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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인도네시아의 지속가능발전: 다음 10년의 과제

인도네시아 Gamini Herath Monash University Professor 2020/07/15

서론
인도네시아는 2015년 기준 인구 2억 3,900만으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이다. 인도네시아의 인구 수는 2020년에 2억 7,000만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인도네시아 통계청⸱BPS, Badan Pusat Statistik, 2019). 인도네시아는 빈곤, 기아, 열악한 보건 및 위생, 수자원 부족, 기후변화 및 기타 다양한 문제를 겪어 왔다. 1970년대에는 지출 기준 절대적 빈곤선 이하에서 살아가는 인구가 전체의 40% 이상이었으나 2015년에는 그 비중이 11.1%로 줄어들었다. 인도네시아의 식자율은 여성 93.59%, 남성 97.17%였다. 인도네시아의 교육 시스템은 시설 부족으로 인해 수준이 낮으며,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열악한 편에 속한다. 로위 연구소(Lowi Institute)는 2014년에 당시 인도네시아 교육부 장관이 현재 교육 시스템이 혼돈 속에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교육 비상사태를 겪고 있음을 시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16 여성 보건 및 생활 경험 조사(2016 Women’s Health and Life Experiences Survey)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15~64세 여성 가운데 신체적, 성적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3명 중 1명 꼴인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은 남성(약 80%)에 비해 훨씬 낮은 51%이다. 인도네시아는 여성과 여아를 지원하기 위해 많은 법, 규제 및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국민건강보험인 국민건강보장제도(JKN, Jaminan Kesehatan Nasional)는 모성사망률을 크게 낮추는 데 기여했다. 삼림 벌채는 기후변화(CC, Climate Change)로 이어졌고, 이에 따라 홍수와 가뭄의 빈도가 높아졌다(IPCC, 2001). 1981~1990년 사이 동남아시아에서 역대 가장 막대한 벌채량이 기록된 주 원인 국가로 인도네시아가 꼽힌다.   

본 글에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 Sustainable Development Goal)의 맥락에 비추어 인도네시아의 빈곤, 교육, 보건, 젠더 문제 및 기후변화 등 몇 가지 선정된 목표 관련 성과를 검토해 본다.

지속가능 발전 목표
2016년, 국제 연합(UN)은 미래 세대의 필요를 충족할 능력을 저해하지 않고 인간 복지를 증진하여 현 세대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30년 지속가능 발전 의제’(Agenda 2030)라고도 불리는 SDG를 채택했다(세계환경개발위원회⸱WCED, 1987). SDG는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환경, 사회 및 경제가 만나는 교차점을 다루는 전체론적 접근법이다. SDG에는 빈곤 완화, 기아, 기후변화, 경제 불평등 등을 포함하여 총 17개의 목표가 설정되어 있다(<표 1> 참조). SDG는 수백만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빈곤층의 생활을 위협하는 심각한 환경, 사회 및 경제적 고갈로 인해 인도네시아 내에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Herath, 2017).

인도네시아의 SDG 달성 노력
인도네시아는 대통령령 제 59/2017 호에 의거, 국가개발기획부(Ministry of National Development Planning)를 시행 주관 부처로 하여 SDG를 도입했다. 2020년에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최근 황폐화된 인도네시아에 있어 SDG는 매우 중요하다. 인도네시아가 SDG를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대략 연간 2조 5,000억 달러인 것으로 추산된다. 

인도네시아의 빈곤율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인도네시아에 가난한 절대 인구는 여전히 많다. 인도네시아는 빈곤을 뿌리 뽑고 모든 시민이 존엄성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00년에 새천년개발목표(MDG, Millennium Development Goals)를 채택했다.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19.14%였던 빈곤율이 절반가량 줄어들어 11.13%가 되었다(BPS, 2018). 그러나 SDG에서는 2030년까지 빈곤 제로(zero poverty)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로 설정되어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SDG가 지니는 중요성
UN의 SDG 목표 17개 중에는 기아 및 빈곤 완화, 보건과 위생, 교육 개선, 기후변화 대처 등이 포함된다. 인도네시아의 보건과 교육 관련 많은 보조금 및 사회 보호 프로그램과 기타 정책 이니셔티브는 SDG와 잘 맞아떨어졌다. 경제가 잘 기능하고 있다고는 하나, 인도네시아에는 절대 빈곤과 불평등 수준이 여전히 매우 높으며 심각한 환경 문제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SDG는 국가 발전을 가로막는 극복 불가능한 장애물 일부를 마침내 뛰어넘을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제공했다.

