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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쿠데타 이후 미얀마 현황과 전망

미얀마 박현용 덕성여자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 2022/06/02

2021년 2월 1일, 세 번째 군부 쿠데타 
2021년 2월 1일, 미얀마에서 군사 쿠데타가 발생했다. 이는 미얀마 역사상 세 번째 군부 쿠데타로, 첫 번째 쿠데타는 1962년에 발생했다. 아웅산 장군의 동지이자 국방장관이었던 네윈(Ne Win)이 혼란한 국내 정세를 틈타 쿠데타를 일으켰고, 1988년까지 버마식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군부독재를 하였던 것이다. 이 쿠데타를 시작으로 아시아의 대표적인 부자 국가였던 미얀마는 고립 속에 쇠락의 길을 가게 되었다. 급기야 미얀마는 1988년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하고, 네윈의 장기 독재에 반대하는 국민들이 대규모로 저항(8888항쟁)하게 되자, 신군부 세력이 소마웅(Saw Maung) 장군을 중심으로 두 번째 친위 쿠데타를 일으켰고 그 과정에서 3,0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게 되었다. 

쿠데타 세력은 국가법질서회복위원회(SLORC)를 설립하고 1990년 총선거를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아웅산 수치(Aung San Suu Kyi)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National League for Democracy)이 전체 485석 가운데 392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두었다. 하지만 군부는 선거결과를 무효화하고, 정권 이양을 거부면서 장기 군부독재를 지속하였다. 군부는 2008년 헌법 개정 등을 통해 민정 이양 계획 수립하여 이행하였고, 2015년 11월 총선거에서 다시 아웅산 수치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가 선출 의석의 76.7%를 차지하여 최초의 민주정부가 수립되었다. 

미얀마는 이후 5년간 민주주의를 경험하였고, 2020년 11월 총선거에서도 상하원 664명 중 군부에 할당된 166명(25%)을 제외한 498명 중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396석을 차지하며 다시 압승을 거두었다. 하지만 2021년 2월 1일 국회 개원일이며 2기 민주정부 출범일 당일 새벽에 민 아웅 흘라잉(Min Aung Hlaing) 최고사령관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세 번째 군부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 쿠데타 원인 및 군부의 계획 
미얀마 군부는 2020년 11월 총선거가 일부 지역 및 소수민족에 대한 참정권 박탈, 금권 선거, 유권자 명부 오류로 인한 부정선거라고 주장하였다. 군부는 실제로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 부정 관련 조사요청을 했으나 선관위가 조사한 결과 적법한 선거라고 판단하였고, 재선거를 위해서 비상사태 선포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2020년 총선거 이전부터 군부의 상하원 의석 25% 자동지명권, 대통령 후보 지명권, 3개 장관(국방, 국경개발, 내부) 임명권 및 국유기업 운영권 등을 규정하고 있는 2008년 헌법을 개정하려는 아웅산 수치 정부의 움직임에 군부가 선제적으로 자신들의 권력을 보호하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헌법 개정을 위한 정족수가 양원 의석 75% 이상이므로 군부의 동의 없이는 개헌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러한 구조적인 이유보다 미얀마 실권자인 민 아웅 흘라잉 군사령관의 정년(65세)이 가까워 오면서 군통수권을 유지하고, 장기적으로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군부 세력이 중심이 된 민간정권을 수립하기 위한 시도라는 판단이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군부는 쿠데타 직후인 2021년 2월 군사령관의 ‘65세 정년 제한’ 규정을 철폐했다. 그리고 2021년 5월에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해산하였고, 8월에는 비상계엄을 2023년 8월까지 1년 6개월 연장하였다. 미얀마 군부는 친군부 정당 등록을 지원하고 있고,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를 정비하면서 2023년 8월 총선거 전까지 군부에 우호적인 선거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웅산 수치를 비롯한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의원들은 재판에서 장기 징역형을 선고받아 구속 수감되어 있어 2023년 선거에 출마할 수 없고, 정당 재설립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전 선거를 볼 때 국민 다수가 반군부 정당을 지지하겠지만 이미 군부가 확보한 25%의 의석과 친군부 정당, 소수민족 세력과의 연대, 비례대표 의석을 통해 적어도 50%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면서 군부 내부적으로 정당한 방법으로 정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되고 있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국내 상황
쿠데타에 초기인 1, 2주의 기간 동안 시민들은 갑작스런 사태에 대응하여 평화적인 시위형태의 시민불복종운동(CDM, Civil Disobedience Movement)을 전개하였다. 하지만 2월 22일 총파업을 전후로 군부가 강경 진압으로 정책을 선회하며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시민들의 저항도 적극적인 폭력 시위 형태로 변화하였다. 

