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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인도양 해상교통로(SLOC)의 중요성 : 스리랑카, 인도, 중국의 이해

스리랑카 / 인도 Etee Bahadur Jamia Millia University Professor 2020/04/27

21세기는 ‘아시아의 세기’ 또는 ‘바다의 세기’로 불린다. 이런 맥락에서, 인도양, 북⸱남태평양, 남극해가 절대적인 전략적 중요성을 가지게 되었다. 인도양 지역(Indian Ocean Region, IOR)은 중동과 아프리카, 미주대륙 및 유럽을 잇는 주요 수송경로의 중심점으로, 전 세계에서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수역이다. 

스리랑카와 인도양
스리랑카는 인도양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이다. 하지만 스리랑카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해상무역에 있어서 스리랑카가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이다. 인도양을 둘러싼 해상 전략이 진화함에 따라 스리랑카는 인도양 내 작은 섬나라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는 나라 중 하나가 되었다. 

▷ 경제적 측면
한 국가의 경제 성장은 무역에 크게 좌우된다. 스리랑카의 경우 해상무역이 이에 해당한다. 컨테이너 화물수송 장비, 환적 및 기타 항만 관련 서비스 등 스리랑카에서 가장 성공적인 여러 경제 부문이 해상교역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리랑카에 있는 콜롬보항(Port of Colombo)과 함반토타항(Port of Hambantota)의 두 곳 항구는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Belt and Road initiative, BRI) 하에서 터미널로 연결되어 있다.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연결성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실크로드 경제벨트(Silk Road Economic Belt)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21st Century Maritime Silk Road)의 구성 요소가 바로 이 일대일로 이니셔티브(BRI)이다. 콜롬보항은 드류리(Drewry)의 항만연결성지수(Port Connectivity Index)에서 전 세계 13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 힘의 중심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넘어오는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인도양은 늘 세계 무대의 중심에 있었다. 인도양 지역(IOR)은 역내 및 역외 세력이 경제성장을 위해 협력하는 장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인도양연안지역협력연합(Indian Ocean Rim Association for Regional Cooperation, IOR-ARC)으로 알려져 있는 환인도양연합(Indian Ocean Rim Association, IORA)은 (36개국 가운데) 21개국(호주, 방글라데시, 코모로, 인도, 인도네시아, 이란, 케냐, 말라야, 마다가스카르, 모리셔스, 모잠비크, 오만, 세이셸, 싱가포르, 소말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스리랑카, 탄자니아, 태국, UAE, 예멘)을 대표하는 단체이다. 이들은 모두 인도양 연안 국가이다. 이들 국가는 회원국의 지속적인 발전과 균형 잡힌 경제성장을 위한 상호 간의 경제 협력 증진을 목표로 한다. IORA는 7개의 대화 파트너(중국, 이집트, 프랑스, 일본, 영국, 미국, 독일)를 두고 있다. 2013년 11월 호주 퍼스(Perth)에서 열린 제13차 외교장관회의에서 IORA가 정식 명칭으로 채택되었다. 회원국의 혜택을 위해 만들어진 IORA의 특별 체제로는 IORA 특별기금(IORA Special Fund, 1차 회의가 2001년에 스리랑카에서 열림), IORA 지속가능발전 프로그램(IORA Sustainable Development Programme, ISDP) 등이 있다. IORA 특별 기구로는 각각 양해각서(MoU)를 통해 이란과 오만에 본부를 두고 있는 과학기술이전지역센터(Regional Centre for Science and Technology Transfer, RCSTT)와 어업지원부서(Fisheries Support Unit, FSU)가 있다. 더불어 약 15년의 공백 끝에 2014년에 다시 복구된 IORA 인도양연구책임자(Chair in the Indian Ocean Studies, CIOS)도 존재한다. IORA는 교역, 청색 경제, 재생에너지, 관광 등 네 부분에서 장관급의 특별한 관여를 하고 있다.