인도네시아 내 SDG 성과
빈곤율이 역사상 최초로 한 자리 수로 떨어지고, 모든 수준의 교육 접근권이 개선되었으며 온실가스(GHG, Green House Gases) 배출이 감소되었다고는 하나, 인도네시아가 2030년까지 SDG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보장할 수 없다. 인도네시아는 더 많은 노력을 요하는 목표와 세부 목표(target)를 명확히 파악하고 보다 효과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잘 설계하여 구축해야 한다. 인도네시아는 낮게 매달려 있는 과일을 따듯 개발에 있어 가장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먼저 이루었을 뿐, 나머지 개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극도로 어려운 과제이다.

<표 1>은 2019년까지의 SDG 달성 진전 추이를 대략적으로 평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빈곤 퇴치(SDG 1),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고용 증진(SDG 8), 기후변화 및 그 영향에 대처하기 위한 행동(SDG 13) 등 세 가지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은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양성 불평등(SDG 5), 대양의 지속가능한 사용(SDG 14),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SDG 17) 등 세 가지 목표 측면에서는 진전이 없다. 육상 생태계의 보호, 복원 및 지속가능한 사용 증진(SDG 15) 목표 측면에서는 후퇴하고 있다. 나머지 SDG 목표에서는 소폭 진전이 나타나고 있다. 단, 2개 목표에 대해서는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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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지속가능발전보고서’(Sustainable Development Report 2019)에서는 시간에 따른 SDG 지표 변천 추이와 2030년까지의 궤적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17개 SDG 목표 관련 각국의 성과를 검토하고 있다(<표 2>). 2019년에 인도네시아의 SDG 글로벌 지수는 64.2점으로 102위를 기록했다. 이 점수는 인도네시아가 모든 SDG 목표 달성에 도달하기까지 64.2%만큼의 여정을 걸어왔음을 의미한다. 이는 2019년에 78.3점으로 18위를 기록한 한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2019 SDG 지수 및 대시보드 보고서). 기타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 또한 인도네시아보다 나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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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경제는 2014~2018년 사이 연간 5.5%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빈곤율은 11.26%에서 9.82%로 줄어들었다. 지니 계수 또한 0.414에서 0.384로 줄어들었다. 이는 소득 불평등이 축소되었음을 의미한다. 2015~2018년의 기간 동안 새롭게 창출된 938만개의 일자리에 힘입어 여성 실업률도 줄어들었다. 비록 증가폭이 미미하다고는 하나 중학교(junior secondary school) 출석률 또한 91.17%에서 91.52%로 상승했다. 2010~2017년의 기간동안 GHG 배출량은 기준이 되는 이산화탄소 누적치 총 130억 톤 대비 22.5% 줄어들었다. 인도네시아의 반부패행동지수(Anti-Corruption Behavior Index)는 3.59(2015)에서 3.66(2018)으로 상승했다. 친환경 프로젝트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되는 그린 수쿠크(Green Sukuk, 그린 본드) 등 혁신적 금융 도구를 바탕으로 민간 및 공공 부문으로부터 SDG 달성을 위해 유입되는 자금 흐름이 개선되었다. 인도네시아는 독특하게 2018년과 2019년에 이슬람 율법을 준수하는 금융 행위를 뜻하는 이슬람 금융(Islamic Finance)을 사용했고, 정부가 발행한 그린 수쿠크(Sovereign Green Sukuk)를 통해 민간 투자로 20억 달러를 조성하고 23개 친환경 및 지속가능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했다. 인도네시아 그린 수쿠크의 수익은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했다. 인도네시아의 양성평등지수(Gender Equality Index)는 총 188개국 가운데 105위로 낮다. 인도네시아에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은 것은 결혼, 두 살 이하 자녀, 낮은 교육 이수율(고등학교 및 대학교 수준 미만) 및 탈농으로 인한 농업 축소 추세 때문이다.

