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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부탄-인도 관계

부탄 / 인도 Dr. Etee Bahadur Jamia Millia University Professor 2020/07/29

부탄
불교왕국인 부탄은 지금까지 늘 티베트와 역사적 유대관계를 유지해 왔다. 히말라야의 동쪽에 위치한 부탄의 국토는 산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거주지는 대부분 하천이 흐르는 골짜기 지역의 땅에 밀집되어 있다. 따라서 부탄의 지형은 이웃국과 방벽을 두고 있는 형세를 띤다. 중국과 인도 사이에 있는 작은 히말라야 내륙 왕국이 바로 부탄이다. 부탄은 불교 문화 유산을 가지고 있으며 식민 지배를 받은 역사가 없다. 1960년대까지 도시화 수준이 가장 낮고 고립된 나라였던 부탄은 그 이후 몇십 년 동안 급격한 현대화와 민주화를 겪었다. 2008년에 부탄은 전 세계에서 가장 어린 신생 민주국가로 부상했다. 절대군주제에서 민주주의로의 전환은 전적으로 평화로운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는 좋은 거버넌스의 성과라 할 수 있다. 

부탄은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축(Jigme Khesar Namgyel Wangchuck) 국왕의 대관식이 있던 해에 왕축(Wangchuck) 왕조 100주년을 기념했다. 이로써 2008년은 부탄이 절대군주제에서 입헌군주제로 전환한 해이자 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이라는 독특한 철학을 채택하며 부탄의 이니셔티브에 새로운 장을 연 한 해가 되었다. 이를 통해 부탄은 21세기에 맞는 자국의 미래를 재정의하며, 새로운 도전 과제를 맞닥뜨리고 세계 질서 내에서 독립적 역할을 수행하고자 했다. 

부탄이 내린 이번 결정의 중심에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인도가 있었다. 수년에 걸쳐 부탄에 개발원조차관, 보조금 및 기타 다양한 형태의 프로젝트 자금을 지원해 온 인도는 부탄의 사회 및 정계에 폭넓게 관여하고 있다. 인도가 60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부탄의 길잡이 역할을 했으나, 부탄이 탄탄하고 독립적인 진정한 민주국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인도의 도움이 여전히 필요하다. 더불어 시킴(Sikkim), 아루나찰프라데시(Arunachal Pradesh) 및 네팔,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안보의 완충지대 역할을 해주는 부탄이 인도에 지니는 전략적 중요성 또한 유의미하다. 

세 차례의 우호 조약 
인도와 부탄은 서로 간 공동의 역사 및 문화적 유대를 토대로 상호 이익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특별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1954년 당시 부탄 국왕이었던 지그메 도르지 왕축(Jigme Dorji Wangchuck, 1928-1972)과 왕비인 아시 케상 왕축(Ashi Kesang Wangchuck)은 인도를 방문했다. 독립 인도의 초대 총리인 자와할랄 네루(Jawaharlal Nehru)가 부탄을 방문한 것은 1958년이다. 또한 자와할랄 네루는 1947년에 열린 아시안 컨퍼런스(Asian Conference)에 부탄 사절단이 참석할 수 있도록 초대하기도 했다. 

양국이 1949년에 체결한 우호조약(Friendship Treaty)은 독립 인도의 초대 총리인 자와할랄 네루와 지그메 도르지 왕축 부탄 국왕의 시대 이후 인도-부탄 관계를 이끌어 온 나침반이었다. 인도-부탄 양자관계의 바탕이 된 1949년의 이 조약은 앞서 인도제국 정부와 부탄 사이에 체결된 1910년의 조약을 대체하는 것이었다. 심라(Shimla)에서 체결된 이 인도-부탄 간 조약에는 항구적 평화 및 우호 조약(Treaty of Perpetual Peace and Friendship)이라는 이름이 붙었다(1949).1) 1949년의 이 조약은 주요 조항 일곱 개를 두고 있으나, 양국간 관계를 영속화하고 지속 유지될 수 있도록 한 주된 조항은 제 2조였다. 제 2조는 인도 정부가 부탄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으나 대외 문제에 있어서는 부탄 정부가 인도 정부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적시한다. 더불어 동 조약에 따르면 부탄은 인도의 안보에 위협을 제기하지 않는 한 무기 및 탄약을 수입할 수 있다. 

