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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아르헨티나의 수입 제한 조치가 자국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

아르헨티나 Sebastian Sterzer Universidad Nacional de Luján Researcher 2021/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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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수년 전 무역수지 적자 문제를 경험한 아르헨티나 정부는 수입과 외화인출 제한을 비롯한 각종 외부적 통제조치 시행에 들어갔으며, 이에 따라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생산되지 않는 각종 기계장비·부품·원료를 사용하는 다수의 산업이 악영향을 받게 되었다. 수입 제한 조치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 분야가 바로 자동차 제조업으로, 해당 산업이 고용 창출뿐 아니라 자동차 수출을 통한 수익 신장에도 크게 기여해왔다는 점에서 수입 제한 조치가 동 산업에 미친 영향과 앞으로의 향방을 중요하게 다루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동차 산업의 중요성
아르헨티나의 자동차 산업은 본래 국내 시장을 주요 공급대상으로 했으며, 외국계 자동차 생산기지 유치를 계획하고 대규모 자동차 부품 분야 육성에 국가 자본이 투입되었다. 하지만 이후 남미공동시장(MERCOSUR) 차원에서 브라질과의 산업별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아르헨티나의 자동차 산업은 국내가 아닌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세분화·파편화된 생산과정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국내 산업 현대화 과정에서 자체 생산되지 못하는 자동차 부품 분야의 수입 의존도가 올라가게 되었고, 다국적 기업들이 추진하는 새로운 글로벌 전략에 적응하기 위한 자동차 산업의 구조 변경이 이루어졌다1).

자동차 산업에 기반한 가치사슬은 아르헨티나 산업 GDP의 10%, 국가 전체 GDP의 1.3%, 제조업 분야 수출액 비중의 35% 이상, 그리고 산업분야 일자리 중 6%를 담당하고 있기에 국내 경제에서 지니는 중요성이 매우 크다2). 또한 자동차 부문이 일부 부품 국산화에 집중하면서 국산 부품의 비중이 2년 만에 19%에서 40%로 늘어나기도 했다3).

현재 아르헨티나에서는 총 11개 공장에서 자동차·트럭·상용차·버스 등 차량과 각종 부품을, 그리고 400여 개 이상의 부품 제조회사에서 에어컨, 변속기, 배터리 등 부속품들을 생산해내고 있다.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은 약 5만 5,000명의 인력을 직접적으로 고용하고 있으며, 여기서 제조된 물량의 70%가량은 생산공장에, 그리고 나머지 30%가량은 교체부품 시장에 공급된다. 이 두 영역 모두에서 해외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자동차 부품 무역은 대체로 높은 수준의 적자를 기록해왔다(<그림 1>과 <그림 2> 참조)4). 한편 정부는 자동차 부품 업계를 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신규 투자에 조세 혜택을 제공하고 수익률 증진, 수출 증대, 생산구조 통합을 추구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그림 1>  자동차 분야 수출액·수입액·무역 수지(단위: 10억 달러)
* 자료: Pérez Ibáñez, 대외무역자문국(SCCE, Sistema de Consulta de Comercio Exterior de Bienes) 및 자동차제조업협회(ADEFA, Asociación de Fabricantes de Automotores) 자료 참조.


<그림 2> 자동차 부품 무역수지(단위: 100만 달러)
* 자료: 아르헨티나 부품공장협회(AFAC, Asociación de Fábricas Argentinas de Componentes), 아베세브(ABECEB) 및 국립 통계·인구조사국(INDEC, Instituto Nacional de Estadística y Censos) 자료 참조.


