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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시골 중심의 정주 형태 : 스리랑카 정치, 사회, 경제, 환경적 불균형의 원인

스리랑카 Rev. W. Wimalaratana University of Colombo Professor 2020/03/30

스리랑카의 정주 형태
인도양에 있는 망고 모양의 섬 스리랑카는 인도 남쪽 끝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다. 스리랑카의 총면적은 65,610 km²(25,332 mi²)이며, 총 해안선 길이는 1,340 km (833mi)에 달한다. 스리랑카의 전체 인구는 1950년에 750만 명에 불과했으나 2018년 말에는 2,150만 명으로 늘어났다. 2018년 기준 km²당 인구 밀도는 246명인 것으로 집계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스리랑카는 세계에서 도시화 수준이 가장 낮은 국가인 것으로 평가되며 이는 인간 정주지(Settlements)가 대부분 시골 지역에서 수평적으로 확대되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스리랑카 인구의 약 80%는 여전히 시골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이 수치에 관한 의문이 일부 있다고는 하나 이는 지난 50년가량 유지되어 온 것이다(DCS 2015). 시골 지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주로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농업이 GDP에 기여하는 비중은 1950년 46%에서 2018년 8%로 감소하였으며, 농업 부문이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기준 25.5%였다(CB 2019). 빈곤은 대부분 농촌 시골지역의 주요 문제로, 스리랑카 전체 빈곤층에서 농촌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83.4%에 달한다.

스리랑카의 지역사회는 농촌 친화적이며, 정책 입안자 및 기타 영향력 있는 개인 또한 주요 사회경제적 변화 전략을 구상함에 있어 시골의 정주지 및 농업 발전에 주목한다. 압도적으로 많은 비율의 사람들이 여전히 농촌 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혹은 최소한 교외 지역에 있는 자기 소유의 부지에 집을 지어 둔 경우가 많다. 교육 수준이 높은 인력, 전문적 자격을 갖춘 인력뿐 아니라 시골 지역 출신 육체노동자의 상당수가 도시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는다. 하지만 도시지역 구직자라 하더라도 상당수가 선대에서 내려온 시골 지역의 땅 또는 인근 부지에 자신이 거주하는 집을 짓고, 대부분 매일 몇 시간이 걸리는 도심으로 출퇴근한다. 일부는 시골에 있는 자신의 집에 주말이나 월마다 한 번씩 방문하며 생활한다. 이에 더해, 토지 판매 또는 기타 거래를 통해 교외 지역에서 작은 부지를 매입하여 자신의 집을 짓는 사람도 있다.

15세기 이후 선진국 대부분이 겪은 변화의 주된 형태는 바로 도시화이다. 그 이후, 도시화의 추세는 선진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도 역동적 경제를 갖춘 사회라면 빼놓을 수 없는 한 단면이 되었다. 현대적 시설을 갖춘 밀집적⸱수직적 정주 형태가 도시 생활의 전형이라면, 농촌 및 시골 지역의 인간 정주 형태는 대부분 중대형 농장 및 임야를 끼고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 스리랑카의 경우 인간 정주지는 농촌 지역 및 교외 지역 모두에서 사실상 아무런 계획 없이 수평적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관행이 계속됨에 따라, 전통적 시골지역, 특히 그중에서도 주요 도시에 가까운 지역은 현대적 편의 시설이나 놀이터, 공원, 연못, 산책로, 자전거도로, 도서관, 제대로 된 폐기물 처리장, 하수 시스템, 숲, 대중교통시설, 주차장소, 시장, 계획적 도로 등의 생활시설이 부재한 채 난개발 상태로 빽빽이 들어선 집들로 가득 찬 교외 지역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 일부 주요 도시에서 상위 소득자를 위한 다층구조 주거시설을 지을 기미가 있었으나, 아직 도시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형태는 주요 거주형태로 자리 잡지 못했다.

