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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모잠비크의 성장 잠재력: 대통령 대출 스캔들과 반군 문제를 넘어서

모잠비크 Lloyd Magangeni Economic Research and Strategic Planning, TLM Global Professor & Head 2021/12/02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모잠비크의 전 국방장관이자 현 대통령인 필리프 뉴시(Filipe Nyusi)가 프랑스계 갑부 이스칸다르 사파(Iskandar Safa)의 어업선단을 지원하기 위해 20억 달러(한화 약 2.4조원)를 비밀리에 대출받은 사실이 공개되면서 모잠비크 정계가 혼란에 빠져들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뉴시 대통령이 집권여당 모잠비크 해방전선(FRELIMO, Frente de Libertação de Moçambique)의 대선후보로 나섰던 2014년, 이스칸다르 사파가 소유한 회사인 프리브인베스트(Privinvest)가 정부와의 해양 프로젝트 협상이 종료된 후 뉴시에게 대규모 자금을 지원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모잠비크 정부가 이슬람계 반군의 통제에도 실패하면서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 매장지 개발 사업 중 하나에도 비상이 걸렸고, 많은 저개발국들이 겪은 이른바 ‘자원의 저주’가 모잠비크에도 나타나고 있다는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모잠비크의 육상 영토와 영해에는 경제적 수익성이 높은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지가 다수 존재한다. 또한 다국적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천연자원을 개발하여 국민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정책도 다수 시행되고 있다. 따라서 상기한 두 가지 위기를 극복할 수만 있다면 모잠비크의 향후 경제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해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고는 먼저 뉴시 대통령의 대출 스캔들과 북부 반군 문제라는 모잠비크의 2대 위기를 살펴보고, 이와 같은 위기를 잘 극복했을 경우 이룰 수 있는 경제적 성장 잠재력을 평가해보고자 한다.

뉴시 대통령의 대출 스캔들: 정부 이미지 악화와 융자 중단
모잠비크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떠오르는 경제 유망국 중 하나로서 많은 관심을 받았고, 경제를 더욱 높은 수준으로 개발하기 위해 세계은행(World Bank), EU, IMF, 아프리카 개발은행(ADB, African Development Bank) 등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아왔다. 하지만 정부가 2013~2014년에 국영기업 사업 지원을 명목으로 20억 달러(한화 약 2.4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비밀리에 대출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국이 혼란에 빠져들었다.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정부가 대출받은 자금은 대규모 참치 가공 공장 구입이나 기타 정부 수익 사업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위 사실이 공개됨에 따라 EU, IMF, 그리고 세계은행은 사실관계가 명확히 규명될 때까지 모잠비크에 추가 융자를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재 과다채무빈곤국(HIPC, Heavily Indebted Poor Country)으로 분류되는 모잠비크는 약 10년 전에도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30억 달러(한화 약 35조 원)가량의 부채를 탕감받은 바 있는 등 재정 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점에서 이 문제가 지니는 함의가 크다.

뉴시 대통령의 비밀 대출 스캔들, 그리고 카보 델가도(Cabo Delgado) 지역의 반군 문제가 대두되면서 대통령에 대한 채권자 및 투자자들의 신뢰도 추락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뉴시 대통령은 자신의 전임자인 아르만도 게부자(Armando Guebuza) 전 대통령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프리브인베스트의 창업자이자 소유주인 이스칸다르 사파가 정치적 목적에서 대통령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상황이 더욱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아직 잔여 임기가 남아 있는 뉴시 대통령의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집권여당의 차기 대선후보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해 부패 관련 책임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는 것이다. 하지만 여당 내 대통령의 권위도 대출 스캔들로 인해 상당히 약화된 상황이기에 이와 같은 노력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

카보 델가도 지역의 자원과 반군 문제
지난 2009년, 카보 델가도에 위치한 몬테푸에즈(Montepuez)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루비 매장지가 발견되었다. 하지만 이내 루비광산 채굴권이 정계 거물인 라이문도 파치누아파(Raimundo Pachinuapa) 및 그와 연계된 채굴업체에 넘어가면서 수천 명의 주민들이 수익수단으로부터 단절되는 결과가 빚어졌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2010년에는 카보 델가도 인근 해역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 매장지가 발견되었으나, 여기에서 나오는 이익은 일부 기업들이 독식하였고, 지역 주민들에 대가 형식으로 쥐어준 보상금도 충분하지 못했다.

게다가 반군의 등장과 함께 카보 델가도에 위치한 많은 자원 개발 사업이 위기 상황에 놓였다. 현재 모잠비크가 겪고 있는 반군 문제는 2017년 10월 5일, 이슬람계 반군집단이 카보 델가도 지역의 도시인 모심보아 다 프라이아(Mocímboa da Praia)를 공격해 그 일부를 이틀간 장악한 사건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사태 이래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가 급속히 확대되었고, 정부군은 반군이 접수한 3개 지구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 정부측은 사태 해결을 위해 이웃 국가들로부터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며, 반군은 해외 지하드 운동가들로부터 군사 훈련을 받으면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연대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의 탈출 행렬
자원이 풍부한 카보 델가도 지역 정세가 악화되면서 해당 지역 자원 개발에 참여하던 기업들도 하나둘씩 사업을 중지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위험성이 크지만, 모잠비크 북부 지역의 500억 달러(한화 약 59조 원) 규모 개발사업은 반군의 출현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위험성을 지니게 되었다.

