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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한국-파라과이 경제교류의 현황과 잠재력

파라과이 Karina Caceres Ortega Peoples' Friendship University of Russia Researcher 2022/04/19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한국-파라과이 양자교류의 배경
1962년 6월 15일에 파라과이와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바탕으로 수출품목을 늘리면서 세계 경제와 더욱 높은 수준으로 융화되고 있으며, 태평양을 사이에 둔 중남미와의 경제교류를 강화하는 데에도 노력하고 있다. 2019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대(對)중남미 수출액 중 멕시코가 42%, 브라질이 16%를 차지하는 등 이 두 나라가 중남미지역에서 한국의 핵심적인 무역파트너이지만, 한국은 태평양동맹(Pacific Alliance)이나 메르코수르(MERCOSUR, 남미공동시장) 등의 협의체를 통해 다른 국가들과의 교류도 확대해 나가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경제성장 및 발전에 있어 풍부한 경험을 지닌 한국 정부는 파라과이와의 정치·외교·경제적 연계 강화를 위한 국가협력전략(Country Partnership Strategy)1)을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총 9년간 파라과이의 보건의료체계 개선, 인프라 개발, 디지털 불평등 해소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고성장을 경험한 바 있는 한국이 파라과이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국가적 개발정책의 시행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2021).

국제시장에서 자국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산업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파라과이의 입장에서 한국은 지금까지의 약점을 극복하고 포용성과 지속가능성을 지닌 개발을 수행하는 과정에서의 매우 중요한 전략적 동반자라 할 수 있다. 파라과이는 기업활동 및 투자분야 제반환경이 남미국가 중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으며, 풍부한 천연자원, 적은 세금부담, 거시경제적 안정성, 견실한 인구구조 등은 한국의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파라과이만의 특장점이다.

파라과이의 대외투자 유치현황 및 투자환경
비록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중남미 보건의료체계가 위기를 맞고 역내 투자액이 40%가량 줄어들었지만, 파라과이는 2020년 기준 해외투자 유치액이 2019년에 비해 오히려 증가한 단 5개의 중남미국가 중 하나이다. 파라과이의 2020년 투자유치액은 5억 6,800만 달러(약 7,000억 원)로 2019년에 비해 4,600만 달러(한화 약 560억 원)가량이 증가했는데, 여기에는 스웨덴의 기린더스 인베스트먼츠(Girindus Investments)에서 발표한 32억 달러(한화 약3.9조 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사업이 진척을 보인 덕이 컸다(ECLA, 2021). 파라과이 중앙은행(Central Bank of Paraguay)의 통계부서에 의하면 통신, 금융중개, 일반금속, 육류생산 분야에서 해외로부터의 순투자액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도 고무적이다. 파라과이에 투자하고 있는 국가의 수는 최근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며, 투자자들의 국적 비중을 살펴보면 스페인, 미국, 네덜란드, 브라질의 순서로 높다(BCP, 2021).

또한 파라과이 정부는 국가적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무역증대 및 수출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기업활동 및 투자유치에 유리한 국내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파라과이가 투자유치 분야에서 많은 강점을 보이는 이유로는 (1) 투자자에 폭넓은 혜택을 제공하는 법령체계 강화, (2) 조세구조 및 조세행정 개선, 특정 부문에 대한 대출혜택 제공, 수출자유구역에 대한 특례, 원자재기업 및 관세면제기업에 대한 지원 등을 포함한 무역·재정정책 개혁, (3) 차량생산 및 조립업, 차량부품업 등에 조세혜택 제공 등 국가 자동차산업 정책(National Automotive Policy)을 비롯한 제조산업 대상 조세유인제도2) 등의 노력을 들 수 있다(REDIEX- MIC, 2019).

