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아세안, G7의 B3W 계획에 환영과 우려 동시 표명

동남아시아 일반 EMERiCs - - 2021/07/02

☐ G7, 개발도상국 인프라 지원 천명

◦ 미국이 주도한 B3W 계획 발표
- 얼마 전 영국 콘월(Cornwall)에서 사흘간의 일정으로 G7 정상회담이 진행됐다. 회담을 마친 후 정상회담 내용을 공식 발표하는 자리에서, G7 참여국은 앞으로 글로벌 공동 번영을 위해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건설 사업을 지원하고, 동시에 개발도상국이 평등하고 민주적인 사회와 지속 가능한 경제를 구축할 수 있도록 대규모 사회·경제적 원조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더 나은 세계 건설(B3W, Build Back Better World)’이라고 이름 붙인 개발도상국 지원 계획은 2035년까지 약 40조 달러(한화 약 4경 5,140억 원)를 투자하여 상대적으로 경제 발전이 더딘 국가의 인프라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 또한 B3W 계획을 공개한 G7은 B3W가 단순히 유형의 인프라 시설 건설 사업만을 목표로 한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G7 발표에 따르면 B3W의 핵심 테마는 1) 기후(climate), 2) 보건(health and health security), 3) 디지털 기술(digital technology), 4) 평등(gender equity and equality)으로, G7은 개발도상국이 양적·질적으로 더 발전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다방면에 걸쳐 지원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 한편, B3W 계획은 미국이 주도하여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후보 시절과 당선 직후부터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미국 중심주의가 아닌 다자간 협력 체제를 강조했으며 국제 사회에 대한 지원과 원조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표명했다.
- 미국은 이번 G7 정상회담 이전부터 G7 국가에 B3W 계획의 청사진을 전달하고 B3W 계획을 정상회담 공식 성명에 채택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또한 B3W 계획의 취지와 가이드라인을 백악관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B3W 계획을 대대적으로 알리기 위한 행보도 보였다.

◦ 선언문 정도의 포괄적 내용만 있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아직
- G7 정상은 B3W 계획을 발표하면서 대략적인 총 투자 금액과 기간, 지원 대상 지역 및 주요 투자 분야를 개괄적으로 언급했을 뿐 B3W 계획을 어떻게 실행에 옮길 것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 또한 B3W 계획을 행동에 옮기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해서도 G7 정상은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 심지어 B3W 계획을 주도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미국의 대외 원조 기구인 국제개발금융공사(DFC, United States International Development Finance Corporation)와 국제개발처(USAID, United States 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그리고 수출입은행(EXIM, Export–Import Bank of the United States) 등과 자금 조달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라고만 말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 결론적으로, B3W는 G7 내부적으로도 개략적인 수준의 합의만 있었던 계획으로, 향후 실행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G7 국가가 향후 B3W 계획을 실행에 옮기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전에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조건을 조율 하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 동남아시아 국가들, B3W 계획 발표에 환영의 뜻... 그러나 의문도

