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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미-중 세력균형의 중심적 동학 : 싱가포르 대중정책의 도전과제

싱가포르 정혜영 건국대학교 중국연구원 학술연구교수 2020/05/13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부상과 발전은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지녀온 국가들에게도 발전의 동력을 제공하여 주었다.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아시아 4마리 용의 눈부신 발전 역시 중국과 심화된 경제 관계를 통해 그 도약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아래에서는 싱가포르가 ‘아시아 4마리 용’의 지위를 벗어나 아시아 최대 부국 (2020년 기준 1인당 GDP(PPP) 10만 3,717달러, 명목 GDP: 6만 5,627달러)이자 강소국으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중국과 어떠한 정치·경제적 협력관계를 형성하였는지, 싱가포르의 발전 동력과 그 전략성에 주목한다. 아울러 중국의 성장 기조에 싱가포르가 함께 한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심화된 양국관계를 살펴보고, 이로 인하여 싱가포르의 ‘중립성과 균형성’ 외교가 지닌 도전 과제를 살펴본다. 

싱가포르 강소국의 외교이념과 대외발전 전략
강소국 싱가포르의 외교이념은 ‘중립성과 균형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의 철저한 균형을 유지해왔던 중립외교는 싱가포르의 발전공간을 만들어 주었으며, 이러한 전략 공간은 싱가포르만의 정치 외교 공간을 만들어 주어 실용적인 경제이익을 안겨다 주었다. 싱가포르의 외교이념은 싱가포르를 탄생시킨 국부(國父) 리콴유(Lee Kwan­Yew,李光耀)와 초대 외무부 장관 라자라트남(S. Rajaratnam)의 생각에서 기원했다. 그들은 “자국의 국가 규모가 작고 자유무역을 지향하기 때문에 외교 문제에 민감하지 않으면, 작은 국제문제에도 국가 경제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라고 판단하여 중립적 외교정책에 높은 중요성을 부여하였다. 이러한 정책 기조를 계승한 리센룽(Lee Hsien Loong, 李显龙) 역시 ‘동남아 지역 미­중 세력균형을 중시하고, 중재자로서 중립노선 고수’한다. 동아시아에서 미­중 관계가 대립이 아닌 전략적 신뢰가 구축된 미­중 세력균형 상태는 싱가포르가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각각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양측을 이어주는 정치·경제적 허브 역할을 가능하게 하였다. 이러한 방식의 중립외교는 중립성이 요구되는 중계무역과 금융서비스산업 발전의 동력이 된다. 싱가포르 경제의 상부구조인 선진적 금융서비스, 하이테크기술 협력관계는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혁신 수용으로 가능했으며, 하부경제구조인 개발도상국의 수요를 충족하는 투자와 서비스 수출1)은 중국의 성장과 함께함으로써 가능할 수 있었다.

아래에서는 싱가포르 대외발전전략 수행의 3대 중심축인 ‘미국, 중국, 국제기구’의 활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싱가포르는 미국을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중국을 견제할 군사력과 경제력을 지닌 국가라고 평가하였으며, 그 영향력을 적극 활용하고자 하였다. 미국은 싱가포르의 3대 무역파트너이면서, 싱가포르 산업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금융업에 투자하고 있는 국가이다. 싱가포르는 미국기업의 투자로 자국 내 좋은 산업인프라와 첨단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를 지속시키기 위해 자국에 투자한 미국기업들이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하여 동남아국가 시장에 진출하도록 네트워크 기반을 지속 마련해 주었다. 이를 통해 싱가포르는 자신의 중계무역 산업 및 금융서비스 산업 형성기반을 닦을 수 있었으며, 이후, 싱가포르 기업이 우월한 경쟁력으로 주변 동남아 국가 및 중국에 진출하는 기반을 확보했다. 1990년 이후, 싱가포르와 중국 관계가 긴밀해졌을 때, 미국은 싱가포르가 중앙집권적 행정 노하우를 중국에게 이식해주는 인권 문제로 심각히 충돌하였는데, 이때에도, 싱가포르는 미국과의 갈등 문제를 경제와 안보 협력으로 돌파한다. 즉, 미국기업이 아시아 시장 및 중국에 진출하는데 유리한 환경과 경제적 편의를 제공하였으며, 미국과 군사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하여 그들의 불만을 불식 시켜 주었다.2) 리센룽 역시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 싱가포르의 ‘경제무역’, ‘금융통화’, ‘인권 문제’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미국과의 관계에 여전한 주의를 기하고 있다.3)

