라는 사실이다. 인도가 자원의 국가라는 사실의 핵심은 인도에는 ‘천연자원’과 ‘인적자원’ 그리고 다양한 ‘문화자원’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으로 그리고 해외 기업으로서 가장 주목할 점은 인도가 지닌 13억 4천 여만 명에 달하는 인구, 인적자원이다.

 

사실 약 14억 명에 이르는 중국 인구 다음의 거대 인구를 포용한 인도의 인구는 20세기 그 이전에는 자원이라기보다는 그 자체로 골칫거리였다. 1인당 국민소득도 세계국가 중에서도 하위권에 속하는 빈국으로 늘 국가정책의 발목을 잡아왔으나 21세기 기술혁신산업시대가 도래하면서 전체적으로 젊은 인구구조를 지닌 인도의 인구 경제학적 속성은 자원으로서의 면모를 지니게 되었다.

 

이와 비교하여 경제 선진국들의 인구 경제학적 구조는 생산가능인구배출보다는 사용 및 부양인구가 급속하게 늘어나는 노령사회에 접어들면서 평균 연령 28세인 인도의 젊은 인구구조가 자원으로서 의미가 부각되었다. 기술 혁신 능력을 지녔으면서도 경제 선진국과 비교하여 훨씬 낮은 인건비로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는 산업구조를 만들어냄으로써 인도의 인구는 부담이 아닌 자원으로서 자리하게 된 것이다.

 

인도 인구를 인적자원으로 이해하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인도 인구의 평균 연령이 다른 인구대국에 비교하여 절대적으로 젊다는 점과 인구분포의 하부구조(0~9세)가 두터워 지속적으로 산업 활동 인구를 배출하는 데에 이상적이라는 인구통계학적 분석에서 인적자원의 가치가 높다는 것은 이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 GS건설이 해외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세운 델리와 뭄바이 설계 센터와 같은 1,000여 다국적 기업의 글로벌 R&D센터가 인도 곳곳에 포진한 것은 바로 이들 인적자원을 글로벌 가치사슬의 관점에서 활용한 결과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에서 한국 기업은 해외 기업과 비교하여 인도의 인적 자원을 글로벌 가치사슬로써 활용하는 예가 매우 드물다. 인도 현지의 현대자동차, LG, 삼성전자 그리고 GS건설 등 대기업 몇 곳만이 의미 있는 사례로 거론될 뿐이다.

 

현재 한국에 장기 체류 중인 인도인은 약 1만 명이다. 그중 약 25%인 2,500여 명이 수원을 중심으로 거주하고 있다. 상당수가 삼성전자와 직간접으로 관계된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다. 이처럼 인도 안팎에서 한국 기업의 인도 인적자원의 글로벌 가치사슬에의 활용은 대기업에 의해 특정 전문분야에서 국한되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외국 기업들의 경우에선 자영업 수준의 소기업도 활발히 이용하고 있는 것과 크게 비교된다. 인도 연방 수도인 델리 연방특구를 중심으로 한 델리 수도권(Delhi NCR)에는 구르가온(Gurgaon, 지금은 Gurugram이라고 개칭 되었다.)이라는 위성도시로서 IT 및 비즈니스 혁신도시가 있다. 이곳에서 한 미국인이 인도의 유수하고도 비교적 낮은 인건비로도 고용이 가능한 인적자원을 활용하여 의료 전문 아웃소싱(KPO: Knowledge Process Outsourcing) 기업을 운영하여 2016년 기준으로 연 2,000만 달러 매출을 올리고 있다. 미국 본사에서는 창업자 본인 포함 단 3명이 미국 내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하고 모든 실질적인 기업의 매출은 직접 고용한 200여명의 인도인 직원들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

 

차세대 4차 산업혁명의 중심 분야로 부각된 AI 분야의 인도인 전문 인력은 2018년 현재 약 3만 명이고 매년 고등교육기관을 통해 약 2,400여 명의 신규 인력이 추가로 배출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세계 AI 시장에서 부족한 인적 자원을 인도에서 충당하게 되고,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이 인력들을 활용하여 산업화를 이루는 신규 투자가 인도로 몰리고 있다. 그런 까닭에 글로벌 경제 전문가들은 인적자원의 잠재력이 발현되는 지금은 물론 가까운 미래에는 더더욱 인도가 글로벌 산업에서 가공할 만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이다.