강경 진압과 폭력 시위의 결과, 정치범지원협회(AAPP, Assistance Assciation Political Prisoners)의 발표에 의하면 2021년 2월 1일부터 2022년 5월 12일 군부 쿠데타로 인해서 확인된 사망자만 1,835명이고, 1만 3,672명 체포, 1,977명이 구금된 상황이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서 민주 진영은 소수민족이 참여하는 국민통합정부(NUG, National Unity Government)를 2021년 4월 구성하였고, 산하 무장조직으로 시민방위군(PDF, People's Defence Force)을 조직하고, 군부와 적대관계에 있는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연대하고 있다. 134개 이상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연방국가인 미얀마는 오랜 기간 동안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철폐와 자치권을 요구하는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군부와 교전하고 있었는데, 군부 쿠데타 이후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국민통합정부(NUG)와 연대하고, 미얀마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군부와 교전하는 내전형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수민족 무장단체 중 까친독립군(KIA, Kachin Independence Army), 카렌민족연맹(KNU, Karen National Union), 카레니국민방위군(KNDF, Karenni Nationalities Defence Force)이 군부와 교전을 하거나 시민방위군에 은신처를 제공하고 군사훈련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군부가 우세한 화력과 전투기를 동원하여 소수민족 무장단체를 공격하고 있고, 주요 도시에서 쿠데타 세력이 안정화되고 시민방위군 지원자가 감소 하면서 무장 투쟁으로 전황을 변경시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주요 도시는 군부에 의해 행정권이 안정화되었다. 일부 소수민족 자치주 국경지역에서만 산발적인 교전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군부와 소수민족 무장단체간 교전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쿠데타 이후 국제사회의 대응 
유엔(UN)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대해 2022년 2월 4일 쿠데타 실패를 위해 모든 자원을 동원하겠다고 공식 의견을 밝혔으며, 회원국들에게 미얀마에 대한 무기 수출을 금지하도록 촉구하였다. 2월 20일 UN 사무총장은 미얀마 군부의 무력사용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유엔 안보리(UNSC) 결의나 성명 채택은 불발되었다. 상대적으로 미국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집권한 조 바이든(Joe Biden) 행정부의 특성상 민주정부에 대한 지지, 아웅산 수치 등 구금인사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동시에 군부기업에 대한 특별제재, 수출제한과 자산동결 조치 등을 통해 강력한 경제적 제재를 하고 있다. 하지만 군부기업이 미국과의 무역거래가 많지 않고 해외 보유자산도 크지 않아 제재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중국은 내정문제 불간섭 원칙을 천명하면서 미얀마의 헌법과 법률의 틀 안에서 사태 해결을 희망한다고 발표하였다. 심지어 군부 쿠데타란 용어 대신 ‘정세 변화’로 지칭하면서 사실상 군부 쿠데타를 용인하고 있다. 일본은 대규모의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등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투자규모가 크기 때문에 제재에 신중한 입장이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쿠데타란 용어 대신 ‘국내 정세’로 지칭하면서 민주정치체제의 회복, 구금인사 석방, 일본인의 안전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EU와 영국은 이미 2019년 로힝야족 사태를 이유로 군부인사와 군부 기업들을 제재하고 있었다. 특혜관세(GSP)도 이미 중단한 상황이기 때문에 성명은 강경하지만 실질적인 제재 수단은 없는 상황이다.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아세안(ASEAN)은 아세안 중심주의를 표방하며 내정불간섭의 원칙을 존중하고 있다. 특히 태국과 캄보디아는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권이고, 베트남도 권위주의 정권이므로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에 대해서 사실상 적극적인 반대나 개입은 힘든 상황이다. 

