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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스리랑카, 인도와 어업분쟁 재발... 인도 어민의 불법조업에 항의

스리랑카 EMERiCs - - 2022/07/22

☐ 재발하는 어업 갈등


◦ 영해 침범하여 조업한 인도 어선 나포

- 인도 어민들이 스리랑카 영해를 침범해 어로 작업을 벌이면서 스리랑카와 인도 사이의 어업 갈등이 다시 재현되고 있다. 7월 10일 스리랑카 해군은 자국 영해에서 불법조업을 한 인도 어민 12명을 체포하고, 해당 인도 어민의 어선들을 나포했다. 

- 스리랑카 북부 해안과 인도 남부 타밀 나두(Tamil Nadu) 사이에 있는 포크만(Palk Bay) 어장을 두고 스리랑카와 인도 어민들 간의 대립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2022년 3월 말에도 스리랑카 해군이 불법조업을 벌이고 있던 인도 어선을 나포했고, 이에 인도 정부가 어선의 반환과 선원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양국 간 외교적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 해묵은 어업 갈등

- 인도 정부는 2022년 3월 어업 문제에 대한 제5차 인도-스리랑카 공동실무그룹 회담(Fifth Meeting of the India-Sri Lanka Joint Working Group)에서 인도 어선 반환과 선원들의 석방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하면서 수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양국 간 어업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양자 간 교섭이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자틴드라 나트 스와인(Jatindra Nath Swain) 인도 어업부 차관은 양국 해군과 해안경비대가 어민들 간 충돌을 막기 위해 수시로 순찰에 나서고, 기존 핫라인(hotline)을 활용해 오해의 소지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 한편, 제5차 인도-스리랑카 공동실무그룹 회담에서 저인망 그물을 사용한 수산 자원 남획방지 목적의 양국 당국 간 공조가 주요 의제로 대두되었다. 스리랑카 정부는 포크만 어장에서 지속 가능한 어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인도 정부가 나서서 스리랑카 북부 지방의 양식업 개발을 위한 인프라 개선 사업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 이에 인도 측도 인도 중앙정부와 타밀나두(Tamil Nadu) 주 정부가 나서서 인도 어민들의 생계 수단 다변화를 유도하고, 포크만 수역에서 지나치게 많은 어민이 어로 활동에 나서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지속 가능한 어업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발라무루간(B. Balamurugan) 인도 타밀 나두주 어민협회장은 인도 수역에서의 어획량이 줄면서 인도 어민들이 아직 어자원이 풍부하게 남은 스리랑카 수역을 4해리만큼 침범하여 조업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 갈등의 중심에 있는 카차티부 섬


◦ 스리랑카 어민, 인도 정부의 의도에 의구심 품어

- 그러나 스리랑카 어민들은 인도 정부가 포크만에 있는 무인도인 카차티부(Katchatheevu) 섬에 대한 권리를 되찾기 위한 술책을 부리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스리랑카와 인도는 1974년 포크만 수역의 해양경계획정에 합의했는데, 인도 정부는 카차티부 섬을 스리랑카에 양도하기로 했다. 카차티부 섬은 무인도이지만 섬 주변 수역에는 새우와 기타 해산물이 풍부하여 스리랑카 북부 지역 어민들의 생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곳이다. 

- 2022년 5월 말 스탈린(M.K. Stalin) 인도 타밀 나두주 수상은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에 인도 어민들의 전통적인 어장이었던 카차티부 섬의 영유권을 다시 획득하여 인도 어민들이 자유롭게 조업할 수 있게 하라고 요구했다. 아직까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데, 스리랑카 어민 단체들은 인도 정부가 최근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스리랑카에 대한 경제 지원을 무기로 삼아 카차티부 섬의 영유권 회복을 시도할지 모른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6월 30일 주(駐)스리랑카 인도대사관은 “인도 정부가 스리랑카를 돕기 위해 35억 달러(한화 약 4조 5,693억 원)라는 전례 없는 규모의 지원금을 보냈다”고 강조한 바 있다.