정부의 수입 제한 조치
2008~2009년 당시 금융위기로 인해 주요 수출품의 가격이 하락해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되자 아르헨티나 정부는 비자동 수입자격증(LNA, Licencias No Automaticás)과 수입 사전확인서(DJAI, Declaratión Jurada Anticipada de Importación) 도입 및 외화시장 거래량 제한 등 보호주의에 입각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이 중 LNA는 완성된 자동차에는 적용되지 않았지만 자동차 부품 수입에는 큰 영향을 미쳤고, DJAI는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아르헨티나에 패소 판결을 내리며 이후 2015년 말에 시행이 중단되었다5). 2021년에 이르러서도 일부 기업이 의무 제출 서류와 확인서를 작성하지 못해 중앙은행이 관리하는 달러화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면서, 대기업들이 거래 과정에서 해외 물품 공급회사에 외화를 제 때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경제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구조상 문제점으로 인해 국가 GDP는 2011년에서 2019년까지 약 12%가량 감소했으며, 2020~2021년에는 16%까지 감소폭이 확대되었다. 각계 경제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가 2011년의 일인당 GDP 수준을 회복하는 데 최소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각종 원료와 완제품 수입 대금을 지불하고 외화 거래를 필요로 하는 분야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외화 소득원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재 아르헨티나의 수출과 경제성장은 정체 상태에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의 경제 개방 수준이 2020년 기준 역내 최저 수준이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수출 증대가 아닌 수입 억제를 목표로 하는 경제정책이 시대착오적이고 정치적 성격을 지닌 현실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역설한다6).

수입 제한 조치가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
외화거래 및 수입에 대한 제한 조치는 자동차 산업에 많은 문제를 야기했으며, 해당 조치가 더욱 강화되면서 상황이 악화 일로에 놓였다. 현재 아르헨티나로 수입되는 물품의 80%는 재수출용 완성품을 만들기 위한 생산부품 및 원료로 활용되며, 국내에서 생산되는 차량에 들어가는 부품 중 평균 70%가량은 수입을 통해 충당한다(<그림 3> 참조)7). 필자도 2012~2014년 일본계 자동차 기업인 혼다의 해외무역 부서에서 일하면서 수입 제한 조치의 악영향을 직접 경험한 바 있는데, 당시 오토바이와 차량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부품 수입의 승인과 수령 과정이 지연되며 생산과정에 차질이 생겨났고, 시설 보강을 위한 투자의 성격을 지닌 각종 설비 수입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림 3-1>  자동차 생산대수 및 차량 부품 수입액
* 자료: Pérez Ibáñez, SCCE 및 ADEFA 자료 참조

<그림 3-2>  자동차 생산대수 및 차량 한 대당 수입 부품 가격
* 자료: Pérez Ibáñez, SCCE 및 ADEFA 자료 참조

자동차 산업과 무역수지는 다소 복잡한 관계에 놓여 있다. 먼저 글로벌 가치사슬(GVC)의 등장 이래 생산과정의 변혁으로 국제 시장과의 연계가 불가피해지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도 수입 통제라는 극단적인 보호주의 정책 아래에서는 생존하기 어렵게 되었다.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가 외화 손실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높은 대표적 분야인 자동차 산업8)이 자연스레 집중적인 관심을 받게 된 측면도 존재한다. 아래 <그림 4>는 자동차 제조업 분야의 무역 수지 변화를 보여준다.

<그림 4> 자동차 산업의 무역수지 변화
* 자료: 출처: Pérez Ibáñez, SCCE 및 ADEFA 자료 참조.


오늘날 아르헨티나산 차량 구입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선택의 폭 축소인데, 이는 재고 부족이나 마케팅 정책 변화로 인해 국내 브랜드 차량의 종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활동이 제한되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부품 수입이 필요한 차량 일부의 생산을 줄이거나 국내생산이 용이하고 수요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차량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달러화가 귀해지고 신차 공급이 줄면서 2021년 차량 판매량은 4만 대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기업들이 구하기 어려워진 달러화 절약을 위해 해외 부품 수입을 줄이면서 무역 수지가 일부 개선되었고, 국산 차량의 시장 점유율도 늘어나 2021년 7월 기준 판매량 상위 10개 차량 중 7개가 국내에서 생산되었다. 한편 신차 공급이 줄면서 중고차의 가치도 재평가되어 가격과 판매량이 동시에 상승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결론 및 미래 전망 
전 세계, 라틴아메리카, 그리고 국가적 수준에서 나타나는 생산 과정의 변화는 아르헨티나의 자동차 제조업 부문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정부가 추가로 외화거래·금융·상업 관련 정책을 추진해 생산망 구조 변화, 그리고 외화·노동력·생산가치 보존에 나설 가능성도 존재한다.
 