▷ 방위적 측면
인도양 지역은 동양과 서양의 해군 및 해상 세력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경기장이 되고 있다. 현재 이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 셋은 미국⸱인도⸱중국으로, 이들 나라는 역내 안정성과 발전성을 유지해야 하는 책임을 공동으로 지니고 있다. 지역적 불안정성은 이들 국가의 이익을 해칠 뿐이다. ‘해상 교통로’(Sea Lines of Communication, SLOC)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은 이들 세 국가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오늘날 전 세계는 안보, 안전 및 안정 확보에 있어 인도양의 전략 지정학적 중요성을 잘 인지하고 있다. 

카이로에서 열린 제 2차 비동맹운동 정상회의(1964)에서 반다라나아이크(S. Bandarnaike) 스리랑카 총리는 인도양에 비(非)핵무장지대(Nuclear Free Zone)를 구축해야 한다는 구상을 주창했다. 제26차 UN 총회(1971년 12월 16일)에서는 스리랑카 및 기타 비동맹국가의 주도하에 인도양을 평화 지대로 천명하는 결의안 제2832호를 통과시켰다. 자야와르데네(Jayawardene) 대통령 또한 인도양 내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인도와 스리랑카는 정기적인 고위급 교류를 통해 개발 프로젝트를 진전시키고 인도양 내 평화 및 안보 유지와 관련된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 시너지를 형성해 왔다. 양국 간의 관계는 고위급 정치 교류 및 대민 교류를 바탕으로 계속 강화되었다. 스리랑카 중부 및 남부의 미개발 지역에 인도가 제공하는 개발지원 프로젝트의 규모 및 폭이 확대되면서 인도를 믿음직한 개발 파트너로 보는 시각이 많아졌다. 스리랑카와 인도 양국 간의 유대관계는 안보, 방위, 재난관리, 교육, 문화, 상공업, 우주, 연결성 등의 부문에서 무르익어, 이제는 다각적인 모습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인도와 인도양
인도의 ‘주변국 우선’(Neighbourhood First) 정책은 번영과 안정을 위한 사람 중심의 지역적 프레임워크 구축에 역점을 두고 계속해서 최우선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양국 간에는 장관급 상호 방문이 수 차례 이루어졌다. 스리랑카는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내에서 인도와 지속적으로 무역 파트너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인도 또한 스리랑카의 전 세계 최대 무역 파트너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인도는 현재 스리랑카 학생들에게 인도 기술 및 경제협력계획(Indian Technical and Economic Cooperation Schemes)과 콜롬보 계획(Colombo Plan) 하에서 제공되는 370개 수혜 기회와 별도로 연간 700개의 장학금 수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Shri Narendra Modi) 총리의 스리랑카 및 미얀마 방문과 스리랑카, 네팔, 부탄 총리의 인도 방문으로 인해 개발 프로젝트의 진행이 촉진되었고, 인도양 내 평화와 안보에 관련된 사안이 새롭게 조명을 받게 되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샹그릴라 대화(Shangri-La Dialogue)에서 인도 총리로서는 최초로 한 기조연설을 계기로 신동방정책(Act East policy)은 새로운 추진력을 얻게 되었다. 동 연설을 통해 모디 총리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인도의 정책을 자세히 설명하고, 역내 모두를 위한 안보 및 성장(Security and Growth for All in the Region, SAGAR)이라는 인도양 정책을 포용적인 인도-태평양 프레임워크에 통합시키는 인도의 인도-태평양 비전을 밝혔다.

중국과 인도양
중국은 늘 인도의 성장 및 인도의 해양 세력을 이용하여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 주도의 계획을 경계해 왔다. 인도는 인도반도 동부의 세계 산업 허브, 중동부 및 서부의 석유 자원, 그리고 남부의 SLOC을 갖춘 입지를 바탕으로 자국의 전략 지정학적 중요성을 이끌어내고 있다. 중국, 이란, 인도네시아는 IOR에서 역내 핵심 행위자로 부상했다. 전략적으로 볼 때, 인도양은 21세기 글로벌 다툼이 결국 일어날 수밖에 없는 가장 중요한 수역이다.

