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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인도의 스타트업 성장과 생태계 발전

인도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2019/12/11

인도 스타트업1) 생태계는 지난 20년 동안 상당히 진화해 왔다. 많은 행위자들이 합류하여 스타트업에게 여러 가지 형태의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인도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거의 성숙 단계에 들어가 있다.

 

스타트업의 성장과 주요 입지 지역
1990년대 후반의 신경제 시대에 이미 몇몇 스타트업이 등장했지만, 이들은 닷컴 거품이 터지면서 사라졌다. 당시 광대역 보급이 부진했고 인터넷 연결성이 낮았으며 지원 체제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 후 10년 동안 상황은 조금씩 개선됐고, 더 많은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진출했다. 그 중에는 좋은 성과를 거둔 기업도 있고 시장에서 퇴출된 기업도 있다. 2000년대의 중요한 분수령은 플립카트(Flipkart)가 2009년에 받은 거액의 투자였다. 플립카트는 벵갈루루에서 창업한 전자상거래 스타트업이다. 그 후 몇 년 동안, 다양한 비즈니스 인큐베이터(BI), 액셀러레이터(AC) 및 기타 지원 조직뿐만 아니라 창업자의 수가 빠르게 증가했다. 2013년에서 2018년까지 약 7,500개의 스타트업이 창업했으며, 연평균 성장률은 12%에 달했다. 크게 성공한 스타트업을 종종 유니콘기업이라 부르는데, 이는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인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의미한다. 인도 최초의 유니콘기업은 벵갈루루에 기반을 둔 광고업 스타트업인 인모비(InMobi)이다.

 

그 이후 유니콘기업의 수가 점점 늘어나서 인도에는 2019년 현재 19개의 유니콘기업이 있다. 모바일 결재 시스템인 ‘Paytm’과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Paytm Mall’의 모회사인 ‘One97 Communications’는 현재 기업 가치 100억 달러로 인도 스타트업 중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닌 기업이다.

 

스타트업 분야에 외국 자본 유치도 크게 증가했다. 인도 내에 대규모 투자펀드들이 설치되었고, 미국, 중국, 일본, 중동, 싱가포르 등의 투자자들로부터 외국 자본이 유입되었다. 초기의 자금조달 붐 때는, 아이디어만 가진 스타트업에도 많은 자금이 투자되었고, 이것은 투자자측에 엄청난 재정 손실을 가져왔다. 그 후, 일부 투자펀드가 폐쇄되고 시장이 정리된 후, 스타트업들의 투자 유치 활동은 더 신중해졌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상황이 다시 호전되기 시작했다. 또 정부나 CSR 프로그램도 투자 현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1세대 인도 기업가들이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고 경험을 쌓으면서, 스타트업 생태계에는 더 많은 노하우가 축적됐다. 이들 창업자 중 일부는 결국 성공했고 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성공 방식을 뒤따르도록 자극을 했다. 게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창업 생태계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 공동체 의식이 생겨났다. 전반적으로 인도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이제 임계 규모를 지났고 모든 차원에서 지원 서비스가 크게 증가했다.

 

인도의 대도시에서는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인도의 각 도시는 고유의 역사와 지역적 특성과 그에 따른 독특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 까르나따까 주의 벵갈루루는 인도의 주요 스타트업 거점으로, 스타트업 수뿐만 아니라 지원 조직과 투자자들의 수에서도 가장 앞서 있다. 인도의 전체 스타트업 4개 중 1개는 벵갈루루에 기반을 두고 있다. 벵갈루루가 스타트업 허브로 발전한 중요한 한 가지 이유는 여러 공과대학과 유명 연구소가 입지해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형성된 인재 풀로 벵갈루루는 입지 상의 이점을 확보했다. 항공우주, 생명공학, 그리고 IT 산업 분야에서 많은 인도 기업들뿐만 아니라 다국적 기업들과 R&D 센터들이 벵갈루루에 사무실을 열었다. 인도 내 IT 분야의 4대 기업 중 인포시스(Infosys), IBM 인디아, 위프로(Wipro) 등 3개 기업은 벵갈루루에 본사를 두고 있다. 벵갈루루는 외부인에 대한 우호적 태도와 함께 국제적인 분위기로 외지인들에게 매력적인 곳으로 비친다. 또한 까르나따까 주 정부는 스타트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진보적 정책을 설계하고 시행하는 전담 기관을 설립했다.