한국-파라과이간 경제교류 현황
2020년을 기준으로 파라과이의 대(對)한국 무역수지는 1억 2,710만 달러(한화 약 1,56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파라과이가 한국에 수출하는 품목은 대부분 농산품과 폐기물 원료로, 이전 1990년대와 2000년대에는 면, 목재, 가죽 등도 주요 수출품이었다. 파라과이 중앙은행측 자료에 의하면 2019년과 2020년도를 합한 파라과이의 대(對)한국 수출액 1억 900만 달러(한화 약 1,340억 원) 중 옥수수가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데, 2019년의 옥수수 수출액은 약 8,270만 달러(한화 약 1,010억 원)로 전체 수출액의 98% 수준이었고, 2020년의 수출액은 약 2,150만 달러(한화 약 260억 원)로 전체의 86.5%를 차지했다. 이외에 수출액 비중이 높은 품목은 알루미늄 및 구리 폐기물과 재활용품, 그리고 담뱃잎 및 관련 부산물이다. 반대로 한국이 파라과이에 주로 수출하는 품목은 승용/화물용 자동차, 전기회로 절단/연결기기, 알루미늄 시트와 스트립, 담배제품, 설탕류 등이다(Ministerio de Hacienda, 2021)3).

한국은 파라과이뿐만 아니라 중남미 국가 대부분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이들 무역관계는 대체로 기초재(Primary goods)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중남미 국가들이 강세를 보이는 천연자원 기반 1차 생산물을 한국이 구입해 고급기술이 요구되는 제조품들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Estrada Lopez & Landa Diaz 2012). 하지만 향후 장기적으로는 중남미 국가들이 큰 잠재력을 가진 농업, 수자원, 생물다양성 자원 등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 수출하는 다양한 식품의 수요를 늘려 무역관계가 보다 다변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FAO, 2017).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지금까지 빠른 경제성장과 발전을 이룩해냈고 팬데믹으로 인한 피해도 비교적으로 잘 극복해내고 있기에 여타 저개발국을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가지고 있고, 특히 한국은 자본투입과 혁신기술지원을 중심으로 남미 각국과의 교류를 확대하는 중이다. 한국 기획재정부가 제공하는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중남미국가 보건의료체계 지원을 위해 5,300만 달러(한화 약 650억 원)가량을 투자하고 있고, 경제개발 및 팬데믹 대응 의료체계 강화를 위해 미주개발은행(IDB, Inter-American Development Bank)과 공동사업을 추진해 파라과이에 5,000만 달러(한화 약 613억 원)를 지원했으며, 우루과이 및 기타 중미지역에도 300만 달러(한화 약 37억 원)를 제공했다(The Korea Herald, 2021). 이밖에 한국이 참여하고 있는 파라과이 인프라 사업의 사례로는 공립병원 개선사업, 고속도로 정비사업, 그리고 4억 달러(한화 약 4,900억 원) 규모의 체르카니아 아순시온-이파카라이(Cercanía Asunción -‐ Ypacaraí) 철도선사업을 들 수 있다.

또한 파라과이에 거주하는 한인들도 한국 고유의 문화를 전파함과 동시에 특유의 근면성을 바탕으로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중이다. 현재 파라과이 계란 소비량의 30%가량을 한인 농가에서 공급하고 있으며, 지명도 높은 한국계 브랜드인 뉴트리후에보스(NutriHuevos)4)는 계란생산기술 분야의 선두주자이다. 이밖에 의류, 학용품, 식음료, 종이 및 플라스틱 제조업계에서도 한인 공동체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한국계 기업의 구체적 성공사례 중 하나는 직물류 제조기업인 킴스타월(Kim’s Towel)로, 양국 기업가들의 합작으로 설립된 이 기업은 이전까지 파라과이 국내 수건 수요가 전부 수입으로 충당되고 있던 상황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고 생산설비를 지어 파라과이산 원자재와 현지인력을 통해 국내시장에 수건을 공급하고 있다.

