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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팜나무 산업: 인도네시아 재생에너지의 보고(寶庫)

인도네시아 Dimas Yunianto Putro Chonnam National University PhD Candidate 2022/07/04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인도네시아는 국가 경제에서 중요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는 팜나무 산업이 식량 안보 증대와 에너지 주권 확립에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해당 산업의 성장을 진작함으로써 여타 전방산업(Downstream)에서의 경제활동도 함께 촉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최근 팜나무 농업의 규모가 전·후방 산업 모두로 급속히 팽창하면서 각지의 200여 개 지구에서 재배 농장이 생겨났고, 팜원유(Crude Palm Oil)와 팜핵유(Palm Kernel Oil), 바이오매스 생산이 이들 지구에서 이루어지는 경제활동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다.

경유를 비롯한 전통적 연료의 원천인 석유는 결국 고갈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재생에너지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 과제라 할 수 있으며, 특히 인도네시아가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원의 사례로는 팜유 기반 바이오디젤(Biodiesel) 및 팜나무 기반 바이오에탄올(Bioethanol)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에 존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팜나무 농장은 식용과 비식용으로 유용하게 사용되는 팜유의 원천일 뿐만 아니라, 미래에 사용될 재생에너지가 대규모로 묻힌 일종의 광산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특히 바이오디젤은 2020년 한 해 동안 이산화탄소 2,248만 톤에 해당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에 기여하는 등 기후변화 방지에 큰 역할을 하는 중이고, 2021년에도 이산화탄소 2,540만 톤 상당의 추가 배출량 감축 효과를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된다. 2020년을 기준으로 인도네시아는 바이오디젤을 활용함으로써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22%가량 줄이는 성과를 거두었는데, 이 수치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에서 인도네시아가 제시한 목표와도 부합하는 것이다.

팜나무 농업은 전통적 에너지에서 탈피해 재생에너지를 지향하는 국가적 청정에너지 이행 계획을 달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산업으로,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는 수년 전부터 에너지 대체 구상을 추진해 바이오디젤에 30%의 팜유를 혼합한 연료인 B30 사용을 의무화했다. 인도네시아는 그 이전에도 2015년에는 B15 사업, 2016년에는 B20 사업을 각각 추진해 연료 수입량을 줄이고 외화 유출을 방지하는 노력을 펼친 바 있고, 이를 통해 절감한 외화 소비액은 2015년 한 해에만도 최소 56억 달러(한화 약 7조 2,000억 원)에 달했다. 한편 2020년을 기준으로 B30 연료 제조에 사용된 바이오디젤의 양은 840만 킬로리터를 기록했는데, 이를 수입 대체를 통한 외화 유출 절감액으로 환산하면 약 26억 6,000억 달러(한화 약 3조 4,000억 원)라는 계산이 나온다.

위에서 살펴보았듯 인도네시아 정부가 미래의 대체 에너지원으로 주목하는 바이오디젤은 화석연료 수입에 들어가는 외화를 절감하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온다. 바이오디젤은 장쇄지방산(Long-Chain Fatty Acid)에서 나오는 메틸에스터(Methyl Ester) 화합물을 주원료와 섞어 만든 바이오 연료로서 경유의 대체재로 사용되며, 인도네시아에서는 팜원유를 주원료로 사용한다. 그중에서 B30 연료는 경유 70%, 팜유와 지방산 메틸에스터 혼합물 30%를 섞어서 만들어지는데, 인도네시아는 대체 혼합물 비중이 5%인 B5 연료 생산을 2006년에 처음 제도화한 이래 2016년부터는 경유 및 대체 경유 공급량을 20%가량 늘린다는 목표 아래 B30의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

