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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빅데이터로 보는 중남미 주요국 인플레이션 현황

중남미 일반 EMERiCs - - 202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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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인플레이션 위기 심화

인플레이션 고공 행진
2021년 들어 중남미 지역 국가에서 고인플레이션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멕시코의 경우 지난 2021년 8월 소비자 가격 지수(CPI, Consumer Price Index)가 전년 동기 대비 5.59% 상승했다. 멕시코의 월간 인플레이션은 2021년 4월 6.08%를 기록한 후 5개월 연속 하락 중이기는 하나, 멕시코 정부의 2021년 연간 인플레이션 목표 상한선인 3.0%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멕시코는 2021년에 단 한차례도 월간 인플레이션이 정부 목표치를 충족하지 못했으며, 매월 목표 상한선을 크게 상회하는 인플레이션을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중남미 최대 GDP 국가인 브라질도 마차가지로, 브라질의 2021년 1~8월 누적 인플레이션은 5.81%로 이미 브라질 중앙은행(Central Bank of Brazil)의 2021년도 연간 인플레이션 목표인 3.75%를 넘어선 지 오래다. 또한 시장 전문가들은 브라질의 2021년 연간 인플레이션이 약 7.11%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페루 역시 2021년 1~8월 인플레이션이 4.2%를 기록하면서 페루 중앙준비은행(Central Reserve Bank of Peru) 목표치인 1.0~3.0%를 넘어선 상태이며, 월간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기에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중앙준비은행의 연간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은 불가능해 보인다.

칠레도 2021년 8월 기준으로 최근 12개월 누적 인플레이션이 4.8%에 달해 목표치인 2.0~4.0%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고, 우루과이 또한 2021년 8월 월간 인플레이션 결과를 발표하면서 연간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에서 구제 금융을 받는 등 수년 간 누적된 경제 문제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이례적으로 높은 아르헨티나와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사례를 제외하더라도, 고인플레이션 현상은 중남미 대부분 국가들이 2021년 내내 겪고 있는 문제이다.

경기 침체는 여전
중남미 각국 정부가 계속되는 인플레이션에 촉각을 세우는 이유는 최근의 인플레이션이 경기 회복의 징후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최근 중남미 각국의 고인플레이션은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그리고 국제 화물 운임 등 운송비용 상승에 기인한 바가 크다.

반면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경기 확장기에 관찰 가능한 뚜렷한 경기 회복 신호는 미약하다. 중남미 각국 정부는 여전히 저소득층과 중소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저소득층이 생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연금 중도 인출까지 허용하기도 했다. 브라질은 지난 2021년 6월 역대 최고 수준인 14.7%의 실업률을 기록하는 등, 고용 환경이 뚜렷하게 개선되었다고 보기도 힘들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자, 중남미 일부 국가에서는 고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2020년은 같은 해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글로벌 경기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인플레이션도 낮았지만, 오히려 그러한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기저 효과가 나타나면서 2021년 인플레이션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겹치고 있어 당분간 고인플레이션 추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의 테이퍼링 이슈도 인플레이션 부채질
기저효과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더해 미국이 테이퍼링 카드를 꺼내 들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는 점도 중남미 각국의 물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화폐 가치가 하락하면 자연히 인플레이션 속도도 빨라질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중남미 지역 국가는 미국과 경제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중남미 각국의 화폐 가치 역시 미국 달러 가치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책으로 기준 금리를 크게 인하하는 한편 양적 완화 정책을 확대했다. 이로 인해 시중에 많은 미국 달러가 풀리면서 달러 가치 역시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양적 완화 정책을 중단하는 테이퍼링을 언급하기 시작했고, 이에 더해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국제 외환 시장에서 미국 달러의 가치가 상승했으며 이는 다시 중남미 각국 화폐 가치 하락으로 연결되었다.

