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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녹색 경제 이행을 위한 아르헨티나의 노력

아르헨티나 Sebastian Sterzer Universidad Nacional de Luján - 2022/02/25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녹색 경제(Green Economy)’란 사회·국가·경제·생산과정이 환경과 맺고 있는 관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할 때 사용되는 용어이다. 학계와 시민사회, 그리고 기업 부문의 많은 이들은 경제 개발과 자연환경 보존이라는 두 가지 잠재적 상충 목표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활발하게 전개해 왔으며, 이 중 일부는 자신들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기도 하다.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인해 초래된 많은 변화는 지속가능한 경제와 국가, 나아가 세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정책·전략·구상의 필요성을 우리에게 다시금 일깨워준다. 물론 경제적 이익의 추구라는 경제 활동의 기본적 동기에는 앞으로도 변화가 없겠지만, 각종 경제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이로 인해 초래되는 변화 또한 우리가 꾸준히 고려해야만 하는 요소이다. 따라서 세계 여러 나라들은 선진국과 후진국을 막론하고 각자마다 녹색 경제 이행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야 하며, 이 점에서 남아메리카 주요국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의 녹색 경제 이행 사례를 살펴보는 데에도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녹색 경제 이행을 위한 정부의 정책
지난 20년간 일어난 세계적 변화로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빼놓을 수 없지만, 이 밖에도 2009년과 2011년의 UN 환경계획(UNEP,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 및 2012년의 리우+20 정상회담, 그리고 2015년의 파리 협정 등에서 지속가능한 개발 추진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채택된 녹색 경제 구상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직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었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아르헨티나에서도 국제적 흐름에 발맞추어 여러 정부에 걸쳐 녹색 경제 이행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졌다.

2022년 1월에 출범한 아르헨티나의 전국 재생에너지 클러스터(National Renewable Cluster)는 국내용 및 수출용 재생에너지 생산 장비의 전국 단위 제조 기반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1). 정부는 이 클러스터 도입을 통해 차세대 일자리 창출은 물론, 10억 달러(한화 약 1.2조 원) 상당의 투자를 바탕으로 핵심 장비의 수입 의존을 타파하고 약 250여 개의 국내 중소기업이 생산망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구상에는 현재 총 6개의 지자체와 7개의 공/사기업 및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참여주체의 수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아르헨티나 정부는 녹색생산개발계획(Green Productive Development Plan) 시행을 통해 신규산업 창출 촉진에도 힘쓰고 있으며, 이 밖에도 녹색 수소에너지 개발구상과 탄소 미배출 차량 생산을 위한 전기자동차 법안 등도 마련했다. 녹색 수소에너지의 경우 풍력 및 수력 등 천연자원을 활용하기에 생산잠재력이 높은데, 현재 민간기업과 연구 기술기관이 협약을 체결해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한 상태이다.

2021년 7월에 시행에 들어간 녹색생산개발계획은 녹색 경제 부문 생산기업 양산, 순환생산체제 활성화, 친환경 기법 도입 등을 위해 각종 분야의 3,500개 기업에 100억 아르헨티나 페소(한화 약 1,100억 원) 규모의 기술·재정적 지원을 제공한다. 본 계획의 핵심 축은 총 4가지로, 여기에는 (1) 국가적 규모의 녹색 경제 관련 산업 활성화, (2) 순환 경제로의 이행 촉진, (3)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속가능 생산 장려, (4) 전국규모 공급기업 형성과 지역 주체 간 통합을 위한 천연자원 산업에서의 지속가능한 생산 진작이 포함된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전략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분야로는 지속가능 운송 수단, 녹색 수소에너지, 철강·구리·제지 등 분야의 녹색 산업화, 그리고 지속가능 건설업 등이 있다. 이외에도 녹색 에너지로의 이행을 담당할 기업 육성을 위해 녹색 중소기업 계획(Green SME Plan), 전국 지속가능 채광업 계획(National Sustainable Mining Plan), 전국 순환 경제 계획(National Circular Economy Plan) 등도 시행에 들어간다.

