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중동부 유럽, 안보 환경 변화 속 협력 통한 방위 역량 확대

중동부유럽 일반 이혜빈 EC21R&C 연구원 2026/02/27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 EMERiCs 중동부유럽 ”으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1


2



동부 전선 안보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대응 환경 변화


러시아의 동부 접경 지역에서의 군사적 압박과 다양한 형태의 회색지대 도발이 이어지며 EU 동부 전선 국가들의 안보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는 드론·전투기를 통한 NATO 회원국 영공 침범, 발트해 해저 케이블 파괴, GPS 신호 교란, 사이버 공격, 허위정보 유포 등 위협을 이어가며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러한 역내 안보 환경 변화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방위비 분담 확대 요구와 NATO 집단 방위 보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유럽 내부에서는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 방위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 차원에서도 유럽안보행동(SAFE: Security Action for Europe)* 출범과 동부 접경 지역 종합 지원 전략 수립 등 제도적 뒷받침이 이어지고 있다. 각국도 독자적 방공망 구축, 역내 군사 이동 체계 정비, 국가 간 안보 협력 확대 등 자체 대응 능력을 확충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 SAFE(Security Action for Europe): 유럽연합(EU)이 2025년 출범시킨 안보 분야 저금리 대출 프로그램으로, 회원국의 국방 투자와 방산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재정 수단


전략적 여건에 따른 중동부 유럽 국가들의 대응 활동


역내 국가들은 각국의 전략적 여건에 따라 상이한 대응 경로를 선택하고 있다. 폴란드는 방공 체계 강화와 EU 재원 확보를 중심으로 방위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리투아니아는 수바우키 회랑을 축으로 군사·경제 인프라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발트 3국도 국가 간 군사 이동 체계 구축에 합의하며 지역 차원의 협력 구조를 정비하고 있다.


⑴ 폴란드, 대드론 방어망 구축·SAFE 차관 확보로 NATO 동부 방어 역량 강화


폴란드는 동부 전선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해 대드론·방공 체계 고도화와 EU 차원의 재정 수단 활용을 병행하며 방위 역량 확충에 나서고 있다. 통합형 대드론 방어망 구축과 SAFE 차관 확보를 통해 자국 방산 역량을 확충하는 동시에, 라트비아 등 인접국과의 양자 협력을 넓히며 NATO 동부 방어 체계 내 역할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 산(SAN) 안티드론 시스템 도입…통합형 대드론 방어 체계 구축

폴란드는 2026년 1월 30일 약 150억 즈워티(약 6조 387억 원) 규모의 통합형 대드론 방어 시스템인 산(SAN: System Antydronowy)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국가 차원의 대드론 방어 체계 구축에 착수했다. 산 시스템은 드론 탐지·추적·무력화를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방어 체계로, 물리적 요격과 전자적 대응 수단을 병행하는 구조다. 해당 사업은 동부 접경 지역의 방공 취약성이 부각된 이후 추진된 대응 조치로, 폴란드 정부는 이를 통해 기존 방공망과 구분되는 대드론 대응 체계를 정비하고 회색지대 위협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도날드 투스크(Donald Tusk) 폴란드 총리는 계약 체결 당시 산 시스템을 “유럽 내 선례가 없는 통합형 대드론 방어 체계”로 규정하며 사업의 상징성을 강조했다. 폴란드 방산 지주회사 폴스카 그루파 즈브로이에니오바(PGZ: Polska Grupa Zbrojeniowa), 노르웨이 콩스베르그 디펜스 앤 에어로스페이스(Kongsberg Defence & Aerospace)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수행하며, 동부 포들라시에(Podlasie) 지역 등 전략적 요충지를 중심으로 우선 배치가 예정되어 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야당인 법과정의당(PiS: Prawo i Sprawiedliwość) 소속 마리우시 브와슈차크(Mariusz Błaszczak) 전 국방부장관은 해당 계약이 외국 방산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이에 대해 폴란드 정부는 동 사업이 방위 역량 확충과 자국 방산 산업 육성을 병행하는 구조라는 점을 명시하며 폴란드 방산 생태계에 대한 파급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 SAFE 차관 440억 유로 승인…EU 재정 활용한 방위 투자 확대