실제로, 멕시코·브라질·아르헨티나·페루·칠레·콜롬비아·우루과이 등 중남미 국가는 국제 금융 시장에서 미국 테이퍼링 가능성이 제기되기 시작한 2021년 2/4분기를 전후하여 미국 달러 대비 자국 화폐 가치가 하락했고, 제롬 파웰(Jerome Powell)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US Federal Reserve) 의장이 테이퍼링을 직접 언급한 잭슨홀 심포지엄(Jackson Hole Symposium) 이후 화폐 가치 하락폭이 커지는 등 미국의 통화 정책 전망에 따라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아르헨티나, 인플레이션과 경제난으로 민심 악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플레이션 문제 심화
아르헨티나 통계청(National Institute of Statistics and Census of Argentina)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8월 아르헨티나의 월간 인플레이션은 전월 대비 2.5%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는 2021년 1월부터 8월까지 8개월간의 누적 인플레이션이 32.3%에 달하고 있으며, 2021년 8월 기준으로 최근 12개월 누적 인플레이션은 51.4%이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The Central Bank of Argentina)이 42개의 경제 관련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전문가들은 2021년 아르헨티나의 연간 인플레이션이 48.4%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2018년 외환위기로 IMF와 최대 570억 달러(한화 약 67조 5,565억 원)의 구제 금융에 합의하여 그 중 450억 달러(한화 약 53조 3,340억 원)를 지원 받았다. 또한 2020년에도 다시 한번 모라토리움 선언 위기에 몰렸다 가까스로 IMF 채무 재조정에 합의하는 등 경제난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최근 몇 년 간 고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되고 있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 부담은 더욱 가중되었다. 2021년 8월 2.5%의 월간 인플레이션을 기록하기 전까지, 아르헨티나는 2020년 9월부터 약 1년 가까이 매월 월간 인플레이션이 3%를 상회했다. 아르헨티나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몇몇 국가를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인플레이션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다.

치솟는 생활 물가에 주식인 소고기 수출 제한까지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 이슈가 심각한 이유는 의식주와 연관된 생활 물가 상승폭이 크다는 점이다. 2021년 8월 월간 인플레이션을 주도한 항목은 교육(education)과 헬스케어(healthcare)로, 두 지표 모두 4.2%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했다. 여기에 문화생활(recreation and culture) 과 의류(clothing)의 월간 인플레이션도 각각 3.7%와 3.4%를 기록하며 고인플레이션 추세에 힘을 보탰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생활 물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소고기 수출 제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소고기는 아르헨티나 국민의 주식이며, 아르헨티나는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국 중 하나이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2020년 5월 식료품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30일 동안 소고기 전면 수출 금지 명령을 내린데 이어, 이후에도 소고기 수출량을 지속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2021년 8월 31일에는 식료품 물가 안정 정책을 계속 시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당초 8월 종료 예정이었던 소고기 수출 제한 정책을 2개월 더 연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아르헨티나 정부의 정책으로 2021년 8월 식료품의 월간 인플레이션은 전월 3.4%에서 1.5%로 크게 낮아지기는 했으나, 이것이 추세 전환을 의미하는지는 좀 더 관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 경제난과 방역 실패에 중간 선거 참패
아르헨티나는 2021년 9월 12일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총선 예비 선거(primary election)를 치루었다. 아르헨티나는 2021년 11월 4일에 총 257석의 하원 의석 중 127석, 그리고 72명의 상원 의석 가운데 24석의 주인을 가리는 본 선거를 실시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예비 선거는 본 선거의 결과를 개략적으로 알려주는 이정표를 하는데, 이 예비 선거에서 현재 여당 연합인 FdT(Frente de Todos)가 야당 연합 JxC(Juntos por el Cambio)에 참패를 당했다. 예비 선거 결과가 발표된 후 5명의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이번 예비 선거로 인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Alberto Fernandez) 대통령 정부내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처럼 여당 연합이 예비 선거에서 참패한 가장 큰 이유는 경제난과 방역 실패이다. 아르헨티나의 경제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현 정권이 코로나19 방역에 철저히 실패하여 경제 침체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빈곤율(poverty rate)이 42%에 이르며,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세계 9위에 달하는 등 경제와 방역 양쪽 모두에서 심각한 문제에 직면한 상태이다.