두 번째, 싱가포르는 개도국 특히 중국의 수요를 충족해주는 역할로 국가도약의 기회를 마련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국가들 중, 중국의 개방에 대하여 가장 기민한 자세를 취하여 국부(國富)를 키워나갔는데, 이러한 맥락은 싱가포르가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중국의 경제성장과 함께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많은 노력을 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즉 중국 지도부가 선호하는 국가 운영시스템, 싱가포르 화인지도부의 효율적 장기집권시스템, 탁월한 국정운영 능력(공평하고 강력한 국가운영)의 매력을 중국에게 이식시켜주면서 중국과 정치적, 경제적으로 심화된 양자 관계를 구축했다.  싱가포르는 개혁과 개방을 시험하는 중국의 지도부들에게 싱가포르 국가행정 시스템을 전수했으며, 미국에 대한 이해를 돕거나, 시장경제시스템에 대한 조언과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로 중국 당국의 높은 신뢰성을 확보했다. 

마지막으로 국제기구는 싱가포르의 중립외교 활동공간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싱가포르는 ‘지역 다자협력기구와 다자체제 테두리 안에서 적극적이며,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전략을 지니고 있었는데, 이는 싱가포르의 안보확보 문제를 지역협력기구라는 다자 축으로부터 보장받고자 하는 전략이기도 했다. 즉 국제문제의 적극적 중재자 역할로 중국 혹은 미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균형 외교를 다자기구를 통해 이어나갔다. 싱가포르는 1967년 8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과 함께 동남아국가연합(ASEAN)을 조직하여, 인접 국가와 유대를 강화하였고, 아세안을 지역 중심적 정치기구로 만들었다.4)  때문에 싱가포르의 균형적 외교 방향과 아세안의 외교 방향은 대체로 일치한 측면을 읽을 수 있는데, 싱가포르가 이끄는 아세안은 중국 패권을 견제하고, 미국 및 일본과 협력하며, 동남아 지역 평화에 미국과 중국이 기여하도록 하였으며, 역내 국가들이 내부적으로 단결하고 경제교역을 강화하는 창구역할을 하도록 하였다. 