현재까지 자원 개발 사업에서 철수한 기업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먼저 프랑스 소재 거대 에너지 기업인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는 모잠비크 내 폭력 확산을 이유로 200억 달러(한화 약 24조원) 규모의 천연가스 사업 중단을 발표했다. 이에 더해 맥더모트 인터내셔널(McDermott International), 사이펨(Saipem), 치요다 화공건설(Chiyoda Corporation)의 합작기업인 CCS-JV도 현지 활동을 임시 중단했고, 국립석유국(Instituto Nacional de Petróleo)의 카를로스 자카리아스(Carlos Zacarias) 위원장은 개발사업이 장기간 지연될 경우 합의 일부를 파기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노르웨이 화학기업인 야라 인터내셔널(Yara International)도 카보 델가도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비료공장과 발전소 운영에 사용하려던 계획을 취소했고, 토탈에너지스는 자사 물류기지를 당초 계획했던 모잠비크가 아닌 인도양의 프랑스령 섬인 마요트(Mayotte)에 건립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잠비크 북부에서 아풍기 반도(Afungi Peninsula)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천연가스 액화(GTL, Gas-to-Liquid)사업을 펼칠 계획을 추진하던 쉘(Shell)도 신규 개발사업 추진 중단을 발표했다.

본래 모잠비크는 LNG 사업으로부터 25년간 약 1,000억 달러(한화 약 118조 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으나, 해당 사업은 중단 사태에 직면하였고 이에 IMF는 이미 모잠비크의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또한 위기 심화로 인해 2031년 만기인 모잠비크의 9억 달러(한화 약 1조 원) 규모 유로본드(Eurobond) 국채 이자율은 0.05% 포인트 상승한 10.47%를 기록했고, 미국 국채 대비 리스크 프리미엄은 0.07% 포인트 상승했다.

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모잠비크의 신용도를 CCC급으로 판단한 점은 세계가 모잠비크의 디폴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처럼 낮은 국가신용도는 높은 통화 필요량과 재정 조달의 어려움, 그리고 대규모 정부 채무라는 문제점들을 반영하고 있다. 모잠비크는 이미 기존 부채 상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고, 유로본드 채권과 관련해서도 이미 고강도 조정 절차를 거친 상황이기에 향후 투자 유치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카보 델가도를 비롯해 모잠비크 전역에서 늘어나고 있는 환경·사회·통치 문제가 투자자들에 우려감을 심어주면서 국내 LNG 사업에 투자한 다른 기업들도 발을 뺄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치안 상황이 악화되며 정부가 LNG 기업 근로자들에 대한 보호를 적절히 제공해주지 못하게 되면서 각종 내륙 개발사업도 지연될 위기에 놓여있으며, 향후 5년간 정치적 폭력사태 발생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모잠비크의 에너지 잠재력
위에서 소개한 두 가지의 위기는 분명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하지만 모잠비크의 국토와 영해에는 상당한 양의 천연자원이 매장되어 있기에 상기한 문제를 극복할 수만 있다면 향후 경제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볼 수 있다. 국가적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자원 개발 사업의 사례를 소개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모잠비크의 신생 석유화학 산업이 주 무대로 삼는 제1해양구역은 로부마 유역(Rovuma Basin) 심해의 260만 에이커 면적으로 구성되며, 프로스페리데이드 컴플렉스(Prosperidade Complex)라 불리는 구역으로부터 약 17~30조 입방피트(약 4,800억~1조 1,300억 입방미터)에 달하는 천연가스를 추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석유분야 사업에서는 모잠비크 LNG 사업과 로부마 LNG 사업이 가장 유명하지만, 천연가스 액화 분야의 아풍기(Afungi) GTL 사업도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에너지 수출의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024년에 제1해양구역 신규 개발사업 출범을 계획하고 있으며, 해양자원 추출을 통해 2025~2026년까지 해당 구역을 주요 천연가스원으로 변모시키고자 한다. 현재 아풍기 GTL 사업의 주요 투자자 중 하나였던 쉘이 사업 추진을 중단한 상황이지만, 상황이 나아져 재투자가 이루어지거나 대체 투자자를 찾을 경우 관련 시설 건설에는 약 4년이 소요될 예정이며, 건설이 완료되는 대로 시설이 가동될 수 있다.