2010년, 전체 인구 2억 3,700만 가운데 520만 명이 다른 주(州)로 이사를 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대부분이 농촌에서 도시로의 이동이었다(Sukamdi & Mujahid, 2015). 2015년, 도시 빈곤율이 8.22%였던 반면 농촌빈곤율은 14.09%였다. 2010년에 6.69%p이던 도농간 빈곤율 차이는 2015년에 들어 5.87%p로 줄어들었다(BPS, 2019).

인도네시아의 SDG 관련 도전 과제
인도네시아는 근시일 내에 대두할 것으로 예견되는 심각한 도전과제 극복을 위해 정부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SDG 달성을 가로막는 문제는 낮은 교육수준, 분열된 혁신 시스템 및 지속가능성 이슈에 대한 낮은 인식 수준이다. 기본적 데이터마저도 부재하여 SDG 성과를 정량화하는 것이 어렵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세부 목표가 설정되지 못해 빈곤 완화 노력에 걸림돌이 되었다. 많은 사람이 실질적 성과가 아닌 SDG 달성을 위한 자신의 노력을 성과의 증거로 언급한다. 이러한 임시방편식 체제에 더해진 모니터링 및 평가 체계 부재 문제는 SDG 이행 강화에 거의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인도네시아는 비국가 행위자의 SDG 이행 노력 참여 부재로 인해 비전 및 목표 설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지역 차원에서 연구 및 거버넌스가 불충분한 탓이 크다. 인도네시아는 기본적 서비스 강화, 연결성 증진을 통한 지역적 격차 축소, 경제적 부가가치 확대, 일자리 창출, 도시 및 농촌 지역사회에서의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 극복 등에 특히 초점을 맞추어 전략의 우선순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인도네시아의 미래 SDG 달성은 다양한 의제 통합, 협력적 파트너십, 지원 대상이 뚜렷한 빈곤 감축 프로그램의 제대로 된 수립, 혁신적 금융 등에 달려 있다. 특히 혁신적 금융 측면에 있어 이슬람 금융을 이미 성공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는 만큼 기존의 과실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국가 개발 프로그램, 국가중기개발계획(RPJMN) 및 SDG에는 유사점이 많아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시너지를 제대로 규명하여 인도네시아 정부에 최고의 효익을 낼 수 있도록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정부와 의회, 학계, 전문가 및 시민사회를 넘나드는 공동 협력을 구축하여 SDG에 대한 공동의 책임 의식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SDG는 과학적 분석, 올바른 비전과 좋은 거버넌스, 169개 세부 목표 달성을 위한 일관적 체계를 바탕으로 하는 탄탄한 정책이 있어야 달성 가능하다. SDG가 아직까지 시행 초기단계에 있다고는 하나, 이미 몇몇 장애물이 규명된 바 있다. 경제가 잘 기능하고 있다고는 하나 절대 빈곤과 불평등 수준이 여전히 매우 높으며 심각한 환경 문제도 가라앉을 기미 없이 계속되고 있다. 기후변화 또한 당분간 매우 치명적인 도전과제가 될 것이다. SDG 달성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는 낮은 교육수준, 분열된 혁신 시스템 및 지속가능성 이슈에 대한 낮은 인식 수준이다. SDG 달성을 위해서는 이들 장애물을 명확히 이해하고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

만연한 부패와 정치극이 의사결정을 지배하고 있다. 교육, 보건, 경제⸱정치 참여 측면에서 남성과 여성 간 격차도 여전히 존재한다. 인도네시아는 지속가능 성장이 더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회복의 모습이 어떠할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것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인도네시아가 기후변화나 홍수 및 가뭄 등 기타 자연 재해에 가장 취약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올바른 정책과 전략이 마련된다면 인도네시아는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 비용을 뛰어넘는 수준의 사회적, 경제적 및 환경적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던지는 도전과제는 광범위하고 복잡하다. 농민은 시장을 잃었고, 공급망은 교란되었으며, 소비자 수요가 급감했고, 식품안전 모니터링에도 지장이 생기고 있다. 기후변화 및 환경 파괴는 식품안보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이는 특히 아사 직전에 있는 국민에게는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인도네시아가 마주하고 있는 도전과제는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인도네시아가 코로나 이후의 세상이 요구하는 과제를 수행하지 못한다면, SDG는 요원한 꿈에 머무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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