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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아프리카 분쟁 격화로 피해 속출, 주변국으로 확대 이슈 추이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EMERiCs - - 202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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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티그라이 분쟁 지속…티그라이 반군, 수도 위협
지난 2020년 11월 시작된 에티오피아와 티그라이 분리주의 세력인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 Tigray People’s Liberation Front) 사이의 내전이 1년을 맞이했다. 내전 초기에는 정부군이 티그라이주의 주도 메켈레(Mekelle)를 장악하며 승기를 잡는 듯 보였으나, 지난 6월 TPLF가 메켈레를 탈환하면서 전세는 역전되었다. TPLF가 티그라이주에서 정부군을 몰아낸 데 이어 인근 암하라(Amhara)주까지 진출하고, 지난 8월에는 에티오피아의 다른 분리주의 무장조직인 오로모해방군(OLA, Oromo Liberation Army)과 동맹을 맺으면서 북부 지역에 국한되었던 중앙정부와 TPLF 사이의 충돌은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11월 3일 TPLF와 OLA 동맹군은 수도 아디스아바바로 이어지는 도로가 통과하는 지역까지 점령하여 수도를 위협할 수 있는 위치에 다다랐다. 반군은 현재 수도에서 북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지역을 장악했다고 주장했으며 수도를 향해 계속 진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반군의 주장이 과장되었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반박하는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반군의 주장이 과장되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정부는 TPLF가 아디스아바바에 진입할 가능성에 대해 긴장하는 모습이다. 아비 아흐메드(Abiy Ahmed) 에티오피아 총리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국민들에게 TPLF에 맞서기 위한 저항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으며, 11월 3일에는 아디스아바바 시정부가 시민들에게 무기를 정부에 등록하고 시내 각 구역을 지켜 달라고 지시했다. 한편 반군과의 전투를 생존 투쟁이라고 강조한 암하라 주정부는 모든 부처에 일상 업무를 중단하고 모든 예산과 자원을 방어전에 투입할 것을 지시했으며, 공무원들을 전선으로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암하라 주정부는 또한 야간 통행금지를 선포하고 차량 징발에 나섰다.

반군의 전략은 수도 인근까지 진격하여 에티오피아 중앙정부가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압박하고 아흐메드 총리의 사임을 이끌어내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TPLF는 아흐메드 총리가 권력을 독점하며 티그라이인을 소외시켰다고 주장하며 새로운 과도 정부 구성과 아흐메드 총리를 재판에 세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TPLF는 에티오피아가 해외 무역을 위해 이용하는 에리트레아의 항구와 아디스아바바를 연결하는 도로를 차단하여 중앙정부 압박에 나섰다. 그러나 반군과 협상하지 않겠다는 중앙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며, 양측 사이에 갈등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어떠한 접촉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빌렌 세윰(Billene Seyoum) 총리실 대변인은 TPLF가 정치에 참여할 기회는 이미 3년 전부터 주어졌으며, 2021년 6월 총선에 참여하여 불만을 표시할 기회가 있었다고 밝혔다. 

내전 장기화, 민족 분쟁 심화와 인근 국가의 개입 야기
내전이 장기화되고 확대되면서 티그라이, 오로모, 암하라족 사이의 민족간 갈등 또한 더욱 심해지고 있다. 영토 분쟁으로 티그라이족과 관계가 나쁜 암하라족은 민병대를 조직해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으며, 아흐메드 총리와 대립하는 오모로족의 OLA는 아흐메드 총리 축출을 위해 TPLF와 협력했다. 정부군과 TPLF 사이의 충돌은 에티오피아의 주요 민족 사이에 오랫동안 누적된 갈등이 폭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TPLF는 1991년부터 아흐메드가 총리로 선출된 2018년까지 에티오피아에서 집권했으며, 이 과정에서 권력에서 소외된 암하라족 · 에티오피아 최대 민족집단인 오로모족과 TPLF 사이 갈등이 야기되었다. 2018년 권력에서 밀려난 TPLF는 아흐메드 총리와 대립했고, 양측의 갈등은 2020년 8월 예정된 총선이 코로나19로 연기된 뒤 TPLF가 티그라이주에서 독자적으로 지방 선거를 단행하며 폭발했다. 한편 아흐메드 총리를 지지하던 오로모인 사이에서는 아흐메드 총리가 오로모족을 위한 정책을 펼치지 않는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TPLF와 OLA는 역사적으로 서로 대립하는 관계였지만, 아흐메드 총리에 대한 공통된 반감은 두 조직이 동맹을 결성하는 토대가 되었다. 반면에 티그라이족과 TPLF의 지배에 저항해오던 암하라족은 아흐메드 총리의 핵심 지지기반으로, TPLF가 아디스아바바를 점령한다면 암하라인들의 대규모 저항과 반란이 예상된다.

