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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동남아 각국 경제에 미칠 영향

동남아시아 일반 EMERiCs - - 202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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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중인데
유가 급등과 페소 약세로 전망 불확실 

3월 7일 기준 휘발유와 디젤 가격 이미 각각 31.3%, 44.1% 상승했으나 추가 상승 전망 커, 필리핀 정부, 대중교통업계에 휘발유 보조금 지원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제 유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셸(Shell), 칼텍스(Caltex), 시오일(Seaoil), 클린퓨얼(CleanFuel) 등 주요 정유회사들은 2022년 3월 7일에 국제 석유 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하였다고 발표하였으나 3월 14일에 가격이 다시 상승하며 최고치를 경신하였다. 3월 7일 리터 당 디젤, 가솔린, 등유 가격은 각각 5.85 필리핀 페소(한화 약 137.22원), 3.60 필리핀 페소(한화 약 84.44원), 4.10 필리핀 페소(한화 약 96.17원)를 기록하였으며, 이 수치는 전년 대비 각각 44.1%, 31.3%, 34.2% 증가한 수치이다. 3월 14일은 가격이 더욱 상승하여, 디젤, 가솔린, 등유 가격이 13.15 필리핀 페소(한화 약 308.53원), 7.10 필리핀 페소(한화 약 166.58원), 10.50 필리핀 페소(한화 약 246.36원)로 폭등하였다. 

석유 가격이 폭등하자, 필리핀 정부는 연료비 인상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입을 타격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필리핀 하원은 3월 7일 임시 위원회를 긴급 소집하여 정부의 가격 개입 방안을 논의하였으며, 필리핀 교통부는 3월 15일 총 37만 7,443명의 교통분야 종사자에게 휘발유 보조금을 6,500 필리핀 페소(한화 약 15만 원)씩 지원하기로 밝혔다. 이외에도 필리핀 예산 관리부는 교통 부문에 25억 필리핀 페소(한화 약 587억 원), 농업 부문에 5억 필리핀 페소(한화 약 117억 원)를 지출하여 소비자들의 연료비 부담을 경감시킬 것이라 밝혔다. 

필리핀 증권거래소 주가지수 하락, 필리핀 페소 약세,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실질 구매력 감소 등 서방의 러시아 제재, 필리핀 경제에 다방면으로 영향 끼쳐
다른 한편, 카를로스 도밍게스(Carlos Dominguez) 필리핀 재무부 장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필리핀이 간접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필리핀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주가 지수 하락, 필리핀 페소 약세,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경제 회복 속도가 더디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경제 조사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는 3월 11일 보고서를 통해 필리핀의 2022년 예상 경제 성장률을 8%에서 7.2%로 하향 조정하였다. 필리핀 정부는 2022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9%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필리핀 증권거래소(Philippine Stock Exchange)의 주식종합지수(PSEi)는 2022년 2월 23일 7,364.21p를 기록하였으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에 7,212.23p를 기록하여 전일 대비 2.06% 감소하였다. 3월 14일 PSEi는 전일 대비 4.15% 감소한 6.816.95p로 2022년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였으나, 3월 25일 7,124.84p로 다시 회복하였다.

필리핀 페소 또한 달러와 비교하여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2월 말에 필리핀 페소의 달러 환율은 51.2~51.4 필리핀 페소를 유지하였으나, 3월 7일에 전일 대비 0.44% 상승한 51.69 페소를 기록한 뒤 상승하고 있다. 3월 25일에 필리핀 페소의 달러 환율은 52.36 페소를 기록하였다. 