다른 한편으로 아르헨티나 정부는 석유 및 금속 채광업계에 대한 지원금 지급 사업이 녹색 생산업계 발전이라는 목표와 상충할 수 있다는 비판에도 직면해 있다. 이와 같은 비판에 대해 정부는 석유산업 등의 발전으로 고소득 일자리 증대, 기술적 발전, 외화소득 확보를 도모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과 녹색 경제 발전에 더욱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또한, 금속 채광업계에서 생산되는 상품들도 풍력발전소, 태양광 패널, 그리고 일반 자동차에 비해 5~6배 많은 구리가 투입되는 전기자동차 제작에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전기자동차의 필수 구성품인 배터리 생산을 위한 리튬도 최근 회자되는 전략 상품의 일례이다. 한편 리오 네그로(Rio Negro) 지역에서는 녹색 수소에너지 생산을 위한 풍력발전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녹색 경제 이행 전망
아르헨티나의 녹색 경제 이행과 관련한 기업 인센티브 제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기에, 지금으로서는 각종 지역·해외 기업들과의 협력사업 전개가 더욱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 부문에서는 각종 상품 및 서비스 대상 투자뿐 아니라 특화된 인적자원 개발을 위한 노력도 요구된다. 녹색 경제 이행과 특히 높은 연관성을 지닌 분야로는 중공업, 농산업, 채광업, 에너지 업계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현재 아르헨티나 의회에서 논의하고 있는 전기자동차법이 통과될 경우 2041년부터 생산되는 모든 차량이 전기 동력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 점이 생산업계와 인력개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외에도 기계·전자장비와 측정·통제도구 분야가 녹색 경제 이행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들 분야는 상호간 연계성이 높아 생산연계성과 규모의 경제를 통해 녹색 개발의 선순환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여기에 포함되는 상품은 이미 대중적 논의가 폭넓게 전개되고 있는 풍력 및 태양열 발전이나 전기자동차 이외에도 다양하며, 이 중 대표적 사례는 <표 1>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소개된 30개 상품을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면 국가적 수준에서 0.23~ 0.4%p 수준의 경제성장률 기여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El potencial productivo verde de la Argentina. Evidencias y propuestas para una política de desarrollo, September, 2021) 

<표 1> 전문가들이 선정한 녹색 경제 관련 유망상품
* 자료: Palazzo et al. (2021)

이에 더해 아르헨티나에서는 대규모 1차산업을 바탕으로 풍부한 바이오매스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기에, 생물학적 자원을 활용해 상품과 서비스 생산과정의 지속가능화를 도모하는 바이오경제(Bioeconomy) 개념의 실현에 있어서도 이점을 지니고 있다. 바이오경제는 화석연료나 화학제품, 플라스틱, 기타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는 상품을 대체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데, 그 구체적 사례 중 하나로는 곰팡이 활용 사업을 들 수 있다. 곰팡이는 분해효과와 결합능력이 높기에 대량의 바이오매스와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데 유용하며, 화학 접착제의 자리를 대신할 수도 있다. 현재 곰팡이 활용 사업은 단순히 재배 가능성이 높은 시제품을 만들어내는 데에서 벗어나 실제 판매제품을 만들어내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상기 사업분야에서의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으로는 그로운바이오(Grown Bio)와 에코바티(Ecovatie)를 들 수 있는데, 이들 기업에서는 마이셀리움(Mycelium)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포장재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외에 마이코워크스(Mycoworks)나 마이코테크(Mycotech) 등의 기업은 동물성 원료가 들어가지 않는 인조가죽을 제작하고 있으며, 아틀라스푸드(Atlasfood)는 마이셀리움을 활용해 베이컨 대체상품을 개발하고 있어 만약 이 노력이 성공할 경우 기존의 돼지 농장을 버섯재배 수직농장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리조박테르(Rizobacter)의 경우 트라이코더마(Trichoderma) 작물 병충해 방제를 위해 곰팡이를 이용한 항진균제를 개발하고 있다.

결론
아르헨티나의 녹색 경제 전략은 환경·거시경제·사회 등 모든 영역에서의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도전과제를 안고 있으며, 따라서 정부는 산업계, 학계, 시민사회, 공공분야 모두의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국가 차원에서의 녹색 수소에너지 전략 등 다양한 구상을 마련해야만 한다. 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투명한 규제안을 확립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만 할 것이다. 이에 더해 기업 유인제공을 위한 재정정책과 재원마련 지원을 위한 통화정책 추진에 있어서도 국내 생산과정의 변혁을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녹색 경제 분야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수출상품의 다변화 효과도 불러와 궁극적으로는 경제성장 동력 증가의 효과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또한 녹색 경제 이행과정에서 해외로부터 수입되는 상품을 대체하기 위해 해외 투자 유치에 유리한 기업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여러 지역기업과 해외 협력사들이 연계해 수익성을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지속가능한 생산생태계를 구성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에서 언급한 녹색생산개발계획과 전국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등 최근 제안된 공공분야 구상 또한 이와 같은 목표 달성에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 각주
1)이전 정부에서 국내 재생에너지 개발 촉진을 위해 추진했던 2016년 레노브아르(RenovAr) 프로그램의 내용도 포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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