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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제조업이 인도 산업성장을 이끌고 있다.

인도 김응기 비티엔 대표이사 2010/02/25

상식의 허와 실


자동차 시장으로 고공 성장하는 인도에서 의외이지만 2,3차 부품을 판매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디지털 전자제품으로 넘치는 인도시장이지만 아직까지는 반도체 칩의 수요처를 찾기가 쉽지 않다. 제조공정 중간 중간에 공동화가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 제조공정은 있어도 부품 제조공장은 인도에 없기 때문이다. 년산 4-5천 만 대 노키아 휴대전화기 조립공장이 첸나이에 있지만 첸나이 주변 어디에도 부품 공장들을 찾아 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도 제조업의 공동화가 있다는 이야기는 이런 점을 두고 나온 말이다.
 

자동차 부품산업 허브를 지향하는 인도


완성차 시장으로 세계 유수 자동차 메이커들이 인도에 눈독을 들이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2,3차 자동차 부품을 판매하기엔 여의치 않았다. 대부분 완성차를 조립하기 위한 최후 공정을 보유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현황은 이제 곧 옛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완성차를 불러들인 인도 자동차 시장은 이제 부품산업을 불러들이고 또 내수에서 자라고 있기에 인도가 곧 자동차 부품산업의 중심에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니 이는 이미 인도 정부의 핵심 산업정책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

첸나이에 둥지를 튼 년산 60만 대의 현대자동차 완성공장도 1,2,3차 벤더를 통 털어 약 120여개 한국 부품기업이 포진하고 있고, 이들과 연계된 인도 부품공급업체 역시 만만치 않게 구성되어 있어 이러한 순환(循環) 고리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비단 현대자동차 인도 공장의 경우만 그런 것이 아니다.  푸네의 GM대우를 비롯한 여타 외국 완성차 공장도 부품 공급의 인도 현지화를 지향하는 현대의 모델을 따르고 있다.

이러한 동향은 인도에서 자동차 완성공장이라는 제조업뿐만 아니라 1,2,3차 부품생산이라는 기타 제조업으로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알려지다시피 자동차 산업은 모든 제조업을 동반 상승시키는 종합제조업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고무나 플라스틱 사출과 성형 그리고 금형 등 여러 분야에서 제조업 동기를 부여함에 따라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이러한 주변 제조업의 발달은 자동차 산업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기타 완제품 제조업의 여건까지 개선하는 효과가 크다. 여기에 변모하는 인도 제조업이 있다.


지난 12월 산업부문 16.8% 성장, 제조업이 이끌고 있어


2009-10년 인도 GDP 경제성장률이 7.2%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에는 산업성장 가운데에서도 제조업 성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인도 산업생산지수(IIP)로 볼 때, 광산업이 2009년에 9.5% 상승하고, 전력산업역시 5.4% 성장에 그쳤으나 제조업은 2008년에 -0.6%를 기록한 것에 반하여 2009년에는 18.5%로 반전 상승하였다. 이러한 제조업에서의 고성장이 전반적인 인도 산업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물론 광산업도 전년에 2.2% 상승한 것에 비하여 고성장 하였고 전력산업도 1.6%에 그친 전년도에 비하여 훨씬 고성장한 5.4%를 기록하였다.

연방정부 재정부처 산하의 국가경제기획위원회에 따르면 2009년 12월 산업지수에 포함된 제조업 17개 종목가운데 14개 종목에서 두 자리 숫자의 성장을 보였으며 이러한 제조업 상승추세는 경제성장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성장을 보인 것은 0.5%와 2.6%를 기록한 음료, 면직물 그리고 담배제조업 등인 반면에 기계류와 설비제조업에서는 44.6%를 기록하였고, 운송장비나 그 부품분류 산업에서는 무려 82.2%를 기록하였다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성장은 지난 15년 동안 최고치에 달하는 것이다. 이를 2009년 연중 지수상승률로 본다면 2009-10년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4월에 1.13% 성장으로 출발하여 5월 2.08% 그리고 매월 7-8% 이상 상승하여 12월에는 16.8%를 기록하는 경기회복국면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11월에 비하여서도 5%나 상승한 제조업지수 상승은 여타 경기지표를 환하게 밝히고 있어 이전에 발표된 각종 성장지수를 갈아치우게 하였다. 2009-10년 GDP예측 지수를 6%대에서 7%대로 바꾼 것이 그렇다.


