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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말레이시아 하원, 당적 변경 금지법 만장일치 통과

말레이시아 EMERiCs - - 2022/08/05

☐ 정치 선진화 법안 통과


◦ 당적변경방지법 법안 하원 통과

- 말레이시아 하원(Dewan Rakyat)이 오랜 진통 끝에 드디어 정치 선진화를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2022년 7월 28일 말레이시아 하원은 당적변경방지법 법안(Anti-hopping bill)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말레이시아 하원은 당적변경방지법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세 차례 토론을 거쳤고, 해당 법안은 본 회의에서 하원 재적의원 209명 전원의 찬성을 받아 통과됐다.

- 당적변경방지법 법안에 따르면, 정치인이 정당의 공천을 받아 총선에 출마하여 당선된 후 하원 회기 내에 당적을 옮기거나 무소속 의원이 되면 하원의원직을 당연 상실하게 된다. 또한, 정치인이 무소속 후보로서 총선에 출마하여 당선됐다가 정당에 입당하더라도 의원직을 잃게 된다. 당적변경방지법 법안은 2022년 8월에 말레이시아 상원(Dewan Negara)에 상정될 예정이며, 해당 법안이 상원에서도 가결되면 9월 첫째 주에 법률로서 효력을 발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 ‘정치 철새’ 때문에 의정 불안

- 말레이시아에서는 그동안 소속 정당을 여러 차례 변경하는 이른바 ‘정치 철새’ 때문에 의정(議政)이 불안정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었다. 2020년 2월 이후 39명의 말레이시아 하원의원이 당적을 옮겼고, 이 때문에 연합정부가 두 차례나 붕괴하는 정치 위기를 경험했다. 

-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Ismail Sabri Yaakob) 말레이시아 총리는 당적변경방지법 법안이 2023년 9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장기적인 정치적 안정을 담보할 중요한 법안”이라고 밝혔다. 또한, 당적변경방지법 법안이 “하원에서의 대표자를 선출한 민의(民意)를 지키고, 국가가 끊임없는 정치적 위기에 빠지는 것을 막는 길”이라는 게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말레이시아 총리의 설명이다. 

-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말레이시아 총리는 2021년 9월 야당연합인 희망연대(PH, Pakatan Harapan)와 당적변경방지법안 상정을 포함하는 ‘정치적 안정 및 변환에 관한 양해각서(Memorandum of Understanding on Transformation and Political Stability)’에 서명한 바 있다.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말레이시아 총리는 “정부와 야당이 협상과 토의 끝에 당적변경방지법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역사적인 성과를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 총리, 조기 총선보다는 법제 개혁 강조


◦ 총리, 법제 개혁 이어나가겠다 발언

- 7월 27일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말레이시아 총리는 희망연대와 체결한 신임공급협약(CSA, confidence-and-supply agreement)에 따라 법제 개혁을 이어나가겠다고 발언했다.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말레이시아 총리는 2022년 7월 31일까지는 의회를 해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담은 신임공급협약을 2021년 9월에 희망연대와 체결한 바 있다. 

- 신임공급협약에는 정부가 야권이 요구하는 핵심 법제 개혁안을 통과시킨다는 조건으로 야당연합인 희망연대가 하원에 제출된 정부 발의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다는 내용이 담겼다. 말레이시아 헌법에 따르면, 헌법 개정을 포함한 핵심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하원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 한편, 당적변경방지법 법안 외에도 총리의 연임 횟수 제한 및 정치 자금모금 규제, 검찰총장과 검사실의 분리 등을 담은 개혁 법률안도 제안되고 있으나, 하원의 현(現) 회기가 8월 초에 종료하는 관계로 해당 법안들이 하원 본회의에는 아직 상정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하원 다음 회기는 2022년 10월 말에 시작되며 이때 2023/24 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안도 함께 논의될 예정이다.


◦ 총리와 야당 지도자, 조기 총선 개최에는 반대

-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말레이시아 총리는 고등교육기금(National Higher Education Fund) 모금행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신임공급협약이 공식적으로 연장되지는 않았으나 자신이 의회 해산을 선언하기 전까지는 유효하다”고 발언했다. 한편, 지방 선거에서 연승을 거둔 여당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 United Malays National Organisation) 내에서 선거 승리를 자신하여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말레이시아 총리는 UMNO 부총재직을 맡고 있는데 말레이시아 헌정 사상 처음으로 당총재 신분이 아닌 상태에서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말레이시아 총리는 조기 총선이 열리고 UMNO가 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당내 입지가 그리 강하지 않은 자신이 다시 총리직에 오를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고 보고, 조기 총선 시행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 말레이시아 야권 지도자인 안와르 이브라힘(Anwar Ibrahim) 인민정의당(PKR, Parti Keadilan Rakyat) 총재도 “국민이 물가상승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여당이 신임공급협약을 종료하고 조기 총선을 열어서는 안 된다”는 뜻을 전했다. 반면,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Ahmad Zahid Hamidi) UMNO 총재와 나집 라작(Nijib Razak) 말레이시아 전(前) 총리는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있다.


☐ 대중 관계, 차기 총선 쟁점으로 부상할 듯


◦ 나집 라작 전 총리, 대중 관계 이용해 대야권 공세 나서

- 말레이시아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차기 총선의 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월 28일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전 총리는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모범적인 외교(exemplary diplomacy)’라 치켜세우면서, 자신이 집권했던 시기에 펼쳤던 친(親)중국 정책 노선을 정당화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전 총리는 말레이시아 국부펀드인 1MDM 공금 유용 혐의로 2018년에 총선 패배와 함께 물러났고, 2020년에는 징역 12년형을 받고 투옥되는 고초를 겪었으나, 여당의 최근 지방 선거 유세전에 뛰어들어 승리에 기여하는 등 정치적으로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전 총리는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교역국이며, 중국과의 경제 관계 발전을 통해 팜유, 인프라, 디지털 경제 및 각종 투자 유치에서 혜택을 입고 있다”고 발언하고, 야당인 희망연대가 오로지 자신의 정치 이력에 흠집 낼 목적으로 친중 정책을 매국 외교로 폄하한다고 주장하며 대야당 공세를 이어나갔다. 한편, 야권연합인 희망연대를 이끌고 있는 마하티르 모하마드(Mahatihir Mohamad) 말레이시아 전 총리는 “나집 라작 전 총리가 말레이시아에 혜택을 거의 가져오지 않는 중국 투자자들에 문호를 개방하여 주권을 중국에 팔아먹었다”고 강도 높게 비난한 바 있으나, 2018년 자신이 총리직에 다시 오른 후에는 중국에 대한 강경 자세를 다소 누그러뜨리고 나집 라작 전 총리가 승인한 사업 일부를 재개하기도 했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Diplomat, Malaysian Parliament Passes Bill Outlawing Party-Hopping, 2022.07.29.

South China Morning Post, Malaysia’s Najib Razak hails Indonesia’s ‘proactive steps’ to deepen China ties, 2022.07.28.

The Borneo Post, Anwar Ibrahim: Anti-hopping bill beginning towards restoring integrity of politicians, 2022.07.27.

The Straits Times, Malaysia's PM Ismail says more reforms in store, signalling polls won't be called soon, 2022.07.27.



[관련 정보]

1. 말레이시아 하원, 당적변경방지법 법안 만장일치로 통과 (2022.07.29)

2. 말레이시아, 당적변경방지법 초안이 의회에 상정 예정 (2022.07.18)

3. 말레이시아 총리, 국부펀드 횡령으로 얼룩진 여당 이끌고 차기 총선 준비 (20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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