싱가포르-중국 관계의 심화발전
1965년 8월 9일,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 연방(라만)정부 산하로부터 강제 축출되는 형식으로 분리되었을 당시, 싱가포르의 인구구성은 중국에서 건너온 화교 인구 비율(총인구의 70%)이 가장 많았으며, 이들은 경제력과 자체 조직력에 의해 싱가포르 상층 계층에 자리 잡고 있었다. 당시 싱가포르의 지도자 리콴유(광동성 객가客家의 화교 집안 태생)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국가발전을 이루어야 했기 때문에, 중국의 영향력을 배제시키고 1966년 4월 미국과 수교한다. 이때 중국은 공산경제시스템을 시험하고 있었는데, 이에 화인지도부는 경제적 가치가 없는 중국어를 포기하고 영어를 공용어로 선택하여, 서방 자본을 유치하는 데 총력을 다한다.5)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초까지, 냉전이 진행되는 동안 중국과 싱가포르의 외 교관계는 거의 없었지만, 이후 중국이 개방의 문을 열자, 중국과 공식 수교(1990년 10월 3일)를 한다. 1980년대 중반, 싱가포르 인민행동당(50여 년간 단 3명의 총리 리콴유, 고촉동, 리센룽이 장기집권)은 자국의 경기침체를 개선시키기 위한 “제2의 경제 날개” 계획에 따라 중국대륙의 경제개방에 대응하는 협력 기회를 적극 모색하게 된다. 이후 양국의 경제협력은 아세안 내, 최대 교역상대국 지위(2002년과 2003년 제외)를 유지한다. 2000년 이후, 양국의 경제 관계는 무역과 투자를 넘어, 기술이전, 선진금융서비스, 정치행정시스템관리6), 국유기업채무정리, 해외투자 등의 협력 영역으로까지 확대 발전된다. 싱가포르는 자국의 부족한 자원 및 좁은 국토의 한계를 탈피하는 ‘해외에 투자하고 해외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발전전략의 기초를 중국에서 닦을 수 있었으며, 중국기업은 싱가포르 정부와 형성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싱가포르에 4,000개가 넘는 기업이 지점을 설립하였고, 155개가 넘는 중국회사를 싱가포르 증권시장에 상장하여 해외 진출의 기반을 닦을 수 있었다. 리콴유 지도부는 중국에게 경제발전 및 행정 노하우 학습의 기회를 줬고, 중국이 외부세계로 나올 수 있도록 국가신용을 보증하는 역할을 자임하면서 중국이 미국과 협력하는 데 도움을 준다. 리콴유 정부가 중국 당국과 협력을 강화할 수 있었던 주요배경은 ‘규제강화와 사회적 안정을 동일시하는 정부 개입주의(강력한 사회통제 시스템)에 의한 공통적 국가발전전략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며, 양국 관방의 정치적인 친밀화는 실용주의적인 경제 관계 강화로 이어질 수 있었다. 싱가포르는 대중국 투자를 통해 공업단지 조성, 싱가포르의 도시건설 모델 수출, 첨단과학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시티의 도시 공동개발 단계로 나아갔으며, 이제는 제3국 공동진출의 일대일로 협력의 구상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중국의 부상과 싱가포르 전략 균형의 과제
중국의 동아시아 부상과 미-중 대결로, 싱가포르와 중국 관계 심화의 이면에는 싱가포르가 헤쳐나가야 할 도전과제도 상존한다. 아래에서는 ‘싱가포르의 비동맹 중립외교 수행의 전략 균형, 싱가포르 경제의 대중국 글로벌 가치사슬, 남중국해 문제와 균형 외교 딜레마, 일대일로 협력과제’의 측면에서 싱가포르의 도전과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싱가포르는 중국에게 지속적이며 우호적인 도움을 제공하면서도, 자국 중심적으로 흐르는 중국의 대외정책에 대하여서는 아세안과 미국의 힘을 빌려 균형을 맞추고자 하였다. 그러면서 중국이 협력적인 자세로 동남아 국가들과 화합하도록 만들었는데, 중국의 패권 확대 과정에서 미국과 증대되는 갈등은 싱가포르가 유지하고자 하는 전략 균형 공간 확보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는 싱가포르가 미-중 관계 지렛대가 되는 제3의 파트너 역할로 외교 균형 공간을 확보할 수 없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의 학자7)들은 노골적으로 싱가포르의 역할에 대해 비판하거나, 작은 규모의 국가로 인해 더 이상 중국과 파트너로 남는 일이 어렵지 않겠냐고 언급하기 시작했는데, 싱가포르 대미정책에 대한 중국의 불만은 새로운 형태의 균형과 국제환경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싱가포르의 전략적 고민이 되고 있다. 

두 번째, 싱가포르 경제의 대중국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이하 GVC)은 투자와 금융서비스 협력 부분에서 강한 연결고리를 형성하여 왔다. 싱가포르는 자국의 산업 허브(hub)화, 첨단제조업 수출, 중계무역, 국제금융센터, 해운·항공 물류 산업, 서비스 수출 등의 분야를 통해 중국경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왔는데, 중국의 새로운 산업정책과 과학기술의 네트워크화 욕망은 중국을 주체로 하고 싱가포르를 객체로 하는 협력을 필요로 한다. 해상경제를 장악하고 싶어 하는 중국의 욕망 역시, 싱가포르가 전통적 우위를 지녀온 항만 GVC 경제를 위협한다. 

또한 미-중 무역 대결과 코로나19로 촉발된 세계 경제구조 재건의 움직임은 기존 글로벌 분업체계 변화8)를 예고하고 있다. 중국의 세계진출 욕망은 양국의 협력 노하우를 제3국에서 활용하고자 하는 단계로 올라서고 있는데, 이에 필자는 신중한 협력이 필요해졌다고 판단한다. 서방 선진국에서는 여전히 싱가포르에게 대규모 자본을 투자하고 많은 자본거래를 하고 있다. 이들의 자금을 어떻게 인도할 것인가의 문제는 싱가포르에게 새로운 책임이 된다. 싱가포르의 글로벌 가치사슬 구조에서 여전히 서구 선진경제를 대중 경제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가? 혹은 GVC 구조의 분절화공간에서 싱가포르가 중립적 서비스 경제를 다시금 발전시키고자 한다면, 싱가포르의 중립성을 어떻게 규명할 것인가? 이는 싱가포르가 당면한 현실적 문제가 되었다.

