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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방글라데시 재생에너지 사용 현황 및 전망

방글라데시 Muhammas Shafiullah University of Nottingham Malaysia Professor 2020/04/16

방글라데시는 새천년에 접어들며 남아시아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로 부상했다. 1억 6,000만 명이 넘는 많은 인구에 급속한 산업화가 더해져 방글라데시의 에너지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인 방글라데시는 기존의 에너지원만으로는 폭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발전 용량이 대폭 증가되었다고는 하나 만성적인 전력부족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 방글라데시의 발전 용량은 현재 2만여 메가와트로, 그 가운데 재생에너지를 통한 발전량은 500메가와트에 불과하다. 때때로 심각한 수준으로까지 심화되는 만성 전력부족 문제를 감안하면, 방글라데시에 있어 재생에너지는 보다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을 활용하여 자국 국민에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다. 방글라데시는 특유의 지형적 특징으로 인해 재생에너지 측면에서 어려움과 기회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연중 3분의 2가 넘는 기간 동안 일조량이 풍부한 나라이다. 토지 대부분이 평평하고 강줄기가 곳곳에 흐른다. 그렇기 때문에 방글라데시는 풍력과 태양열을 비롯해 국가 전력 수요의 상당 부분을 재생에너지를 통해 충족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편인 방글라데시의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2015년 기준 372kWh로, 약 2만 2,000kWh에 달하는 글로벌 평균과 대비된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거둔 빠른 경제 성장(6% 이상)으로 인해 에너지(전력) 수요가 연간 8~10%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방글라데시의 에너지 소비량은 여전히 낮다. 이는 방글라데시의 실질 1인당 소득(GDP)이 1,000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2014년 기준)으로, 역내 두 번째로 빠른 경제성장 속도에도 불구하고 다른 남아시아 이웃국에 비해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표 1 참조). 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의 에너지 사용량은 역내 최저로, 1인당 소득이 자국보다 훨씬 적은 네팔보다도 낮다. <그림 1>을 살펴보면 2006년에서 2015년 사이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승했다. 이는 이 기간 동안 에너지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계속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전기 발전량은 증가하는 국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로 인해 만성적인 단전과 정전이 비일비재하다. 단전 및 정전 현상은 도시에서 날씨가 더워지면 더욱 심각해지며, 특히 마을의 경우는 종종 몇 시간 또는 며칠씩 전기가 끊긴 채 생활해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 게다가 현재 전기 사용이 가능 지역은 방글라데시 전역의 70%에 불과하다. 이는 전기 시설망을 시골 지역으로 확대할 때 드는 비용이 높고 인프라 병목현상이 있기 때문이다. 

표1


그림1


방글라데시의 발전은 화석 연료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천연가스 및 수입산 석유(정제유 및/또는 원유)를 사용해 생산한 전력이 전체 발전량의 85% 이상을 차지한다. 천연가스 매장량이 풍부한 방글라데시는 천연가스를 사용하여 국내 에너지 수요 및 발전량의 절반 이상을 충당한다. 하지만 가스 매장량이 빠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기술적 어려움 및 새로운 탐사 미시행으로 인해 가스 생산량은 잠재능력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액체(석유) 및 고체(석탄) 연료에 대한 수요는 대부분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는데, 이는 곧 상당한 수입 비용 및 에너지안보 불확실성을 의미한다. 최근 방글라데시 정부는 바라푸쿠리아(Barapukuria) 탄광과 풀바리(Phulbari) 탄전 등을 활용해 국내에서의 석탄 채굴을 확대하고자 하고 있다. 정부는 또한 수입산 석탄으로 가동될 예정인 몇몇 신규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중이다. 환경단체에서는 방글라데시가 전 세계적 감소추세를 역행하며 석탄을 사용한 발전량을 늘리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방글라데시는 현재 1,200 메가와트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 2기를 건설 중이며, 이들 발전소는 각각 2023년과 2024년에 가동 예정이다.