한편 인근 국가들이 갈등에 개입하면서 에티오피아 내전은 국제 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아흐메드 총리가 에리트레아와 평화협정을 체결한 이후 에리트레아는 아흐메드 총리의 동맹으로 에티오피아 정부에 협력해왔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TPLF가 집권하던 에티오피아와 전쟁을 벌인 에리트레아는 TPLF를 위협 세력으로 간주하고 이번 내전에서도 에티오피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했다. 에리트레아의 개입으로 내전은 인근 국가까지 개입한 국제 분쟁의 성격도 지니게 되었다.

국제사회, 누적되는 인도적 피해 우려… 에티오피아에 제재 부과
내전이 1년  이상 계속되면서 인도적 피해도 누적되고 있다. 약 10만 명이 내전 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에티오피아 정부군과 TPLF에 의한 전쟁 범죄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9월 에티오피아 정부는 TPLF가 암하라 지역에서 민간인 120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TPLF 측은 10월 에티오피아군의 메켈레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UN은 11월 3일 에티오피아군과 에리트레아군에 의해 자행된 전쟁 범죄에 관한 보고서를 공개하며 에티오피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교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직접적인 피해와 전쟁범죄 외에도 전쟁으로 인한 식량 부족 또한 티그라이 주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정부군의 봉쇄로 인해 식량 반입이 차단됨에 따라 티그라이 지역에서는 약 500만에서 70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식량 원조가 필요한 상황이고, 이 중 40만 명은 기아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UN은 티그라이 지역의 식량 위기가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식량 부족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집단은 아동으로, 티그라이 지역 14개 병원에서 2021년 6월부터 10월까지 영양실조로 사망한 5세 미만 영유아의 수만 200명에 달하고, 30%의 아동이 영양실조에 직면해 있다. 전쟁과 기근을 피해 고향을 떠난 난민만 17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UN은 에티오피아 북부 지역 구호를 위해 4,000만 달러(한화 약 474억 원) 규모의 기금을 편성했으며, 12월까지 총 2억 5,500만 달러(한화 약 3,024억 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의 봉쇄로 티그라이 주민들을 돕기 위한 원조가 제한된 상황 또한 인도적 위기를 가중하는 요인이다. UN은 봉쇄로 인해  티그라이 지역으로의 진입이 금지되어, 지난 10월 18일 이후 필요한 구호품의 단 15%만이 전달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내전의 영향을 받는 암하라와 아파르(Afar) 지역에도 구호 활동이 제약을 받고 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TPLF가 구호 물자 운송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난한 반면,  TPLF는 에티오피아 정부가 티그라이를 봉쇄하여 구호 물자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맞섰다. UN 역시 에티오피아 정부가 구호 물자 반입을 금지할 뿐만 아니라 지난 9월에는 UN 직원 일곱 명을 강제로 추방하는 등 인도적 지원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미국 역시 에티오피아 정부의 인권 탄압을 규탄했다. 이에 에티오피아 정부는 일부 구호 단체가 TPLF에 무기와 물자를 공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티그라이 지역 봉쇄를 정당화했다.

한편 미국은 에티오피아 정부가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인도적 위기를 방기할 경우 경제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9월 미국은 에티오피아 및 에리트레아 정부와 TPLF를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고 자산을 동결한 데 이어 11월 1일에는 갈등이 평화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 African Growth and Opportunity Act)에 따라 에티오피아에 부여된 관세 특혜를 2022년 1월 1일부터 철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에티오피아는 대미 수출의 약 절반 가량을 AGOA에 의존하고 있으며, 미국의 관세 혜택 부여 중단은 에티오피아 섬유 산업 위축과 실업 위기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경제제재로 에티오피아 경제가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경우 국민의 생활고와 경제난에 따른 혼란과 불안정만 가중될 것이며, TPLF를 중대한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는 에티오피아 정부의 입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알제리, 모로코와 외교 갈등 · 군사 긴장 고조
북아프리카에서는 이웃 국가인 알제리와 모로코 사이 갈등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서사하라 문제, 알제리 베르베르인들의 자치권 운동 문제 등으로 대립해오던 양국 간 갈등은 지난 7월 오마르 힐랄레(Omar Hilale) 주UN 모로코 대사가 알제리를 비판하면서 고조되기 시작했다. 힐랄레 대사는 알제리 베르베르인들의 자치권 요구 운동인 카빌리에 자결운동(MAK, Movement for the self-determination of Kabylie)에 지지를 표명하는 한편 알제리가 서사하라 분리주의 조직인 폴리사리오 전선(Polisario Front)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알제리는 모로코 대사를 소환하고 힐랄레 대사의 발언에 강하게 항의했다.