큰 상처를 받지 않은 인도경제, 회복도 남달라


글로벌 경기를 강타한 금융위기가 인도 경제에는 예상보다 큰 타격을 입히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 이유에 대해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공통적인 의견은 인도 내수시장의 구매력의 존재이다. 내수시장의 풍부하고 넓게 포진된 구매력이 기업의 생산과 고용유지를 뒷받침함으로써 급격한 경기하향과 고용불안을 막아주었다는 것이다.

소용돌이치는 글로벌 경기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안정되면서 바닥에 이르지 않았던 인도경제의 회복속도는 여타 국가 보다 빠르게 상승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인도경제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다양한 인도 경제활동현상에서 이를 입증할 단서를 목격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제조 산업의 경기지표가 대표적인 것이지만 실 경제활동에서도 그 증거는 다양하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있었지만 일부에서 우려하던 것만큼의 가격폭락은 보이지 않았고 점차 강보합세 안정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대도시에 우후죽순으로 난립하듯이 만들어진 쇼핑몰은 지역과 몰의 운영특징에 따라 여전히 공실이 적지 않지만 임대료의 대폭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일반 주택과 사무실 등에서도 2년 전 임대수준과 비교하여 다소 하향추세의 조정이 이루어졌으나 폭락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며 안정적 보합세를 유지하고 일부에서는 다소의 상승국면을 보이고 있다.

수출지표도 작년대비 상승국면에 있다. 지난 1월의 대외수출은 140억 3천 4백만 달러로 작년 동기와 비교하여 11.5% 상승하였다. 인도 상공부장관실의 발표에 의하면 인도의 2010년 첫 달의 수출은 과일, 야채, 수산물, 담배 그리고 인조 섬유사의 놀라운 호조에 힘입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커피와 보석, 장신구 가공제품, 약품 그리고 플라스틱 제품에서도 상당부분 약진하였다.

경기회복의 징후는 인도 국내선 항공이용객 증가라는 비교적 객관적으로 드러난 수치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경기침체로 감소하였던 국내선 항공이용승객이 다시 늘고 있다고 한다. 2010년 1월 인도 국내선 항공기 이용승객의 숫자가 전년 동기와 대비하여 무려 23%가 늘었다. 이는 전반적인 인도산업계의 경기회복에 힘입어 항공이용객들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활발하게 운항하고 있는 8개 인도국내선을 이용한 승객 수는 1월에 414,100명으로 2009년 1월에 기록한 337,600명보다 22.7%가 증가한 것이다. 단지 1월에만 전년도에 대비하여 증가한 것은 아니고 지난 2009년 한 해 동안 지속적으로 이용객이 증가된 것이다. 이처럼 인도 국내선 항공이용객이 늘고 있는 것으로 산업계의 경기회복이 본격화된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한 결론이 아니다.

전체를 두고 조망해보는 위와 같은 일반적인 관측 외에 개별 기업의 마케팅 동향을 보아도 인도 내수경기의 회복징후는 뚜렷하다.

푸네에 조립공장을 두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인도 내 딜러십 확대를 위해서 2010년에 무려 550억 원의 자금을 투자하기로 하였다. 인도엔 이런 저런 경로로 거대한 해외자본이 추가 투여되고 그에 따른 현지고용이 창출되고 있다.