2026년 2월 17일, EU 이사회는 안보행동재원(SAFE) 프로그램에 따라 폴란드에 440억 유로(약 74조 8,404억 원) 규모의 저금리 차관을 최종 승인했다. 이는 SAFE 전체 재원 1,500억 유로(약 255조 1,740억 원) 중 약 29%에 해당하는 규모로, EU 회원국 가운데 최대 배분이다. 해당 차관은 장기 저금리 대출 형태로 제공되며 폴란드는 이를 방공·대드론 체계, 국경 방어 인프라, 탄약 및 미사일 생산, 포병 전력 강화 등 방위 관련 프로젝트에 활용할 계획이다.

폴란드는 2026년 국방비를 GDP 대비 약 4.8%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으며 이는 NATO 회원국 중에서도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 이러한 방위 투자 확대 기조 속에서 폴란드 정부는 SAFE 자금의 상당 부분을 자국 방산 산업과 연계해 집행함으로써, 단기적인 방위 역량 보강과 중장기적인 방산 기반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다만, 차관 집행을 위한 폴란드 내 비준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집행 일정은 정치적 논의 결과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 폴란드-라트비아 안보 협력 강화…양자 방산·군사 협력 확대

한편, 폴란드는 라트비아와의 양자 협력을 통해 NATO 동부 전선에서의 공동 대응 역량도 확대하고 있다. 2026년 1월 21일,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Władysław Kosiniak-Kamysz)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과 안드리스 스프루즈(Andris Sprūds) 라트비아 국방부장관은 바르샤바에서 회담을 갖고 새로운 안보 협력 양해각서(MOU: Memorandum of Understanding) 체결 추진을 공식화했다.

회담에서 양측은 NATO 동부 전선에서의 공동 훈련, 합동 작전, 주둔 역량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라트비아 아다지(Ādaži)에 주둔 중인 NATO 다국적 전투단 내 폴란드 파견대의 역할 확대 가능성도 함께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라트비아는 폴란드산 피오룬(Piorun)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이를 계기로 양국 간 방산 협력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국은 앞서 대인지뢰 금지 관련 오타와 협약**에서 공동 탈퇴한 바 있다.

** 오타와 협약(Ottawa Treaty): 1997년 채택된 대인지뢰의 사용·비축·생산·이전을 전면 금지하는 국제 조약

⑵ 리투아니아, 수바우키 회랑 방어 강화…폴란드와 공동 훈련장 조성 추진

리투아니아는 러시아의 칼리닌그라드(Kaliningrad)와 벨라루스 사이에 위치한 수바우키 회랑(Suwałki Gap)***을 NATO 동부 전선의 핵심 방위 거점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유사시 발트 3국이 NATO 동맹국들과 육로로 단절될 수 있는 이 지점을 중심으로 단일 국가 차원의 방어를 넘어 국경을 횡단하는 연합 훈련·전개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수바우키 회랑(Suwałki Gap):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와 벨라루스 사이에 위치한 약 65km 폭의 지역

리투아니아는 수바우키 회랑 인근 라즈디야이(Lazdijai) 지구 캅차미에스티스(Kapčiamiestis) 지역에 여단급 군사훈련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약 1억 유로(약 1,701억 원)를 투자해 2030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기타나스 나우세다(Gitanas Nausėda)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2026년 1월 25일 바르샤바를 방문해 이 훈련장 프로젝트를 폴란드 영토까지 확장해 공동 운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국경을 넘는 공동 군사시설이라는 점에서 기존 NATO 협력 사례와 구별되는 시도로 평가되며 위기 상황에서 병력과 장비의 신속한 이동·전개를 전제로 한 실전형 방어 체계를 구축하려는 구상으로 분석된다. 

