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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비즈니스 인사이트] 세계 5위 면화 생산국 파키스탄 섬유의류산업

파키스탄 EMERiCs - - 2022/09/29




파키스탄 제조업 근로자의 약 40%는 섬유의류부문에 종사
 
저렴한 원재료비와 싸고 풍부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국가주요 산업으로 자리잡은 파키스탄의 섬유의류산업
파키스탄의 섬유·의류 산업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1950년대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면화는 섬유·의류 산업의 핵심 원자재인데, 2019~2020년 파키스탄의 면화 생산량은 전 세계 면화 생산량의 6%로 중국·인도·미국·브라질에 이어 세계 5위다. 또한, 파키스탄의 섬유·의류 산업은 중국·인도·방글라데시보다도 더 낮은 생산비용을 자랑한다. 이는 파키스탄 노동시장에서 주변국보다 값싼 인건비로 숙련공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제조업 근로자의 약 40%가 섬유의류 부문에 종사한다.

독일 통계정보 제공기업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파키스탄의 의류(apparel) 수출액은 70억 달러(한화 약 9조 8,646억 원)로 세계 8위를 차지했다. 파키스탄 섬유·의류 산업은 1,000만 명이나 되는 농민들로부터 원자재를 공급받아 조면(繰綿), 방적(紡績), 직조(織造), 뜨개질, 가공, 완성품 제조에 이르기까지 공급망을 완비하고 있다. 파키스탄의 의류·섬유 산업은 방글라데시와 마찬가지로 미국·유럽연합(EU)·영국 시장을 조준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이후에 파키스탄 섬유 공장들이 방글라데시·인도 공장보다 조업 재개에 앞선 덕분에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의 주문을 끌어낼 수 있었다. 또한, 파키스탄 의류·산업의 경쟁력은 전반적으로 방글라데시에 아직 밀리지만, 파키스탄의 유기농 면화(organic cotton) 부문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파키스탄의 의류·섬유 수출 규모는 2025년에 253억 달러(한화 약 35조 6,794억 원), 2030년에는 500억 달러(한화 약 70조 4,973억 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파키스탄 세계 시장에서의 의류·섬유 제품의 수출 점유율은 3%로 확대된다. 한편, 파키스탄 정부는 2027년까지 면화 생산량을 2,000만 베일(bale)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2021/22 회계연도 섬유제품 수출액 사상 최고치 기록
파키스탄의 2021/22 회계연도 섬유(textile) 수출액이 전년 대비 25.53% 증가한 193억 3,000만 달러(한화 약 27조 2,477억 원)를 기록해 사상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해당 기간 파키스탄의 섬유 산업의 수출액은 국가 수출총액의 무려 61%를 차지하며 외환 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 경제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품목별로는 니트웨어 수출액이 전년 대비 34.23% 늘어난 51억 2,000만 달러(한화 약 7조 2,165억 원)를, 기성복 수출액이 전년 대비 28.75% 증가한 39억 달러(한화 약 5조 5,9512억 원)를, 침구류 수출액이 전년 대비 18.8% 증가한 23억 9,000만 달러(한화 약 3조 4,288억 원)를 기록했다.

섬유의류산업 관련 정부 정책

2008년 신섬유정책(NTP, New Textile Policy) 
파키스탄 정부는 2008년 신섬유정책(NTP, New Textile Policy)를 내걸고 수출을 40% 늘리고 늘어나는 내수를 충족해 신규 일자리 350만 개를 창출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파키스탄 정부는 그 첫 단계로 국제시장에서 비교우위를 누리는 면화 생산량 증대에 힘쓰고 부가가치 향상 및 노동 생산력 제고에 나섰다. 또한, 파키스탄 정부는 기존 공장과 기자재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입 기자재 반입에도 적극적이었다. 5개소의 신형 기성복 공장이 들어섰고 섬유 산업을 위한 특별경제구역을 설정하고 면세 혜택을 부여할 방침도 정했다. 

2020년 섬유 산업의 국제 경쟁력 증진을 위한 섬유의류정책 (TAP, Textiles and Apparel Policy)
2020년 3월 14일 임란 칸(Imran Khan) 파키스탄 전(前) 총리는 섬유 산업의 국제 경쟁력 증진을 위한 섬유·의류정책(TAP, Textile and Apparel Policy) 초안을 승인했다. TAP에 따르면 섬유·의류산업에 전기와 가스 요금을 2025년까지 각각 킬로와트(KWh)당 7.5센트(한화 112원)와 MMBTU당 6.5달러(한화 9,160원)로 고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정부는 기성복 산업에 플러그 앤드 플레이(Plug and Play) 혜택을 제공하여 특별경제구역(SEZ, Specialized Economic Zones)의 수출을 진작하기로 했다. 국제시장의 흐름이 면화에서 인조섬유(MMF, Man Made Fiber)로 빠르게 옮겨감에 따라 파키스탄 정부는 인조섬유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내놓을 방법을 강구하기로 했다. 

