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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인도 스타트업 현황과 향후 발전 가능성

인도 최호상 국제금융센터 해외정보실 실장 2019/04/04

인도 스타트업은 최근 3~4년간 빠른 속도로 성장


인도에서는 2000년대 후반부터 스타트업 기업이 연이어 출범하고 있다. 정부에 스타트업 업체로 등록된 기업 수는 2018년 11월 말 기준 1만 4,036개사로 집계되고 있다. 2009년과 2010년 스타트업 설립이 각각 3개, 4개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2017년 2,711개사, 2016년 2,597개사로 단기간 내 스타트업 기업이 다수 신설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NASSCOM(National Association of Software and Services  Companies)에 의하면, 스타트업 중 기술 관련 업체는 2016년 이후 매년 1,000개 이상 출범하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 중에는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기업)에 이를 정도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정보 서비스 업체 CB Insights에 의하면, 인도의 유니콘 수는 2018년 11월말 기준 14개사에 이른다. 이는 미국의 150여개, 중국의 90개사 정도와 비교하면 적은 편이지만, 영국(14개사)과 대등하며 전 세계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들 14개사의 구성을 보면, 설립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에 집중되어 있고, 업종별로는 전자결제 (Paytm의 모회사 One97 Communications), 택시의 차량 공유 서비스 앱(Ola), 전자상거래(전자상거래, Snapdeal, Shopclues, Quikr, Udaan) 등 다양하지만, 대부분이 B2C(소비자대상) 사업이다.


그중 최대의 유니콘인 ‘One97 Communications’의 시가평가액은 100억 달러로, 전 세계 유니콘 중 20위 내에 속한다. 또한 전자상거래를 영위하는 플립카트(Flipkart)는 2018년 5월 월마트에 인수되어(월마트가 플립카트의 주식에 77%를 취득) 유니콘 범위에서 벗어나게 되었지만, 인수 전 추정 평가액은 208억 달러로, 유니콘의 사업 규모로는 세계 상위 10개사에 포함될 정도였다. 아울러 월마트가 플립카트를 인수한 금액은 160억 달러 정도로, 해외 기업에 의한 인도 업체 투자액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이다.


이처럼 인도 스타트업의 미래가 높이 평가받고, 해외에서 투자 붐이 조성되고 있지만, 일부 고평가를 받았던 관련 기업이 경영 부진에 빠지는 등 발전 초기 단계에서 불안정한 모습도 나오고 있다. 이에 인도 스타트업 기업의 현황과 성장 배경 등을 살펴보고, 향후 인도 경제의 성장 동력원이 될 수 있는 이들 기업의 전망을 제시하고자 한다.


IT 경쟁력이 스타트업 성장의 기반이나 자금난 등으로 고전하는 기업도 다수


인도는 풍부한 IT 인력과 이들의 능숙한 영어 구사능력을 기반으로, 해외 BPO(Offshore Business Process Outsourcing)의 세계적인 거점으로서 널리 알려져 왔다. 현재 인도에는 현재 900개사가 넘는 세계 주요 기업이 IT 관련 연구개발 거점을 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도는 축적된 지식, 기술, 인력을 기반으로 스타트업(벤처 기업) 설립이 활발하게 전개되었고, 스타트업 기업에게 기회의 장으로서도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인도의 스타트업 성장이 지속된 것은 아니다. 이는 유니콘 기업인 경우에도 동일하며, 출범이 활발했던 2016~17년 경영난에 빠진 기업이 속출했다. 인도의 스타트업은 선진국에서 성공한 사업이나 사업모델을 수용하는 유형이 다수이며, 사업 여건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 경우에 사업 전개의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B2C는 광활한 국토를 보유한 동시에 언어의 다양성이 뚜렷한 인도에서 대규모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특징을 지니는데, 이로 인해 자금조달 문제는 필수불가결하게 나타났다. 이외에 사업 규모의 급속한 확대로 기술이나 인력이 부족한 기업도 참여했지만, 해외 유수 업체의 시장 진입 등에 따른 경쟁 격화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발생하였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플립카트(Flipkart), 스냅딜(Snapdeal)은 사업 규모 확대에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재무 상황이 원활하지 않아 수차례 정리해고를 단행한 바 있다.