전력부족문제가 심각하고, 비재생에너지 발전 부문에 대규모 투자가 유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글라데시는 재생에너지 부문에 있어서는 큰 진전을 거두지 못했다. 2015년 기준으로 재생에너지원을 통한 발전은 방글라데시 전체 발전량의 1.5%에 채 못 미친다(그림 1 참조). 정부는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원을 통한 발전 비중을 10%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이 목표는 달성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201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5% 달성을 목표로 내건 바 있으나, 2020년 초에도 이 목표는 아직 달성되지 못했다. 전체 에너지 소비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전 세계 평균인 19.3%(2015년)에 한참 못 미친다. 2016년의 전력 시스템 마스터플랜(Power System Master Plan of 2016)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여 1일 약 3,666메가와트, 연간 7,000기가와트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방글라데시 재생에너지의 주된 원천은 바이오연료 (바이오매스)와 수력발전이고, 시골 지역에서는 소규모 태양열 발전 또한 이루어지고 있다. 시골 지역에서는 옛날부터 말린 가축 분뇨 등의 바이오매스 에너지를 조리용 연료로 사용해 왔다. 현대에 들어 사용되는 바이오매스 에너지의 예로는 동물과 사람의 배설물로 만든 퇴비 또는 이에서 배출되는 바이오가스 등이 있다. 바이오매스는 유기농 비료(슬러리)가 부산물로 생성된다는 장점도 있다. 식품 및 음식물쓰레기에 대한 재활용과 폐기물 관리 수준이 높아지면 바이오매스 가용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규모 운영 및 미성숙한 배전 시스템이 바이오매스/바이오연료 사용확대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치타공(Chattogram) 산악지대의 캅타이(Kaptai) 댐에서 비롯된 수력 에너지는 전체 재생에너지에서 가장 많은 비중(40% 초과)을 차지하고 있다. 태양열 에너지는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체 발전전력의 절반 이상을 생성하며 방글라데시 재생에너지에서 유의미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바이오매스와 마찬가지로, 방글라데시는 전통 농업 부문에서 햇빛을 사용하여 건조를 하는 등 태양열 에너지를 오래 사용해 왔다. 현대적 태양열 에너지로는 도시 및 시골 지역에서의 옥상 태양 전지판(가정용 태양열시스템) 및 다른 나라에 비해서 규모가 작다고는 하나 전용 태양열발전소도 마련되어 있다.

방글라데시는 땅이 평평하고 거센 폭풍우가 발생하는 우기가 있어, 비록 현재 사용도는 낮지만 태양열 및 풍력을 통한 전력 생산 가능성이 충분하다. 태양열과 풍력은 각각 방글라데시 에너지 수요 전체를 충족할 만큼의 전력 생산이 가능한 후보로 꼽혀왔다. 현재로서는 태양열 및 풍력 발전 시설 설치 비용이 높다. 게다가 피크 시간(저녁) 때의 전력 공급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으며 대용량 저장에 소요되는 비용도 높다. 그러나 적정기술을 활용한 가정용 태양열 충전 시스템을 통해 저렴한 배터리 저장 및 피크 시간대 전력 공급이 가능해질 수 있다. 