세 번째, 남중국해는 아세안 각국의 권익과 화합이 유지되고, 미­중 세력균형이 유지되어야 하는 싱가포르 균형 외교의 수행 공간이자 강소국 위상의 표현 공간이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계속되는 중국의 군사 무장화와 핵심이익 주장은 싱가포르와 중국 관계를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중립적 외교수행의 도전 공간이 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국제분쟁 관리의 접근은 명문화된 국제법을 거부하고 자국의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경향에서 싱가포르의 역할을 상실하게 만들었다. 갈등 조짐은 2004년 싱가포르와 대만의 연합군사 훈련9) 시기에서부터 보여졌는데, 중국은 당시 대만과 싱가포르의 군사 협력에 대해 불만을 품고 여러 보복 조치와 압박을 가했으며, 이 사건을 계기로 싱가포르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공세적 태도에 거리를 두는 입장으로 변화한다. 2016년 필리핀이 중국과의 남중국해 분쟁 문제를 중재재판소에 제소하였을 때, 싱가포르는 국제관계의 공동규칙을 부정하는 중국의 행위에 대해 다시 한번 반대하는 입장에 섰다. 이에 시진핑 정부는 싱가포르의 태도에 불만을 안고, 2016년 11월 대만에서 군사훈련을 마치고 홍콩을 경유하는 싱가포르 장갑차 9대를 억류하였다.  양국의 긴장상태는 이듬해까지 이어졌고, 싱가포르 내 반중 정서를 자극했다. 

싱가포르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해상에서의 항해의 자유’, ‘응집력 있는 아세안’, ‘안정적인 미­중 세력균형’을 주장해왔다. 바다에서 안정된 국제환경은 항만경제로 성장해온 싱가포르 경제발전에 중요한 조건이다. 비록 싱가포르가 중국과 직접적 영해갈등이 없고, 중국과는 거리적으로 안정적인 위치에 있으나, 줄곧 해상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중국 행위에 대해서는 적대적이었으며, 역내 불안정을 증가시켜, 이로 인해 싱가포르 대외정책이 제약당하는 것, 동남아 국가들을 궁지로 몰아넣어 아세안의 응집력을 약화시키는 일은 싱가포르의 대외정책이 중국과 충돌하는 요인을 제공한다.10)  

마지막으로 일대일로(一帶一路)를 둘러싼 중국과의 협력과제이다. 싱가포르 대학 동아시아 연구소 정융녠(Zheng Yongnian) 소장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평가를 하였다. ‘일대일로는 중국의 부흥을 실현하고 인류운명공동체를 실현할 수 있는 대국 외교의 실현수단일 뿐, 제로섬 성격의 발전전략으로 보기 힘들며’, 일대일로는 ‘중국의 대국적 책임과 이미지를 대외에 보여주는 세계 경제의 새로운 동력이자, 협력 플랫폼이며, 인류 문명교류의 연결고리를 형성하여 동남아 경제발전에 활력을 불어넣는 수단’에 강한 의미를 부여하였다. 그의 견해에서는 일대일로에 대한 싱가포르의 관점을 읽을 수 있는데, 싱가포르는 개발도상국의 협력플랫폼인 일대일로 건설의 직접적 수혜보다는 중국과 개도국의 협력구조와 동아시아 발전으로 오는 아시아 부흥의 시너지효과에 긍정점수를 매긴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는 중국의 육상 일대일로와 해상 일대일로의 물류 혜택를 모두 받을 수 있는 위치에 놓여있다. 먼저 육상에서는 중국이 추진하는 중남반도 철도회랑의 종착지에 있으며, 해상으로는 하이난성에서 출발하는 해상교통물류의 지경학적 거점에 위치해 있다. 일대일로로 지역경제가 자극되고, 육·해상 물류가 더욱 활성화될 경우, 물류와 금융 허브 국가인 싱가포르에게는 분명한 발전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의 정치적 의도와 동남아 국가들에게 불러올역효과를 분석해야 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정치적으로는 중국이 ‘미국과의 전략적 대결을 피할 것’을 희망하며, ‘중국이 대국으로서의 책임을 더 많이 지도록 하는 것’을 장려해야 하며, 중국의 인프라 사업이 ‘아세안의 단합을 저해하지 않도록 장려’해야 한다.11)  중국이 개도국에게 ‘시장과 정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중국의 발전 경험인 소프트 파워를 전파하는 것’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면서도, 개도국에게 이행하는 호혜(互惠)적 행동의 수준과 ‘이익의 재분배’가 어디까지 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또한 중국의 해상 일대일로가 세계 제1의 해운 허브 국가인 자국에게 미치는 정치∙경제적 파급도 검토해야 한다.12) 이상의 문제들로 인해 싱가포르는 일대일로 협력 진행의 속도를 조정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역으로 말하자면, 위와 같은 일대일로의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면, 싱가포르는 언제든지 일대일로 사업에 적극 참여할 것이며, 이를 다시 자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공간으로 재창출 한다는 입장 역시 공존한다.

