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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말레이시아 닭고기 수출 금지 발표 후 양계 농가 반발

말레이시아 EMERiCs - - 2022/06/03

☐ 말레이 정부, 국내 닭고기 공급 및 가격 안정 우선


◦ 닭고기 수출 무기한 중단

-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Ismail Sabri Yaakob) 말레이시아 총리가 6월 1일부터 국내에서 닭고기 공급량과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닭고기 수출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말레이시아에서 닭고기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여 가격이 상승하자, “국민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닭고기 공급과 가격 인상 문제에 대응하겠다”며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이다.

- 말레이시아 정부는 국내 닭고기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닭고기 수입 허가제도 폐지하기로 하고, 닭고기 완충 재고(buffer stock)를 냉동고에 보관하겠다고 발표했다. 말레이시아 농업식품산업부의 수의검역청(Department of Veterinary Services) 자료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2020년 기준 생닭 4,900만 마리 이상과 닭고기 및 오리고기 42.3톤가량을 수출했다.

- 한편, 말레이시아 공정경쟁위원회(MyCC, Malaysia Competition Commission)는 국내 닭고기 배급 업체들이 가격 담합을 하고 있다는 정황을 파악해 수사에 착수하고, 6월 중으로 수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 값싼 표준계육 공급가 상승

- 말레이시아 정부는 2022년 2월 5일부터 표준계육(standard chicken)의 1㎏당 가격에 8.9링깃(한화 약 2,560원)으로 상한선을 설정하여 가격 통제에 나서왔다. 그리고 말레이시아 정부는 백계 사육 농가에 2월 5일부터 6월 4일까지 1kg당 0.6링깃(한화 약 170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 말레이시아 슬랑고르 주 도시인 페탈링자야(Petaling Jaya)의 아침 시장에서 상인들은 양계 농장을 출발한 표준계육인 ‘백계(white chicken)’가 시장에 도착할 때면 이미 가격이 10링깃(한화 2,869원)에 달한다고 토로한다. 따라서, 상인들은 정부가 정한 가격대로 소비자들에게 백계를 팔면 팔수록 손해라 백계 발주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상인들은 양계 농장에서 공급되는 백계 한 마리의 평균 무게가 원래는 2㎏이었는데 지금은 1.8㎏밖에 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 이에 상인들은 정부의 가격 통제 대상인 백계 대신에 토종 황색 닭 품종인 ‘아얌 깜풍(ayam kampung)’의 발주 물량을 늘리고 있다. 아얌 깜풍은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보통 1㎏당 20링깃(한화 5,738원)에 거래된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값싼 표준계육인 백계의 재고가 줄어들어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특히, 말레이시아 클랑 밸리(Klang Valley)의 시장에서는 표준계육의 도매가가 가격 상한선을 뛰어넘는 1㎏당 13링깃(한화 3,743원)으로 치솟았고, 일부 매장은 공급 물량이 바닥나면서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 양계업계는 정부 시책에 일제히 반발


◦ 지나치게 낮은 가격 상한선에 농가 반발

- 일각에서는 말레이시아 양계 농가가 정부 보조금 지급 지연에 불만을 품고 생산물 공급을 중단한 탓에 시장에서의 닭고기 품귀와 가격 상승 현상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말레이시아 축산업자 연합회(FLFAM, Federation of Livestock Farmers’ Associations of Malaysia)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 FLFAM은 수입 사료 가격의 상승과 날씨 및 가축 전염병 창궐 등을 생산과 공급에 영향을 미쳐 닭고기 산지가격 상승을 초래하는 요소로 꼽았다. 또한, FLFAM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사료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을 무시하고 말레이시아 정부가 닭고기 및 계란 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유지하려고만 고집할 경우 장기적으로 말레이시아 국내 양계 산업이 재생산을 위한 투자 여력을 상실하고 큰 피해를 겪게 된다고 경고했다. FLFAM은 특히 최근에 말레이시아 링깃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입 사료 가격의 상방 압력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익명을 요구한 말레이시아 양계 농민은 싱가포르 언론 스트레이츠타임스(The Straits Times)와의 인터뷰를 통해 “말레이시아 정부의 터무니없이 낮은 닭고기 가격 설정 때문에 코로나19 유행 이전부터도 3년 연속으로 손실을 겪어온 많은 영세 농가가 양계 사업을 접게 되었다”고 증언했다.