⑶ 발트 3국, '군사 이동 지역(MMA)' 창설 합의…'군사판 솅겐' 구축 본격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3국은 2026년 1월 30일 탈린(Tallinn)에서 발트 군사 이동 지역(MMA: Military Mobility Area) 창설을 위한 공동 의향서에 서명했다. 하노 페브쿠르(Hanno Pevkur) 에스토니아 국방부장관, 안드리스 스프루즈(Andris Sprūds) 라트비아 국방부장관, 로베르타스 카우나스(Robertas Kaunas) 리투아니아 국방부장관이 서명에 참여했다.

동 합의는 이른바 ‘군사판 솅겐(military Schengen)’으로 불리며, 국경 간 군사 이동을 지연시키는 행정적 장벽을 최소화하고 위기 상황에서 병력과 장비가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발트 군사 이동 지역은 육·해·공·사이버 전 영역을 포괄하며 현재 수개월이 걸리기도 하는 군사 장비의 국경 간 이동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카우나스 리투아니아 국방부장관은 “위기 상황에서는 매 순간이 결정적”이라며 행정 절차와 국경이 방어 역량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미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도 2025년 12월 17일 해당 구상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발트 3국의 합의가 NATO 동부 전선 강화를 목표로 한 유럽 전역 군사 이동 체계 구상의 실질적 선례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EU, 동부 접경 지역 종합 지원 전략 채택…방위 대응 병행

EU 집행위원회는 2026년 2월 18일 러시아·벨라루스·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EU 동부 접경 지역을 대상으로 한 종합 지원 전략을 채택했다. 핀란드, 발트 3국,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9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안보·성장·지역 강점 활용·연결성·인구 등 5개 분야를 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집행위원회는 동부 접경 지역을 EU 안보에 직접적인 전략적 중요성을 갖는 지역으로 규정하며 해당 지역의 방위 역량과 회복력 강화가 EU 전체의 안보와 장기적 안정성에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동부 접경 회원국들은 군사적 긴장 고조와 함께 사이버 공격, 핵심 인프라 교란, 국경 관리 부담 증가 등 복합적 안보 환경에 노출되어 왔으며, 국경 통제 강화에 따른 교역 위축과 인구 유출 등 구조적 압박도 누적되어 왔다. 집행위원회는 이러한 안보·경제 압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방위 역량 강화와 지역 회복력 제고를 병행하는 접근을 채택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안보행동재원(SAFE)을 중심으로 재정 지원이 집중된다. 전체 SAFE 재원 중 다수가 동부 접경 9개국에 우선 배분될 예정이며, 동부 전선 감시 체계(Eastern Flank Watch), 유럽 드론 방어 이니셔티브(European Drone Defence Initiative), 유럽 항공 방패(European Air Shield) 등 주요 방위 관련 이니셔티브가 전략에 포함됐다. 이와 함께 군사 이동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2028~2034년 다년도재정계획(MFF: Multiannual Financial Framework)을 통해 확대되고, 이주·국경 관리·내부 안보 관련 예산도 단계적으로 증액될 예정이다.

방위 역량 강화 기반 마련…이행 과제는 남아

2026년 1월을 기점으로 발트 3국과 폴란드의 안보 협력은 양자 협정, 다자 군사 이니셔티브, EU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맞물리는 중층적 구조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폴란드의 SAN 대드론 시스템 도입과 SAFE 차관 확보, 리투아니아-폴란드 간 수바우키 회랑 중심 방위 협력, 발트 3국의 MMA 창설은 NATO 동부 전선 강화라는 공통의 전략 목표 아래 연계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EU 집행위원회의 동부 접경 지역 종합 지원 전략은 이러한 흐름에 제도적 기반과 재정적 뒷받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일부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폴란드의 SAFE 차관 집행은 나브로츠키(Karol Nawrocki) 대통령의 비준 여부가 관건이며, 리투아니아-폴란드 국경 간 공동 군사훈련장 조성 방안은 양국 의회 승인과 법적 타당성 검토 등이 남아있다. 발트 MMA 역시 공동 의향서 서명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실질적인 이행 체계 구축까지는 추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의 유럽 관여 수준 변화와 러시아의 지속적인 회색지대 도발이라는 외부 변수도 지역 안보 환경에 지속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