* 각주
1) 은종학. (2018). 싱가포르 신설 국립대학의 SUID의 대중·대미 연구 협력 네트워크 분석. 아태연구, 25(2), pp.171-197.
2) 군사합동훈련을 통해 미군이 남중국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하여 동남아 미­중 세력균형을 간접적으로 지원하였다. (톰 플레이트 2013)
3) 임계순 2018. 중국의 미래: 싱가포르모델. 경기: 김영사 P. 437
4) 임계순 2018. 중국의 미래: 싱가포르모델. 경기: 김영사 P. 415 
5) Ja Ian Chong. (2018).  It’s Complicated : SINGAPORE–CHINA Relations, An Overview. RISE: Asia Prospect. No.20, July.
6) 1992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 후, 중국에서는 싱가포르 학습열풍( ‘강한정부+자유시장경제 학습’ )이 급속도로 확산된다. 당시 중국간부 1,000여명이 싱가포르에 파견되어 법률, 도시계획과 관리, 외국인투자, 기술훈련, 사회보장 등 싱가포르의 정책을 배우고 돌아갔는데, 이후 중국공무원의 싱가포르 연수는 난양이공대(NTU, 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에서 20 여년을 이어온다.
7) 예를 들자면, 중국사회과학원 세계정치경제전략연구소의 쉐리(薛力)는 싱가포르가 중국과의 관계에서 경제협력심화에 치중하여 온 측면은 실용주의 경제정책의 일면으로, 양국의 관계는 향후에도 경제, 문화방면을 중심으로 강화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닌다고 평가한다.
8) 그 동안 중국의 제조업은 최종생산을 위하여 선진국의 생산설비 기반을 필요로 하였고, 한국과 대만은 중간재 기술과 부품을 중국에게 제공하였으며, 중국은 이를 조립하여 최종재를 생산하여 미국이라는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여 왔다. 싱가포르는 이 과정에서 첨단제조업 부품수출, 아시아 금융, 물류서비스를 담당하였다. 싱가포르의 중국 투자는 초기 제조업에서 싱가포르 도시모델의 중국이식 수준으로 발전되었으며, 단순 투자와 무역에서 자본, 기술, 서비스가 결합된 행정, 과학기술협력 등 글로벌 가치사슬에서의 가장 질 높은 서비스를 중국에게 이식해주게 되었다.
9) 2004년 3월 대만독립을 주장했던 천수이벤(陳水扁)이 총통에 재선되었을 당시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군사적 포위망을 벗어나기 위한 전략으로, 대만과 군사훈련협력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때, 중국은 리센륭과 천수이볜의 밀접한 관계에 불만을 터트렸는데, 싱가포르에게 외교관계 단절협박과 함께, 중국 하이난에서 원정훈련을 할 것을 권했지만 싱가포르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중국은 싱가포르 항을 이용하는 선박을 태국의 크라항구(Kra Isthmus)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압력을 가했으며, 경제협력 중단이라는 보복조치, 상층인사교류 중지, 경제협상중단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는 일관된 기존입장 고수로 대응하였다.
10) Cheng-Chwee, K. (2008). The Essence of Hedging: Malaysia and  Singapore’s Response to a Rising China. Contemporary Southeast Asia, 30(2), p.177.
11) Chong, J. I. (2018). It’s Complicated : SINGAPORE–CHINA Relations, An Overview. RISE: Asia Prospect. No.20, July.
12) 싱가포르는 중국 상하이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컨테이너 항구를 지니고 있는데, 2017년 싱가포르의 항만 물동량은 6억 2,600만 톤이었다. 싱가포르 항은 전 세계 컨테이너 환적의 7 분의 1을 담당하고 있으며, 항만연료 판매량도 5063.64만 톤에 달한다. 2017년 말 기준, 싱가포르 항에는 4,558 척의 선박이 등록되었으며, 200여개의 해운노선을 관리하며, 전 세계 123개국과 지역을 연결하고 있다. 商务部国际贸易经济合作研究院.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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