태양열과 풍력은 각각 국가 에너지 수요 전체를 충족할 만큼의 전력 생산이 가능한 후보로 꼽혀왔다. 태양열의 경우 시골 및 도시 가정에서의 소형 옥상 태양전지판 및 대형 태양열발전소를 사용하여 전국적으로 더욱 널리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풍력 에너지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육상풍력 프로젝트보다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발전량이 더 높은 가운데 미래 잠재력이 엄청나다. 방글라데시의 남쪽 해안 및 벵골 만은 공간과 바람이 충분하여 풍력발전이 가능한 환경이다. 방글라데시처럼 인구 밀집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공간적 제약이 큰 우려사항이다. 특히 공간적 제약은 방글라데시에서 대형 풍력발전단지나 태양열 발전소에 대한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정책 측면에서, 최근 수입산 태양열 패널에 대한 방글라데시의 관세 부과 결정은 2020년대에 전체 전력 수요 중 1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정부의 목표에 배치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방글라데시는 재생에너지 투자 측면에 있어 놀라운 진전을 이루어 냈다. 2012년에 고작 3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재생에너지 기술에 대한 투자규모는 2016년 기준 2억 2,300만 달러까지 급증했다. 그러나 이는 비재생에너지 발전소⸱인프라에 대한 투자에 비하면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다. 방글라데시는 재생에너지 부문에 있어 엄청난 기회와 장애물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기후 변화에 방글라데시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오염 심화 및 천연가스 매장량 고갈, 해수면 상승에 대한 우려는 팽배한 상황이다. 방글라데시는 인구 밀집도가 높고 토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환경자원 및 천연자원을 보호해야 한다. 재생에너지에 비용효과적인 투자, 국민에게 혜택이 되는 투자, 토지 같은 부족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글라데시는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포함한 비재생에너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더불어 발전 및 배전에 사용되는 기술이 낙후되어 있어 ‘계통손실’(system loss, 시스템 손실전력) 수준이 높다. 방글라데시의 계통손실률은 대개 10%를 넘어서며, 과거에는 25%를 넘었던 때도 있었다. 이러한 계통손실은 부분적으로 인프라 병목현상 및 부도덕한 사람들의 불법적인 전력 사용으로 인해 발생한다. 따라서, 현재 전력 및 에너지 부문에서 국가 에너지 인프라 개선을 위해 시행되어야 하는 국내외 투자 대상 범위가 매우 넓다. 에너지 인프라가 쉽게 업그레이드될 수 있고 몇 년 만에 낙후되는 일이 없도록 전향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입산 에너지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과다한 에너지 사용요금 그리고 방글라데시의 국제 금융과 에너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한편으로 만성적인 전력 부족문제는 방글라데시에 있어 독특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석탄 발전소나 원자력 발전소처럼 오염을 유발하고 때로는 위험할 수도 있는 비재생에너지 전력발전시설을 건설하고, 운영하고, 해체하는 과정 없이 바로 재생에너지 사용 단계로 접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환경친화적인 성장을 가능케 할 뿐 아니라 각 가정과 소규모 기업이 전력을 생산하고 심지어 국가 전력망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력생산의 ‘민주화’ 가능성 또한 열어준다. 더불어, 재생에너지의 사용이 확대되면 각 지역의 에너지 발전 및 배전 인프라 설치, 유지보수, 수리와 관련하여 수 천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방글라데시의 독특한 지형 또한 재생에너지 사용이 급증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연안개발파트너십(Coastal Development Partnership, CDP), 브레드포월드(Bread for the World), 시드니 공과대학교(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세계미래협의회(World Future Council)가 공동으로 수행한 ‘방글라데시를 위한 100% 재생에너지’(100% Renewable Energy for Bangladesh) 연구를 통해,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100%로 전환함에 있어 태양열 및 풍력 에너지가 디딤돌이 될 수 있음이 드러났다. 방글라데시가 태양열 및 풍력 발전 역량 구축에 빠르게, 대규모로 투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방글라데시는 (에너지원을 불문하고) 2021년까지 2만 4,000 메가와트, 2030년까지 4만 메가와트, 2041년까지 6만 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하고자 한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발전에 주력할 경우 방글라데시는 환경을 해치는 일 없이 발전 용량을 개선하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재생에너지의 사용을 높이려면 최신 풍력, 태양열, 바이오매스, 배터리 저장기술 등을 빠르게 도입⸱시행하기 위해 에너지정책을 간소화하고 토착(및 적정)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기술 수입에 적용되는 관세 및 비관세장벽을 간소화 및 축소하고, 이러한 기술을 방글라데시의 독특한 지형에 최적화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연구 및 설계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이는 방글라데시 국내 및 해외 기업에 있어 방글라데시의 기술 개발, 전력 생산, 저장, 배전 인프라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커다란 기회이다. 실제 한 중국 기업은 방글라데시에 4억 달러 규모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구축하여 방글라데시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500메가와트 가량 증가시키고자 한다. 한국 기업을 포함하여 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생산을 이끄는 업계 리더는 방글라데시에 꼭 필요한 하드웨어와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이러한 기회를 잡아야 한다. 기업 차원에서 관련 상품을 방글라데시에 수출하거나 민관협력 사업을 통해 대형 발전소를 건설⸱소유⸱운영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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