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첸나이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황과 미래
인도 KOTRA 2020/10/28
- 첸나이는 인도 스타트업 관련 4대 생태계 중의 하나 -
- 우리 기업도 현지 스타트업 업계와의 협력 방안 생각해야 할 때 -
인도 스타트업 개황
인도는 스타트업 수와 성장세와 관련해서는 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선두권을 형성하는 중국/미국과는 커다란 격차가 있지만, 인구 13억의 초거대 시장규모, 청년층 위주의 인구구조 등 시장 잠재력을 기반으로 정부가 더욱더 적극적인 규제 완화를 추구할 경우 언제든지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유니콘 기업의 수만으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평가한다면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제3위의 스타트업 강국이다. 특히 2019년의 경우 인도에서는 10월까지 새롭게 7개 사의 유니콘 기업이 등장하는 등 최근 들어 스타트업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전 세계 스타트업 선도국 간의 비교(2019년 10월 현재)
자료: NASSCOM-Zinnov, India Startup Landscape Report (2019)
전체적인 스타트업 숫자만 놓고 보더라도 인도에서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 동안 9000여 개 스타트업이 창업됐으며 매년 12-15%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2019년 10월까지 1300여 개의 스타트업이 창업돼 그 증가율이 반짝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도 스타트업 생태계
자료: NASSCOM-Zinnov, India Startup Landscape Report (2019)
지역별 추이
현재 인도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스타트업 클러스터는 벵갈루루, 델리 수도권 지역, 뭄바이 등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국 스타트업 중에서 이 3개 지역에 소재한 비중이 60%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벵갈루루와 뉴델리는 올해 시장조사기관인 Startup Genome이 추진한 글로벌 생태계 평가에서 40개 도시 중 각각 26위와 36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인도 내 3대 스타트업 클러스터
자료: NASSCOM-Zinnov, India Startup Landscape Report (2019)
그러나 이 지역의 경제성장에 따른 부동산과 임차료 상승과 더불어 도시 과밀, 교통체증이 심화되면서 스타트 클러스터도 여타 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이다. 인도 내 대표적인 IT 업종 단체인 NASSCOM에 따르면 그다음 순서로 빠르게 성장하는 클러스터는 첸나이, 하이데라바드, 푸네 등으로 2014년 연평균 51%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암다바드, 자이푸르, 콜카타, 코치 등에서도 규모는 앞에서 서술한 지역에 비해서는 작지만 만만치 않은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트리반드룸, 칸푸르, 찬디가르, 코임바토르 등 지방 2선 도시에까지 퍼져가고 있다.
첸나이의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황과 주요 기업
남인도 중심도시 첸나이는 인도 4대 도시의 일원으로 최근 들어 스타트업계의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인도의 대표적 경제단체 CII 남인도 지부 D Thulasiraj 해외협력부장에 따르면, 첸나이는 특유의 보수적인 업계 분위기로 인해서 벵갈루루나 델리에 비해서는 스타트업의 발전이 늦어졌지만, 최근 들어 벵갈루루 지역 사무실 임차료나 임금수준의 급상승으로 인해 첸나이를 거점으로 택하는 신생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업계 관계자의 증언은 실질적인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는데, 2018년의 경우 첸나이에서 스타트업 펀딩 규모는 인도 전국적으로 4위를 차지했다. 당초에는 첸나이 출신 스타트업 기업인 역시 펀딩 차원에서 벵갈루루로 본사를 이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첸나이에 남아있는 추세이며 오히려 벵갈루루에서 첸나이로 본사를 옮기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인도 주요 스타트업 클러스터별 2018년 창업 건수 및 펀딩 수준
자료: Economic Times
2018년의 경우 첸나이에서도 처음으로 유니콘 기업이 나왔다. Freshworks사는 2010년에 첸나이에서 기업용(Enterprise Support)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발족하여 8년 만에 기업가치 15억 달러에 도달했으며, 지금은 120여 개국에 소재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Freshwors보다는 훨씬 이른 시기인 1996년에 창업했지만, 첸나이 소재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Zoho 역시 2019년 들어 유니콘 기업이 됐다. 이 같은 기업들이 나타나면서 Zinnov Forecast와 같은 시장조사 기관은 첸나이에서 향후 5년간 7개 정도의 유니콘이 배출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인도 스타트업 업계에서 첸나이의 이 같은 약진은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고, 어느 정도 환경에 뒷받침된 부분이 있다. 첸나이는 벵갈루루 등과 더불어 인도 IT 및 SW 클러스터 중에 하나로 BPM(Business Process Management) 등을 중심으로 이미 해외 기업의 역외 아웃소싱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이 같은 배경 덕분에 첸나이 스타트업 업계는 SaaS (Software as a Service)에 기반한 업체가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소비자(B2C)보다는 기업 간 거래(B2B)를 지원하는 스타트업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현지 언론 Economic Times에 따르면, 2019년 8월 현재 첸나이에 소재한 SaaS 기반 스타트업은 총 644개로 총 1만5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시장 규모 역시 10억 달러를 상회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에듀테크, 식품, 소비재 등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게다가 인도 최고의 명문으로 평가받는 인도공과대학 마드라스(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 Madras, IIT-M) 캠퍼스가 소재한 곳이기도 하다. IIT-M은 미국의 주요 명문대들을 벤치마크해 교내에 리서치파크를 설치, 산학협력은 물론 다수의 스타트업 기업들을 인큐베이트하는 한편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도 이 지역의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의 전망을 밝히는 요소 중의 하나다.