델리, 뭄바이 그리고 첸나이 등 주요 대도시 위주로 딜러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던 벤츠는 인도 내수경기가 활황을 보임에 따라 구자라트 주 내에서도 중견 도시인 수라트와 같은 지방거점으로 그 조직을 넓히기로 하였다. 이른바 대도시와 같은 1Tier에서 제2, 3 Tier로 럭셔리 자동차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벤츠는 지방도시의 소비 잠재력과 실질구매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에 2010년 중으로 고아나 인도레 등 30대 도시까지 영업망을 구축하는 데에 550억 원을 투자 할 계획이라고 한다. 경기회복에 힘입어 발 빠른 성장전략을 구사하는 기업이 인도에서 벤츠 하나 뿐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인도 제조업의 새로운 국면, 성장정책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는 없지만 인도 현대자동차의 공장 증설 계획이 내부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년산 30만대로 출발하여 지난 가동 10주년 만에 이를 60만대까지 늘린 현대자동차는 다시 새로운 증설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물론 전체 생산물량의 절반 정도를 수출하고 있지만 공장생산능력 증설계획은 인도내수시장에 대한 성장전략의 일환임을 쉽게 알 수 있다.

한국 제조기업의 對 인도 진출 유형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소개되고 있는 엘지전자 인디아법인의 경우도 공장 증설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현지 관계자가 작년 후반기에 밝혔는데 얼마 전 이를 위한 입지조사를 인도 주요 산업지구에서 실시하였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아직 발표가 미루어지고 있는 까닭은 가장 효율적인 입지조건을 갖춘 공장 부지를 확보하지 못함에 있을 것이다. 비록 실천된 계획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인도 진출 한국기업의 현지 활동에 대한 확대는 인도 토종 제조 기업에 있어서도 다를 바 없다,

최근 인도 현지 경제계에서는 IT기업부터 일반 제품제조 기업에 이르기까지 연이어 2010-11년 투자확대계획에 대한 발표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인도 IT기업인 인포시스가 기업인수를 통한 성장확대전략의 일환으로 새롭게 15,000명의 인원을 신규채용하기로 한 것이나 TCS 역시 신년 회기동안 30,000명을 늘리기로 발표한 것은 기업의 인사정책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기업의 숨고르기가 끝나고 성장을 위한 확대정책이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고용확대정책은 비단 IT산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제조업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신 회계연도 기간 기업의 신규채용계획을 조사한 자료에서 대부분의 제조 기업이 고용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응답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전반적인 기업성장정책 발표러시 가운데에 인도 제조업 역시 자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도 산업구조에서 제조업 부재라는 지금까지의 평가를 무색하게 한다. 


제조업 성장을 지속시킬 수 있는 여건


물론 제조업이 성공적으로 성장하는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껏 지적되어온 전력 부족이라는 사회간접자본시설의 열악함은 제조업의 가동률을 낮추고 비용을 증가시킴으로 성장모티브를 잠식시켰다.

비단 인프라 부족은 전력이나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에서만 지적되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에서 가장 필요로 하고 있는 숙련된 인력의 부족에도 심각함이 있다. 경제특구와 같이 전력이나 도로 등 기본 인프라 환경이 갖추어진 곳에서 막대한 자본을 들여서 공장을 건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에서 필요한 인력을 적시에 공급받을 수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늘어난 제조업 시설에 비하여 이를 가동시키기에 필요한 숙련된 노동자나 상급 기술자가 부족하기에 이들 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자리이동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점도 기업운영의 어려움으로 지적된다.

이런 현상을 타개하기 위하여 경제특구나 산업지구 등 제조업이 들어서는 지역을 중심으로 필요한 기술 인력을 공급하기 위한 교육시스템이 확충되고 일부에서는 기업과 교육기구가 제휴를 맺고 필요한 직업교육을 늘리고 있다. 고급인력 양성을 위한 엔지니어링 칼리지는 물론 각 지역에 산재되어 있는 수많은 ITI(India Technologies Institute: 인도 직업기술학교)가 현장기술 인력을 충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 교육기관은 주변의 기업들과 사전협약을 체결하여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위주로 교육을 시킴으로서 필요한 인력이 공급되도록 하는 것이다.

평균적으로는 아직도 매우 열악한 처지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도 지역별로 그리고 주 정부 산업별 지원정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인프라 개선과 기술 인력의 저변확산 등에서 인도 제조업의 환경은 날로 개선되고 있다. 인프라 환경의 개선과 인력공급의 개선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시장 확대라는 기반 성숙이 인도 제조업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제 인도 제조업의 안정적 성장기반은 경제성장을 지속시킬 수 있는 든든한 받침목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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