외국으로부터의 제품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다수의 기업 활동에 제약이 가해졌고, 국내 상품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주요 차량생산기지들은 각종 부품을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다국적 기업에 의해 운영되기에 받는 영향이 제한적이나, 국내 중소기업의 경우 수입제한 조치로 인해 받는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다.

수입 제한 조치와 관련해 한 가지 더 상기해야 할 맥락은 현재 아르헨티나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받은 차관 상환에 관해 빠른 시일 내 합의에 이르고자 희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IMF의 입장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상환에 필요한 외화를 최대한 보존하기를 바라고 있으므로, 정부가 수입 제한을 통해 외화의 유출을 방지하는 일을 주요 목표로 삼게 된 동기 중 일부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2021년 11월 의회 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하면서 정치적 위기에 봉착한 아르헨티나 정부는 IMF의 요구사항 중 하나이기도 한 경제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으며, 국내 자동차 산업도 여기에 어떤 내용이 포함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필자를 비롯한 전문가 집단에서는 오늘날 아르헨티나가 당면한 정치·경제적 상황이 2022년 차량 생산 및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시장 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제한 조치가 더욱 강화되기 전에 지금 구할 수 있는 부품을 최대한 많이 수입해 두는 등 미래 대비에 나서고 있다.

아르헨티나 자동차 산업의 미래 향방을 구체적으로 예상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다음의 한 가지 사실만은 확실해 보인다. 아르헨티나의 국가 경제가 지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심도 있는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외화 보유량 감소, 물가 상승, 수입 통제, 조세 압박 등 제반 환경의 악화를 겪고 있는 자동차 산업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큰 어려움이 생겨날 것이다.












* 각주
1) Spinosa, L.; Pereyra, S.; & Montes Cató, J. Centralidades productivas en la industria automotriz: la territorialización del trabajo. Astrolabio, 24:186-219. 
2) Beneficios fiscales para las automotrices: así es el proyecto de Gobierno para incentivar las inversiones en el sector. iProfesional, 2021. Also Pan, C.A. Relaciones entre automatización avanzada y empleo. El caso de la industria autopartista en Argentina. Documentos de Trabajo. Agosto 2021. 805:1-74
3) Gutiérrez, F. Los autos, síntoma de los problemas del modelo: con boom de demanda, la proyección de venta cae 15%. iProfesional, 2021
4) AFAC. Informe de actividad del Sector Autopartista (enero-julio 2021); AFAC. Informe de Comercio Exterior de Autopartes - 1º semestre 2021.
5) Dulcich, F.; Otero, D.; & Canzian, A. Trayectoria y situación actual de la cadena automotriz en Argentina y Mercosur. Ciclos en la Historia, la Economía y la Sociedad. 54, 2020.
6) Argentina tardaría por lo menos 10 años en volver al PIB per cápita de 2011. El Economista, 2021. Also, de Pablo, J.C. Restricción externa: mismo problema, dos escenarios diferentes.  Documentos de Trabajo, 760:1-20. 2020; Estancamiento del comercio exterior a pesar del superávit. Mercado, 2021
7) Alonso. Restricciones más duras: advierten por impacto en industria automotriz. Ámbito, 2021
8) Gabin, L. En una semana, el BCRA quemó los dólares que compró en un mes: presión para endurecer el cepo. iProfesional, 2021. Also, Pérez Ibáñez, J. Industria automotriz argentina: triple estrategia de inserción en las cadenas globales (1990-2019). Realidad Económica. 342(51):9-4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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