경제 회복 정책 부재…세금 제도 개선으로 재정 강화 노리지만 효과는 ‘글쎄’ 
경제난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르헨티나지 정부는 여전히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대규모 인프라 공사 등 정부의 공공 투자를 경제 회복의 실마리로 삼고 있으나 구제 금융 합의에 급급한 아르헨티나 정부로서는 이 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아르헨티나 정부는 G20에서 합의된 글로벌 최저 법인세 합의가 조세 회피를 줄여 정부 재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특정 국가에 물리적으로 법인을 설립하지 않더라도 매출이 발생하면 해당 국가 정부에 세금을 납부하도록 한 이번 합의로 앞으로 인터넷 서비스 기업의 조세 회피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르헨티나 경제부(Ministry of Economy)는 이번 합의를 통해 그동안 아르헨티나를 빠져나갔던 막대한 세금이 아르헨티나 정부에 귀속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정부 재정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정부 재정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 금리 인상에 부동산 대출 규제까지

인플레이션 심각 단계
2021년 1월부터 8월까지 8개월간 누적 인플레이션이 5.81%인 브라질은 범위를 최근 12개월로 확대하면 인플레이션이 9.30%에 달한다. 이는 아르헨티나와 아이티 다음으로 높은 수치로, 경제 체제가 무너진 베네수엘라를 제외하면 중남미 지역 국가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브라질 역시 아르헨티나와 마찬가지로 생활필수품의 물가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브라질 지리통계청(Brazilian Institute of Geography and Statistics)에 따르면 지난 2021년 8월 핵심 생활 품목의 전체 월간 인플레이션은 0.89% 였는데, 그 중 주거(housing) 항목의 상승률이 1.97%로 가장 높았다. 그리고 그 다음을 교통(transport) 1.11%, 식료품(food and beverage) 1.02%가 뒤따라 일상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품목의 물가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파울로 게데스(Paulo Guedes) 브라질 경제부(Ministry of Economy) 장관은 8월 월간 인플레이션 결과를 발표하면서, 지금과 같은 인플레이션 추세가 계속될 경우 정부가 사회 복지 프로그램(social program) 지출 비용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하면서 현재 브라질의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는 사실을 시사했다.

에너지 물가가 경제 회복 방해
한편, 브라질 정부는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브라질의 경제 회복을 한층 더 더디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브라질 지리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연말부터 가솔린과 디젤 등의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높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역시 2020년부터 시작된 역대 급 가뭄으로 수력 발전량도 줄어들었고, 이는 전력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와 같은 연료 및 전력 가격 상승은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제조업과 농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커져
이처럼 생활 물가를 중심으로 고인플레이션이 이어지는 가운데, 뚜렷한 경제 회복 신호도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여기에 경제 회복 기대감도 낮게 나타나면서 브라질이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접어들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파울로 게데스 장관은 적어도 현재 브라질의 인플레이션 수준이 정부 통제를 벗어나지는 않았으며, 앞으로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고 경제 회복을 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준 금리 대폭 인상
2021년 9월 22일, 브라질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종전 5.25%에서 6.25%로 1.0%p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브라질은 2021년 들어서만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 금리를 인상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지난 2020년 기준 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2.0%까지 낮추었으며 2020년 9월부터 2021년 3월까지 2.0%의 기준 금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고인플레이션이 계속되자 금리 인상 카드를 빼 들었으며, 2021년 3월 기준 금리를 2.75%로 올린 이후 6개월만에 기준 금리를 6.25%까지 빠르게 올렸다. 또한 로베르토 네토(Roberto Campos Neto)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 금리 인상을 계속 단행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브라질 금융권은 브라질 중앙은행이 남은 두번의 통화 정책 회의에서도 기준 금리를 인상해 2021년 연말 경에는 기준 금리가 8.25%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브라질 중앙은행은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지출을 늘린 것을 고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되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브라질 역시 다른 중남미 국가와 마찬가지로 경기 회복을 선언하기 힘든 단계이며 이에 브라질 정부는 당분간 경기 부양책을 계속 실행할 계획이다. 따라서, 브라질의 인플레이션 추이가 가까운 시일 내 크게 변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향후 브라질 중앙은행이 추가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 대출 금리 인상 잇따라
브라질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올리자 시중 은행도 대출 금리 인상에 들어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크게 낮아졌던 모기지 금리 인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최근 방코산탄데르(Banco Santander) 등 브라질 주요 상업 은행들이 주택 담보 대출 금리를 종전보다 0.5~1.0% 인상하면서 모기지 금리가 8.0%대에 육박했다. 브라질 모기지 금리는 지난 2020년 12월에 6%대에 진입한 후 2021년 5월 6.64%까지 하락했으나, 기준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 동반 상승하여 약 4개월 만에 1%p 이상 상승했다.

