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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말레이시아는 매력적인 투자 대상국인가? 아시아의 호랑이 사례연구

말레이시아 Luke Okafor University of Nottingham Malaysia Professor 2020/04/06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말레이시아가 국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의 글로벌경쟁력지수 순위는 2016년에 18위를 기록했으나, 2018년에는 총 140개국  중 25위로, 2019년에는 총 141개국 중 27위로 순위가 계속 하락했다.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 것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외국인직접투자(foreign direct investment, 이하 FDI) 유입량을 자랑하던 말레이시아의 투자 대상국로서의 매력도 저하와 어느 정도 연관 지을 수 있다. 이는 정치적 안정성, 치안, 원활한 법⸱규제환경, 거시경제적 안정성 등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인이 투자자의 투자처 결정에도 영향을 주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신흥국인 말레이시아는 FDI 유입량 확대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직접투자 확대는 경제 성장 촉진 및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유입된 FDI가 제대로 관리될 경우 일자리 창출, 삶의 수준 향상, 혁신 증진 및 경제 성장 촉진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FDI는 글로벌 경쟁력을 증가시키는 핵심 원동력 중 하나로 기능할 수 있다. 따라서, 아시아의 호랑이 국가(Tiger Cub Economies)에 대한 사례 연구를 통해 FDI 대상국으로서 말레이시아가 매력적인 나라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아시아의 호랑이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영향력이 높은 5개국을 일컫는다.

필자는 UN 무역개발회의(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 UNCTAD) 데이터베이스와 세계은행 데이터베이스의 세계발전지표(World Development Indicators)에서 나타나는 1990~2017년 기간 동안의 FDI 유입량 및 GDP 데이터를 바탕으로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아시아의 호랑이 국가들의 FDI 성과지수(FDI performance index)를 산출했다. FDI 성과지수에서 드러나는 바를 근거로, 말레이시아가 여타 아시아의 호랑이 국가에 비해 FDI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예로, 1994~2017년 베트남은 경제 규모 대비 평균 FDI 유입량에 있어 말레이시아보다 더 높은 성과를 거두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다른 아시아의 호랑이 국가들 또한 2016년 이후 FDI 성과지수를 말레이시아와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추격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FDI 성과지수가 조사 대상기간 동안 상향세를 보인 것에 반해, 말레이시아의 FDI 성과지수는 거의 답보상태를 유지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정책 입안자들이 기업의 활동 및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가능케 하는 정책을 도입할 경우 FDI 유입량 관련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관련 정책의 예시로는 창업 절차 간소화, 거시경제 및 정치적 안정성 유지, 인프라 기반 개선, 고용주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갖춘 숙련 노동자층 확대를 위한 교육 시스템 개편 등 말레이시아의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을 들 수 있다.

본 글은 먼저 FDI 유입과 글로벌 경쟁력 간 상관관계를 간단히 다루면서 시작한다. 세 번째 섹션에서는 데이터 출처를 명시한 후, 네 번째 섹션에서는 방법론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섯 번째 섹션을 통해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마지막 섹션에서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FDI 유입과 글로벌 경쟁력의 상관관계 
투자유치국에 해외 기업이 비교적 많이 소재하고 있을 경우, 내수집중형 기업의 국제 시장 내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줄 확률이 높다. 특히 국내 기업이 필요한 수준의 흡수 능력(absorptive capacity)을 갖추고 있을 때는 더욱 그러하다. 흡수 능력이 높은 국내 기업은 확산되는 지식을 흡수할 수 있고, 해외 기술을 국산화할 수 있으며, 선진 해외 기업이 사용하는 기술에 내재된 지식을 통해 학습할 수 있다. 해외 기업과의 공동 프로젝트 작업을 통해 최적의 조직관리법을 배우는 것을 그 사례로 들 수 있다. 해외의 기술 및 경영법을 접한 국내 기업은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이는 곧 국가 전체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해외 기업의 존재는 중간재 생산요소 및/또는 자본재의 거래 대비 경쟁력 향상과 더욱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는 몬달 상히타(Mondal Sanghita)와 판트 마노즈(Pant Manoj)가 정치경제위클리(Economic and Political Weekly)를 통해 발표한 내용, 즉 해외 기술 조달 대비 해외 기업과의 협업으로 인한 국내 기업의 경쟁력 향상 확률이 더 높다는 내용과도 일치한다(2014). 몬달 상히타와 판트 마노즈는 또한 기업이 활동하고 있는 산업분야 및 해당 기업이 가지고 있는 흡수 능력이 글로벌 경쟁력 진작과 관련한 FDI의 간접적 장점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또한 밝혔다. 전반적으로, 그린필드형 투자를 위시로 하여 경제 규모 대비 비교적 많은 FDI를 유치하는 나라는 대부분 국내에서 활동하는 해외 기업의 수가 많은 편이고, 이는 곧 해당 국가의 국내 기업이 전체적으로 생산성 및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요인이 된다.
 
