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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 오피니언] 중국과 아세안 관광객의 태국 방문 추이와 전망

태국 채현정 서강대학교 동아연구소 전임연구원 2020/02/05

태국 방문 관광객 추이
세계여행관광협회(World Travel & Tourism Council)는 2017년 기준 태국의 관광 및 여행 산업규모가 3조 2,298억 바트(950억 달러)으로 총 GDP에 21.2%를 차지했다고 보고했다(최용안 2018, KOTRA 사이트). 2019년을 마무리하며 태국 관광청은 2020년에는 418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2조 2,200억 바트(약 730억 달러)의 소득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한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대비 각각 5%의 증가를 기대하는 것이다 (Thanthong-Knight 2019).

 

태국의 관광 산업은 근래에 국내 정치상황과 국제 정세에 따라 부침을 겪어 왔다. 2014년에는 방콕 시내를 점거한 반정부 시위와 총리 탄핵과 같은 정치적 문제로 여행하기 위험한 지역으로 인식되면서 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수가 급감했다. 쿠데타 정권이 반정부시위를 진압하여 정권을 장악한 후 우여곡절 끝에 2019년 2월 총선을 통해 쁘라윳이 총리로 선출되면서, 태국을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 수는 반정부 시위 이전의 수치를 회복하며 다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태국 바트화의 강세로 아시아 관광객 수요의 변화하고 있고, 이에 대응하여 태국 정부도 관광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 개선과 프로모션에 힘쓰면서 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 추이에 변화가 관측되고 있다.

 

태국의 최대 손님, 중국인 관광객
국가별 태국 방문 여행객의 수를 살펴보면 2019년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중국인 관광객은 1,054만 명이 방문하여, 3,800만 명 중 27.5%를 차지할 정도로 높았다(Ghosh 2019. 12. 18). 2019년 태국을 방문한 관광객의 수는 중국, 말레이시아, 한국, 라오스, 인도, 일본, 러시아, 미국, 싱가포르, 베트남 순으로 집계된다 (Fitch Solutions 2019).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중산층이 늘어나고 중국 정부가 해외여행의 규제를 완화하며 아세안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이 증가했다. 중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국가는 태국, 일본, 베트남 순이었으며, 가장 많이 방문하는 10개의 국가 중 7개의 국가가 동남아시아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아세안의 8개국(미얀마,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아세안에 방문하는 중국인의 수가 많지만 그 중에서도 태국에 가장 많은 중국인이 방문한 것을 볼 수 있다. 아직까지도 중국인의 10%만이 해외 여행을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중국인의 해외 여행이 아세안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것으로 보인다 (Rivera 2019).

 

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배경에는 중국과 태국을 연결하는 교통 시설과 인프라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중국과 태국을 연결하는 저가 항공과 직항 등이 증편되면서 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의 수가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개발은행이 주도하는 메콩유역(The Greater Mekong Subregion) 개발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인프라 개선도 중국 관광객 유입에 기여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의 낙후한 도로 시설을 개선함으로써 역내의 이동과 연결성을 강화하고자 한다. 개발 계획의 가장 큰 비중을차지하는 인프라 시설 개선 사업이 차지하고 있고, 메콩 지역을 잇는 고속도로 건설이 가장 두드러진 성과로 평가된다.

 

 

중국 윈난성에서부터 라오스를 거쳐 태국 북부 국경지역에 이르는 남북경제회랑(the North-South Economic Corridor)의 건설은 중국과 태국의 경제 협력의 근간이자 관광 인구 이동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라오스를 관통하는 남북경제회랑이 완성되고, 라오스와 태국의 메콩강 국경을 이어주는 제 4 태국-라오스 우정의 다리(The 4th Thai-Laos Friendship Bridge)가 완공됨에 따라 중국 관광객의 육로 여행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중국인들이 자동차를 몰고 태국의 주요 도시를 누비며 여행하는 광경을 쉽게 마주칠 수 있게 되었다.