한국-메르코수르간 FTA 협상
파라과이는 아순시온 조약(Treaty of Asunción)을 통해 남미 인구의 70%, 지역 전체 GDP의 68%를 차지하는 메르코수르의 창립회원국으로 가입했다(Agencia de Noticias YONHAP, 2021). 한국은 남미시장 진출을 위해 메르코수르(회원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나 태평양연합(회원국: 페루,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등 역내 협의체와의 교류를 강화하는 중이고, 2005년에는 한국-메르코수르간 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에 대한 타당성 조사가 처음으로 실시되었다. 이어 2018년부터는 FTA 체결을 위한 회담이 본격적으로 개시되었고, 2021년 6월과 8월에는 상기 FTA 관련 제6/7차 회담이 차례로 개최되었다. 한국과 메르코수르는 앞으로 상품, 서비스, 정부구매, 지식재산권, 전자상거래, 해외투자, 지속가능한 개발과 경쟁 등의 세부분야에서 합의에 이르기 위한 협상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한국과 파라과이간 무역액은 연간 2억 달러(한화 약 2,500억 원) 수준이기에 아직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양국 정부는 한국-메르코수르 FTA가 성사될 경우 한-칠레 FTA의 선례에서와 같이 상호무역 및 투자액이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Embassy of the Republic of Korea in Paraguay, 2019).

메르코수르 회원국의 입장에서 FTA를 통한 한국과의 경제적 연계 강화는 기존의 농산품과 기타 유망상품의 신규시장 진출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아시아권으로부터의 투자를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아태지역의 경제강국으로 부상한 한국은 현재 52개 이상의 나라와 자유무역관계를 맺고 있기에 중남미 국가들에 특히 매력적인 협력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

중남미의 한국식 무역모델 도입방안
한국과 메르코수르 회원국간 교역에 존재하는 물리적 도전요소로는 지리적 거리로 인해 물류비용이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전자상거래가 이전보다 크게 활성화된 상황에서 한국이 강점을 지닌 디지털 과학기술분야를 바탕으로 파라과이를 비롯한 중남미에도 최신 거래기법을 도입할 수 있다면 이 문제를 일부나마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정부는 2019년 10월에 한국식 디지털 무역체계를 서로 다른 시장과 중점분야를 지닌 여타 국가들로도 수출하기 위한 디지털 무역인프라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 담긴 한국식 모델의 골자는 중소기업들의 세계화와 디지털화를 지원함으로써 민간부문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새로운 수출 활로를 모색하는 과정을 지원하는 것이다(Lee, J. 2021). 만약 한국의 중소기업 지원전략을 파라과이 등 중남미에도 성공적으로 도입할 수 있다면 국가간 거래에 소요되는 시간과 행정비용을 절감하고 기업들이 지출해야 하는 물류비용을 최소화하여 궁극적으로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경제교류 규모도 이전보다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
한국과 파라과이는 국가간 친선, 민주주의, 협력 등의 기본가치를 바탕으로 오랜 기간동안 우호적인 상호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특히 보건의료, 교통, 지역개발, 정보통신기술 등 전략적 분야에서의 대규모 협력사업이 신뢰를 제고하고 양자관계를 개선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은 양국간 관계가 상호협력을 통해 크게 진전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남미를 대상으로 한 한국의 대외협력정책은 전통적으로 경제협력을 강조해왔고, 최근에는 그 핵심 대상분야를 보건의료, 기후변화, 교육, 인적자원개발, 디지털화 등 다양한 차원으로 확대해가는 중이다(Donor Track, 2021).

파라과이의 ‘2013-2030 국가개발계획(National Development Plan)’에 의하면 한국 정부가 국가협력전략에 따라 파라과이에 투자하는 자금은 민주주의 체제 하에서의 투명성, 개방성,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지식경제에 기반한 경쟁력을 높이며, 남미지역의 사회적 발전을 돕는 데 유용하게 쓰일 예정이다. 또한 한국은 직접적 투자뿐만 아니라 혁신기술분야의 선도국으로서 모범적인 선례를 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간접적 측면에서도 중남미 국가들에 도움을 줄 수 있다("South Korea, Singapore lead world in innovation; US drops out of top 10", 2021). 만약 파라과이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들의 정부와 시민사회, 민간기업들이 한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정책 및 기업경영의 성공사례를 재현할 수 있다면 새로운 경제적 활로를 찾음에 더해 태평양 건너 한국과의 경제교류를 지금보다 더욱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각주
1) Estrategia de Alianza País de la República de Corea con la República del Paraguay 2016-2020.
2) 이외에도 투자유인에 관한 법률 제60/90호(Law No. 60/90), 제조공장법(Assembly Plant Law) 등의 사례가 존재한다.
3) Ministry of Finance 
4) https://nutrihuevos.com.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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