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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코로나19 대유행이 인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

인도 최호상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 2020/03/30

인도 경제는 여타 국가에 비해 고도성장을 구가했지만, 2019년 4/4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4.7%로, 6년 내 가장 저조한 실적을 나타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인도 경기 반등에 암초로 등장하고 있다. 주요 국제기구와 연구기관들이 코로나19의 감염 확산 등을 이유로 세계 경제와 주요국 성장률을 하향조정하고 있으며, 그 중 OECD는 3월 2020년 인도의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1월에 비해 발표 대상국 중 가장 큰 폭으로 낮추었다. 

중국과의 무역 비중이 높아 경제적 손실은 과거보다 커질 전망
중국발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은 세계 경제, 특히 무역, 공급망 혼란, 물류, 관광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생산 감소는 對中 의존도가 높을수록 마이너스 여파가 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인도의 코로나19의 영향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무역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9년 4월에서 2020년 1월까지 인도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5%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인도가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금액은 전체 수입액 중 14.4%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의 전체 무역에서 중국의 비중은 10.9%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수입은 무역대상국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당시 인도의 전체 수출입에서 중국 비중이 5% 이하였음을 감안하면, 이후 무역 규모 확대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인도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UNCTAD 보고서에 의하면1)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공급망 혼란에 따른 전 세계 수출 감소액은 500억 달러에 이르며, 그 중 인도는 3억 4,800만 달러로 추산되었다. 이는 중국발 코로나19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15개국 중 14번째에 해당한다.

인도의 완제품, 부품, 원재료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며, 인도의 무역과 공급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산업과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당초 인도 경제는 1/4분기를 거쳐 V자 경기회복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지만,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성장복원력이 장기에 걸쳐 전개되는 U자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감염확산 장기화, 전자 및 IT 산업에 가장 큰 영향 
2019회계연도 기준 인도가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품목 중 전기·전자, 화학이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주로 원재료나 중간재 등으로, 중국으로부터 해당 품목을 수입할 수 없어,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여 대체 시장을 찾아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인도 정부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억지하기 위해 비자 제한과 항공편 취소 등을 시행하였는데, 이는 중국 자동차와 전자업체 기술 인력의 이동을 제한하게 되었다. 그 결과, 중국 브랜드가 인도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스마트폰 업계는 생산 활동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다. 게다가 한국, 일본으로 코로나 19의 감염 확산은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쳐, 인도 관련 업체의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주요 업종별 코로나19의 영향을 살펴보면2)3), 전자제품은 완성품 외에 TV, 스마트폰, 내구소비재(세탁기, 냉장고, 에어컨)의 핵심부품에 필요한 부품의 70% 이상이 중국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당 제품들은 아마존과 플립카트(Flipkart)의 제품 거래액 절반 정도를 차지하며, 인도 온라인 판매의 47%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에 중국발 공급 차질은 인도 내 전자상거래의 판매와 수익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산업은 중국 내 사업 규모에 따라 업체의 손실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요 업체는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부품 비중이 크지 않으며, 대체 공급원이 자동차 생산 비용을 상승시킬 수 있으나, 생산이나 판매 등에 급격한 문제를 초래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 공급업체의 조업 중단이 장기화된다면, 2020년 인도 자동차 업체의 생산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것이다.

그리고 여타 업종 중 인도 최대 IT 기업들은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에 다수 진출하면서, 해당 시장에서 높은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TCS)는 중국 내 최고 외주 업체이며, 인도의 IT 서비스 업체 중 2위인 인포시스는 2015년 중국 구이저우(貴州)성에 해외센터를 설립하였다. 인도 기업들은 중국에 지부, 자회사, 합작기업 또는 외자계 기업으로 노동력의 절반을 현지에서 고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 감염 확산 이후 재택근무를 실시하면서, 사업의 연속성을 재검토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인도 IT 기업은 중국 춘절 연휴 동안에는 코로나19 초기 단계로 관련 여파를 크게 체감하지 못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 경영 문제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장기적으로 IT 서비스업체들은 고객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여, 해당 비용이 늘어날 소지가 있다.