석유가격 상승으로 인한 교통비 및 공공요금 인상, 필리핀 페소의 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구매력 저하는 필리핀의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2022년 필리핀 믈가 상승률 전망치를 4%에서 4.3%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2022년 물가 상승률 2~4%에서 목표로 하고 있으나, 이번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전망치는 그 범위를 초과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필리핀 정부는 농가 보조금을 통해 국내 식량 생산량을 늘리고 쌀 재고 완충량을 최소 30일 이상 연장하는 등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관광업 회복 노리던 태국
유럽발 항공편 신규 예약 저조로 회복세 둔화 전망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태국 관광업 분야 러시아 시장 359억 바트(한화 약 1조 3,597억 원) 증발 전망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의 강도가 심해지면서 태국의 관광 산업이 더디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터키 질병관리국의 발표에 따르면 2022년 2월부터 태국에 입국한 해외 관광객 중 러시아인은 1만 7,599명으로 해외 관광객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2위와 3위는 독일과 영국으로, 각각 1만 3,964명과 1만 1,278명이 태국을 방문했다. 태국은 2022년 2월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PCR 검사만 확인한 뒤 입국을 허용하는 테스트앤고(Test&Go) 제도를 시행한 이후로 태국 국경을 개방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제재의 강도가 심해지고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가 폭락하면서 러시아인들의 관광 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태국 재무부는 2022년에 45만 명의 러시아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번 제재의 여파로 러시아 관광객이 태국을 방문하지 못할 경우 최소 359억 태국 바트(한화 약 1조 3,063억 원) 상당의 관광 수익이 증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유럽 지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이 우크라이나 영공을 우회해야 하기 때문에 유럽 관광객도 태국을 방문할 유인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 관광, 수출 분야 전반적인 영향 받을 것으로 보여 2022년도 경제 성장률 전망 3.0~4.5%에서 2.5~4.5%로 소폭 하향 조정
2022년 3월 2일 태국 상공금융 공동상임위원회(Joint Standing Committee on Commerce, Industry and Banking)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4.5%에서 2.5~4.5%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인플레이션, 수출, 관광 산업에 영향을 미치며, 경제 회복 속도를 늦출 것으로 예상된다. 상공금융 공동상임위원회는 태국의 2022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5~2.5%에서 2~3%로 상향하였으며, 2022년 수출액 상승률 전망치는 3~5%로 유지하였다. 한편 주린 락사나위싯(Jurin Laksanawisit) 태국 상무부 장관은 2022년 물가 상승률을 0.7~2.4%로, 수출액 상승률을 3~4%로 예상한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수판트 몽콜수스리(Supant Mongkolsuthree) 상공금융 공동상임위원회 위원장은 2022년 러시아인 관광객 수가 기존 예상치 50~60만 명에서 절반가량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태국에 들어온 해외 관광객은 500~600만 명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이는 태국과 사우디 아라비아의 외교관계가 복원되면서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입국하는 해외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1989년 블루다이아몬드 도난 사건이 일어난 이후로 태국 주재 대사를 소환하고 자국 내 태국인 입국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하였으나, 2022년 1월에 태국과 외교관계를 다시 정상화하기로 결정하였다.

베트남 수산물 수출업계 타격
베트남 증시, 하락과 반등 반복

러시아 · 우크라이나 대상 베트남 수산물 수출업계 타격 불가피
베트남 수산물 수출업계는 이번 러시아 제재로 인해 단기적으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쯔엉 딘 호에(Truong Dinh Hoe) 베트남 수산물 수출 및 생산자 협회(VASEP, Vietnam Association of Seafood Exporters and Producers) 사무총장은 베트남 수산물 수출기업들이 SWIFT(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 제재로 대금 결제가 어려워지면서 러시아로 수산물 운송을 중단하고 운송 중인 수산물을 베트남으로 돌려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 산업통상부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수출하는 자국 기업들에게 경보를 내리며, SWIFT 제재로 통관 및 결제 지연이 교역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베트남 수산물 수출업계가 입는 직접적인 타격은 장기적으로 크지 않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2021년 베트남-러시아 간 교역량은 전년 대비 26% 상승한 71억 달러(한화 약 8조 7,085억 원)를 기록하였으나, 이는 베트남의 수출입액의 1% 미만을 차지한다. 베트남-우크라이나 간 교역량도 역시 7억 2,000만 달러(한화 약 8,831억 원) 수준으로 전체 수출입액과 비교할 경우 매우 작은 수치이다.

한편 러시아산 석유 및 가스 수출 제재로 국제 석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베트남 수출업계는 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 가격과 함께 해운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출업체가 벌어들일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최대의 민간은행 아시아 상업은행(Asia Commercial Bank)은 이번 석유 가격 상승이 베트남 경제 회복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예상치 못한 리스크로 변동성이 큰 베트남 증시, 하락과 반등 반복
베트남 주식 시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호치민 증권거래소(Ho Chi Minh City Stock Exchange)의 종합주식지수(VN 지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인 2월 23일에 1,512.3p로 장을 마감하였으나 다음 날 2월 24일에 1.15% 하락한 1,494.85p로 장을 마감하였다. VN 지수는 3월 14일에 1,446.25p로 최저점을 찍기까지 계속 하락해왔으나, 이후 다시 반등하여 3월 25일에 1,498.50p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하였다. 응구옌 트리 히에오(Nguyen Tri Hieu) 안빈상업합동주식은행(An Binh Commercial Joint Stock Bank) 이사는 2020~2021년 베트남 주식 시장이 과열되어 있어 거품이 있다고 지적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베트남 주식 시장이 상황이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발언하였다.