오늘날 테마네 매장지(Temane Field)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의 대부분은 총연장 865km의 가스관을 통해 남아공으로 수출되며, 나머지 분량은 국내 공급용으로 사용된다. 정부는 테마네 매장지에 자본을 추가로 투입해 다섯 개의 신규 유전을 건설하고 중앙처리시설에 다섯 번째 운송열차를 추가해 일당 150 mmCF/D1)의 처리용량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으로는 제네시스(Genesis Oil and Gas Consultants), 티센크루프(ThyssenKrupp), 우드(Wood), SMP 드릴링(SMP Drilling) 등을 들 수 있다. 한편 국내 최초로 발견된 상업유전인 인하소로(Inhassoro) 유전도 시설이 성공적으로 가동되면 일당 2,000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모잠비크의 또다른 개발 사업인 코랄(Coral) 해상 LNG(FLNG, Floating LNG) 시설 프로젝트는 제4해양구역에 해상 LNG 시설을 건립해 코랄 천연가스 매장지의 자원추출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해당 프로젝트의 자세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기본적으로는 터렛(turret)으로 해저에 고정된 이중외벽 구조의 함선 형태를 지닌 FLNG 시설이 천연가스의 수송, 처리, 액화 작업을 수행하고 LNG와 콘덴세이트를 저장하는 기능을 보유할 것으로 보이며, 예상 처리용량은 3.4 MPTA2)이다. 2018년 9월부터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해당 시설 건설이 시작되었으며, 가동 이후 예상 운영 수명은 25년이다.

한편 토탈에너지스는 정부와의 계약을 통해 사업 대상지에 대한 군사적 보호를 제공받는다. 다만 북부 지역에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LNG 사업 보호에 군사력을 투입하는 모습은 진보적 성향을 지닌 투자자들의 반발을 살 우려도 존재한다. 

현재 모잠비크는 석유와 천연가스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정제산업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이며, 정부가 추진하는 모잠비크 신 정제소(Mozambique New Refinery) 프로젝트는 국내 최초의 정제소를 건설함으로써 수입 의존 문제를 타파하기 위함이다. 로부마 유역으로부터 원유를, 그리고 국제 시장으로부터 생산원료를 공급받아 석유 국내 정제 및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다양한 정제상품의 국내 수요를 자체적으로 충당할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국내 석유화학 사업이 성장하면서 지역 근로자들을 위한 일자리와 기업들의 투자 기회가 늘어나고 있으며, 모잠비크 정부는 이들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적극적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역요소 활용정책(Local Content Strategy)’이라는 이름 이래 이미 시행에 들어간 지역사회 지원책은 개발사업의 각 단계 및 수준별로 국내 인구를 대상으로 한 효과적인 교육훈련을 개발 및 시행하고, 개발 참여 기업이 적절한 자격을 지닌 모잠비크 국민을 고용하도록 촉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같은 정책 시행을 통해 모잠비크 국내 노동자와 기업 모두가 석유화학 산업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모잠비크가 추진하는 자원개발 사업의 성패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위에서 소개한 프로젝트들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국내에 매장된 석유화학 자원이 가진 엄청난 잠재력을 국내외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모잠비크가 자원과 에너지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예측해볼 수 있을 것이다.

결론 및 정책 제언
국내 중부 및 북부 지역에서 늘어가는 군사적 위협은 방위비 지출의 증가를 불러오고 지역 내 안정성을 저해하며, 국가 예산에 압력을 가져올 것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해 경제 성장이 정체될 경우 여러 경제·사회적 문제점이 발생함은 물론 모잠비크의 발전을 저해하게 될 것임은 자명하다.

뉴시 대통령은 집권 초기, 정부여당의 오랜 숙적이자 제1야당인 모잠비크 국민저항(RENAMO, Resistência Nacional Moçambicana)당과의 평화와 화해를 강조했다. 또한 그는 국민생활에 평화와 희망을 가져오고 세계의 투자자 및 이해관계자들이 활동하는 데 용이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집권 초기 공약이 지켜지지 못하면서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가 잔여 임기간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위해 수행해야 할 책무는 시민들과의 화합을 추구하고 이슬람 국민들에 대한 배려를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 반정부 성향이 강한 무슬림 집단 중 다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며, 이들의 시위는 자신들의 복지를 챙겨주지 않는 정부에 대한 우려를 권력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표현의 자유 행사로 보아야 할 것이다.

모잠비크의 2022년 GDP 성장 전망치는 4.3%로, 천연가스 개발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면 국가 경제의 장기적 성장도 가능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재정 및 조세 정책을 통해 국내 경제를 활성화하고 생필품 가격 상승에 대한 경제적 취약성을 줄여야 한다. 모잠비크가 경험하고 있는 혼란 상황은 궁극적으로 모든 국민들의 안위를 보장해줄 수 있을 때까지 형태와 이름을 달리 하여 계속될 것이다. 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시책이 국민적 합의에 기초해야만 하며,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 분야의 잠재력을 활용한다면 모잠비크 경제의 번영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 각주
1) mmCF/d: 일당 100만 입방피트(million cubic feet per day).
2) MTPA: 연간 100만톤(million tons per ann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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