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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베네수엘라, 화폐 개혁 후 1년...통화 가치 여전히 불안

베네수엘라 EMERiCs - - 2022/10/14

☐ 베네수엘라 중앙은행, 외환 시장 적극 개입


◦ 2022년 9월에만 3억 7,000만 달러 투입

- 베네수엘라 중앙은행(Banco Central de Venezuela)이 2022년 10월 첫째 주에 외환 시장에 9,000만 달러(한화 약 1,283억 원)를 투입했다. 이는 외환 시장에서 베네수엘라 법정통화인 볼리바르 디히탈(Bolivar Digital, 이하 볼리바르)의 미국 달러 대비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10월 첫째 주에 외환 시장에 투입한 달러 규모는 직전 주인 2022년 9월 마지막 주의 8,000만 달러(한화 약 1,140억 원)보다 1,000만 달러(한화 약 143억 원) 증가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바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볼리바르 가치 방어를 위해 2022년 9월 한 달 동안에만 총 3억 7,000만 달러(한화 약 5,273억 원)를 외환 시장에 쏟아부은 것으로 확인된다.


◦ 통화 가치 1년 만에 절반으로

- 이처럼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계속해서 외환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이유는 볼리바르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 1년 전인 2021년 10월 1일, 미국 달러와 볼리바르의 환율은 1달러당 약 41만 볼리바르였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달러:볼리바르의 환율은 1달러당 82만 볼리바르에 달한다. 다시 말해, 국제 외환 시장에서 달러 대비 볼리바르의 가치가 1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그림 1> 1달러당 볼리바르 환율 추이


출처: Xe.com



- 한편, 2021년 10월 1일은 니콜라스 마두로(Nicholas Maduro) 정부가 법정 통화를 기존 볼리바르 소베라노(Soberano)에서 볼리바르 디히탈로 바꾸면서 자릿수를 6개 줄이는 100만 대 1의 디노메이션(denomination) 화폐 개혁을 실시한 날이다. 결과적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 화폐 개혁까지 단행했지만, 새 화폐마저 빠르게 가치를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 화폐 가치 하락이 물가 문제를 한층 더 악화시켜


◦ 하이퍼인플레이션 탈출, 그러나 여전한 고인플레이션

-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발표한 월간 인플레이션 자료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2022년 8월 물가는 전월 대비 8.2% 올랐다. 이는 2022년 7월에 기록했던 7.5%보다 악화된 수치이다. 또한, 역시 2022년 8월 기준으로 베네수엘라의 12개월 누적 인플레이션은 114%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물가 상승률로는 중남미 지역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 2022년 1월 초, 수년 동안 계속되며 베네수엘라 국민을 괴롭혔던 하이퍼인플레이션에서 탈출했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베네수엘라에서 전월 대비 물가 상승률이 50%를 넘는 매우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진정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이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이 정상화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비상식적이었던 과거보다 나아졌을 뿐, 베네수엘라는 여전히 전 세계에서 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나라들 중 하나이다.


◦ 환율이 인플레이션 부담을 가중

- 베네수엘라 고인플레이션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원유 판매에 지나치게 의존한 경제 구조가 유가 변동에 큰 영향을 받으면서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 이어졌고, 최근 유가가 회복되기 전까지 장기간 경제 침체를 겪으면서 경제가 붕괴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또한, 화폐 발행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부가 체계적으로 화폐 유통량을 관리하지 못한 것도 통화 가치 하락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되었다.

- 이러한 문제에 더해, 이제는 환율이 베네수엘라의 물가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제조업이 제대로 발전하지 못한 베네수엘라는 많은 종류의 물품을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수입을 위해서는 기축 통화인 달러로 결제해야 하며, 따라서 달러 대비 볼리바르의 가치가 하락하면 수입품의 가격도 동반 상승하게 된다. 지난 1년 동안 달러 대비 볼리바르 가치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수입품 물가가 두 배 정도 올랐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 베네수엘라, 통화 가치 안정 반드시 필요


◦ 국민 70% 이상이 빈곤층

- 오랜 경제 침체와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베네수엘라 인구 대다수가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베네수엘라 사회·경제 현황을 조사하는 독립기구 HUM베네수엘라(HumVenezuela)가 2022년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약 1,970만 명에 이르는 베네수엘라 인구가 빈곤선(poverty line) 아래 위치한다. 이는 약 2,800만 명 정도인 전체 인구의 약 70%가 넘는 숫자이다.

- 이처럼 심각한 빈곤으로 인해 많은 베네수엘라 국민이 고국을 등지고 주변 국가로 이주하고 있다. 가깝게는 이웃 국가인 콜롬비아로, 멀리는 칠레나 페루까지 불법 이민을 강행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와 외교적으로 적대 관계에 있는 미국으로 향하는 베네수엘라인도 끊이지 않는 형국이다.


◦ 통화 가치 안정 없이는 경제 정상화 어려워

-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는 물가 안정과 경제 회복을 지상 과제로 삼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리고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된 국제 원자재 및 유가 상승, 그리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원유 공급 부족 현상을 베네수엘라 경제 회복의 발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실제로,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은 유가가 회복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진정되었고, 경제 회복을 자신하는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의 논조도 더욱 강해졌다.

- 하지만 오랜 기간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베네수엘라에서는 사실상 달러가 실질적인 거래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이는 베네수엘라 경제가 미국 달러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베네수엘라 경제가 정상적인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법정통화인 볼리바르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어야 한다. 

- 그러나 여전히 볼리바르는 가치 하락이 너무 큰 불안정한 통화이고, 이는 베네수엘라 경제 정상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외환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달러를 쏟아부을 수는 없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통화 가치를 안정시킬 수 있는 해법을 찾아 무너진 경제 구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앞으로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Rising dollar may stymie Venezuela's efforts to combat inflation, 2022.08.26.

Nasdaq News, Venezuela lawmakers OK tax on foreign currency transactions, 2022.02.03.

La Prensa Latina, New foreign currency tax in Venezuela hurting business, 2022.04.04.

Sunoticiero, Public workers demand a salary in accordance with the basic basket, 2022.09.05.

Merco Press, Venezuelan devaluation drives prices upwards, 2022.09.02.

NBC News, More Venezuelans are migrating again after Covid slowdown, 2022.09.01.

Reuters, Venezuela inflation accelerates to 8.2% m/m in August, 2022.09.14.

La Prensa Latina, Venezuelan currency’s value down by 50 pct. a year after restructuring, 2022.09.30.

Xe.com, USD to VEF Chart, 2022.10.09.

El Nacional, Central Bank of Venezuela injected 90 million dollars into banks, 2022.10.04.

Caracas Chronicles, 19.7 Million Venezuelans Live in Poverty, Says HUM Venezuela, 2022.10.06.



[관련 정보]

1. 베네수엘라 중앙은행, 외환 시장에 9,000만 달러 투입 (2022.10.06)

2. 베네수엘라 공공 노동자, 현실적인 임금 인상 요구 (20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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