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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역내외 안보 이슈 집중 조명

동남아시아 일반 EMERiCs - - 2022/08/31




역내외 안보 이슈,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집중 조명
 
제55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외교장관회의 및 관련 회의 개최 
2022년 7월 29일부터 8월 5일까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제55차 아세안 외교장관회의가 개최되었다. 같은 기간 동남아시아 비핵지대위원회(Southeast Asia Nuclear Weapon Free-zone Commission) 회의, 아세안 정부간 인권위원회(ASEAN Intergovernmental Commission on Human Rights Representatives) 외교장관 간 회의, 아세안+3 외교장관 회의(ASEAN Plus Three Foreign Ministers’ Meeting), 동아시아정상회의(East Asia Summit) 외교장관회의 등 다양한 회의가 개최되었다.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외교장관들은 같은 시기에 열린 다양한 회의에서 아세안 지역을 둘러싼 국제 현안에 관한 회담을 나누었다. 또한 아세안 의장국인 캄보디아는 아세안 대화상대국에 더하여 덴마크, 그리스, 네덜란드,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파푸아뉴기니, 모로코, 동티모르, 아제르바이잔을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 초청하였다. 이 중 동티모르는 2011년에 아세안 회원 가입을 신청한 바 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에 집중하고자 하는 의장국 캄보디아의 의지에도 불구, 미얀마 사태 · 러-우크라 전쟁 · 남중국해 문제 등 역내외 안보 이슈, 주요 안건으로 상정
제55차 아세안 외교장관회의는 코로나19 이후 아세안과 주변국들의 경제 회복을 위한 협력 방안이 논의되었다. 외교장관회의를 통해 발표된 공동성명서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일본, 중국, 호주, 뉴질랜드 5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이 2022년 1월 1일 발효된 것을 환영하면서 RCEP 발효가 코로나19 이후 역내 경제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 평가하였다. 또한 공동성명서는 아세안 디지털 마스터플랜 2025(ASEAN Digital Masterplan 2025)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통한 포용적이고 탄력적이며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그간 침체되었던 경제 회복 방안 논의에 힘을 쏟고자 했던 의장국 캄보디아의 기대와 달리, 제55차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아세안 역내외 안보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캄보디아의 싱크탱크인 아시안비전연구소(Asian Vision Institute)의 쩨앙 반나리트(Chheang Vannarith)는 캄보디아가 의장국으로서 외교장관회의에서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이 집중적으로 논의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지정학적 문제가 회의 전반을 장악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치분석가 엠 소반나라(Em Sovannara)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악화된 미얀마 상황과 미얀마 군부의 민주화 활동가 4명 사형 집행 문제가 아세안에서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엠 소반나라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Ferdinand Marcos Jr.)가 필리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남중국해 문제를 강조하면서, 아세안 내에서 남중국해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도 아세안 역외의 안보 이슈도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의 주요 안건으로 떠올랐다. 호주의 로위연구소(Lowy Institute)의 수잔나 패튼(Susannah Patton) 선임연구원은 아세안 10개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세계 식량 및 에너지 가격 상승, 미국-중국 간 갈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 중국, 러시아에게 이번 외교장관회의는 자국의 입장을 밝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대만 문제도 아세안의 주요 문제로 거론되었다. 아세안 외무장관회의가 진행되는 중에 미국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Nancy Peloci)가 아시아 순방을 하면서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은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도발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만에 방문한 동안 중국은 대만해협에 전투기를 급파하였고, 미국 또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하여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과 트리폴리함 등 함정 4척을 인근 해역에 비치하여 팽팽한 갈등이 조성된 바 있다.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체류 기간 동안 중국 군용기 총 22대가 대만 해협에 접근하며 무력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세안, 평화 합의 준수하라며  미얀마 군부에 경고

미얀마, 결국 민주 인사 사형 집행… 의장국 캄보디아, 미얀마 사태 해결 위한 5개 합의안 이행에 관하여 아세안의 역할 재고할 필요성 언급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쿠데타 이후의 미얀마 상황과 함께 미얀마 군부 측의 사형 집행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2021년 2월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이후로, 아세안과 미얀마 군부는 미얀마의 평화 정착을 위해 군부와 반군부 세력의 유혈충돌을 중단하고 평화 협상을 실시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 5개 사항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미얀마 군부는 아세안의 경고를 무시하고 2022년 7월에 4명의 민주화 활동가를 처형하였다. 미얀마에서 70명 이상의 양심수가 군사법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으며, 쿠데타 이후 반 군부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약 2,14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세안은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서를 통해 미얀마 군부의 민주화 활동가 처형을 비판하면서 미얀마 군부에 5개 합의사항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였다. 훈센 총리는 5개 합의사항이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였으나, 사형 집행을 계기로 미얀마 상황이 5개 합의사항 채택 이전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발언하였다. 캄보디아 외교부 장관이자 아세안 미얀마 특사인 쁘락 소콘(Prak Sokhonn)은 미얀마를 두 차례 방문하여 미얀마 군부에 5개 합의사항을 이행하도록 설득하였으나, 이 방문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아세안의 통합이 미얀마 위기로 인해 도전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처형될 경우 아세안의 역할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하였다. 미얀마 군부의 사형집행으로 인해 아세안은 미얀마 군부 측 대표의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금지했다.