한국이 그나마 가장 적극적인 입장이다. 한국은 쿠데타 직후인 2월 2일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얀마 정치 상황에 대한 깊은 우려, 총선 결과 수용, 구금 인사 석방, 평화적 문제해결 등을 요청하면서 쿠데타 세력에 대해 적극적이고 강한 메시지를 보냈다. 이렇듯 국제사회는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가치에 대한 요구는 높지만 이를 강제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없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 경제 상황
세계은행(World Bank)는 2021년 9월 미얀마 경제성장률을 –8%대로 예측하였고, 국제통화기금(IMF)은 2021년 미얀마 실질 GDP성장률을 –17.9%로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영향도 있지만 군부 쿠데타 이후 무역, 투자, 국내 경제 모두 심각한 어려움을 겪은 결과이다. 미얀마 상무부에 의하면 2021년 미얀마 무역은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하였는데, 2021년 기준 수출입 총액은 295억 달러(한화 약 37조 3,810억 원)로 전년도 367억 달러(한화 약 46조 5,056억 원)에 비해 19.6% 감소한 수치이다. 이는 2021년 쿠데타 발발 직후 시민불복종운동에 물류와 통관 관련 공무원이 참여하면서 일정기간 물류와 무역업무가 마비되어 벌어진 결과이다. 태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국경무역도 코로나19로 인해 차단되었다. 다만 현재 물류 상황은 정상화되어 2021년 4/4분기에는 2020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데타 이전 이미 상승을 시작한 미얀마 환율은 쿠데타 이후 1달러당 1,878짜트(Kyat)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쿠데타 발생 전보다 40.8%나 상승한 수치이다. 미얀마 군부 정권은 외화 유출을 억제하기 위해서 수입허가제 심사 범위를 확대하여 수입상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정치적인 불안정으로 인해 수출업체들이 대금의 100% 선결제를 요구하면서 환율은 더욱 치솟고 있다. 

외국자본의 미얀마 투자도 이미 미국과 유럽의 경제제재로 위축된 상태에서 쿠데타 이후 또 한번의 급격한 위축을 겪고 있다. 2021년 신규 투자유치 규모는 미얀마 투자위원회(MIC, Myanmar Investment Commission) 발표에 의하면 총 37억 달러(한화 약 4조 6,885억 원)로 2020년 48억 달러(한화 약 6조 824억 원)에 비해 22%나 감소한 수치였다. 이는 2010년 경제개방을 추진한 이후 최저수준이다. 

대표적으로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 업체인 이온(AEON)사는 1억 8,000만 달러의 대형 쇼핑몰 건설 프로젝트를 중단하였다. 노르웨이 통신서비스업체인 텔레노(Telenor)는 미얀마에서 사업을 철수하였고, 미얀마 가스전 개발을 진행해 온 프랑스의 토탈(Total Energies), 미국의 쉐브론(Chevron)도 합작형태로 사업을 진행 중이었으나 군부기업에 대한 제재로 투자를 중지하였다.

향후 경제 전망과 우리 기업 대응 방안  
쿠데타 발발 후 1년 3개월이 지난 지금, 미얀마 제1의 도시 양곤은 다시 출퇴근 교통체증을 겪고 있다. 시내 중심가 쇼핑센터에도 상품이 다시 진열되었고 유동인구도 쿠데타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코로나19에 의한 피해도 줄어들면서 양곤과 만달레이 등 주요 도시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다만 미얀마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외국 관광객들이 미얀마 치안 상황을 이유로 입국하지 않고 있는데, 미얀마 정부는 비자 신청 개시 · 입국 시 검사 완화 · 항공기 증편 등을 통해서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이 미얀마에 대한 투자 철수 결정을 했으나 중국과 일본은 여전히 미얀마 투자를 확대 또는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을 위해 미얀마 쨔육푸(Kyauk Phyu) 경제특구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일본도 일본국제협력기구(JICA, Japan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자금으로 진행하고 있는 양곤-딴린 교량 건설 프로젝트, 양곤-만달레이 간 철도개선 프로젝트 등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무관하게 경제적인 목적으로 장기적 투자를 속행하며 향후 미얀마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세계은행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 기금으로 진행되던 프로젝트들도 대부분 중단된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 양국 자본이 이들의 빈자리를 차지하며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미얀마 정치 상황과 별개로 미얀마 경제는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 그리고 아세안 국가들은 미얀마에 대한 영향력을 비공식적인 형태로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총선을 전후해서 어떤 형태로든 정치가 안정되면 미얀마는 이전 혼란을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서 대규모의 투자유치나 무역확대를 위한 조치를 시행할 것이다. 군부 쿠데타에도 불구하고 생산지로서, 또 투자지로서 미얀마 시장은 잠재력이 있다. 정치적 이슈로 미국과 유럽의 주요 기업들이 철수한 지금 미얀마 시장에서 경쟁구도가 변화하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장막을 걷어내고 시장관점에서 미얀마를 바라본다면 지금이 미얀마 시장을 주목할 최적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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