그러나 양국 사이의 관계는 2007년, 프라나브 무케르지(Pranab Mukherjee) 인도 외교장관(EAM, External Affairs Minister)과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축 국왕 사이 수정 조약이 체결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새롭게 개정된 2007년 인도-부탄 우호조약의 제 2조에 따라 부탄에 인도의 지침 없이 외교관계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권한이 주어지며 양국관계에 엄청난 변화가 발생했다. 부탄은 이제 인도의 권고 없이도 자유롭게 제 3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할 수 있다. 더불어 동 조약의 제 4조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인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부탄의 무기 수입을 허용했다.2)   

문화적 교류 및 상호 인적 유대 
양국은 2018년에 공식 외교관계 수립 50주년을 함께 기념했다.3) 인도는 지난 몇 년 동안 인도에서 고등교육을 받는 부탄 학생을 위해 장학금을 제공해 왔다.4) 부탄 국민은 인도 총리가 2019년 부탄 방문에 기해 콜카타(Kolkata) 소재 아시아 학회(Asiatic Society)가 제공한 다르마 라자(Dharma Raja) 동상, 혹은 샤브드룽(Zhabdrung, 현대 부탄 건국의 아버지) 동상의 대여 기간을 추가 5년 연장한 호의를 고맙게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인도 정부는 현 학년도부터 날란다 장학금(Nalanda Scholarship)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부탄의 일부 공무원은 2019~2020년의 기간 동안 LBSNAA, NSI, NACEN 등의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기도 했다.5) 

개발계획 / 무역 및 경제협력
1차 및 2차 5개년 계획(1961~1971년)에서 부탄 개발계획의 핵심은 인프라 발전의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부탄의 제1차 5개년 계획(1961~1966년)은 인도 기획위원회(Planning Commission)에서 마련하고 전체 자금을 인도 정부에서 지원했다. 이 1차 5개년 계획으로 인해 대규모 도로망이 건설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부탄 국내 곳곳이 연결되었을 뿐 아니라 부탄 남쪽의 이웃국가인 인도와의 연결망이 구축되었다. 이후 개발의 초점은 농업 부문으로 옮겨갔고, 이에 농업 부문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예산이 할당되었다. 

제5차 5개년 계획(1981~1987년) 하에서는 개발의 초점이 관료주의 체제의 구조적 변화로 옮겨졌다. 정부는 개발 관련 행정을 현(Dzongkhag, 종카그) 단위로 분산하여 각 지방의 위원장(Dzondha)들이 현급 기획위원회(Dzongkhag Yarge Tshokchung)를 구성하도록 하였다. 제6차 5개년 계획(1987~1992년)에서는 부탄 시민을 위한 단일 행동강령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겨레 한민족(one nation, one people) 정책이 선언되었다. 양국간 프로젝트의 특성 및 프로젝트를 위한 투자 파트너십 종류의 크기와 규모 측면 등에서 인도-부탄의 관계는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했다. 

1971년에 부탄은 UN에 가입하며 UN 개발원조 수혜 자격을 얻었고 이에 더해 일본, 호주, 스위스 등의 나라와 교류할 수 있게 되었다. 부탄은 현재 일본, 한국, 쿠웨이트, 핀란드, 싱가포르,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캐나다, 바레인, 유럽 연합 등과 외교적 양자관계를 맺고 있다. 양자적 국제원조를 바탕으로 부탄은 더욱 많은 개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정주지를 복원하며, 필수 물자에 보조금을 지원했다. 