양국 관계는 지난 8월 알제리가 모로코가 자국 안보를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밝히며 모로코와 단교를 선언하면서 최악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알제리 정부에 따르면 모로코는 스파이웨어를 통해 알제리 정부 고위 인사와 정치인, 외교관 등을 불법적으로 사찰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알제리 정부에 의해 테러 단체로 지정된 카빌리 자결(MAK, Movement for the Autonomy of Kabylie)에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알제리 정부는 지난 8월에 발생하여 9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남긴 산불은 모로코의 지원을 받은 MAK의 소행이며, 11월 1일 알제리 국민 3명의 목숨을 앗아간 모리타니아와 서사하라 국경 지대에서 발생한 폭발 역시 모로코군의 책임이라고 주장한 바 있으나, 모로코는 알제리 정부가 제기한 모든 의혹을 부인하거나 묵살했다.

단교 이후 양국 관계는 계속해서 악화되었다. 지난 9월 알제리는 모로코가 알제리에 대한 적대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모로코 민항기 및 군용기의 알제리 영공 통과를 금지시킨 동시에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더해 모로코가 터키로부터 전투용 드론을 도입하자, 알제리 역시 중국에서 전투용 드론을 추가로 수입하고, 모로코는 알제리와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징병제 재도입 계획을 발표하는 등 양국간 군비 경쟁 역시 격화되고 있다.

서사하라 문제는 양국 간 갈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모로코는 서사하라를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는 반면, 알제리는 서서하라 독립운동을 지지하며 UN 관할 아래 치러지는 국민투표를 통해 서사하라의 주권이 결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020년 11월 폴리사리오 전선과 모로코 사이의 충돌이 재발하자 지난 10월 UN 안전보장이사회는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모로코는 UN 안보리 결의안을 지지하며 알제리에 건설적이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협상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알제리는 안보리 결의안이 서사하라에 대한 모로코의 지배를 사실상 용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협상 참여를 거부했다. 한편 11월 6일 무함마드 6세(Muhammad VI) 모로코 국왕은 연설을 통해 서사하라가 모로코의 영토라는 점은 협상 주제가 될 수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알제리, 모로코를 통한 유럽으로의 가스 수출 중단
알제리와 모로코의 갈등은 경제 분야에까지 확산되었다. 11월 1일 압델마지드 테분(Abdelmadjid Tebboune) 알제리 대통령은 모로코의 계속되는 적대 행위를 근거로 알제리 국영 에너지 회사인 소나트라흐(Sonatrach)에 모로코를 통한 유럽으로의 가스 수출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알제리는 모로코에 통행료를 지불하고 모로코를 경유하는 가즈-마그레브-유럽(GME, Gaz-Maghreb-Europe) 파이프라인을 통해 1996년부터 연 135억 ㎥에 달하는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수출해왔다. 모함마드 아르캅(Mohamed Arkab) 알제리 에너지광산부 장관은 GME 대신에 지중해 해저를 통해 스페인으로 직접 연결되는 메드가즈(Medgaz) 가스관을 통해 스페인에 천연가스를 직접 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드가즈 가스관을 통한 수출량은 연 80억 ㎥로 GME를 통한 수출량보다 적으나, 아르캅 장관은 공급량을 연 105억 ㎥까지 늘리는 한편 선박을 이용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로코를 통한 가스 수출 중단 결정은 연 약 5,000만 유로~2억 유로(한화 약 669억 8,850만 원~한화 약 2,679억 5,400만 원)에 달하는 가스관 사용료 지불을 중단해 모로코를 경제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또한 알제리의 천연가스 수출 중단으로 모로코 전체 전력 생산량의 10%를 차지하는 천연가스 발전 또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스페인을 포함하여 천연가스 가격 폭등으로 에너지 대란을 겪고 있는 유럽 국가는 천연가스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전체 전력의 3분의 1을 천연가스를 통해 생산하는 스페인은 자국 내 가스 수요량의 절반을 GME를 통해 공급되는 알제리산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메드가즈 가스관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량은 GME를 통한 공급량의 절반에 불과하여 스페인의 가스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모로코를 통한 알제리산 천연가스 수출이 중단되면 스페인은 전력난과 에너지난에 직면할 수 있다. 천연가스를 액화해 배로 운송한다는 알제리의 계획 또한 LNG 선박 운송료가 이미 두 배 가량 뛰어오르고 전세계적으로 물류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현실적이지 않으며, 결국 스페인과 유럽의 가스 가격을 더욱 폭등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선박 운송료뿐만 아니라 LNG를 실제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만큼 GME를 통한 수출 중단은 스페인의 가스 가격 인상을 촉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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