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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아프리카 자원개발 및 인프라 건설 진출의 핵심은 파이낸싱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서상현 포스코경영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연구위원 2012/08/21

아프리카는 최근 세계 최대 자원개발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인구증가 및 소비시장 확대 등을 바탕으로 차세대  유망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지역으로서 세계열강들이 자원 확보와 신규 시장개척을 위해 앞 다퉈 진출하고 있다.
최근 미국 힐러리 클린턴은 아프리카 7개국 순방을 통해 미국의 아프리카 진출 강화를 선언함과 동시에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에 대해서는 “외부인이 아프리카에 들어와 단물만 빼먹고 나서 떠나는 날은 이제 끝났다”며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중국은 최근 북경에서 개최한 ‘중-아프리카 협력 포럼’ 장관급 회담에 아프리카 10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인 가운데 아프리카에 대해 향후 3년간 2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또한 최근 외무상과 경단련 간의 관민 회담을 통해 내년 TICAD 회담 의제를 논의하면서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와 진출 강화를 논의하였다. 그러나 이에 비해 한국의 아프리카 시장 진출실적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며 중국이나 일본과 같은 대규모 지원도 힘든 상황이다.

 

2010년 기준 한국의 대 아프리카 수출규모는 90억 달러 수준 (총 수출의 2.3%)으로서 규모가 작고, 교역상대도 남아공, 나이지리아, 앙골라 등 소수의 국가에 편중되어 있으며, 교역 상품 역시 수출은 기계류, 수입은 원유 및 광물에 국한되어 있는 실정이다. 또한 현지 신규법인 설립 및 투자금액에 있어서도 아프리카는 '10년 기준 각각 전체의 0.6%, 1.5%를 차지, 여타 지역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의 건설업체들은 새로운 건설 신흥시장인 아프리카에 많은 주목을 하고 있다. 이미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에서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많은 수주실적을 거두고 있다. 최근(8월 10일)에는 나이지리아에서 약 2억5천만 달러(한화 약 2,800억원) 규모의 SSAGS 파이프라인 공사(Southern Swamp Associated Gas Solutions Project)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30년간 쌓아온 공사수행 노하우과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수주한 것이다.


그러나 다른 건설사들의 경우 아프리카에서의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수주는 흔하지 않다. 이는 다른 지역에 비해 아프리카 국가들은 낮은 신용등급 등으로 인해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자금의 신용담보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아프리카 54개국 중 8개국만이 BB- 이고 BBB- 국가는 4개에 불과하다. 따라서 중국과 같이 국가에서 보장하거나 일본처럼 정부 금융기관의 적극적 지원이 없는 한국으로서는 파이낸싱 확보의 어려움으로 아프리카 진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즉 기업 입장에서는 “위험과 불확실성(Risk & Uncertainty)”이 매우 높은 아프리카 사업에 대하여 정부와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 민간의 힘으로 개척하기에는 시간과 재원이 많이 소요되어 진출에 소극적인 것이 현실이다.
또한 국내 금융기관의 아프리카 사업에 대한 이해도 부족, 과도한 담보설정의 금융관행 등으로 아프리카 진출 관련 특화된 금융지원체제가 미진하여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기업이 아프리카에서 자원개발 사업권 등을 어렵게 수주하더라도 국내에서의 파이낸싱에 어려움을 겪어 결국 해외 기업에 사업권을 양도하는 사태가 종종 발생하는 것도 국내 금융기관의 아프리카 사업에 대한 인지부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 중국, 일본, 유럽국가 등 주요국의 아프리카 진출 파이낸싱 지원은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최근 중국, 인도, 아랍의 아프리카에 대한 파이낸싱 및 해외 개발 금융기관과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 최대 자원개발 국가로 등장하면서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지역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액(commitment)은 5억 달러(‘01-’03), 15 억 달러(‘04 -’05), 45억 달러(‘07)로 급증하는 추세이고 2015년까지는 500억 달러를 자원개발을 위해 투자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파이낸싱 채널은 중국 수출입은행이며 10억 달러 이상 규모의 인프라 프로젝트가 5 내지 6개이다(전력 파이낸싱 53억 달러, 철도 파이낸싱 40억 달러 등).
 

중국은 2007년 10월, 아프리카 역내 가장 큰 상업은행인 남아공의 스탠더드 뱅크(Standard Bank)의 지분 20%를 중국공상은행에서 55억 달러에 매입하였다. 공상은행의 스탠더드 뱅크 지분 인수의 주요 목적은 아프리카 파이낸싱을 원활히 지원하기 위함이다. 35여개 국가가 중국의 인프라 파이낸싱 대상국이며 이 중 70%의 투자자금이 나이지리아, 앙골라, 에티오피아, 수단 등에 투입되고 있다.

 

인도의 파이낸싱 규모는 '03-'07년 동안 연간 5억 달러이며 최근 아프리카 20개국을 대상으로 총 26억 달러의 규모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2011년 인도-아프리카 정상회담을 통해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를 증대하고 50억 달러의 무상원조를 제공하는 등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를 크게 증대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파이낸싱 경로는 인도 수출입은행이며, 대부분이 '05년 11월에 시작된 나이지리아 프로젝트에 투입되었고(ONGC Mittal의 2000MW 발전소 건설에 60억 달러 파이낸싱) 기타 주요 프로젝트로는 수단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6억 달러, 741km 오일 파이프라인 건설), 앙골라 (4천만 달러, Namibe-Matala 철도 보강 사업) 등이 있다. 최근에는 동부아프리카 지역 에너지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에 투입하고 있다.