식료품 배송 전문 기업인 페퍼탭(PepperTap)은 2014년 설립 이후 단기간 내 자금조달에 성과를 거두면서, 주요 도시를 포함한 사업 확대에 나섰다. 그 결과, 한때 식료품 배송업체 상위 3사에 오르기도 하였다. 하지만 급성장에 따른 기술 부족과 무리한 가격 인하 경쟁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설립 이후 불과 1년 6개월 후인 2016년에 경영난에 빠졌다.


또한 숙박 예약 사이트를 운영하는 스테이질라(Stayzilla, 2006년 설립)는 인도의 에어비앤비(Airbnb)로 주목을 받았지만, 2017년 자금 부족 등으로 서비스 중지에 이르고 있다. 해당 기업의 공동 창업자 요갠드라 바수팔(Yogendra Vasupal)는 인도 내 새로운 형태의 영업을 위해 많은 투자액이 필요했다고 주장하고, 네트워크 효과를 통한 고객 유치가 어려워 경영난이 가중되었다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구글인디아(Google India)의 경영자인 라쟌 아난단(Rajan Anandan)이 투자한 다죠(Dazo, 식료품 배송, 2014년 설립, 2016년 폐업), 창업기획 프로그램(Launchpad Accelerator India)에 참여한 태스크봅(Taskbob,가사 서비스, 2015년 설립, 2017년 폐업), 2017년 「International Innovator of the Year」에 선정된 피노메나(Finomena, 개인대출, 2015년 설립, 2017년 폐업) 등도 파산의 길을 걸었다. 그 중 에스크미(AskMe, 전자상거래, 2010년 설립, 2016년 폐업)의 파산으로 4,000명의 일자리를 잃는 결과를 초래했다.


스타트업 전문 인력 증가와 다양한 지원체계 등이 향후 발전요소


불안정한 요소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스타트업 양적 성장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인도를 대표하는 스타트업을 포함하여 경영 상황이 불안정한 기업이 적지 않다. 이는 인도의 스타트업이 아직 발전 초기 단계에 있음을 시사한다. 즉 익숙하지 않은 사업에 대응하지 못한 경영진, 제도 미흡, 불충분한 지원 체계 속에서 스타트업의 성장이 원활하게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조사업체인 밸류챔피온(ValueChampion Singapore)이 실시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스타트업 여건 순위 조사(2018년)에서 인도는 8위에 그치고 있다.


인도에서는 스타트업의 사업 여건 이전에, 기업의 인프라 전반에 다양한 문제가 존재한다. 이로 인해 인도에서 출범한 스타트업이 사업을 자국 내에서 영위함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나 미국 등에 법인 등기상 본사를 두거나 도중에 이전하는 사례가 많다. 이는 세제나 자금조달 면에서 해당 지역의 장점이 크다는 판단에 기초한 것이다. 유니콘 내에서도 플립카트(Flipkart), 인모비(InMobi)는 싱가포르, 샵클루(ShopClues)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발전의 초기 단계인 인도의 스타트업은 앞으로 순조롭게 발전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인가? 이에 대해 검토하면, 우선 인도 스타트업의 지원 체계는 점차 호전되고 있다. 투자 자금은 투자자의 다양화로 전반적인 안정성이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크라우드 펀딩 등 스타트업의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도 등장하고 있다. 또한 인큐베이터/초기 창업 프로그램은 해외 기업 이외에도 국내 전문조직, 기업, 대학 등에 의해 잇따라 설립되고 있어, 그 수는 100개를 넘고 있다.


정책면에서는 중앙정부에 의한 스타트업인디아(Startup India) 및 각 지방정부의 활성화 대책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대학은 기존에 IT 인력의 공급원으로서 역할을 다했지만, 창업 인력 육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와 같이 지원 체계가 정비되는 가운데 스타트업 관련 전문 인력의 증가, 스마트폰을 활용한 사업기회 확대라는 2가지 기대 요소가 존재한다.