한편, 파키스탄 정부는 대규모 인력 훈련 프로그램을 시행하여 여성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스티칭(stitching) 가공 교육훈련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섬유 제조·수출기업들이 마케팅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사상 처음으로 이커머스 정책(E-Commerce Policy)도 구상하고 있다. 다국적 유통 플랫폼인 아마존(Amazon)은 이미 파키스탄 섬유제조·수출기업을 자사의 플랫폼에 등록하고 있다. 

2022년 2월 압둘 라작 다우드(Abdul Razak Dawood) 파키스탄 상무부 장관은 드디어 정부가 섬유·의류 정책(Textiles and Apparel Policy, 2020-25)을 최종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압둘 라작 다우드 장관은 “섬유 산업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여 수출을 증진하기 위해 섬유 수출업체에 전기·가스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하는 게 정책의 주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압둘 라작 다우드 장관은 수출 목표지역 다변화와 함께 수출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도 섬유·의류 정책이 추구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파키스탄 섬유의류산업의 과제

단순한 수출상품 구색과 적은 수출 대상국
파키스탄 섬유·의류 수출 산업의 약점으로는 적은 수출 대상국과 단순한 수출 상품구색이 지적되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은 파키스탄이 남아시아의 이웃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고 있어 미국, 유럽,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다고 꼬집는다. 파키스탄 기성복제조수출협회(PRGMEA, Pakistan Readymade Garments Manufacturers and Exporters Association)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의류·섬유 수출 대상국은 미국(28%), 영국(11%), 독일(7%), 네덜란드(7%), 중국(5%)·스페인(5%)으로 미국과 유럽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파키스탄 전국 직물공장협회(APTMA, All Pakistan Textile Mills Association)도 파키스탄 섬유 상품의 75%가 10개 국가에 수출되어 섬유 수출상품의 구색이 협소하고, 수출 대상국이 편중되어 있다는 점을 시인했다.

섬유의류산업 의존도 높은 파키스탄, 외생변수로부터 산업 보호해야
파키스탄 라호르(Lahore)의 제조업 허브인 페로즈푸르 로드 제조수출협회(Manufacturers & Exporters Ferozpur Road Association)의 셰드 에마드 라자(Syed Emad Raza) 회장은 파키스탄이 2023년에 유럽연합(EU)의 일반특혜관세제도(GSP, Generalised Scheme of Preferences) 수혜국 지위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 커다란 외생변수라고 지적했다. EU의 GSP가 종료되면 파키스탄산 상품에 부가적인 관세가 붙어 수출업자들의 비용이 12%나 증가한다. 또한, 파키스탄 정부가 돈세탁 방지에 실패하여 자금세탁방지국제기구(FATF, Financial Action Task Force)의 블랙리스트에 오를 시 국제금융기관들이 파키스탄을 오가는 자금 출처를 면밀하게 감시하게 되어 파키스탄 수출업체들의 금융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현재 파키스탄은 FATF의 그레이리스트(grey list)에 올라있는 상태이다.

정책 일관성과 품질관리로 핵심 역량 키울 필요 
파키스탄 경제개발연구소(PIDE, Pakistan Institute of Development Economics)의 아흐메드 와카르 카심(Ahmed Waqar Qasim) 연구원은 파키스탄 정부의 정책이 예측 가능하지 않고 일관적이지 않아 섬유·의류 업체에 혼선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키스탄 정부가 섬유 부문에 가스를 값싼 가격에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이를 바로 유예했던 것이 전형적인 일관성 없는 정책이다. 이렇게 되면 업계는 정부 정책 향방을 예측할 수 없어 확장·투자·기자재 조달과 같은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게 된다는 게 아흐메드 와카르 카심 연구원의 설명이다. 또한, 파키스탄의 조면(繰綿) 공정에서 쓰레기 함유율이 8~10%나 되는 부분도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됐다. 세계적으로 조면 공정에서 쓰레기 함유율은 2~3%에 불과하다. 면화의 질이 낮으면 가공비용 상승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최종상품의 질도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여 핵심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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