 

델리·구르가온·노이다를 포함하는 델리 수도권(NCR)과 마하라슈뜨라에서도 스타트업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델리 수도권에는 인도 모든 스타트업 중 21%가, 뭄바이에는 14%가 기반을 두고 있다. 최근 플로리다와 해서웨이가 펴낸 스타트업 활동의 지리적 분포에 관한 보고서는 인도의 이 3개 도시를, 미국의 오스틴, 시카고, 샌디에이고, 시애틀, 유럽의 베를린, 파리, 스톡홀름, 아시아의 상하이와 싱가포르,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등 소위 '엘리트 글로벌 스타트업 허브' 그룹의 일원으로 포함시켰다. 이 그룹은 샌프란시스코 만 지역, 뉴욕, 베이징,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런던을 포함하는 6개의 "슈퍼스타 허브" 그룹을 뒤따르는 집단이다.

 

뭄바이는 인도의 금융 수도이기 때문에, 많은 핀테크 스타트업들의 발상지가 되었다. 델리 수도권의 스타트업은 매우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있다. 벵갈루루가 저렴한 사무실과 공동 작업 공간을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는데 반해, 뭄바이와 델리는 그에 비해 임대료뿐 아니라 생활비도 크게 높다. 델리 수도권은 문화와 사회적 태도가 더 보수적이라고 인식된다. 이로 인해 델리 수도권은 기업가 경력의 사회적 수용성이 낮다. 또 델리는 방갈로르와 뭄바이와는 대조적으로 안전, 특히 여성 임직원들의 안전이 문제가 되며, 이 때문에 사업장 확보에 유연성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앞의 거대도시 외에 일부 대도시에서도 스타트업 생태계가 발전하고 있다. 전술한 글로벌 스타트업 도시에 관한 보고서에서 첸나이가 방갈로르, 뭄바이, 델리와 함께 글로벌 스타트업 허브로 분류되고 있으며, 뿌네, 하이데라바드, 아메다바드, 꼴까따는 신흥 스타트업 허브로 분류된다. 인도소프트웨어·서비스기업협회(NASSCOM)는 새롭게 부상하는 허브로 께랄라, 자이뿌르, 찬디가르를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의 창업자들은 눈에 잘 띄지 않고, 이용가능한 지원 조직이 적으며, 서로 교류하고 배울 가능성이 떨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 도시들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위의 주요 도시만큼 성숙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긍정적 발전이 계속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다. 이 밖에 께랄라나 까르나따까 등 일부 주 정부에서는 “스타트업 미션”, “스타트업 셀”이라는 초기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해 한층 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즈니스 인큐베이터와 액셀러레이터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행위자가 비즈니스 인큐베이터(Business Incubator, 이하 BI)와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 이하 AC)이다. 이들은 세계적인 추세와 더불어 그 수가 늘어났다. 2018년 기준, 인도에는 적어도 210개의 BI와 AC가 있는데, 이는 2017년에 비해 11% 증가한 것이다. BI와 AC는 다양한 종류의 자원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새로운 비즈니스의 설립과 성장을 지원하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대체로 BI는 정해진 시간 범위 없이 사무실 공간 제공, 마케팅·회계·컨설팅 등 사업에 필요한 각종 요소를 지원하는 하드웨어 중심 지원이라면, AC는 멘토링,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알려주는 등 소프트웨어 중심 지원이다. 말하자면, BI는 스타트업의 유년기 성장을 도와주는 역할을 맡고, AC는 청년기의 성장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 두 기관은 민간부문이 설립할 수도 있고 공공부문이 설립할 수도 있다. 공공이 후원하는 BI는 대개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영향에 더 관심을 두는 반면, 민간 독립 BI는 수익성을 강조하고, 민간 기업 BI는 모기업의 전략적 목표에 기여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인도의 공공 후원 BI와 AC는 비영리 단체인 연구소나 업종별 협회와 연계되고 운영된다. 이들은 스타트업의 성장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고용 기회 창출과 스타트업의 잠재적인 사회적 영향도 장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금 중 일부를 정부 당국으로부터 조달한다. 또한 대학이나 연구소와 연계된 BI는 캠퍼스에서 기업가 정신과 기업가 재능을 함양하고 연구프로젝트에서 나온 지식재산권을 사업화로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공과대학에서 많은 팅커링2) 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BI들은 대학생들이 팀을 만들어 들어오도록 인도한다. 마찬가지로, 업종별 협회가 운영하는 BI와 AC는 최초 단계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여 시제품 제작, 개념 증명3) 의 발전, 제품 검증 및 출시를 돕는다. 대학 BI는 업종을 가리지 않지만, 업종별 협회에 의해 운영되는 BI는 그들이 대표하는 미래의 기술들을 다루는 스타트업들을 중점 지원한다.

 

정부도 중요한 행위자이다. 정부는 여러 기술 분야에 걸쳐 기술혁신을 위한 바람직한 조건을 조성하고자 하는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한다. 정부는 스타트업 자체를 육성하지는 않지만, 제도적 차원에서 기업가적 재능을 함양하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는 공공 BI와 제휴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예 : 특허 출원 비용 지원), 정부 부처와 파일럿 활동을 수행하는데 지원하는 B2G(Business to Government) 스타트업을 위한 시드 펀드를 설립한다.