우선 유니콘의 출현 등으로 스타트업이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한편 해당 분야에 도전하려는 청년층이 늘어나고 있다. 인도의 스타트업 창업자는 대부분 미국 유학 경험이 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서 영주권이나 H-1B 비자를 취득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자국으로 인도로 귀국하려는 미국 내 인도계 IT 전문 인력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귀국하는 인도인도 증가할 전망이며, 이는 인도 스타트업 발전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다음으로 대규모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향후 중산층의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스마트폰 보급 가속화가 스타트업 잠재 고객 확대로 연결될 전망이다. 여타 신흥국과 마찬가지로 인도에서도 중국산 등의 저렴한 스마트폰이 시판되고 있다. 과거에도 보급률은 높았지만, 일반 서민에게 통신료 부담은 커서 활용도가 높지 않았다.


그런데 2016년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Reliance Industries) 산하의 통신 사업자 릴라이언스지오 인포콤(Reliance Jio  Infocomm)이 신규 진입한 이후 가격 파괴 전략을 계기로, 통신료의 대대적인 인하 경쟁이 나타났다. 2016년 2/4분기 기가바이트당 200루피였던 평균 통신료는 2년 후 2018년 2/4분기에는 1/16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인도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통신료가 가장 낮은 국가가 되었다.


그 결과, 다수 국민이 스마트폰 통신료를 우려하지 않고 폭넓게 이용할 수 있게 된 이후 다양한 서비스를 스마트폰 앱으로 공유하게 되었다. 다양한 앱의 발전은 스마트폰 이용을 더욱 촉진하는 선순환 고리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통신 계약자 1인당 월간 데이터의 평균 사용량은 지난 2년간 23배로 늘어났다.


현재 앱 개발의 중심 역할은 스타트업이 주도하고 있다. 스마트폰 앱의 개발은 저비용이며, 개발 공정이 짧고, 사양의 변경이나 추가가 신속하게 전개되어야 하므로, 기업 규모가 작은 동시에 저가로 공급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 적합하다.


스마트폰 이용자의 저변은 저소득층이나 지방 거주자를 포함하여 확대되고 있어, 이들이 잠재 고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사회 과제 해결형 스타트업의 활약도 기대되고 있다. 농작물 관리나 판매를 스마트폰으로 이용하여 효율적으로 수행 하는 서비스나 의사와 환자를 스마트폰으로 연결하는 원격진료가 대표적인 사례가 된다. 해당 스타트업 증가가 이들 계층의 생활 개선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스타트업을 통한 경제적 편익 효과 등이 과제


지원 체계의 확충, 풍부한 창업인력, 스마트폰 보급 확산을 통한 사업기회의 확대 등으로 인도의 스타트업은 중장기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활성화가 특정 기업이나 업종에만 머물지 않고, 정부의 목적대로 인도 전체의 지속적 경제성장과 대규모 고용 기회 창출로 연결될 수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도가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관련 사업의 인프라 개선이 관건이다. 인도 스타트업 기업 다수가 싱가포르와 미국 등에 본사를 두는 이유도 인도의 인프라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방편이기 때문이다. 이에 스타트업 활성화 수혜가 경제 전체적으로 파급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모디 정부의 경제개혁 결과, 인도의 기업 인프라는 이전에 비해 개선이 현저하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사업의 용이성 순위에서 인도는 2016년 130위에서, 2017년 100위, 2018년에는 77위로 단계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 그럼에도 다수 항목에서 개선 여지는 다수 있다. 항목별로는 「부동산등기」 (166위), 「계약 이행」 (163위) 등으로, 인프라 관련 순위가 낮은 편이다. 스타트업에 의한 기회 창출 효과가 경제 전체에 긍정적으로 파급되기 위해 관련 사업 인프라의 개선은 중장기적으로 중요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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