- 현지 싱크탱크인 카자나 연구소(Khazanah Research Institute)의 전직 회장을 역임했던 눙사리(Nungsari) 박사는 닭고기 수출 금지가 가격 상승을 제어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말레이시아 정부가 생산단가보다 더 낮은 가격 상한선을 정할 때는 가격 격차에 따른 손실을 온전하게 보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준의 보조금을 생산자에 지급하여 농민들이 양계 영농을 지속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닭고기 수출 금지에도 반발

- 5월 24일 라우 카 렝(Lau Ka Leng) 조호르주 양계농민협회(Johor Poultry Breeders Association) 사무총장은 말레이시아 정부의 닭고기 수출 금지 조치로 인하여 장기적으로 싱가포르 시장에서 말레이시아산 닭고기 점유율이 낮아지는 등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우 카 렝 사무총장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과거 계란 가격을 안정화하겠다고 이동통제명령(MCO, movement control order)을 내린 결과, 계란 수출 제한이 해제 이후에도 과거 매달 400만 개에 달했던 대(對)싱가포르 수출량이 지금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 국내에 계란 재고만 쌓여가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 태국 브로일러 계육가공수출협회(Thai Broiler Processing Exporters Association)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닭고기 수출 금지를 틈타 태국 양계 산업이 대(對)싱가포르 수출을 늘리는 등 반사 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국 양계업계는 2021년 93만 톤에 달했던 닭고기 수출량이 2022년 95만 톤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말레이시아 대형 유통업체 마이딘(Mydin)의 상무이사인 아미르 알리(Ameer Ali)는 국내에서 모종의 카르텔이 닭고기에 적용된 가격 상한선을 올리도록 말레이시아 정부를 압박할 목적으로 닭고기를 비축한 탓에 가격이 오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미르 알리 상무이사는 자사의 유통망에 공급할 닭고기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태국의 공급 업체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 말레이 정부, 시책에 따르지 않는 양계업계 비판

-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말레이시아 총리는 많은 양계 농가와 업체가 정부의 닭고기 보조금 정책에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발언하며 양계업계를 직접 겨냥하여 비판의 날을 세웠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닭고기 보조금 지급을 위해 예산 7억 2,943만 링깃(한화 약 2,100억 원)을 할당했으나, 보조금 신청액이 고작 5,000만 링깃(한화 약 143억 9,400만 원)에 불과했고 보조금을 신청한 곳도 주로 영세 농가였다는 것이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말레이시아 총리의 지적이다.

- 2022년 3월 로널드 키안디(Ronald Kiandee) 말레이시아 농업식품산업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인한 수입 사료 가격 상승 문제에 대응하기 위하여 국내에서 옥수수 재배를 장려하여 수입 사료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정책 대강을 발표한 바 있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Channel News Asia, ‘We have no choice’: Some chicken retailers in Malaysia reduce orders from suppliers amid higher cost prices, 2022.05.27.

The Straits Times, What's causing Malaysia's chicken shortage? Farmers cite higher feed costs, weakening ringgit, 2022.05.25.

The Straits Times, Thailand reaping food export windfall with protectionism rising, 2022.05.25.

The Straits Times, Malaysia to stop exporting 3.6 million chickens a month from June 1, 2022.05.24.



[관련 정보]

1. 말레이시아 양계 농가, 닭고기 수출 금지로 인한 대(對)싱가포르 수출 장기적 감소 우려 (2022.05.27)

2. 말레이시아, 6월 1일부터 닭고기 수출 중단 발표 (202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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