스리랑카의 정치적 독립 이후 인간 정주에 편리한 계획적 도심 구축은 핵심 국가개발 전략의 일부로 포함되지 못했다. 농촌지역 및 교외 지역의 인간 정주 형태는 지역 또는 국가 차원의 계획 없이 거의 무분별하게 확장되고 있다. 농촌지역 및 교외 지역에서는 토지 분절화 및 삼림 황폐화가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스리랑카의 연약한 생태계 균형을 위협하고 있다. 제한된 토지를 둘러싼 경쟁으로 인해 스리랑카 내에서는 정치적, 사회경제적,  환경적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적어도 시골 출신의 도시 노동자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는, 살기 좋은 환경을 갖춘 비교적 저렴한 거주지 조성 계획이 부재하다. 비슷한 맥락에서, 도시 지역에서는 농촌 인구의 도시 이주를 유도할 만한 매력적 일자리를 찾는 것도 어렵다. 1970년대 말 이후 개방경제정책으로 인해 의류 및 특정 기타 부문에서 저소득 일자리 일부가 생성되었다. 이 부문의 근로자가 도시 정주지에서 계속 살아가려면 살 만한 주거시설이 제공되어야 했으나,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모두 이 문제에 신경 쓰지 않았다. 이에 더해, 농촌 지역에서 정주할 경우 소규모 경지를 활용하여 채소, 과일, 쌀, 코코넛 등 현물을 통한 보조 수입을 얻을 수 있다. 도시 지역에서의 급료와 임금이 농촌 지역에는 없는 여러 사회적 자본 비용을 충당하기에 충분치 않다는 것 또한 비슷한 맥락의 문제이다. 

스리랑카의 경제개발 전략
스리랑카 사회에서 오랫동안 널리 받아들여진 경제 개발에 대한 생각은 농촌 정주지를 중심으로 한 농업 및 시골지역 개발 전략이었다. 이러한 관념이 형성된 것에는 역사적 요인 및 일부 현실적, 문화적 및 심리적 요인이 있었다. 스리랑카에는 식민 시대 이전 토착 군주 통치 하의 전통적 농업 중심 경제가 비교적 더 부강했다는 인식이 널리 받아들여져 있다. 이 시기의 스리랑카 경제는 소규모 농작물 경작을 중심으로 하였으며, 식민지 시대에 도입된 차나 고무, 코코넛 등의 대규모 농작물에 의존하지 않았다. 역사적 요인에 주목해서 생각해볼 때, 소실된 농업 기반 경제를 다시 되살리는 것이 계속되는 사회경제적 문제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현실적 원인으로는, 비록 인구증가와 함께 평균 크기가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나 가구의 절대적 대다수가 농촌 지역에 살아가며 토지를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있다. 따라서, 장기적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최소 투자비용을 동반하는 농업 기반 농촌 개발 전략이 농촌 지역 가구에 지금 당장 필요한 안정을 제공하는 빠른 방법이다. 다자원조기구마저 농촌 가구의 시급한 경제문제를 우선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이러한 단순 공식을 권고한다. 문화적 및 심리적 요인으로는, 농촌 지역사회가 삶의 자유, 존엄, 대가족, 천천히 흐르는 삶 및 광활한 농촌의 사회적 자본을 귀중하게 생각한다는 점이 작용한다. 교육문제 및 현존하는 농촌 중심 정주 형태 적응과 관련한 젊은 세대의 태도 변화 등 농촌 정주지에 일부 배출 요인이 있으나, 도시 지역의 유입 요인이 이러한 기회를 잡을 만큼 강하지 않았다. 