FDI와 경쟁력 간 연결고리가 있다는 시각에서 볼 때, 말레이시아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가 FDI 유입 감소와 유관할 가능성이 있다. 일례로, 사업 용이성, 정부의 효과성 및 기타 경쟁력 지표의 순위가 낮은 국가는 대부분 FDI 유입량 또한 낮은 편이다. 오카포 루크(Okafor Luke)와 윙 렁 테오(Wing Leong Teo)는 월드 이코노미(World Economy)에 발표한 글을 통해 말레이시아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 원인을 보건 및 환경, 교육, 1인당 특허 신청건수 등의 지표를 통해 알 수 있는 인프라 품질 부족에서 부분적으로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2019). 경쟁력 약화에 기여한 또 다른 요인으로는 정리해고비용, 창업에 필요한 절차의 단계 등이 꼽힌다. 따라서 말레이시아의 FDI 실적이 여타 아시아의 호랑이 국가와 비교하여 어떻게 변해 왔는지 알아보기 위한 체계적 분석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말레이시아가 실제 FDI 대상국으로서의 매력을 잃고 있는 것인지 점검하는 단초를 얻을 수 있다. 

FDI 성과지수 데이터에 대한 설명 
FDI 성과지수 분석에 사용된 데이터는 UN 무역개발회의(UNCTAD) 데이터베이스 및 세계발전지표를 통해 얻은 것이다. 구체적으로, 1990~2017년 동안 아시아의 호랑이 국가의 FDI 유입 관련 데이터는 UNCTAD(UN 무역개발회의(2019), Statistics@unctad.org, 스위스)를 통해 확보했다. 1990~2017년의 기간 사이 아시아의 호랑이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데이터는 세계은행 데이터베이스(세계은행(2018), 세계발전지표, 미국 워싱턴)를 통해 확보한 것이다.

FDI 성과지수(FDI 지수)는 시간에 따른 말레이시아의 FDI 성과 변천을 다른 아시아의 호랑이 국가의 FDI 성과와 비교하기 위해 사용된다. 아래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FDI 지수는 특정 국가 i 가 전 세계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 대비 전 세계 글로벌 FDI 유입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비(比)로 계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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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공식에서 FINDEX는 FDI 성과지수를 의미하며, 아래 첨자 j 와 wd 는 국가와 전 세계를, FDIINF 는 FDI 유입을, GDP는 국내총생산을 의미한다.    

위의 방정식이 구성된 바를 살펴보면, FDI 지수값이 높은 국가가 FDI 지수값이 낮은 국가에 비해 경제 규모 대비 FDI 를 더 많이 유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FDI 지수값이 높을수록 경제 규모 변수 조정 이후 FDI 유입량이 더 높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높다는 상관관계를 도출할 수 있다.  

FDI 지수를 사용하여 FDI 성과를 측정하는 것은 FDI 유입 수준이나 FDI 유입의 자연로그를 토대로 하여 여러 국가의 FDI 성과를 비교하는 것에 비해 두 가지 핵심적인 장점이 있다. 첫째, FDI 유입수준의 상향세난 하향세는 투자처로서의 국가 매력도 상승 또는 저하와 관련 없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기 침체기에는 FDI 유입량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둘째, FDI 유입 수준과 달리 FDI 지수는 경제 규모의 영향력을 감안하여 조정된 것이다. 경제 규모가 클수록 경제 규모가 작은 국가에 비해 더 많은 규모의 FDI를 유치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와 기타 아시아의 호랑이 국가의 FDI 성과 비교분석 
방정식의 공식은 말레이시아를 포함하여 아시아의 호랑이 국가의 FDI 성과지수 계산을 위해 사용된다. <그림 1>에서 나타난 것처럼, 1990~2017년 동안 FDI 성과지수 평균치를 살펴보면 베트남이 경제규모 대비 FDI 유치량이 가장 많았으며,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이 그 뒤를 차례로 이었고, 인도네시아의 FDI 유입 규모가 가장 낮았음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국가 발전 정도가 말레이시아 대비 낮은 베트남이 오히려 1990~2017년 동안 평균적으로 말레이시아보다 비교적 FDI를 많이 유치했다는 점이다. 한편, 말레이시아가 베트남을 제외 한 아시아의 호랑이 국가에 비해 기간 내 평균적으로 FDI를 더 많이 유치한 것은 사실이나 연도별 FDI 유입추이는 정확히 알 수 없다 . 