아세안 회원군 외교장관들, “평화 합의 미 이행시 다음 단계 조치”하겠다며 공동 선언문 채택
또한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서는 미얀마 군부의 5개 합의사항 이행에 진전이 없을 경우 추가적인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서에서 2022년 11월에 개최되는 아세안 정상회담은 미얀마 군부의 민 아웅 흘라잉(Min Aung Hlaing) 총사령관이 수장으로 있는 국가행정평의회(SAC, State Administration Council)가 5개 합의사항을 어느정도 이행하였는지 평가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추가적인 조치의 내용을 놓고 아세안 회원국 간의 견해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쿵 포억(Kung Phoak) 아세안 외무장관회의 대변인은 미얀마 위기가 복잡하다고 평가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더 많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면서 미얀마 군부를 아세안의 주요 회담에서 아예 배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세안 안보 위협하는 남중국해 미-중 갈등, 아세안 지도자들 우려 표명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중국, 대만 포위 실전 훈련 실시, 아세안도 긴장감 고조
한편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인해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도 대만 문제를 놓고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은 대만 일대에 실탄을 발사하는 등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여 전쟁 위기가 고조되었다.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미국 국무부 장관은 중국의 군사훈련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 훈련을 정당화할 근거가 없다고 발언하였다. 한편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중국에 대한 심각한 조롱이라고 평가하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이로 인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 참석하는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SEAN Regional Forum)은 새로운 협의문을 내놓지 못하였다.

아세안 회원국, 미-중 갈등 역내 안정 흔들까 우려…, 공동성명 통해 중국에 ‘유엔헌장 · 동남아시아우호협력조약(TAC) 원칙’ 강조 
아세안 회원국들은 미국-중국 간의 갈등이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더욱 심각해질까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세안 회원국들은 미국-중국 간의 갈등이 역내에 미칠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 피해를 우려해 왔다. 아세안은 대만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으나, 성명서를 통해 아세안 인접지역에서 일어나는 국제적 갈등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 갈등이 아세안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며 강대국 간의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아세안은 모든 당사국이 도발적인 행동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유엔 헌장(UN Charter)과 동남아시아우호협력조약(Treaty of Amity and Cooperation in Southeast Asia)에 명시된 원칙들을 준수하여 평화, 안정, 안보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하였다. 이어 아세안은 아세안 지역의 평화 안보 달성을 위해 모든 당사자 간의 평화로운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성명서를 통해 밝혔다.

아세안 역내 혼란 틈타 미얀마, 캄보디아, 베트남과 군사 협력 강화하는 러시아

훈센 캄보디아 총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식량 및 에너지 안보 위협하며 경제적 혼란 야기했다며 평화적 해결 촉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제55차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의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만이 아니라 아시아 지역의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훈센 총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식량 및 에너지 안보가 악화되었으며 경제적 혼란이 발생했다고 발언하였다. 요시마사 하야시 일본 외무대신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러시아의 침공을 중단하기 위해 단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얀마 방문한 러시아 외무부 장관,  미얀마와 유대 강화 
한편, 러시아는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 초청받지 못한 미얀마 군부를 만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2년 8월 3일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y Lavrov) 러시아 외교부 장관은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전 미얀마 수도 네피도를 방문하여 미얀마 군부 측의 우나 마웅 린(Wunna Maung Lwin)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이 회담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은 미얀마와 러시아가 수십 년간 우호관계를 맺어온 협력국이라고 강조하였다. 마리아 자카로바(Maria Zakharova)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이 회담을 통해 러시아와 미얀마가 정치, 무역, 국방, 인도주의 지원 등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 이후 국제 사회의 제재가 이어지며 고립되었으나, 러시아는 계속 미얀마 군부를 지원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에는 무기 금수 조치가 부과되었으나 러시아로부터 많은 양의 군수물자를 공급받고 있다. 알자지라(Al Jazeera)의 토니 쳉(Tony Cheng) 기자는 미얀마 군부가 전투기를 비롯한 첨단 무기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으로서 미얀마 군부에 제재를 가하자는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캄보디아와 베트남, 러시아 주최한 국제안보회의에서 러시아와 군사 협력 강조
캄보디아와 베트남 역시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이후 2022년 8월 16일 러시아에서 개최된 제10차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Moscow Conference on International Security)에 캄보디아 국방부와 베트남 국방부가 참석하여 러시아 국방부와의 군사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였다. 티반(Tea Banh) 캄보디아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 온라인 연설을 통해 지역 안보 및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테러 대응, 지뢰 제거, 군사 훈련 등 다양한 방면에서 러시아와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티반 캄보디아 국방부 장관은 2022년 11월 말에 아세안 국방장관 회의를 통해 아세안과 러시아 간의 협력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판 반장(Phan Van Giang) 베트남 국방부 장관도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 온라인 연설을 통해 아세안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 다양한 다자간 안보협력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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