인도네시아, 우크라이나 사태에 밀 수입과 에너지 안보 위기
해결 방안 모색 중

인도네시아 에너지 중 석유 비중 2021년 31%, 2025년까지 25%로 감소 목표, 세계 유가 치솟으며 영향 피해가기 어려워져
인도네시아는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석유 가격 상승으로 재정상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는 2015년 국가 에너지 계획(National Energy Plan)을 발표하여 자국의 에너지원 중 석유의 비중을 2025년까지 25%로, 2050년까지 20%로 줄일 것이라고 목표한 바 있다. 그러나 2021년 석유는 인도네시아 에너지원 중 가장 많은 비중(31%)을 차지하고 있어, 석유 가격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석유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는 연료 보조금을 인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0년부터 일반 시민이 연료 비용, 액화석유가스(LPG), 전기 비용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보조금 정책을 계속 시행해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는 2020년에 총 110조 5,000억 인도네시아 루피아(한화 약 9조 4,335억 원)를 보조금 예산으로 지출하였으며, 2021년에 총 131조 5,000억 인도네시아 루피아(한화 약 11조 2,263억 원)의 보조금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정부는 신수도 개발 사업을 비롯해 막대한 기반 시설 예산을 투입하고 있어 보조금을 위해 추가 재정을 편성하기 쉽지 않다. 또한 석유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전기차 기반 시설과 가정용 가스망도 보급률이 낮아, 연료비 인상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상황이다.

밀가루 주요 수입국인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장기화할 경우, 인도네시아 식음료 산업 전반에 영향줄 것
인도네시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밀을 수입하기 어려워지면서, 인도네시아의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는 2020년에 밀을 1,038만 톤 수입하였으며, 이 중 우크라이나에서 7억 757만 달러(한화 약 951억 원) 상당의 밀 296만 톤을 수입하였다. 인도네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많은 밀을 수입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의 또 다른 주요 밀 수입국으로는 아르헨티나(263만 톤)와 캐나다(233만 톤)가 있다. 인도네시아는 밀을 주식으로 삼고 있지 않으나, 인스턴트 면, 빵, 튀김, 과자 등의 소비로 인해 밀을 주식으로 하는 이집트와 터키보다 더 많은 양의 밀을 수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브히마 유드히스티라(Bhima Yudhistira) 인도네시아 경제법률연구센터(Centre of Economic and Law Studies) 소장은 밀과 석유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추가적인 국가 경제 회복 기금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한편 인도네시아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 주요 무역 상대국이 아니기 때문에 팜유(Crude Palm Oil) 수출 다각화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산업통상부는 국내 식용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3월 10일부터 6개월 간 팜유 수출의 30%를 국내에 공급하도록 하는 수출 규제를 시행 중이다. 이 규제에 불구하고 식용유 가격이 1만 4,000 인도네시아 루피아(한화 약 1,200원)로 높게 형성되어 있어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필요성 논의 중
인도네시아의 에너지 전문 독립 연구기관 푸르노모 유스기안토로 센터(Purnomo Yusgiantoro Center)는 외교분야 전문 잡지 더 디플로매트(The Diplomat)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가 에너지 계획의 이행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푸르노모 유스기안토로 센터 연구진들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재정 및 비(非) 재정 유인책을 통해 전기차가 전통적인 자동차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게 하고 전기차 기반 시설을 구축하도록 나서서 전기차 생태계 발전을 앞당겨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외에도 연구자들은 인도네시아가 탄소세 확대, 천연가스 및 청정 석탄 기술 발전, 석탄 가스화를 통한 디메틸에티르(Dimethyl Ether) 합성연료로 디젤 연료 대체, 탄소 포집 저장 기술 등을 통해 청정 에너지로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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