각국의 인력 이동 제한으로 관광업도 코로나19로 인해 피해가 예상된다. 아시아개발은행의 추산4)에 의하면, 인도는 기본 시나리오(코로나19가 3개월 진행) 적용 시 관광 수입 감소가 GDP 대비 –0.005%로 나타났고, 최선(2개월) 및 최악(6개월)의 시나리오에서는 각각 GDP 대비 –0.003%, -0.009%로 추정되었다. 

급성장하는 인도 제약산업, 원재료 공급 부족으로 중소업체 파산 우려 
무엇보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소용돌이에서 가장 큰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분야는 중국발 공급 문제에 직면하게 될  제약산업이다.5) 최근 의약품 원료 공급 부족의 불안을 우려한 주요 업체들이 선제적으로 조달에 나서고, 중국의 감염지역 봉쇄 영향으로 원료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관련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세계 의약품의 공급망에서도 중국의 비중은 매우 큰 편이다. 인도의 의약품 수출은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의약품 원료의 70%를 중국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인도의 의약 업계는 필수 항생제나 해열제 등에서 중국 의존도가 사실상 100%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인도의 후발 의약품 업체는 해열제 가격이 2배 이상 올랐지만, 유통 부문만 이익을 누렸다는 지적이 많다. 인도 주요 제약업체는 1~2개월분의 원재료 재고가 있으며, 다양한 제품을 영위하는 업체는 공급 장애에도 불구하고 이를 일정 기간 감내할 능력은 있다. 그러나 중소업체는 경영 기반이 취약하여 재고 부족 시 파산 위험이 큰 편이다. 

인도 산업연맹(CIII: Confederation of Indian Industry)은 자국 제약업체의 원료 재고분이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제시하였다. 특히 일부 제품에 포함되어야 할 주요 원료 공급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6가지 원료와 이를 통해 생산되는 의약품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는 인도 제약업체 수출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향후 코로나19 감염 확산 지속 시 전 세계 의약품 부족의 불안이 고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단기(금리 인하)와 중장기(제조업 육성) 정책으로 불확실성 완화 필요
인도 경제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여파 속에 추가로 소비 수요 부진이 더 커질 가능성이 낮지만, 주요 산업이 공급망 문제에 직면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아울러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인도 업체의 재고가 고갈되는 한편 감염 확산을 위해 항만 폐쇄가 지속된다면, 공급망 차질로 인한 악순환 고리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세계 각국은 세계화를 통한 가치사슬을 형성하여, 최적의 제품을 생산하였고, 분업화가 가속화되었다. 이에 따라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서 모든 제품을 효과적으로 생산하기는 어렵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국발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경기하강, 무역, 공급망 혼란, 상품 및 물류 등 전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은 명확하다. 한국 등과 같이 인도는 중국으로부터 완성제품, 중간재, 원재료 등의 의존도가 높아졌다. 

이에 인도 정부의 즉각적인 정책 시행이 현 상황을 완화시키는데 중요하다. 무엇보다 인도는 현재 시행 중인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보다 빠른 속도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 공급망 혼란 등으로 제조업 기반 확충이 중요했음을 절실하게 체감했기에, 향후 관련 정책의 실효성이 가시화되어야 미래에 다시 발생할 수도 있는 다양한 변수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단기적으로 인도는 은행의 부실채권 문제와 함께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증대되고 있다. 다만 인도 정부는 재정수지 적자의 확대를 우려하여, 재정지출에는 신중한 편이다. 이에 당분간 통화정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인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의존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주
1) UNCTAD, Global trade impact of the Coronavirus (COVID-19) Epidemic, 2020.3.4
2) Care Ratings, Impact of Coronavirus on India – Economy & Industries, 2020.1.31
3) Forbes, India’s economy feels the pain of the coronavirus outbreak in neighboring China, 2020.3.4
4) ADB, The Economic Impact of the COVID-19 Outbreak on Developing Asia, 2020. 3.6 
5) FT, Coronavirus outbreak causes supply problem for India’s drugmakers, 2020.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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