 

중국인 관광객의 태국 여행이 손쉬워진 데에는 중국 관광객 비자 면제와 중국에서 등록된 차량이 간단한 등록 절차로 쉽게 입국할 수 있는 제도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연말연시, 중국 설, 노동절 등 중국의 긴 연휴 기간이나 송크란, 로이 끄라통과 같은 태국 축제 기간에 중국인 관광객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한다. 북부 국경으로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은 치앙마이와 같은 북부 도시에서 오래 머물거나, 멀리는 방콕까지도 자가용으로 이동하며 여행한다. 태국 현지 신문은 2019년 1월에만 태국 북부 치앙마이 육로 국경으로 입국한 중국인 차량이 324칸이며, 자가용 여행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이 한 명당 3만 바트(약 120만 원)을 태국에서 지출한다고 밝혔다(Prachachat 2019.2.18.). 태국 국경의 지방 정부도 중국인 관광객의 태국 육로 여행을 증진하기 위해서 차량 등록 절차와 서류를 간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 중이다.

 

아세안, 인도 관광객의 중요성 인식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함에 따라 태국의 관광산업도 활기를 띠어왔다. 그러나 중국 관광객이 태국 관광 산업에 기여하는 바와는 별개로, 중국인들에 대한 태국인의 인심은 그다지 좋지 않아 보인다. 중국인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발생하는 사건사고와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이 유포되면서 태국 사회에서 중국인 방문객은 반가운 손님만은 아닌 존재로 남아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 2019년에는 중국인 관광객 사망사고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의 방문수가 감소한 것도 태국이 다른 지역의 관광객에게 관심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 파타야 오락관광산업협회는 2019년 파타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의 수가 크게 줄었다고 보고했다(Adam Judd 2019). 태국 바트화의 강세라는 환율 조건뿐 아니라, 푸켓에서 있었던 보트 전복 사고로 47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사망한 사건은 중국 관광객이 태국을 기피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동했다. 이 사고로 2018년 7~8월에 푸켓 지역의 객실 취소로 인한 손실이 700만 바트(한화 약 2억 4,000만 원)에 이르며 중국인 관광객으로 인한 타격이 매우 컸다(한국관광공사 2018).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환율, 사고 등의 여러 요인으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은 새로운 여행목적지인 베트남 등지로 떠나고 대신에 태국에는 인도와 러시아 관광객의 방문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태국은 중국인을 대체하는 관광객에 대한 제도적 혜택을 마련하며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2018년에 160만 명이었던 인도 관광객은 2019년 200만 명까지 증가하며 태국을 방문하는 주요 수요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인도에서 결혼식을 위해 태국을 방문하는 풍속과 함께 태국 관광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는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줄어드는 중국인 관광객을 대신하는 인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하여 2020년 4월부터는 인도 관광객에게 비자를 면제하는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Ghosh 2019. 12. 18). 

 

아세안 관광객의 증가와 유치 방안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에 따라 아세안 관광객도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2018년 태국에 방문한 아세안 국가 출신의 관광객은 1034만 명에 이른다. 이 숫자는 중국인 관광객의 수와 비등한 수준이다. 아세안에서 방문한 관광객은 평균 5.65일의 체류 기간을 보내며, 하루에 약 5,452바트의 비용을 지출하는 등 3억 1,880만 바트의 수익을 창출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캄보디아 95만 980명, 라오스 168만 2,304명, 미얀마 37만 9,880명, 베트남 105만 3,723명, 말레이시아 400만 명, 싱가포르에서 116만 명이 입국한 것으로 집계되었다(TAT Newsroom 2019).

 

태국 정부는 늘어나는 아세안 관광객을 확대 유치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 방안 중 하나가 인근 국가에서 처음 태국을 방문하는 여행객(First-Time Visitor)을 공략하는 것이다. 태국관광청은 베트남의 하이퐁, 나트랑, 달랏 등의 도시를 타겟으로 태국을 처음 방문하는 관광객을 모집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2020년에는 Trip U와 같은 베트남의 온라인 여행사나, Vietravel, iVIVU.com과 같은 여행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베트남 관광객을 유치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2018년 베트남에서 태국으로 107만 명이 방문했고, 이들이 창출한 관광 소비액은 330억 바트(약 10억 달러)에 달한다(Vietnamplus 2019.12.9.). 베트남 관광객 유치 프로모션은 태국 관광의 주요 수요를 차지하는 베트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셈이다.