◦ 조약 문언 해석 놓고 신경전

- 1974년 스리랑카와 인도 사이에 체결된 해양경계획정의 합의문을 살펴보면 “인도 어민과 순례객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카차티부를 방문할 권리를 계속 향유하며, 스리랑카와 인도 선박도 상호 수역에서 그 안에서 원래 누렸던 권리를 계속 향유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스리랑카와 인도가 해양경계획정을 위하여 1976년에 체결한 후속 합의문에는 “양 당사국은 역사적 수역 및 영해와 영해기선 안쪽에 있는 섬들에 대한 주권을 향유한다”고 되어있을 뿐 인도 어민들의 카차티부 섬 방문에 관한 전통적 권리 문구는 빠져있다. 

- 또한, 1976년 후속 합의문은 “양 당사국은 배타적경제수역(EEZ, exclusive economic zone)과 대륙붕, 그리고 EEZ와 대륙붕의 부속 자원에 대한 배타적인 관할권을 행사하며, 항행의 자유(rights of navigation)를 존중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1976년 후속 합의문에 근거하여 “인도 선박이 스리랑카의 영해와 EEZ를 통과 통항할 수 있을 뿐이지 인도 어선들이 조업권을 갖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인도의 해양법 학자인 조네스 스파르테구스(Jones Spartegus)는 “카차티부 섬이 갖는 종교적·문화적 중요성을 잘 모르는 인도 중앙정부의 관료들이 카차티부 섬을 스리랑카에 양도해버린 탓에 문제가 복잡해졌다”고 평가했다.


☐ 스리랑카 어민 빈곤 문제 악화


◦ 연료 없어 조업 못 나가는 스리랑카 어민들

- 스리랑카 어민들은 국가가 처한 최악의 외환 위기로 등유를 구할 수 없어 조업을 포기하는 등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스리랑카의 소수 민족인 타밀(Tamil)인 어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항구도시 물라이티부(Mullaitivu)에서는 어민들이 출항할 수 없어 조업을 포기하고 근처 도시 시장에서 생선을 비싼 가격에 구입하여 끼니를 때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리랑카 어민들의 어선은 하루 조업을 위해 20리터의 등유를 보급받아야 하는데, 2022년 초만 하더라도 1리터당 88 스리랑카루피(한화 약 322원)였던 등유 가격이 환율 급등으로 2022년 6월에는 400~500스리랑카루피(한화 약 1,464~1,830원)로 폭등했다,

- 아힐란 카디르가마르(Ahilan Kadirgamar) 스리랑카 자프나 대학교(University of Jaffna) 정치경제학 교수는 “스리랑카 북부 지역 주민들에게는 어업 외에 다른 일자리가 마땅치 않으며 생활 물가가 오르면서 서민들의 소득이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2021년 기준 스리랑카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어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7%이며, 어업은 스리랑카에서 57만 5,000명을 직·간접적으로 고용한다. 스리랑카 북부에 위치한 물라이티부, 자프나(Jaffna), 만나르(Mannar), 킬리노치치(Kilinochchi) 도시의 어업 가구는 5만 세대이며, 이들은 약 1만 5,000대의 어선을 보유하고 있다. 

- 물라이티부는 스리랑카 내전 이후 군사 요새화된 곳인데, 스리랑카 인구통계국(Department of Census and Statistics) 자료에 따르면 이 지역의 빈곤율은 무려 44.5%로 스리랑카 전체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더글러스 데바난다(Douglas Devananda) 스리랑카 어업부 장관은 인도 총리실에 연락하여 스리랑카가 엄청난 국난에 빠진 시점에 인도 정부가 카차티부 영유권 문제를 거론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또한, 더글러스 데바난다 스리랑카 어업부 장관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수단은 불법조업에 나선 인도 어선을 나포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Nikkei Asia, Sri Lankan fishermen, lacking fuel, stew over India's intentions, 2022.07.11.

The News Indian Express, Sri Lankan Navy apprehends 12 Indian fishermen off Tamil Nadu coast for 'crossing maritime border', 2022.07.05.

Economic Times, India asks Sri Lanka to release fishermen, fishing boats from custody, 2022.03.27.

The Diplomat, India, Sri Lanka, and the Fishers Caught in the Middle, 2022.03.19.

The Diplomat, Rising Tensions in Palk Bay Over Fishing Rights, 2022.03.09.



[관련 정보]

1. 스리랑카, 인도 어선들의 영해 침범으로 어업 갈등 재발 (2022.07.18)

2. 스리랑카, 인도 정부와 어업 분쟁 해결을 위한 공동실무그룹 회담 진행 (2022.03.30)

3. 스리랑카 농민, 저인망 어업 방지법 집행 요구 (202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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