첸나이 소재 주요 스타트업
자료: Economic Times
첸나이의 스타트업 생태계의 미래
이 같은 발전상에도 불구하고, 현지 스타트업 동향에 정통한 관계 인사에 따르면 스타트업 생태계는 첸나이가 아직 벵갈루루를 따라잡기는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IIT-M 리서치 파크에도 우수한 청년들이 입주해 있고 이들이 유망한 기업을 창업해 나가고 있지만, 이들이 어느 정도 벤처기업의 틀을 갖췄을 때는 벵갈루루로 기업을 이전하는 것이 거의 정해진 패턴이라는 것이다. 벵갈루루는 스타트업 클러스터로 벤처 캐피탈사들이 많아서 투자받기에도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그는 벵갈루루에 안착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보다 저렴한 IT SW 엔지니어들이 필요할 때 첸나이로 오는 것이 아직은 보편적인 패턴이라고 이야기한다. 첸나이가 유력한 것은 IIT-M 등을 통해 창업을 꿈꾸는 청년 탤런트 풀이 풍부하다는 점이라고 평가한다.
여기에 더해 첸나이는 벵갈루루나 여타 도시와 비교해 비즈니스 환경 차원에서도 갖춰지지 않은 점이 있다. 지난 9월, 인도 중앙정부가 추진한 주별 스타트업 생태계 평가(States’ Startup Ranking 2019)에서 첸나이가 속한 타밀나두는 ‘신흥 스타트업 생태계’(Emerging Startup Ecosystem)로 평가를 받았다. 이 평가는 평가 대상 중에서 최하위에 해당한다. 마하라슈트라(뭄바이 소재), 카르나타카(벵갈루루 소재) 같은 주뿐만 아니라 경제력 면에서는 한참 처진 구자라트, 케랄라, 비하르 등에 비해서도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업계 인사나 전문가들은 경제력을 생각하면 타밀나두주는 인도 내 탑 파이브 안에는 들어줘야 정상이라고 보고 있다.
인도 중앙정부의 주별 스타트업 생태계 평가
자료: 인도 통상산업부 작성 States’ Startup Ranking 2019
이렇게 첸나이가 속한 타밀나두주가 박한 평가를 받은 가장 큰 이유는 정책적 뒷받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타밀나두주 정부는 2019년 1월에 스타트업 진흥정책을 발표했지만, 그 구체적인 액션 플랜 중에서 제대로 시행된 것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예컨대 타밀나두에서는 스타트업 진흥정책을 전담할 정부기관도 없고, 정책에서 발표한 스타트업 펀드도 조성되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해 보면 정책적인 지원이 없는 가운데에서도 유니콘 기업이 나온 것은 타밀나두와 첸나이가 가지고 있는 경제적 자산과 배경이 그만큼 풍부하다는 반증이 될 수 있다. 우리 기업 중에서도 첸나이와 타밀나두 스타트업의 발전단계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해당 기업 담당자에게 왜 벵갈루루보다 첸나이에 관심을 쏟고 있는지를 묻자, 그는 ‘첸나이는 IIT-M 리서치 파크가 있기 때문에 발생 단계의 스타트업을 물색하는 데에는 훨씬 유리하다. 벵갈루루 소재 스타트업 기업들은 이미 어느 정도의 평가를 마친 기업으로 이미 가치평가도 상당히 높게 형성돼 있다. 첸나이에서 태동하는 기업들 중에서 진정으로 가능성 있는 기업을 찾아내는 것이 비즈니스적으로는 더 이치에 맞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약간의 정책적인 뒷받침만 있어준다면 첸나이는 벵갈루루, 뉴델리, 뭄바이에 못지않은 스타트업 생태계가 될 수 있다. 보다 많은 한국기업들이 지금 단계에서 타밀나두주와 첸나이 스타트업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있다면 바로 그 점 때문일 것이다.
자료원: NASSCOM, Zinnov Forecast, States’ Startup Ranking 2019, Economic Times 등 언론보도 및 현지 관련 인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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