그림1


아시아의 호랑이 국가에 대한 FDI 유입 추이 변화를 시각화하기 위해 시간에 따른 각 국가의 FDI 성과지수를 <그림 2>처럼 도식화했다. <그림 2>에서 보면, 조사대상 기간 시작 시점에는 말레이시아가 다른 아시아의 호랑이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더 많은 양의 FDI를 유치했다. 일례로 1990년의 경우 말레이시아의 FDI 성과지수가 6.65였던 반면 태국은 3.26, 베트남은 3.12, 필리핀은 1.26으로 말레이시아의 뒤를 이었고, 인도네시아는 0.91에 불과한 FDI 성과지수에서 드러나듯 가장 적은 규모의 FDI를 유치했다. 말레이시아의 FDI 유치규모는 성장세를 보이며, 1992년에 FDI 성과지수 13.75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를 향한 FDI 유입량은 1992년 이후 전반적으로 하향세에 들어섰다. 1993~2017년 동안 1992년의 최고치에 가까울 만큼 두드러지는 FDI 유입량 증가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반대로, 1992년 이후 말레이시아의 FDI 유치 규모가 하락세일 때 베트남의 FDI 유치 규모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며 1994년에는 FDI 성과지수 13.13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말레이시아와 비슷하게 베트남의 FDI 유입량 추이 또한 1994년 이후로는 전반적인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1993년과 1994년 즈음에 발생한 말레이시아 및 베트남의 FDI 유입 규모 감소는 일부 개도국이 자국의 인프라 기반, 통신망, 제도, 치안 등을 개선하고 신흥국 행렬에 합류하면서 국제 자본을 놓고 벌이는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었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이 각각 1992년과 1994년에 비해 그 이후의 조사대상기간 동안 높은 FDI 성과지수를 기록하지 못한 것은 동일하나, 1994년~2017년 사이 평균 실적을 비교해보면 베트남이 말레이시아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베트남은 경제 규모 차이를 감안할 때 말레이시아 대비 1994~2003년, 2005년, 그리고 2007~2017년의 기간 동안 비교적 많은 양의 FDI를 유치했다. 말레이시아는 2004년과 2006년에 베트남 대비 조금 더 높은 FDI 유입량을 기록했으나 그 차이는 크지 않다.

그림2


<그림 2>를 통해, 말레이시아가 1998, 2001, 2003, 2005, 2009~2010년의 시기를 제외하고는 조사대상기간 동안 태국에 비해 더욱 많은 양의 FDI를 유치하였음을 알 수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말레이시아는 조사대상기간 전반에 걸쳐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대비 우수한 FDI 성과지수를 기록했다. 

한편 위 그림을 통해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이 말레이시아와의 FDI 성과 격차를 좁혔으며, 특히 조사대상기간 말미로 갈수록 그 격차가 더욱 줄어들고 있다는 점 또한 알 수 있다. 전반적으로, 아시아의 호랑이 국가들의 FDI 성과지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두 가지 이유를 들어 말레이시아가 FDI 유치 역량 관련 글로벌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첫째, 베트남은 1994~2017년 동안 말레이시아 대비 평균적으로 더 높은 FDI 성과지수를 기록했다. 둘째, 마찬가지로 아시아의 호랑이 국가인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의 FDI 성과지수가 2016년 이후 말레이시아와 비슷한 수준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 이에 반해 말레이시아의 FDI 성과지수는 2015년 이후 뚜렷한 상승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말레이시아는 FDI 유치 측면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을까? 
말레이시아가 경제 규모 대비 FDI 유입량과 관련한 글로벌 경쟁력을 되찾을 가능성은 정책입안자들이 말레이시아 기업이 직면하는 주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도입할 시 더욱 높아진다. <그림 3>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세계경제포럼의 고위경영자 설문조사(Executive Opinion Survey) 결과 말레이시아의 기업 활동에 가장 장애가 되는 요소로는 자금조달, 외화 규제, 비효율적인 정부 관료주의, 인플레이션, 세율, 부패, 교육받은 노동력 부족 등이 손꼽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림3


오카포 루크(Okafor Luke)와 윙 렁 테오(Wing Leong Teo)는 월드 이코노미(World Economy)에 발표한 글을 통해 말레이시아는 교육 및 숙련 수준이 높은 노동력을 확대하기 위해 교육 시스템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2019). 여기에는 저숙련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 또한 포함된다. 외국 기업은 더 나은 기업 운영환경뿐만 아니라 보다 풍부한 숙련 노동자를 갖춘 나라에 투자할 확률이 높다. 기업환경, 거시경제 안정성, 정치적 안정성에 더해 교육 시스템 개선을 위한 정책을 도입하여 숙련 노동자의 배출을 확대하면 말레이시아가 점차 FDI 유치 관련 글로벌 경쟁력을 다시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세계화와 더불어 생산 공정의 분절이 점차 확대되는 시대에, 전 세계 각국은 FDI 유치를 위해 점차 치열해지는 경쟁을 마주하고 있다. FDI 성과지수를 토대로 말레이시아가 다른 아시아의 호랑이 국가들에 비해 FDI 유치 관련 글로벌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특히 2016년 이후로 이 추세가 더욱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베트남은 말레이시아에 비해 발전의 수준은 낮으나 1994~2017년 동안 말레이시아에 비해 평균적으로 더 나은 FDI 성과지수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기타 아시아의 호랑이 3개국의 FDI 성과지수가 2016년 이후 말레이시아와 비슷한 수준으로 수렴하고 있는 반면 말레이시아의 FDI 성과지수는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정책입안자들은 창업 절차 간소화, 거시경제 안정성 및 정치 안정성 달성, 국가 인프라 기반 개선, 교육 시스템 개혁 등 말레이시아의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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