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남아시아

☐ 기후변화 적응, 지속가능한 발전에 필수불가결한 요소

◦ 기후변화 적응과 대기오염으로 인한 부정적 경제 효과 커져

- 남아시아 지역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와 무더위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가운데, 방글라데시가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 막대한 비용을 지출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2022년 10월 세계은행(World Bank)은 방글라데시 기후개발 보고서(Country Climante And Development Report for Bangladesh)를 발간했는데, 이에 따르면 방글라데시가 중기적으로 기후변화 적응(adaptation)에만 2021/22 회계연도 국내총생산(GDP)의 3%에 달하는 125억 달러(한화 약 17조 7,146억 원)를 투자하여야 한다. 

- 세계은행은 방글라데시 정부가 앞으로 기후변화 적응 투자비용을 예산에 먼저 할당하여 집행하고, 탄소세를 도입해 외부 융자 및 민간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2년 기준 방글라데시의 세계 온실가스(GHG, greenhouse gas) 배출 기여도는 0.4%에 불과하지만, 방글라데시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어 온실가스 배출량은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 

-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Dhaka)를 비롯하여 대도시 지역의 대기오염은 매우 심각한 상태이며, 이로 인한 부정적 외부 경제 효과는 연간 GDP의 9%에 달한다. 게다가 방글라데시 정부는 최근 급격한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인한 전략 부족을 해결하고자 일시적으로나마 석탄 화력발전소 가동을 장려하고 있어 대기오염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11월 9일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은 전기 생산량을 늘릴 목적으로 석탄 발전소 건설 및 설비 투자에 대한 시중은행들의 대출 한도를 철폐하고 나섰다.

◦ 대량 실향민 양산하는 홍수가 가장 큰 문제로 대두

- 세계은행이 작성한 방글라데시 기후개발보고서는 태풍과 이에 수반되는 심각한 홍수 발생을 방글라데시 경제에 커다란 위협 요소로 꼽고 있다. 2000년부터 2020년까지 방글라데시에서 185차례의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나타나 인구 10만 명당 0.3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현재 방글라데시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기후 위기에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방글라데시에서 태풍으로 인한 경제 피해 규모는 연간 10억 달러(한화 약 1조 4,169억 원)로 추정된다. 2022년 10월 25일에도 수도 다카와 치타공(Chittagong)을 포함해 전국을 할퀴고 간 태풍 시트랑(Sitrang) 때문에 모내기를 마친 농경지 3만 3,000헥타르가 물에 잠기고 물고기와 새우 양식장이 쓸려 내려가는 등 남부 해안지방에 집계된 피해액만 6억 8,000만 타카(한화 약 88억 5,700만 원)였다. 세계은행은 기후변화로 인하여 2050년까지 방글라데시 농업부문 생산량의 3분의 1이 감소하고 2040년까지 남부 지역의 농지 18%와 전국 농지 6.5%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 이러한 피해가 계속되면 2031년까지 상위 중간소득(upper-middle income) 국가로 도약하고, 2041년에는 고소득(high-income) 국가 반열에 합류한다는 방글라데시의 비전 2041( Vision 2041) 달성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1년까지 극한 빈곤(extreme poverty)을 척결하고, 2041년까지는 절대적 빈곤(absolute poverty)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 그런데, 홍수 피해로 많은 주민이 농토와 집을 잃고 실향민으로 전락하면 방글라데시 정부가 애써 줄여놓은 빈곤율이 다시 올라가게 된다.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조차 2050년까지 방글라데시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실향민이 무려 1,300만 명이나 발생한다는 충격적인 전망이 나왔다. 

- 한편, 방글라데시에서 2019/20 회계연도 기준 농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지만, 농업 발전은 빈곤 척결에 일익을 담당하였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5~2010년과 2010~2016년 농업이 방글라데시 빈곤 감소에 기여한 비중은 각각 69%와 27%다.

☐ 기후변화에 책임 있는 선진국에 공평한 비용 부담 요구

◦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사업에 대규모 예산 할당

- 지난 2018년 방글라데시 정부는 2100년 방글라데시 델타 플랜(BDP2100, Bangladesh Delta Plan 2100)을 수립하고 매년 GDP의 0.8~5%를 기후변화 적응과 완화에 우선 할당한다는 대강을 잡았다. 이에 2030년까지는 물리적 인프라와 기후변화 적응 시행 및 감독을 위한 기관의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예산 380억 달러(한화 약 50조 5,856억 원)를 투여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 BDP2100 사업의 연간 예산 소요는 2025년까지 GDP의 0.8%에서 2.5%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2021/22 회계연도 때 BDP2100 사업 예산 지출액은 GDP의 1.1%였다. 또한, 2021년에 방글라데시 정부는 2030년까지 기후 적응력 회복 인프라 및 청정에너지, 녹색 가치사슬(green value chains), 물류 등 다부문 투자 계획을 담은 897억 달러(한화 약 119조 3,423억 원) 규모 무지브 기후번영계획(MCPP, Mujib Climate Prosperity Plan) 초안을 입안하는 등 기후변화 적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COP27에서 선진국들의 더 많은 책임 요구

-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Sharm El-Sheikh)에 열린 유엔기후변화당사국회의(COP27)에 참석한 샤하브 웃딘(Shahab Uddin) 방글라데시 환경부 장관은 11월 14일 기자회견에서 “방글라데시는 기후 금융(climate finance) 진전 상황에 실망을 느낀다”고 발언했다. 기후 금융이란 탄소배출량 감축과 기후변화와 결부된 위험 및 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입은 개발도상국에 보상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는 기금이다. 개발도상국들은 역사적으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여 경제 발전의 결실을 누려온 산업 선진국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에 공정한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 샤하브 웃딘 방글라데시 환경부 장관은 “이번 COP27에서 국제 사회가 아직도 기후변화에 경각심을 갖지 않으며 지구온난화에 맞서 싸울 진정한 의지도 없다는 게 드러났다”고 강력하게 성토했다. COP27 이후에 기후 금융이 즉각 시행된다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필리핀 등이 첫 번째 수혜국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독일을 비롯한 기타 국가들이 2억 1,000만 유로(한화 약 2,892억 원) 이상의 자금을 출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기후변화에 취약한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들이 내놓기로 한 자금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 참고자료

Nikkei Asia, India, Bangladesh crank up pressure for more climate funding, 2022.11.15.

Dhaka Tribune, Bangladesh Bank removes cap to loan coal-based power plants, 2022.11.09.

The Daily Star, Cyclone Sitrang damages Aman crops, fish farms, 2022.10.26.

World Bank, Country Climante And Development Report for Bangladesh https://openknowledge.worldbank.org/bitstream/handle/10986/38181/CCDR-Bangladesh-MainReport.pdf?sequence=15

[관련 정보]

1. 방글라데시, 경제 성장을 위한 기후변화 적응 비용 125억 달러로 추산 (2022.11.03)

2. 방글라데시, 태풍 시트랑의 영향권에 들면서 침수 피해 발생 (2022.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