중남미 각국,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
        
멕시코, 금리 인상과 투자 유치 병행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한 기준 금리 인상은 중남미 경제 대국인 멕시코도 피해갈 수 없었다. 멕시코는 지난 2021년 6월, 기준 금리를 4.0%에서 4.25%로 0.25%p 인상한 데 이어, 그 다음 통화 정책 회의가 있었던 8월에도 다시 한번 기준 금리를 4.5%로 올렸다. 2021년 9월 30일 통화 정책 회의를 앞두고 있는 멕시코는 재차 기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멕시코 민간 경제계는 경제 회복을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투자 유치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카를로스 로믈린(Carlos Salazar Lomelín) 멕시코 경제협력위원회(Business Coordinating Council) 의장은 민간 투자와 정부 투자 모두 힘을 합쳐야 멕시코 경제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정부가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는 한편 중앙은행도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멕시코 정부는 국영 에너지 기업 페멕스(Pemex, Petroleos Mexicanos)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MF에 자금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멕시코 정부는 에너지 산업이 멕시코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에 페멕스 정상화가 시급하며, 페멕스 구조 조정을 위해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금리 인상한 칠레, 연금 중도 인출도 허용
2021년 9월 2일, 칠레 중앙은행(Central Bank of Chile)이 기준 금리를 종전 0.75%에서 두 배 수준으로 높인 1.5%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약 20년 전인 2001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인상 폭이며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도 크게 뛰어넘는 수치이다. 칠레 중앙은행이 파격적인 수준의 기준 금리 인상을 발표하기 전, 전문가들은 0.25%p 정도 인상된 1.0% 수준에서 기준 금리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마리오 마르셀(Mario Marcel) 칠레 중앙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기준 금리를 크게 높였다고 설명했다. 마리오 마르셀 총재는 칠레의 인플레이션 추이가 목표치를 완전히 벗어난 상태라고 하면서, 앞으로도 기준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려 초저금리 정책을 완전히 종료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또한 마리오 마르셀 총리는 최근 국제 외환 시장에서 칠레 페소의 가치가 크게 떨어진 점도 금리 인상의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 달러 대비 칠레 페소의 가치는 2021년 5월 이후 빠르게 하락했다.

한편, 칠레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소득이 감소한 가구를 지원하기 위해 연금 중도 인출도 허용했다. 가구 지원에 정부 재정을 계속 투입하여 정부 지출이 늘어나면 인플레이션도 심화된다. 칠레 정부는 인플레이션 악화를 최소화하면서도 칠레 가구가 생계 비용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연금 중도 인출 정책을 시행했고, 이는 경제 성장률 회복과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 감소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콜롬비아, 식료품이 인플레이션 상승 주도
콜롬비아는 지난 2021년 8월말 기준으로 2021년 연간 인플레이션이 4.44%까지 상승했다. 식료품이 인플레이션을 이끄는 가장 주요한 품목으로, 콜롬비아 또한 여러 중남미 국가와 마찬가지로 생활 물가 상승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고인플레이션이 계속되자 콜롬비아 중앙은행(Central Bank of Colombia)은 현재 상황에서는 추가 경기 부양책을 사용하기 힘들다고 언급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레오나르도 빌라르(Leonardo Villar) 콜롬비아 중앙은행 총재는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한 유동성 공급을 줄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으며, 이는 앞으로 콜롬비아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보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우선 순위에 둘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남미, 인플레이션과의 싸움 계속될 듯
현재 중남미 여러 국가가 물가 잡기에 나섰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수년간 지속된 베네수엘라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물가 추이를 보이던 중남미 국가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중 유동성 증가와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의 양방향 압력을 받으며 인플레이션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중남미와 경제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이 양적 완화 종식과 기준 금리 인상을 언급하기 시작하면서 중남미 각국의 화폐 가치도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 역시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중남미 각국 중앙은행은 고인플레이션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기준 금리를 빠르게 인상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경제 회복 신호는 아직 미약하며, 일각에서는 정부가 경기 부양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면, 인플레이션 상승과 경기 침체가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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