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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인터뷰) 남중국해 영토 분쟁 중재 판결 분석과 전망

필리핀 김동엽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2016/08/04

헤이그 국제상설중재재판소는 남중국해 중재 판결에서 필리핀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 중국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중재판결에 따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필리핀 외교부 장관은 판결과 관련해 냉정과 자제를 찾을 것을 요청하였다.
위와 관련하여, 부산외국어대학교 김동엽 교수에게 남중국해 영토 분쟁 중재 판결 분석과 전망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필리핀-중국 간 남중국해 영토 분쟁이 일어났던 지역의 지리적 특징은 무엇인가?
남사군도는 수많은 소도서, 사주, 환초, 암초로 이루어져 있으며, 만조 시 약 40여 개 섬만이 해수면 위에 있다. 지리적으로는 중국에서 1,500km, 필리핀에서 120km 떨어져 있으며, 막대한 양의 원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풍부한 수산자원과 함께 동아시아의 주요 해상교통로로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


Q2. 양국 간 분쟁이 발생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해 달라.
필리핀이 ‘지리적 근접성과 배타적 경제수역의 원칙’에 따라 영유권 주장하는 스커버러 섬에 대해 중국이 9단선을 근거로 영유권을 주장하며 실효적 지배에 나섬으로써 1990년대부터 크고 작은 분쟁이 지속되어 왔다. 특히 2012년 4월에 인근 해역에서 조업하던 중국어선을 필리핀 해양경비선이 나포하려 하자 순찰활동을 벌이던 중국 해양감시선이 이를 저지하면서 긴장을 고조시켰다. 비록 무력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이후 양국 국민 간의 감정싸움과 경제적 보복 등이 이어지기도 했다.


Q3. 남중국해 영토 분쟁에 대한 헤이그 중재재판소 판결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2016년 7월 12일 중재재판소의 판결에 따르면, 만조 시 해수면에 가라앉는 사구나 환초들과 인위적으로 조성한 섬들은 영토주권을 주장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쟁점이 된 스커버러 섬은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속하며, 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은 국제해상법에 위반된다고 판결했다.


Q4. 중재재판소가 이번 판결을 위해 고려했던 요소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으며, 각 요소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2013년에 필리핀은 중국의 동의 없이 중재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하였으며, 재판과정에서 중국은 어떠한 자료제출이나 의견을 개진하지 않았다. 따라서 본 판결은 필리핀 측의 자료와 입장이 주로 반영되었으며, 국제해상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인접 해안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확인하는 의미를 가진다. 이는 중국이 남사군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근거가 되는 역사적 배경과 9단선에 대한 판결을 아니다.


Q5. 이번 판결에 대해 필리핀과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가?
필리핀 국민은 이번 판결에 대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필리핀 정부는 중국과의 마찰을 염려하여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중재재판소가 유엔의 산하 기관이 아닌 민간기구로서 이번 판결도 필리핀의 일방적인 주장에 근거한 것이라며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다만 자국의 영토주권을 침해하는 어떠한 행동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Q6. 이번 판결이 양국 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는가?
이번 판결이 양국 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양국 국민 간의 감정적 싸움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은 중국과의 영토분쟁에 관해 어느 정도 국제사회의 공감을 얻는 데 성공했지만, 실효성 측면에서는 이번 판결이 그다지 큰 의미를 가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영토주권을 둘러싼 양국 관계는 갈등과 협상의 반복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Q7. 두테르테 대통령은 남중국해를 중국과 함께 개발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그의 발언이 남중국해에 대한 필리핀의 향후 활동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중국과의 영유권 문제를 국제사회의 중재에 의존했던 이전 정부와는 달리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과의 양자 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또한 중국의 입장과 일치하기 때문에 조만간 양국 간에 대화의 장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번 중재재판소의 판결이 양국 간 대화의 장에서 필리핀의 입장을 강화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8. 앞으로 중국은 남중국해 영토 분쟁에 대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으로 예측하는가?
초강대국을 지향하는 중국에게 남중국해는 대외 진출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다. 또한 외부로부터의 영토를 침탈당한 근대사의 기억 때문에 감정적으로도 남중국해의 영토주권에 대한 타협은 기대하기 힘들다. 다만 자원의 공동개발과 같은 경제적 이익의 공유에 관해서는 이해 당사국 간의 양자협상을 통해 해결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Q9. 그렇다면, 영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필리핀이 어떠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국가이익을 중심으로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사회에서 필리핀이 중국을 상대로 영토분쟁에서 맞설 수 있는 것은 오직 동맹국인 미국의 영향력에 의존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또한 자국의 이익에 배치되면서까지 필리핀을 도울지는 의문이다. 따라서 필리핀은 영토주권과 같은 예민한 사안은 남겨두고,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양자 협상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Q10. 남중국해 영토 분쟁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해결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영토분쟁의 특성상 무력을 통한 실효적 지배 이외에 명확한 해결책이 없으며, 이 또한 항구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따라서 중국은 전략적 요충지인 남중국해에 대한 영토주권을 건드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상교통로의 공공성 확보와 자원의 공동개발과 같은 타협안을 통해 이해 당사국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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