2001~2010년의 브뤼셀 선언(BPoA, Brussels programme of action)의 주된 목적은 최빈개도국(LDC, Least Developed Countries)과 이들의 개발 파트너국가 사이 파트너십 프레임워크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BPoA의 우선과제는 빈곤 완화, 양성평등, 고용창출, 거버넌스, 역량 개발 및 내륙국가와 작은 섬나라 개발도상국이 마주하는 문제 해결 등과 관련되어 있다. 부탄은 BPoA와 새천년 개발 목표(MDG)를 전적으로 지지하며, 이러한 개발 목표가 네 개의 축으로 이루어진 국민중심적 프레임워크인 부탄의 국민총행복 개발 접근법과도 일치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제10차 5개년 계획(2008~ 2013년)의 주제는 빈곤 완화로, MDG에 주력하여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09년에 체결된 MOU는 보건, 불법 마약거래 방지, 민간 항공, 정보기술, 농업 연구, 수색구조활동 협력, 환경 관련 기술적 작업 등의 사안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런 모든 이니셔티브는 부탄과 인도의 파트너십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는 부탄의 최대 교역 파트너 자리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2018년에 양국의 교역량은 약 15억 달러에 육박했다. 2019년 인도 총리의 부탄 방문 당시, 부탄에서는 인도인의 부탄 여행을 촉진하여 양국 경제의 결합 수준을 더욱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루페이(RuPay) 카드 도입 프로젝트 1단계를 출범했다.6) 제 12차 5개년 계획(2018~2023년)에서는 인도 정부가 총 5,296만 9,600달러 규모의 과도적 무역 촉진 원조에 더해 별도 경제 원조를 제공했다. 양측은 인프라, 도로 및 교량 개발, 지방 병원, 학교, 문화유산 건물 건설, 산업, 농업, 관개 수로 연결 및 보건 부문에서의 크고 작은 사업 몇몇을 규명하고 여러 단계에 걸친 이들 프로젝트의 시행에 대하여 합의했다.7)  

수력 발전 협력
부탄의 국내 산업 발전은 수력발전과 함께 시작되었다. 수력발전은 세입 창출의 원천이었고, 부탄은 수력발전을 바탕으로 개발에 필요한 예산 일부를 충당할 수 있었다. 추카(Chukha) 수력발전 프로젝트(1989)는 발전 부문 내 인도-부탄 협력의 초석이 되었다.8) 추카(Chukha), 탈라(Tala), 쿠리추(Kurichhu), 바소추(Basochhu) 수력발전 사업으로 인해 부탄 내에서는 개발의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1988년이 되자 인도의 지원을 받아 부탄의 국내 전력망을 인도와 연결하는 사업이 추진되었다. 이 국내 송전 인프라는 주요 발전단지 및 부탄 내 팀부(Thimphu)와 푼촐링(Phutsholing)시 등을 발전소에 연결해 주었다. 