독립 이후 스리랑카의 경제발전전략 핵심 우선 과제는 농촌 정주지 발전 및 전통 농업 개발이었다. 이에 따라 정당에서는 이러한 정책의 뿌리가 식민지 시대 말기 정당 창설 초기 단계로의 회귀를 의미함에도 불구하고 농촌 토지 소유권, 토지 분배 및 농업 진작을 정강의 핵심 어젠다로 삼았다. 농촌 정주지 확대, 수익 창출이 가능한 기업 및 개인 소유의 대형 부동산 국유화를 중심으로 하는 토지 개혁, 토지 민간 소유의 상한 설정, 마을 계몽운동, 통합 농촌 개발 프로그램, 농촌 인프라 시설 확장, 무료 보건 및 교육 시설, 보조금이 지원되는 교통시설, 특정 농작물의 가격 보장 등은 산업과 서비스에 주력하는 도심지역이 아닌 농촌 친화적인 생활 패턴을 더욱 부추기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유권자 대부분이 농촌 지역 거주민이라는 사실이 정당에서 농촌 개발정책을 추진하게 되는 유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식민지 시대를 포함하여 스리랑카 역사를 통틀어 가정의 토지 부족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한 적은 없었다. 농촌 정주지에서 살아가는 가정 대부분은 쌀 경작을 위한 소규모 습지와 더불어 거주, 축산 및 채소⸱과일⸱코코넛 등의 다양한 작물 생산 목적의 소규모 토지를 보유하고 있었다. 소유지가 쌀을 위시로 한 작물 경작에 사용 불가능할 경우에는 토지 임대제로 공백을 메울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스리랑카의 전통적 농업에는 별도 임금 노동자가 없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소규모 경작지에서는 일부 과채류나 건기의 쌀 생산을 제외하고 농산물 생산 잉여량이 크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기존의 전통 농업은 대부분 국내생산 및 자급자족에 주력했다. 경제 선진국 또는 기타 신흥국 농촌 부문에서 나타나는 급진적 변화보다는, 일부 가내공업 및 서비스업을 통해 기존의 농촌 정주지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만 필요 수익을 부가적으로 창출하는 형식이 유지되었다. 1950년대 이후 녹색 혁명의 영향으로 인해, 농촌 지역의 생산성은 지속 불가능한 방식으로 급성장하며 환경과 공중보건 및 정부 국고에 대한 상당한 부담을 발생시켰다. 어느 면에서 보자면 이는 인구가 증가하고 농촌 토지의 분절화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도농 간 이주 현상 억제 및 만성적 빈곤 확산이 나타난 원인이 되었다. 

농촌 정주지 지원으로 인해 국내 다른 지역사회의 평화 및 화합에 위기가 발생하기도 했다. 30년간 이어진 후 2009년에 종식된 내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정부가 국내 일부 지역의 토지 무소유자로 인해 촉발한 갈등의 압박을 완충하기 위해 농촌 정주지 확대를 시행하던 중 발생한 토지 관련 문제였다. 일부 지역사회의 정치인들은 이 정책이 기존의 전통적 농촌 소유지에 대한 지나친 개입이라 보았다. 이로 인해 지역사회 간 분열이 발생했고, 이는 결국 큰 분쟁으로 이어져 스리랑카 전체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스리랑카 독립 이후 추진된 농촌 정주지 중심 개발 전략과 보편적 무상교육 정책은 서로 상충하는 것이었다. 농업이 주된 역할을 하는 경제에서는 교육 수준이 높은 청년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없었고, 따라서 농촌 지역 내 교육받은 청년층 사이의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1971년과 1988~89년에 각각 일어난 두 차례의 봉기는 농촌 지역 청년층의 불안으로 촉발된 것이었다. 농촌 지역에서 살아가는 청년은 무상교육을 바탕으로 큰 꿈을 가지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달성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만일 다문화 도시 정주공간을 발전시키고 산업 및 서비스 부문에서 일자리를 만들어 젊은 세대의 요구 사항을 충족할 수 있었다면 30년에 걸친 내전 또한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교육수준과 상관없이, 시골 지역의 스리랑카 청년들이 기회를 찾아 외국으로 떠나고 있다. 시대에 뒤떨어진 농촌지역 중심 개발 정책이 글로벌 시대에 필요한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전 이후에도 토지 관련 문제는 매우 많이 발생했다. 실향민의 재정착,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던 토지의 경작 목적 양도, 새로운 농촌 정주지 마련을 위한 삼림지 주변부 벌채, 손실된 농촌 기반 생계수단 회복, 인간과 동물 간 갈등, 특히 코끼리와의 갈등이 이러한 문제의 사례이다. 일부 문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모든 이해당사자가 만족할 만한 솔루션을 찾기는 어렵다.

