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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말레이시아, 외국인 노동인력 부족으로 산업 전반에 피해 가시화

말레이시아 EMERiCs - - 2022/06/24

☐ 외국인 인력 부족에 울상


◦ 외국인 노동력 부족으로 산업 생산에 차질

- 말레이시아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산업 현장 복귀가 늦어지면서 여러 경제 주체들이 막대한 피해에 직면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제조업 공장, 플랜테이션 농장, 환대 서비스 부문 등 소위 ‘3Ds(dirty, dangerous and difficult)’ 업종이라 불리면서 자국민들이 취업을 꺼리는 분야에 필요한 노동 인력을 주로 외국인 인력 수급으로 해결하고 있다. 

- 말레이시아 정부 자료에 따르면 제조업, 플랜테이션, 건설업 등에서 120만 명의 노동력이 부족하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에서 60만 명, 건설업에서 55만 명, 팜유 플랜테이션에서 12만 명, 반도체 제조에서 1만 5,000명의 노동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 말레이시아 제조업 기업들은 외국인 노동력 부족으로 인하여 해외 바이어들의 주문을 거절할 수밖에 없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 손해를 겪고 있고, 장래에 고객을 해외의 다른 기업에 빼앗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반도체 제조협회(Malaysia Semiconductor Industry Association)에 따르면, 내국인 노동자들은 현장 근무를 버티지 못하고 6개월 만에 퇴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 말레이시아 국내총생산(GDP)의 5%를 차지하는 팜유 업계는 수확을 기다리는 팜 과실 300만 톤이 부패하여 40억 달러(한화 약 5조 1,484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무장갑 제조업계도 노동력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7억 달러(한화 약 9,011억 원)에 달하는 매출 기회를 잃게 된다고 토로했다.


◦ 환대 서비스업 인력 부족 심각

- 말레이시아 호텔과 레스토랑 업계는 국경 재개방으로 방문객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으나 인력 부족으로 손님을 맞기 어렵다며 환대 서비스 산업이 처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호텔과 식·음료 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다가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일자리를 잃었던 내국인 노동자들이 음식 배달이나 승차 공유앱 기사로 전직하거나 재택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고, 새로운 직장에서의 유연한 근무 조건에 만족하여 환대 서비스업 현장으로 복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 특히, 말레이시아 호텔에서 시설 관리 부서(housekeeping department)가 인력 부족의 직격타를 맞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객실 650개를 구비한 대형 호텔인 선웨이 푸트라 호텔(Sunway Putra Hotel)의 윌프레드 여(Wilfred Yeo) 총지배인은 인력 부족으로 객실 청소에 어려움이 있고 객실 준비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객실 한 개를 준비하는 데 0.5~0.6명의 직원이 필요한 데 현재 객실당 직원 수가 0.28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 싱가포르 매체인 CNA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호텔에서 객실 준비 시간이 길어지면서 투숙객들이 정해진 체크인 시간을 넘겨 3~4시간씩 로비에서 대기해야 하는 ‘서비스 실패(service failure)’까지 속출하고 있다. 크리스티나 토(Christina Toh) 말레이시아 호텔협회(MAH, Malaysian Association of Hotels) 회장은 호텔들이 가용 객실을 줄여 잠재적 매출을 포기해서라도 서비스 실패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 고용허가 절차 개선 요구 빗발


◦ 외국인 고용허가 절차 지연

- 2022년 2월 말레이시아 정부는 그동안 말레이시아 국내 기업들의 외국인 노동자 채용을 가로막았던 코로나19 관련 방역 조치들을 해제했으나, 경제계는 정부가 외국인 고용허가 발급을 지연하면서 외국인 인력의 산업 현장 복귀가 늦어지고 있다고 항의하고 있다.

- 말레이시아 인적자원부는 2022년 4월 국내 기업들로부터 외국인 노동자 47만 5,000명의 고용 신청받았으나, 해당 기업들이 외국인 노동자 고용 규정을 이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취업 허가 신청을 대거 거부하기도 했다.

- 한편, 6월 19일 사라바난 무루간(Saravanan Murugan) 말레이시아 인적자원부 장관은 외국인 노동자 고용 원스톱 지원센터(one-stop centre for foreign workers’ approval) 업무가 내무부에서 인적자원부로 이관됐다고 밝혔다. 사라바난 장관은 입국통제 조치 해제 이후 노동인력국(JTK, Jabatan Tenaga Kerja)이 외국인 노동자 23만 명의 고용을 승인했다고 덧붙였다.

- 말레이시아 경제인연합(MEF, Malaysian Employers Federation)은 정부가 외국인 고용허가 절차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인적자원부가 외국인 노동자 고용·관리 전담 기관으로 지정되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시에드 후사인 시에드 후스만(Syed Hussain Syed Husman) MEF 총재는 “그간 여러 정부 부처들이 제각각 외국인 노동자 고용허가 절차에 관여하면서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관료행정에 낭비되었다”고 지적했다.


◦ 인권단체, 외국인 노동자 등록절차 강화에 반발

- 6월 12일 말레이시아 인적자원부는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더 높은 임금을 주는 업종을 찾아다니며 재취업을 반복하는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서 신원등록카드 제도(identification card system)를 시행하기로 한다고 발표했다. 인적자원부는 고용주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 부담금이 저렴한 농업 노동자로 등록한 후 다른 분야에 종사토록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러한 외국인 등록 제도의 악용을 방지하는 것도 신원등록카드 제도 도입 취지라고 설명했다.

- 외국인 노동자 인권단체인 뜨나가니타(Tenaganita)의 조셉 폴 말리아마우브(Joseph Paul Maliamauv)는 “외국인 노동자가 고용허가(work permit)를 받을 때 여권에 부착되는 서류상으로 종사할 업종이 이미 명기되는 만큼 신원등록카드 발급은 중복 행정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현행 제도상으로도 외국인 노동허가 스티커를 발급받는데 한 달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데, 신원등록카드 발급 절차까지 추가되면 고용 절차는 더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게 말리아마우브의 설명이다. 

- 또 다른 인권단체인 노스사우스 이니셔티브(North South Initiative)의 아드리안 페레이라(Adrian Pereira) 소장은 “국제노동기구(ILO, International Labour Organisation)도 규약 당사국 정부가 노동자에 고용주를 변경할 권리를 인정하고, 노동자를 특정 업종에 묶어두지 않고 직업 선택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권고한다”고 지적했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Free Malaysia Today, Approval for foreign workers now solely under human resources ministry, 2022.06.19.

The Straits Times, Doubts over Malaysia's proposed ID system for foreign workers amid labour shortage, 2022.06.17.

Channel News Asia, 'It’s a downward spiral': Labour crunch hampers recovery of Malaysia’s hospitality sector despite border reopening, 2022.06.15.

Reuters, Malaysia firms turn down orders as migrant labour shortage hits, 2022.06.13.

Reuters, Indonesia, Malaysia sign agreement on protection of migrant workers, 2022.04.01.

Reuters, Analysis: Malaysia's labour abuse allegations a risk to export growth model, 2021.12.22.



[관련 정보]

1. 말레이시아 기업, 외국인 노동력 부족으로 막대한 손실 발생 (2022.06.15)

2.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와 가사노동자 보호에 관한 양해각서에 서명 (2022.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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