◦ 중국의 일대일로를 겨냥한 B3W
- 2021년 G7 정상회담의 주요 주제는 방역과 기후변화 대응, 그리고 중국 견제로 압축된다. 미국은 중국에서 자행되는 인권 유린 행위를 이유로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제외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미국이 B3W를 통한 개발도상국 인프라 지원 계획을 밝힌 이유도 중국이 2013년부터 시작한 일대일로(BRI, Belt and Road Initiative)를 정면으로 겨냥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판단된다. 
- B3W 계획을 보도한 세계 여러 언론 역시 B3W가 명백하게 중국의 일대일로를 견제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시각을 보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B3W가 구체성이 부족한 점을 지적하면서, 미국은 B3W를 실행할 의지가 크지 않으며 B3W가 단지 외교적으로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한 정치적 프로파간다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 실제로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B3W는 여러 측면에서 일대일로와 매우 유사하며 일대일로에서 환경, 민주주의, 평등의 가치를 더하고 지원 예상 규모를 좀 더 확대한 수준의 계획 정도로 평가된다.
- 그 증거로 우선 미국을 비롯한 G7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B3W의 주요 지원 대상으로 남미, 아프리카, 인도-태평양을 언급했으며 해당 지역 국가에 대한 인프라 건설 지원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았다.
- 또한, 중국은 일대일로 계획에서 개발도상국의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2030년까지 약 26조 달러(한화 약 2경 9,341조 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 반면, G7은 개발도상국에 2035년까지 40조 달러를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같은 G7의 발언에는 B3W가 일대일로보다 더 큰 규모의 지원 계획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 서방 국가의 태도 전환 있어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B3W 수용할 것
- G7이 B3W 계획을 공개하자 G20의 일원이자 동남아시아 최대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먼저 B3W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마헨드라 시레가(Mahendra Siregar) 인도네시아 외무부(Ministry of Foreign Affairs) 차관은 인도네시아는 아직 인프라가 부족하며, 인도네시아 정부는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언제든지 공동 투자를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 싱가포르 국립대학(NUS,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의 사회·정치·경제 연구소인 이시스-유소프 이샥 연구소(ISEAS-Yusof Ishak Institute)의 래리 싱(Larry Shing Kwok Choi) 소장도 몇 년 전부터 동남아시아 국가 사이에서 일대일로 계획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B3W에 관심을 가질 동기는 충분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그러나 래리 싱 소장은 만약 서방 국가가 주축이 된 G7이 과거처럼 지원 대상으로 삼은 국가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지 않고 G7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B3W 계획을 실행하려 할 경우, 일대일로라는 선택지가 있는 상황에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B3W에 반발하고 오히려 중국과 더 가까워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래리 싱 소장은 ‘필요한 곳에 필요한 지원(money where their mouth is)’이라고 표현하면서, G7의 B3W가 일대일로보다 매력적인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지원 대상국 및 해당 국가의 지방 정부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야 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 이상과 실제 사이, B3W가 일대일로에 앞서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 많아
- 중국이 2013년부터 일대일로 계획을 시작한 이후 일대일로에 참여하는 국가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권력을 가진 중국 공산당이 신속하게 관련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있지만 사업 진행 과정에서 도로 건설 노선이나 역사 건설 위치 등을 결정할 때 참여국의 의견을 대부분 수용한 점도 큰 이유로 작용했다. 
- 여기에,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 참여국이 제안한 사업의 투명성이나 작업자 인권 등 가치적 문제를 어느 정도 고려 대상에서 배제하여 지원 대상국이 간편하게 일대일로 자금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점도 일대일로 참여국이 빠르게 늘어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 반면 이번에 발표된 B3W는 여러 국가가 동시에 참여하는 계획이기에 일대일로와 비교하면 사업을 진행할 지휘 체계 통일성이 떨어지며, 또한 지원 대상국이 만족할 수 있을 만큼 신속하게 자금을 조달하여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도 의문시되고 있다.
- 더불어, 미국은 B3W 계획의 핵심 가치로 투명성과 공정성, 평등의 가치 등을 언급했는데, 과연 인프라 개발이 시급한 개발도상국이 이러한 미국의 이상에 얼마나 동의할 수 있는지도 미지수이다.
- 실제로, G7이 B3W 계획을 발표한 후 필리핀 현지 언론 마닐라 타임스(Manila Times)는 이미 오랜 기간 진행되었고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일대일로와 비교할 때 B3W는 일대일로에 대항할 수 있는 계획이 아니라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 심지어는 G7 국가인 프랑스의 주요 언론 AFP통신(Agence France-Presse) 역시 G7이 B3W를 통해 개발도상국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중국의 일대일로가 B3W 실행의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으로 내다보았고, 싱가포르 언론 CNA(Channel News Asia)는 이 같은 AFP통신의 견해를 보도했다.
- 미국은 이번 G7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에 대항할 수 있는 연대 체계를 구축하려는 의도를 보다 분명히 드러냈으며,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사회를 구축하고자 B3W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은 최근 8년 동안 일대일로를 통해 많은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했으며, 특히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의 인프라 사업에 상당히 깊숙이 침투한 상황이다.
- 이러한 경향은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낮은 국가일수록 더욱 두드러지는데, 동남아시아 최빈국인 라오스는 인프라 사업 대부분을 중국에 의지하고 있으며 라오스 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사업도 중국의 힘을 빌린 라오스-중국 철도 사업이다.
- 또한 동남아시아 국가 중 역시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떨어지는 캄보디아는 국가 GPS 인프라 기본 체계로 중국의 베이더우(Beidou) 위성 시스템을 도입했고, 라오스와 마찬가지로 여러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중국 자본에 의지할 정도도 중국과 가까운 상황이다.
- 그리고 지난 2021년 2월 쿠데타가 일어난 후 군부가 집권 중인 미얀마는 노골적으로 친 중국 행보를 계속하고 있으며, 인권과 민주주의 탄압을 비판하는 서방 국가에 반기를 들고 있기에 현 상황에서는 B3W에 참여 의사를 밝힐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 이와 같은 점을 감안 시 미국을 비롯한 G7이 대중국 프로파간다의 차원에서 B3W를 발표했든, 아니면 실제로 강력한 실행 의지를 가지고 B3W를 계획했든 간에 적어도 현 상황에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일대일로와 거리를 두고 B3W를 적극적으로 채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Star, First train test on Laos-China railway planned for August, 2021.06.23.
Bangkok Post, Laos to test train line to China in August, 2021.06.23.
Radio Free Asia, As Lao-China Rail Line Nears Completion, Some Displaced by the Work Still Wait to be Paid, 2021.06.17.
Manila Times, G7 infrastructure plan can hardly rival BRI, 2021.06.21.
South China Morning Post, Asia has wary welcome for G7’s answer to China’s Belt and Road Initiative, 2021.06.18.
Phnom Penh Post, Ministry to integrate BeiDou navigation system into transport sector, 2021.05.12.
Khmer Times, Cambodia to cooperate in promoting the use of Beidou GPS satellite system for vehicles and ships, 2021.05.12.
Global Times, G7's infrastructure plan mostly for purpose of propaganda: analysts, 2021.06.21.
The Times of India, G7’s anti-China stance is not enough to counter the dragon, 2021.06.22.
The Diplomat, B3W: Building an Alternative to the BRI or Falling Into the Same Trap?, 2021.06.22.
The White House, FACT SHEET: President Biden and G7 Leaders Launch Build Back Better World (B3W) Partnership, 2021.06.12.
CNA, G7 global infrastructure plan faces obstacles as Chinese alternative, 2021.06.17.
Straits Times, Asia has wary welcome for G-7's Build Back Better World initiative, 2021.06.17.
Manila Times, Govt infra teams vows to fast track projects, 2021.06.19.
Daily Sabah, Asia has lukewarm reception to G-7's answer to Belt and Road, 2021.06.17.
Reuters, Asia has wary welcome for G7′s answer to Belt and Road, 2021.06.17.
CNN, Chinese private security presence is growing in Southeast Asia, report finds, 2021.06.24.
The Diplomat, China Holds Slimmed-Down Belt and Road Conference, 2021.06.25.


[관련 정보]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AIF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