인도에는 있지만 중국에는 없는 전략 지정학적 이점이 있다. 인도는 스리랑카 및 인도양과 지리적으로 가깝다. 한편 중국은 그렇지 않아서, 믈라카 해협을 통해야 IOR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리하다. 따라서, 중국의 인도양 진출은 곧 역내 인도-미국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을 의미한다. 중국의 수입 가운데 약 80%가 인도 양안에 있는 해협(믈라카 해협, 호르무즈 해협)을 통하는 해상 무역로 및 SLOC를 거쳐 중국으로 유입된다. 따라서, 중국이 진행하는 투자의 대부분은 단순한 경제적 목적만으로 이루어지는 투자가 아니다. 인도양 내에서 자국의 이해를 확보하기 위해 중국은 이미 미얀마,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몰디브, 세이셸 및 모리셔스에 거점을 마련해 두었고, 이에 인도가 SLOC의 핵심 요충지에 관하여 중국을 대상으로 가지고 있었던 비교 우위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과다르, 함반토타 및 방글라데시와 미얀마의 항구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단순한 경제적 투자로 볼 수 없다. 중국의 해양 안보 노력은 미래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를 바탕으로 전개되고 있다. 스리랑카의 사례에서 분명히 드러나듯, 중국이 제공하는 차관은 그 이자가 높다. 스리랑카 정부는 중국이 제공한 차관을 상환하지 못해 함반토타항을 99년의 기간 동안 임대해 주어야 했다. 현재 함반토타항은 중국에 의해 인도양 내 심수항으로 개발되고 있다.

스리랑카-인도 VS 중국의 구도
‘진주 목걸이’(String of Pearls)라는 용어는 IOR의 해양안보에 있어 부정적 함의를 가질 수 있으며, 인도의 전략적⸱경제적 이익에 위협을 제기한다. 중국-파키스탄 사이의 연계 강화는 공해의 SLOC에 대한 위협과 동시에 해양 및 연안에 위치한 자산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고, 따라서 이것이 인도의 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인도에게 있어 인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지역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명백한 안보상의 우려거리이다. 인도는 인도양 내 가장 막강한 군사력을 갖춘 국가이며, 인도의 해군 또한 강력하다. 인도의 해안선을 지키고, 인도의 항만을 오고 가는 무역 흐름을 지키며, 전복의 위기가 발생할 시 인도양 내 섬나라를 지원하는 것이 인도 해군의 목적이다. 인도는 늘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개입을 시행해 왔다. 1987년에 체결된 인도-스리랑카 평화협정에서 알 수 있듯 인도는 군사적 개입을 몇 차례 진행한 바 있다. 전반적으로 인도의 접근법은 연안 감시 및 해상에서의 밀수⸱해적 행위⸱조직범죄 등의 위협 대처 목적으로 연결성 강화를 위한 협력을 구축할 수 있도록 더욱 긴밀한 교류를 시도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적으로 인도는 평화 유지를 위해 인도평화유지군 (Indian Peace-Keeping force, IPKF)을 보냈다. 지금까지 인도의 개입은 인도주의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었으며, 인도는 정당한 대의를 지원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군사 외교의 일환으로 인도는 늘 인도양지역의 섬나라, 동맹국 및 파트너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인도는 스리랑카와 해양연구 관련 협력 또한 진행하기 시작했다. 1983~1984년 인도의 선박 중 하나에 스리랑카 과학자 두 명이 동승하여 연구한 바 있으며, 인도 또한 같은 해 스리랑카에 두 명의 과학자를 보내 해양과학 인프라의 발전을 지원했다. 인도 고고학연구소(Archaeological Survey of India, ASI)와 뉴델리의 국립 인디라간디예술센터(Indira Gandhi National Centre for the Arts, IGNCA)와 함께하는 문화부의 ‘마우삼’(Mausam) 프로젝트는 인도양의 문화적 뿌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를 둘러싼 인도와 중국 간 경쟁은 격화되고 있다. 인도가 믈라카 해협으로 진출하자 중국은 SLOC를 보호하고 이를 통해 꾸준한 에너지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인도양 연안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도 또한 인도양에서 자국의 해군이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인도양이라는 광활한 공간에서 평화 및 경제적 번영 유지를 위한 더 거대한 기회를 만드는 것이 대화와 외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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