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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빅데이터로 보는 미국 국빈 방문한 인도 총리 대(對)중 견제라는 공통 목표 아래 밀착

인도 EMERICs - - 2023/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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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미국 국빈 방문


조 바이든 대통령, 모디 총리 특급 대우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가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2023년 6월 22일 미국의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한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환영하고 인도 총리와 회담을 나누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의 시대적 상황이 인도와 미국이 협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이에 모디 총리도 인도와 미국 간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모디 총리는 초청을 받아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미국과 인도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연설을 하기도 했다.


인도와 미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국방, 첨단기술, 무역, 기후, 우주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미국 국무부는 인도의 숙련 노동자들이 미국에 입국하거나 체류하기 쉽도록 H-1B 비자 프로그램을 간소화하는 등 인도와 미국 간의 협력 및 인적 교류를 확대하는 정책을 발표하였다. H-1B 비자는 고학력 외국인 노동자가 3년 간 미국에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비자로, 2022년 기준 H-1B 비자 보유자 중 73%가 인도 국민이다.


인도-미국 간의 무역 분쟁 합의

인도와 미국은 양국 간에 빚고 있던 무역 분쟁을 종식시키기로 결정하였다. 미국 무역대표부(United States Trade Representative)의 캐서린 타이(Katherine Tai) 대표는 인도와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무역 분쟁 6건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2018년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 10%의 수입세를 부과하였으며, 2019년 6월에 인도는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한 보복 조치로 콩류와 견과류, 진단 시약 등을 비롯한 28개 미국산 품목에 대한 수입 관세를 부과하였다. 이외에도 인도는 미국산 탄소강 철판에 대한 상계관세(Countervailing duty) 부과, 철강 및 알루미늄 수출에 관한 보복조치 등으로 인해 미국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중국 견제

美 · 인도에 공통 분모로 작용

 

미국과 인도의 ‘대(對)중 견제’ 밀착

미국과 인도가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로 대중 견제의 필요성이 꼽힌다. 2020년 히말라야 산맥 국경에서 발생한 육탄전 이후로 인도와 중국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020년 발생한 육탄전 이후 인도 중앙정부는 중국의 테크기업인 화웨이(Huawei)와 ZTE를 5G 통신망 사업에서 배제하고 틱톡(TikTok)을 비롯한 100개 이상의 중국 앱의 사용을 금지하였다. 한편, 미국은 현재 중국과 기술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중 기술 전쟁의 핵심으로 꼽히는 반도체 분야에서 수출 규제를 무기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빚게 되자 비즈니스 업계가 더 이상의 수출 규제를 자제해달라며 성명을 내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의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 국가안보보좌관은 인도 총리의 미국 방문이 중국과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으나, 군사, 기술, 경제 등에서 중국의 역할에 관한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인도 관계의 한계

한편, 중국 견제라는 공동 목표 외에는 미국과 인도 사이의 관계가 발전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국-인도 핵 협상에 참여했던 외교전문가 애슐리 텔리스(Ashley Tellis)는 미국이 인도에 막대한 투자를 하더라도, 중국이 대만을 침공했을 경우 인도가 적극적으로 미국과 같이 대만 편에 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만은 미국의 반도체 산업에 있어 핵심 협력국이다. 또한 영국 런던대학교(London University)의 동양아프리카학대학교(SOAS, 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 아비나쉬 팔리왈(Avinash Paliwal) 국제관계학 교수도 인도는 미국에게 호주, 캐나다, 영국 등 영어권 국가들과 같은 협력국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인도가 미국에 협력하는 것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고 평가하였다.