재생에너지 공장으로서의 팜나무 농장
팜나무 농장은 태양광 에너지를 포집해 저장하는 이른바 생물학적 공장이라고 표현해 볼 수 있는데, 이는 팜나무가 광합성 및 양분 흡수 과정을 통해 태양광 에너지를 탄소와 수소로 구성된 복잡한 화학적 결합물의 형태로 변환해 저장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 필요한 탄소는 지구 대기로부터 흡수되고, 수소는 토양에서 뿌리를 통해 들어오는 물에서 나온다. 즉, 농업용 팜나무는 다른 작물과도 같이 지구 대기권에서 탄소를 포집해 격리하는 일종의 흡수재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팜나무 농장에서 나오는 고체 및 액체 폐기물도 기존 용도에서 그치지 않고 보다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팜나무 섬유질이나 팜핵 외피는 공장 등지에서 보일러용 연료로 사용되고, 팜유를 짜내고 남은 찌꺼기(채유 과정 이전 대비 무게는 23% 정도)는 대체로 토양 건조 방지제나 비료로 쓰인다. 여기서 팜유 이외에도 팜나무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인 팜열매의 빈 껍질, 팜핵 외피, 나뭇잎의 주맥(midrib), 나무기둥, 팜유 슬러지 등은 일종의 바이오매스로서 연료용으로도 쓸 수 있는데, 인도네시아가 보유한 1,100만 헥타르 규모의 팜나무 농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매스의 양은 건조 무게를 기준으로 총 1억 8,200만 톤에 달하고, 여기에 발효 공정을 추가하면 약 2,700만 톤 규모의 바이오에탄올 및 바이오휘발유를 만들 수 있다. 이에 더해 바이오가스(Biogas) 기술을 활용하면 팜나무 농장에서 발생하는 침출수도 발전용 천연가스와 달리 생산에 쓸 수 있다.

바이오매스에 화학 및 생물학적 공정을 가해 얻는 바이오에탄올은 화석연료인 휘발유의 대체재로 쓸 수 있고, 위의 사례와 같이 작물에서 일반적으로 버려지는 부분에서 나오는 바이오매스는 2세대 바이오 연료로 지칭된다. 또한 바이오디젤이나 바이오에탄올 이외에도 메테인(Methane) 포집 기술을 이용하면 팜나무 농장 침출수를 바이오가스로 변환해 천연가스의 대체재로 활용할 수도 있다. 여기서 소개한 바이오 연료는 결국 지구상에서 고갈될 수밖에 없는 경유, 휘발유, 천연가스에 비해 재생에너지로서의 특장점을 지닌다.

팜나무 기반 바이오에탄올 생산 기술
인도네시아 과학연구소(LIPI, Indonesian Institute of Sciences)는 화석연료 대체를 지원하기 위해 2세대 바이오에탄올 생산기술을 개발해 냈는데, 이 기술을 이용하면 팜열매의 빈 껍질을 비롯한 바이오매스 폐기물을 바이오에탄올로 변환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인도네시아는 각지의 농장에서 팜열매 껍질을 대량으로 만들어내고 있기에 대규모 목질계(Lignocellulosic) 바이오에탄올 산업을 지탱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팜유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셀룰로스(Cellulose) 및 헤미셀룰로스(Hemicellulose) 폐기물을 일괄적으로 처리하는 데 있어서는 인도네시아는 바이오 정제소 개념을 활용해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한 에너지원, 화학 물질, 식량, 의약품 등을 생산할 수 있다. 일례로 팜나무의 셀룰로스 폐기물을 먼저 포도당으로 변환하고 발효 과정을 추가하면 바이오에탄올을 얻을 수 있는데, 2014년에는 여기서 더 나아가 고체형 산성 촉매를 투입하고 천연 제올라이트(Zeolite)로 탈수를 유도해 에탄올을 바이오 휘발유로 변환하는 시험도 진행된 바 있다.