 

민간에서 후원하는 BI와 AC로는 기업 BI와 독립 BI가 있다. 대기업들이 스타트업과 연계를 형성하기 위해 플랫폼으로 기업 BI와 AC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또는 제3자와 제휴하여 BI나 AC를 설립하여 액셀러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프로그램을 관리한다. 이들의 스타트업 후보 선정 기준은 전략적 적합성이다. 말하자면 지원 받을 스타트업이 자신의 기업과 관련성이 있어야 하며 자신들의 전략적 목표 실현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미래 공급자 또는 고객이 될 가능성이 있거나, 수익 공유 모델을 통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스타트업을 선택하는 대기업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BI와 AC가 대기업이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감시하고 이해하며 새로운 기술을 평가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미래 준비의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민간 사업가들이 운영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독립 육성 조직은 더 다양한 스타트업 그룹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주로 기술 스타트업에 초점을 두며 부문을 가리지 않는다. 일부 독립 BI는 하이브리드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들은 공동 작업 공간, 투자 기금, 개방형 혁신 프로그램을 인큐베이팅 서비스와 결합한다. 여성 기업가들을 위한 지원 플랫폼도 있다. 이들은 인도의 남성 중심 사업 문화에서 힘겨운 도전에 직면한 여성 창업자들을 돕는 것을 임무로 한다. 다음은 인도에서 인정 받고 있는 10대 스타트업 BI 및 AC의 목록이다.

 

①  500 Startups
이곳은 4개월짜리 시드 프로그램(seed program)을 운영한다. 여기서는 마케팅, 제품 디자인, 회계, 모바일, 사용자 테스트, 판매 등을 지원한다. 벵갈루루에 위치하며, 디지털, 소매, 교육, 금융서비스 부문을 중점 지원한다.

 

②  TLabs
Times Internet이 후원하며, 4개월짜리 프로그램을 통해 멘토링을 제공한다. 노이다에 위치하며, 인터넷, 모바일 부문을 중점 지원한다.

 

③  Cisco Launchpad
Cisco가 설립했으며, 4개월짜리 프로그램을 통해 수강생들에게 Cisco의 기술 플랫폼, 공동 작업공간에 대한 접근,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벵갈루루에 위치하며, 보안, 네트워킹, IoT, 가상현실 분야를 중점 지원한다.

 

④  GSF Accelorator
13주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들에게 벤처자본 및 비즈니스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 멘토링, 초기 자본을 제공한다. 구르가온에 위치하며, 인터넷, 모바일을 중점 지원한다.

 

⑤  Microsoft Accelerator
4개월짜리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 비즈니스의 성장을 위한 수단과 자원을 제공한다. 새로운 유통채널과 시장의 창출도 지원한다. 벵갈루루에 위치한다.

 

⑥  Indian Angel Network
인도 정부의 과학기술부, 국가 과학기술 기업가 개발위원회가 지원하며, 18~24개월의 인큐베이션과 멘토링 및 전략 컨설팅을 제공한다. 뉴델리에 위치하며, 농업, 전자상거래, 교육, 금융서비스 분야를 중점 지원한다.

 

⑦  iCreate
이것은 2년까지 허용하는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으로서, 스타트업에게 제품 개발 시설과 시장 출시 전략을 제공한다. 아메다바드에 위치하며, 로보틱스, 그린에너지, 농업 및 식품가공을 중점 지원한다.

 

⑧  Google Launchpad
이것은 6개월짜리 프로그램으로 인도 시장 맞춤형이며 구글의 첨단 기술, 네트워크, 인력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벵갈루루에 소재하며, 모바일 앱에 특화한다.

 

⑨  Amity Technology Incubator
이것은 24개월 이상의 기간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으로, 멘토링, 기반시설, 비즈니스 컨설팅을 제공한다. 노이다에 위치하며, SaaS, 의료 연구, 온라인 보안 등을 중점 지원한다.

 

⑩  Angel Prime
이것은 9~12개월의 기간 동안, 스타트업이 아이디어 단계에서 시장 진입 단계로 이행하는 것을 지원한다. 벵갈루루 기반이며, 전자지불, 전자상거래, 모바일 앱을 중점 지원한다.

 

* 각주
1) 스타트업(startup)은 설립한지 오래 되지 않는 벤처기업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생겨난 용어로서,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로 창업을 하고 독자적인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기업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2)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여 물건을 만들고 시행착오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우며 보완해나가는 활동을 의미한다.
3) 제품, 기술, 정보 시스템 등이 조직의 특수문제 해결을 실현할 수 있다는 증명 과정.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은 신제품에 대한 사전 검증을 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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