특히 인도의 인권 문제가 미국과 인도 관계가 중국 견제를 위한 협력 이상으로 발전하기 어려운 지점으로 지적된다. 나렌드라 모디가 인도 총리로 집권한 이후로 인도의 소수 종교에 대한 공격이 늘어나고 있으며 인도의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22년 미국 국무부는 국제종교자유에 관한 보고서(Report on 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를 통해 인도의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초법적 살인이 늘어나고 소수종교 집단에 대한 차별도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역대 미국 대통령은 전략적 안보 관계 구축이라는 명목으로 인도 민주주의의 퇴행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美·인도, 방위 협력 가속


무기 구입부터 공동 생산까지… 방위 협력 강화에 나선 인도와 미국

인도와 미국은 방위산업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 국영항공기제조사인 힌두스탄에어로노틱스(Hindustan Aeronautics)는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neral Electric)와 협력하여 F414 전투기 엔진을 공동 생산할 예정이다. 본래 F414 전투기 엔진 제조기술의 이전은 미국 의회의 검토 대상이지만, 미국과 인도가 중국의 군비 확대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있어 전투기 엔진의 공동 생산 및 기술 이전에 대한 협정이 체결된 것으로 지적된다. 이외에도 인도는 미국의 제너럴아토믹스(General Atomics)가 제작한 무인기 MQ-98 시가디언(SeaGuardian)을 30여대 구매할 예정이며, 미국 해군이 인도 조선소에서 함정 수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협정도 체결하였다.


미국과의 국방 협력 강화, 인도의 러시아산 무기 의존도 낮출 수 있을지 귀추 주목

인도가 미국과 국방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로 러시아산 군사장비에 대한 인도의 높은 의존도가 꼽힌다. 인도는 냉전 시기부터 당시 소련에 군사장비를 의존해왔으며, 2022년 기준으로도 러시아제 군사장비는 인도가 보유한 군사장비의 60~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냉전 이후로 인도는 여전히 러시아제 군사장비에 의존하였으나 이스라엘로부터 무기를 수입하는 등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고 군사장비 공급망을 다각화하려 노력해왔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인도의 무기 수입액 중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45%였으며 이외에는 이스라엘, 프랑스, 미국 등이 인도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이 러시아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인도의 러시아산 무기 의존도를 낮추려 노력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미국은 인도에 방위 기술을 전수할 의지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경로 의존적 특성으로 인해 인도가 러시아제 무기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인도 안보정책 전문가 라훌 바티아(Rahul Bhatia)는 외교전문잡지 더디플로매트(The Diplomat)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인도가 군사장비에서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더라도 여전히 러시아제 무기를 계속 조달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라훌 바티아는 인도가 미국과의 국방 협력을 통해 미국의 무기제조 기술을 흡수하여 자국의 방위산업 역량을 강화하여 궁극적으로는 무기 체계 자립을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반도체 불모지 인도

미국과 첨단기술 분야 협력 강화 


인도에 대한 미국 첨단 기업의 잇단 투자 약속

인도와 미국은 국방 분야만이 아니라 첨단 기술의 발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3년 6월 22일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미국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Tesla)의 일론 머스크(Elon Musk) 최고경영자(CEO)와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pplied Materials)의 개리 디커슨(Gary Dickerson) CEO 등 미국 기업 관계자들과 회담을 나누고 인도에 대한 투자를 이끌어내었다. 특히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Karnataka) 주의 벵갈루루(Bengaluru)에 4억 달러(한화 약 5,136억 원)를 투자하여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 밝혔다. 모디 총리가 미국을 방문하기 직전에 미국의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Micron)은 8억 2,500만 달러(한화 약 1조 590억 원)를 투자하여 인도 최초의 반도체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 밝힌 바 있다.


인도, 반도체 제조국 허브로서의 전망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반도체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인도를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중국 반도체 전쟁, 반도체 주요 생산국인 대만의 안보 불안 등 지정학적 불안은 반도체 공급망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2022년 8월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을 발표하여 자국 내에 반도체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를 발표하였으나,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높은 인건비로 인해 제조비용이 높아 인건비가 저렴하고 안보 위협이 적은 인도에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이 새로운 투자처로 인도를 주목하면서, 인도 중앙정부도 반도체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021년 12월 인도 중앙정부는 자국 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100억 달러(한화 약 12조 8,364억 원) 규모의 보조금 정책을 발표하였으며, 2023년 1월 13일 인도와 미국은 인공지능(AI), 반도체, 5G 등 첨단기술 분야의 협력을 위한 미국-인도 핵심신흥기술이니셔티브(United States-India initiative on Critical and Emerging Technologies)를 발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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