부탄에서 발생하는 산사태 및 갑작스런 홍수는 강의 침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다. 더불어 빙하가 많아서 빙하홍수(GLOF, glacial lake outburst floods) 등의 자연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부탄 북부에는 기후 관련 우려가 상존한다.9) 따라서 부탄은 수자원이 부족한 겨울 동안(1~3월) 인도로부터 전력을 수입하여 국내 수요를 충당한다. 부탄에서 전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부탄과 인도의 우려거리이다. 나아가, 부탄의 수력 발전에도 과부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부탄이 쿠리추(KHPP) 프로젝트와 탈라 프로젝트 개발에 합의하며 개발 협력의 속도를 높인 것은 제8차 5개년 계획(1997~2001년) 당시였다. 이들 프로젝트는 인도가 계속해서 부탄의 공동 파트너로 기능하며 부탄의 발전용량 확대를 지원할 것이라는 신호였다. 인도와 부탄의 발전 부문 협력은 2008년에 설립된 드룩 녹색 발전 회사(Druk Green Power Corporation, DGPC)를 바탕으로 더욱 탄탄해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공동 위임 그룹(EJP, Empowerment Joint Group)이라고 불리는 논의의 장 또한 마련되었다. EJP의 책무는 합작투자 관련 합의, 저수지 프로젝트 점검, 인적자원 업그레이드, 공동 홍수 관리 등과 관련된 사안을 논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인도-부탄의 협력이 더욱 심화되었음을 나타내는 증거이다.10) 향후 예정되어 있는 메가 프로젝트의 예로는 Chamkarchu, Wangcho, Khonlongchi, Bunakha 프로젝트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Amochhu 저수지 및 Bunakha 저수지 등 저수지를 사용하는 프로젝트이다. Sunkosh, Bunakha 및 Amochhu 수력발전 프로젝트는 겨울 동안의 전력 발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2019년 8월 17~18일에 걸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부탄 방문은 발전 부문에서의 양국간 협력이 더욱 심화 및 다각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방문으로 720MW 규모의 Mangdechhu 수력발전 프로젝트 및 남아시아위성(South Asia satellite)의 사용을 위한 지구국 관련 프로젝트의 출범이 계획되었다. 더불어 양측은 부탄을 위한 소형 인공위성 조성에 합의했다.11)  720MW 규모의 Mangdechhu 수력발전 프로젝트 출범과 함께 수력발전 부문에서 양자 협력을 바탕으로 공동 개발된 수력 발전 용량은 2,000MW를 넘어서게 되었다. 양국 정부는 현재 진행중인 두 건의 대규모 수력발전프로젝트(hydro-electric project, HEP), 즉 1,200MW 규모의 Punatsangchu–I 프로젝트와 1,020MW 규모의 Punatsangchu-II 프로젝트를 두고 긴밀한 협력을 이어 나가고 있다. 2,585MW급 Sankosh 저수지 수력발전 프로젝트의 양식을 결정하기 위한 양자 회담 또한 시행되었다.12)

인도 정부(GOI, Government of India)가 제공한 지원은 부탄의 사회경제적 발전에 도움을 준 여러 개의 개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시행하는 데 늘 시의적절한 도움이 되었다. 전통 문명에서 출발한 양국간 유대관계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연대로 발전하여, 이제는 긴밀한 양자 관계로 발돋움했다. 이러한 양자 관계는 양자 협력이 이루어지는 모든 부문에서 나타나는 지속적 진전을 바탕으로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 각주
1)  A.Appardorui and M.S.Rajan , India’s Foreign Policy and Relations, South Asian Publishers , New Delhi, 1988
2) Ibid 
3) http://www.mea.gov.in/Uploads/PublicationDocs/31719_MEA_AR18_19.pdf
4) http://www.mea.gov.in/Uploads/PublicationDocs/32489_AR_Spread_2020_new.pdf
5) http://www.mea.gov.in/Uploads/PublicationDocs/32489_AR_Spread_2020_new.pdf
6) “루페이(RuPay)는 인도 최초의 국내 체크 및 신용카드 결제망으로, 인도의 ATM기, POS기기 및 전자상거래 웹사이트 등을 아우르며 널리 사용되고 있다. 루페이는 피싱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매우 안전한 네트워크이다. 루피(Rupee)와 결제(Payment)라는 단어에서 따 온 이 서비스의 이름은 이것이 인도의 고유한 체크 및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임을 강조한다. 루페이는 인도의 인도국가결제공사(NPCI)가 만든 자체 카드 시스템이다.” 
7) http://www.mea.gov.in/Uploads/PublicationDocs/32489_AR_Spread_2020_new.pdf
8) Medha Bisht (2012) Bhutan–India Power Cooperation: Benefits Beyond Bilateralism, Strategic Analysis, 36:5, 787-803, DOI: 10.1080/09700161.2012.712390 https://doi.org/10.1080/09700161.2012.712390
9) 1994
10) Ibid pp 789-790 
11) http://www.mea.gov.in/Uploads/PublicationDocs/32489_AR_Spread_2020_new.pdf
12) http://www.mea.gov.in/Uploads/PublicationDocs/32489_AR_Spread_2020_new.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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