 

한국 기업의 GVC 인도활용 사례 증가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진출 초기에는 물론 지금에 이르기까지 꾸준하게 두드러진 성과를 낸 곳이 인도이다. 현대자동차는 인도에서 10여만 대 조립공장으로 출발하였지만 최근에 이르러 인도 내수시장에서만 3년 연속 50만 대 이상 판매라는 기록을 세움과 동시에 수출 규모도 성장하는 등 성공적인 글로벌 가치사슬 사례를 인도에서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LG전자 인도 법인 역시 세계 해외법인 판매 수익 1위의 성과를 보여주는 가운데 인도를 자사의 글로벌 핵심기지로 삼고 있다고 한다.

 

인도를 사용한 글로벌 가치사슬의 완성 성공사례는 단지 대기업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중소기업의 상공사례가 외부로 드러난 것이 비록 많지는 않지만 혁신적인 성공을 이룬 경우가 없지는 않다. 알려진 가운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진단 시약을 만드는 중소기업, 에스디 (SD)진단시약 기업이다. 이 기업은 인도에서 우수하면서도 풍부하고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의 연구개발 인력풀을 활용해서 제품을 개발하고 그렇게 개발된 제품을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 거대한 수요가 있는 인도시장에서 매출로 연결하여 진출기업을 관련 시장 1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렇게 성장한 기업은 글로벌 무대에서 기업 가치를 크게 인정받아 자사 주식 60%가량을 1,900억 원에 매각한 성공사례도 있다. 인도 가치를 이용해서 자기 기업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높인 중소기업의 사례, 이것 역시 인도를 활용한 우리 중소기업의 글로벌밸류체인(GVC) 성공사례이다.

 

포스트 차이나로서 글로벌 기업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 바로 인도이다. 이들의 인도 시장 진출이 증가하는 만큼 한국 기업들도 인도 밸류체인에 편입되는 것 이 매우 중요해졌다. 그간 한국 중견 중소수출업체들은 수출규모 대비 실익이 크지 않다고 평가되었는데 그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수출품 대부분이 단순 부품 형태의 제품이라 부가가치가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이 해외시장 진출 부가가치를 높이려면 연구개발(R&D), 디자인과 같은 부가가치가 높은 핵심 부문에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와 자원인 인도의 전문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협업 방식으로 시장에서의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택해야 한다.

 

인도의 여러 산업 분야 가운데 특히 식품 제조 및 가공, 자동차, 전기전자 등 제조업 분야에서 현지 인도 기업의 부가가치를 형성시키는 경쟁력이 우리 기업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이를 겨냥한 한국 기업의 진출이 유망하다. 특히나 식품 제조 분야는 현지 기업의 제조 기술력과 물류 인프라가 열악해 국내 기술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다. 자동차 산업에서 또한 인도에 진출한 현대자동차 이외 글로벌 기업들의 부품 공급 네트워크에 편입되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인도 내에서 우수하고 안정적인 부품 조달처 확보가 절실하나 현지에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인도 로컬기업이 아직은 상대적으로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거대 인도시장에서 한국 중소기업의 GVC 도전은 현재 진행형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의 인도 시장에서의 글로벌 가치사슬 활용 시도는 인도 현지 기업이나 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도모함으로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현지 비즈니스 구조를 직접 운영하는 구조적 측면에서의 중소기업 역량 부족이 자명한 현실에서 이를 해소하고 신속히 실질적인 매출로 이어지도록 하는 마케팅 활동을 현지 관련 기업이나 기관과의 합작(Joint Venture)를 도모함으로 현지 시장 생태계와 동반성장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의 단독 이익만을 계산한 역량 부족의 무모한 진출 시도보다는 현지 기업과의 쌍무적 협업의 방식을 택하여 상호 이익 극대화를 꾀한다는 의미이다. 이를 통해 기술력과 실천적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했으나 세계 시장 접근 능력이 부족한 한국 기업과 21세기 기술혁신 시대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인도 중소기업들이 상호 성장을 만들 기회를 GVC 이해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농업기술 현대화란 과정에서 거대한 시장이 부상하고 있는 인도에 도전하고 있는 한국의 중소기업이 있다. 시설하우스 내 온습도조절을 위한 에어포그 시설을 공급하는 회사인 ㈜경농은 인도 하리야나 주(州)정부 및 주립 농업대학과 협력하여 인도의 기후 환경과 영농 환경에 맞도록 현지화 시킨 제품 운영 노하우를 개발하는 시험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에어포그 시스템 비즈니스 모델과 핵심 부품은 한국에서 수출하되 시스템 운영에서 인도 조건에 맞춘 구조물과 설치 운용은 인도 내 제품 및 자원을 장착하여 원가를 절감하면서 현지의 유능한 농업전문가를 활용하여 지역 농업환경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완성시키고 있다. 거대 시장 인도 곳곳에서 한국 기업의 GVC 도전은 계속되고 있으며 기대감 또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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