지역별 GDP 분포 문제의 경우, 보다 시골에 있고 농업의 특색이 비교적 강한 주(州)는 도시화가 높고 농업 의존도가 덜한 주에 비해 비중이 낮다. 농업에 종사하는 시골 지역 가정의 소득은 기후 이변, 유행병 및 작물 시장가 변동 등으로 인해 등락을 자주 거듭한다. 농업을 주소득원으로 삼는 시골 지역사회는 정부 보조금이나 보조 지원 없이 자급자족을 할 수 없다. 비슷한 맥락에서, 교육, 보건, 교통, 식수 등의 인프라나 기타 필수 시설은 도시화 수준이 높고 및 농업 의존도가 낮은 지역 대비 시골지역에 더욱 부족한 편이다. 지리적으로 큰 지역에 걸쳐 넓게 분포되어 있으며 경제적 활력 또한 떨어지는 시골 정주지 지역에 이러한 필수 시설을 효율적으로 개시 및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농촌 지역과 도시 지역 간 현대 시설 가용성 측면에서 상당한 격차가 있다.

인구 증가로 인한 부담이 커지고 정주 구역이 수평적 팽창을 거듭하면서, 시골 지역의 비옥한 땅, 특히 습지의 대부분이 정주 목적으로만 소모되고 있다. 이러한 정주 목적의 토지 사용으로 인해 천수 농업이 피해를 입고 있고, 이와 동시에 관개시설을 사용하여 마른 땅을 경작지로 변환하기 위해 엄청난 자금이 사용되고 있다. 인간의 활동, 특히 거주지 마련 목적으로 토지를 비합리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일부 작물 생산량이 감소하거나 아예 사라질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시골 지역의 정주지 관련 문제로 인한 산사태, 이류, 홍수 등의 자연재해가 증가하고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건기의 비정상적 장기화, 예상을 벗어난 비정상적 폭우 등 기상 이변이 국가에 커다란 피해를 미치고 있다. 이 또한 농촌 정주지의 비정상적 확산으로 인한 것이다.  

향후 전망
생활에 편리한 도시 정주공간을 갖춘 계획도시가 지속적을 개발된다면 현재의 지속 불가능한 시골 정주형식은 바뀔 것이다. 중앙 정부, 주정부, 지방정부에서는 민간 부문과 함께 현대적 도시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여 농촌 지역의 청년층을 도시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민간 부문과 함께 산업, 행정 및 현대적 서비스 관련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경제적 활력이 부족하고 환경적 제약이 있기 때문에 국내 모든 시골 정주지에 현대적 시설을 균등히 제공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도시인구가 많은 선진 도시 및 삼림지역이 많은 시골 농장에 우선 접근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 가장 지속 가능한 해결법이다.

시골 정주지가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것을 방관하거나 혹은 공식적으로 시골의 정주지를 계속 확산한다면 이는 미래에 재앙과 같은 환경적, 사회적 및 정치적 대가로 이어질 것이다.

기존의 토지법을 개정하여 현대 기술을 사용하는 중대형 농지를 조성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스리랑카가 정부 보조금 없이 경쟁력 있는 농산품에 대한 문호를 개방한다면 추후 일부 부문의 농산물 잉여량이 많아질 것이다.

시골 지역에서 도시로 이주하는 시민은 현대 문물이 제공하는 삶의 편의를 누리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농촌 빈곤은 사라질 것이다. 제대로 계획하고 이를 몇 십 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행한다면 도시 슬럼이나 판자촌은 형성되지 않을 것이며, 시골 정주지의 젊은 세대가 높은 급료/임금이 보장되는 좋은 일자리와 더 나은 거주환경이 있는 도시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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