 

아세안 관광객은 태국의 문화를 배우거나 레저를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 예술, 사원, 역사적 장소에 방문하기 위해 방문하거나, 태국의 음식, 스파, 마사지, 해변, 오락을 즐기기 위한 방문이 주를 이룬다. 특히 레저를 위한 방문에는 아세안의 젊은 여행객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태국에서 레저를 즐기려는 아세안 관광객의 56.1%가 25~35세 연령대로 나타난다(Sangpikul 2017). 아세안의 젊은 세대를 공략할 수 있는 여행상품 프로모션과 관광 목적지 개발을 통해태국의 관광매력을 높일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아세안을 하나의 관광 목적지로
아세안의 관광객은 아세안 국가 내 비자 면제 제도와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02년 체결된 아세안 관광 협정(ASEAN Tourism Agreement)은 아세안 국가들 간의 비자 면제 혜택을 확대할 것을 합의하였고, 아세안 회원국 간의 여행에서 관광세를 축소하는 등 아세안 역내의 관광객 이동을 증진하기 위한 협력을 선언하였다. 아세안은 국경 없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아세안의 국경이동을 자유화하기 위한 인프라 시설 개발과 제도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아세안 역내를 이동하는 사람들과 관광객의 이동 제약을 크게 완화하고 있다. 아세안 연계성 계획은 관광 전략에서도 중요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아세안 관광 전략 계획 2016-2025(ASEAN Tourism Strategic Plan 2016-2025) 보고서에 따르면, 아세안 관광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 홍보할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아세안을 하나의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국경을 초월하여 연계된 지역을 하나의 관광 경로로 묶어 홍보하는 계획이 수립되었다. 여기에는 항공, 항만, 도로를 통한 연계를 포함하는 것뿐 아니라, 국경통과 절차와 검문에서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아세안 역내의 연계성 강화를 통해 역내에서 머무는 기간을 연장하고 관광 규모의 상향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태국 정부가 관광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이중입국관광비자 제도 역시 아세안을 하나의 관광목적지로 연계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중입국관광비자(a double-entry tourism visa)는 태국에 입국 후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를 방문하고 재입국하는 관광객에게 비자를 면제해 주는 제도이다. 이는 아세안 국가를 여행하는 여행객이 주변 국가와 태국을 연계하여 여행할 수 있도록 배려함으로써, 아세안 관광과 함께 태국 관광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중입국관광비자를 통해 인근 국가와의 관광을 연계하고 아세안에 머무는 관광객에게 국경 이동의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태국은 물론 주변 국가의 관광 산업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되었다.

 

아세안을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관광 목적지로서 아세안을 만드는 일은 강화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아세안 역내의 이동 자유화는 아세안 관광객이 아세안 회원국을여행하는데 편의를 제공할 것이고, 중국인을 비롯한 해외 관광객이 아세안을 하나의 관광목적지로 여기고 역내에서 자유로운 여행 일정을 보낼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또한, 역내 이동의 자유는 경제 성장과 함께 여가를 즐길 수 있게 된 아세안 회원국민들의 관광을 증대시키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다. 아세안의 물리적, 제도적 연계성 강화는 대내외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일으키며 태국의 관광 산업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주
1) 2019년 12월 20일 기준. 지난 해 해외방문객 수에 해당하는 3,826만 번째 관광객 기록이 이 날 경신되었다. 2019년의 3,826만 번째 관광객은 인도 출신의 관광객이었다(Thaiger 2019. 12. 21.)

 

 

※ <전문가 오피니언>은 PDF 다운이 가능합니다 (본문 하단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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