 

아랍국,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 등 GCC 국가들은 아프리카 인프라 개발에 2001-07년간 5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 하는 등 아프리카의 통신과 건설 등에 주로 파이낸싱 하고 있다.
대부분의 파이낸싱 경로는 Islamic Development Bank, Arab Bank for Economic Development in Africa, Kuwait Fund for Arab Economic Development, OPEC Fund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Saudi Fund for Development 등이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규모는 대부분 작은 편으로 한 사업 당 약 2천여만 달러이다.

 

기타 일본의 수출입은행(JBIC) 에서는 나미비아개발은행 등과 개발금융 지원을 위한 협력 MOU를 통해 자국의 기업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의 경쟁국들이 아프리카에 대한 파이낸싱 강화를 통해 적극적인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국도 공공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역내 개발금융기관과 협력을 강화하는 중이다.
수출입은행은 아프리카개발은행과 20011-13년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2억 달러 규모의 협조융자(co-financing) MOU를 체결 하였다. 또한 수출입은행은 탄자니아, 모잠비크 등과 2억3천만 달러의 EDCF  차관공여 계약을 체결하고 우리기업의 아프리카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아프리카 수출입은행과 5천만 달러의 은행 간 수출신용 계약도 체결하였다. 또한 남아공에 현지 지사 설립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무역보험공사는 SCB(Standard Chartered Bank)와의 MOU 체결을 바탕으로 무역보험공사 보증기업이 아프리카 진출 시 SCB를 통해 대출 및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역시 우리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무역보험공사 역시 남아공에 지사를 설립하여 현지에서 우리기업의 아프리카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경우 남아공개발은행(DBSA) 및 알제리개발은행(BAD)과 MOU를 체결하여 장기적으로 해당국 진출기업에 대한 공동 파이낸싱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2012년 6월 5일 한국수출입은행은 에티오피아 재정경제개발부와 ‘술루타-게브레구라차 전력망 구축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7840만 달러 규모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아프리카에 지원한 대외경제협력기금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국내 기업이 설계와 시공을 맡아 사업을 하며, 이 지역에 거주하는 1만 명 이상의 인구가 전력공급을 추가로 받게 되고 전력공급량도 지금보다 약 2배 증가한다.
‘술루타-게브레구라차 전력망 구축’은 에티오피아 북부 신흥 산업단지로 부상하는 오로미아 지역과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에 송전선로와 변전소를 건설해 전력난을 해소하고 산업발전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을 안정화하는 사업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국내기업과 일본 기업이 컨소시엄을 형성한 프로젝트에 파이낸싱을 제공함으로써 아프리카에서의 파이낸싱 능력을 증대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2012년 4월 대우건설과 일본 미쓰이물산 컨소시엄이 수주한 모로코의 `조르프 라스파(Jorf Lasfar)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사업'에 프로젝트 파이낸스 방식으로 3억5000만 달러의 금융을 제공하였다. 이번 사업의 발주자는 모로코 전력청(O.N.E.)이며 사업주는 아부다비 국영에너지기업(TAQA)으로, 석탄화력 발전설비 2기(700㎿) 건설 및 운영이 주요 사업 내용이다.

 

UAE 아부다비 정부가 지분의 72.5%를 보유하고 있는 아부다비 국영에너지기업은 최근 중동·아프리카(MENA), 북미, 아시아 지역의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주계약자인 대우건설이 대규모 발전소에 대한 제작, 시공, 시운전에 이르는 수출계약 전 과정을 수행하고, 일본 미쓰이물산은 일본산 기자재 구매 등 역할을 담당한다. 이 사업은 우리 금융회사가 아프리카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스 방식으로 지원하는 최초의 발전 프로젝트다.
수출입은행은 입찰단계부터 대출의향서를 신속히 발급해 프랑스 알스톰(Alstom) 컨소시엄 등 세계 유수의 에너지 기업을 따돌리고 우리 기업이 수주하는데 도움을 줬다. 특히 수주 이전 단계부터 해외사업에서 축적된 금융자문 경험과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일본국제협력은행(JBIC)과 일본수출보험공사(NEXI)의 참여를 유도해 일본의 외화유동성을 활용한 재원 다변화를 이끌어냈다. 아울러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조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해외 플랜트 시장에서 `선금융 후수주' 사업의 모범답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수출입은행 미쓰이물산, 미쓰비시상사, 마루베니상사 등 일본 3개 종합상사와 해외 프로젝트 공동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고 이번 사업이 그 결실을 맺은 첫 번째 사례이며 향후 우리 기업이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수주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일본의 풍부한 자금여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경쟁국들에 비해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시행은 열악한 실정이다. 아프리카에 대한 파이낸싱이 원활하지 않은 국내에 비하여 해외의 경우 다양한 역내 및 국제 자금들이 아프리카로 집중되고 있다. 주요 산유국인 앙골라, 알제리, 리비아 등의 경우 석유수입을 바탕으로 별도의 개발자금을 조성하여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산유국의 경우에도 남아공개발은행(SADB), 케냐개발은행(DBK) 등과 같이 개발금융기관을 설립하여 개발자금을 지원 중이다. Africa Eximbank, AfDB 등 역내 개발금융기관, Worldbank Group(IFC, MIGA 포함) 등 글로벌 개발금융기관 및  Emerging Africa Infra Fund 등 민간펀드 등 다양한 해외 자금원들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수출입은행이나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의 적극적 활용과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아프리카 개발은행(AfDB)과 민간 부분의 글로벌 투자펀드, 두바이의 오일모니 등을 활용한 복합금융을 통해 아프리카진출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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