LIPI의 화학연구센터(Chemical Research Center)에서는 목질계 원료를 활용해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는 시범 설비를 만들었다. 이 설비의 처리 용량은 하루에 10리터, 결과물의 순도는 99.5% 이상이다. LIPI는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시범 설비를 건조하고 관련 장비를 설치해 해마다 수차례의 바이오에탄올 생산 시험을 진행했으며, 2013년에는 여기에서 원료 1톤당 약 150리터의 바이오에탄올을 얻는 데 성공하고, 각 단계에서의 효율성도 85~99%의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 밖에도 자동차 엔진에 바이오에탄올을 연료로 투입하는 시험도 진행되었는데, 그 결과 기존 휘발유에 바이오에탄올을 25%까지 혼합해도 엔진 토크나 출력 등에서 성능 저하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의 바이오에탄올 분야 잠재력과 한국과의 협력
인도네시아의 팜나무 농장에서 나오는 바이오매스의 양은 연간 최대 1억 8,2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만약 이 모두를 에탄올 변환에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2,370만 킬로리터 수준의 바이오에탄올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팜유 추출 과정에서 나오는 연간 1억 4,700만 톤의 침출수도 41억 2,700만 입방미터의 바이오가스로 변환할 수 있다. 세계 식물성 기름 생산지 비중에서는 10%를 넘지 않지만 세계 팜유 시장 점유율은 약 55%에 달하는 팜유 최대 생산국 인도네시아는 앞으로 바이오에탄올 제조에 들어가는 세계 식물성 기름 생산량의 40%를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네시아 경제정책조정부(Coordinating Ministry for Economic Affairs)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2019년을 기준으로 인도네시아에서 팜나무 농업에 사용되는 토지의 넓이는 총 1,638만 헥타르이며, 이 중에서 개인 및 공동 경영을 비롯한 소농민 소속 농장은 672만 헥타르(41%), 대규모 국영 농장은 98만 헥타르(6%), 대규모 민영 농장은 868만 헥타르(53%)를 차지한다. 전문가 추산에 따르면 향후 2030년까지 상기 비중이 소농민 60%, 대규모 국영 4%, 대규모 민영 36%로 점차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1세대 바이오에탄올이 녹말과 당분을 함유한 식용 원료를 사용하는 데 반해 2세대 바이오에탄올은 농업이나 임업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원자재로 삼아 대표적인 화석연료인 휘발유를 대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 LIPI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2세대 바이오에탄올 생산 공장 건설에 협력하고 있으며, 여기서 KOICA는 300억 루피아(한화 약 26억 원) 상당의 재원을 확보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인도네시아는 이 재원을 바탕으로 탕에랑슬라탄(Tangelang Selatan)시 세르퐁(Serpong) 지구에 소재한 과학기술연구센터(Research Center for Science and Technology)에 바이오에탄올 공장을 건설하고 양국 전문가의 상호 방문 연구를 주선했다.

이에 더해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Ministry of Energy and Mineral Resources) 소속 연구개발청(Research and Development Agency)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은 지난 2015년부터 신·재생에너지에 중점을 둔 협력관계를 구축했으며, 2016년 5월 16일에는 서울에서 개최된 제6차 양국 실무자급 태스크포스 회의 자리에서 기존의 협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에너지가 세계에서 가장 중점적인 문제로 떠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에너지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한국과 같은 해외 주체들과의 협업도 필수적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인도네시아의 팜나무 농장은 1세대 바이오 연료에 더해 바이오매스 기반 바이오에탄올과 침출수 기반 바이오가스라는 두 종류의 2세대 바이오 연료도 만들어내고 있다. 이와 같은 에너지원 생산은 여타 상품 제조와 병행이 가능하고 지속 가능성 면에서도 강점을 지닌다. 위에서 살펴보았듯, 인도네시아에서 해마다 만들어지는 1억 8,200만 톤 상당의 건조 바이오매스를 활용하면 2,370만 킬로리터의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해낼 수 있고, 1억 4,700만 톤 상당의 폐기 침출수 또한 41억 2,700만 입방미터 상당의 바이오가스로 변환할 수 있다.

바이오디젤은 경유를, 바이오에탄올은 휘발유를, 바이오가스는 천연가스를 각각 일부 혹은 전부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라는 점에서 팜나무 농장은 재생에너지와 지속 가능 에너지로의 이행을 추진하는 인도네시아에 있어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의 중추이다. 따라서 앞으로 인도네시아는 단순히 해당 산업을 단순히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홍보와 장려 정책을 바탕으로 전략적 산업으로의 육성을 도모해 재생에너지 이행 등 에너지 주권 확립 전략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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