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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단일민법 추진에 난항 겪고 있는 인도 중앙정부
인도 EMERICs - - 2023/06/23
☐ 인도 중앙정부, 주정부와 법률위원회의 반대로 단일민법 추진에 난항 겪고 있어
◦ 인도 법률위원회, 인도 중앙정부의 단일민법 추진에 반대 입장 표명
- 제22차 인도 법률위원회(Law Commission of India)는 인도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연방 차원의 통일된 가족법인 단일민법(UCC, Uniform Civil Code) 시행이 불필요하다는 평가를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제22차 법률위원회는 제21차 법률위원회가 단일민법에 대해 적용한 권고 사항을 인도 중앙정부가 수용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단일민법이 문화적 다양성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 획일화를 촉진한다고 지적하였다. 인도 법률위원회는 인도 중앙정부 법무부의 자문기구로, 연방법률 개혁에 중요한 기구로 평가받는다.
- 단일민법 추진은 인도 여당인 인도국민당(BJP, Bharatiya Janata Party)의 주요 선거 공약이다. 인도 연방헌법 제44조는 인도 중앙정부가 결혼과 이혼, 상속, 입양 등에 관하여 종교에 무관하게 모든 인도 국민에 적용되는 단일민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인도 중앙정부는 단일민법을 확립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현재 결혼, 이혼, 상속, 재산 분할 등의 문제는 종교적 속인법(Religious Personal Law)에 근거하여 종교와 부족 관습에 따라 다르게 다루어지고 있다.
◦ 인도 대법원과 주정부, 단일민법 실현과 관련해서 이견 보여
- 인도 대법원은 성평등을 이룩하고 여성 차별을 줄이기 위해 단일민법의 실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인도 대법원은 1985년 무슬림 여성에게 양육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으며, 2017년 남편이 아내에게 세 번 이혼(talaq)를 외치면 이혼이 성립되는 트리플 탈라크(triple talaq)가 위헌이라 판결하는 등 여성 차별을 줄이는 판결을 내려왔다. 인도 대법원은 단일민법의 추진이 국가 통합을 저해할 수 있으나, 여성 차별을 종식시키 위해서는 점진적일지라도 단일민법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성권리단체도 인도 대법원의 입장을 지지하며 성평등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단일민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반면, 인도 주정부들은 단일민법의 시행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잇다. 2023년 초에 인도 북동부의 미조람(Mizoram)주 의회는 단일민법의 시행이 소수 민족의 종교적 및 사회적 관행, 문화, 전통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며 단일민법에 반대하는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발표하였다. 또한 아디바시(Adivasi)족은 단일민법을 추진하는 인도국민당이 소수부족의 권리에 대해 무감각하다고 비판하며 단일민법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2016년에 아디바시족 권리단체는 인도 대법원에 일부다처제와 일처다부제를 시행할 권리를 보장할 것을 상고한 바 있다.
☐ 단일민법이 정치 쟁점화된 가운데, 인도국민회의당을 비롯한 야당 연합은 세속주의 원칙 없이 단일민법 반대한다는 비판 제기돼
◦ 여당 인도국민당과 야당 인도국민회의당, 단일민법 놓고 정치적 갈등 겪어
- 단일민법을 지지해온 인도국민당은 무슬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무슬림들을 설득하고 있다. 전인도종교적속인법위원회(All India Muslim Personal Law Board)와 자미앗울라마힌드(Jamiat Ulama Hind) 등의 인도 내 무슬림 권익단체는 단일민법의 추진이 종교의 자유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단일민법에 반대해왔다. 특히 무슬림 권익단체들은 인도 대법원의 판결로 트리플 탈리크가 금지된 것을 계기로 인도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단일민법을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슬림 권익단체들의 비판에 대해 인도국민당은 단일민법이 무슬림 여성과 최하위 계층 무슬림들의 권익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 주장하며 무슬림들이 단일민법을 지지하도록 설득하는데 나서고 있다.
- 반면, 인도국민회의당(INC, Indian National Congress)를 비롯한 야당 연합은 단일민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2023년 6월 20일 인도국민회의당은 제22차 법률위원회의 단일민법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인용하면서, 인도국민당이 추진하는 단일민법이 오히려 다양성을 부정하고 차별을 일으킬 것이라고 비판하였다. 인도 야당인 전인도트리나물회의당(All India Trinamool Congress)도 단일민법 추진에 대해 인도국민당이 일자리 제공과 물가 상승으로 인한 문제에 마주하자 사회 분열을 야기하며 문제를 회피하려 한다고 비판하였다.
◦ 단일민법 지지해온 보수야당조차 인도국민당의 반대편에 서… 야당연합은 비판을 위한 비판만을 할 뿐이라는 비판도 제기돼
- 단일민법을 지지해온 야당들도 인도국민당의 단일민법 추진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인도 서부의 마하라수트라(Maharashtra) 주 지역정당이자 야당인 시브세나(Shiv Sena)도 인도국민당이 추진하는 단일민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브세나는 2019년까지 인도국민당과 선거연대를 추진하였던 힌두민족주의 성향의 우파정당으로 단일민법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등 인도국민당과 많은 입장을 공유하는 정당이다. 우다브 타케라이(Uddhav Thackeray) 시브세나 총재는 단일민법은 지지하지만, 인도국민당이 추진하는 단일민법은 무슬림만이 아니라 힌두교도들에게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우다브 타케라이 총재는소 도살 금지 조차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지 못하는 중앙정부가 단일민법을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이전에 인도국민당과 선거연대를 했으며 단일민법을 지지해온 자나타 달(Janata Dal) 역시 인도국민당이 추진하는 단일민법에 대해 정치적 목적으로 긴급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하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 한편, 단일민법에 대한 야당의 입장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분석가 요겐드라 야다브(Yogendra Yadav)는 세속주의를 지지하는 인도 야당이 인도국민당이 추진하는 단일민법의 내용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단일민법 그 자체를 비판하고 있다며 비판을 위한 비판을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요겐드라 야다브는 단일민법이 사회개혁가들의 비전, 헌법 제정자들의 의도, 여성운동의 요구로 지지를 받고 있으며 단일민법이 모든 종교 및 사회 공동체가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지적하였다. 그러나 요겐드라 야다브는 인도 야당이 단일민법에 대한 원칙을 수립하지 않고 보수야당과 손을 잡고 세속주의를 실현하기 어렵게 하는 정치전략에 따라 행동한다고 비판하였다.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Print, BJP plans Muslim outreach on Uniform Civil Code, will play up ‘3 benefits, boost to women’s rights’, 2023.06.20.
The Quint, With Uniform Civil Code Talk, BJP Wary of Tribal Backlash in Poll-Bound States, 2023.06.23.
Financial Express, Uniform Civil Code in India: In pursuit of uniformity, let us not ignore diversities and justice, 2023.06.22.
The Siasat Daily, ‘Uniform Civil Code problematic for everyone, says senior SC advocate, 2023.06.22.
The Print, Opposition is wrong in resisting UCC. It’s poor politics, runs against Constitution spirit, 2023.06.21.
Hindustan Times, Uniform Civil Code implementation will cause problems for Hindus too: Uddhav Thackeray, 2023.06.20.
Indian Express, Law Commission seeks views on Uniform Civil Code: What is the UCC and the debate around it, 2023.06.20.
Indian Express, Road to 2024 | Uniform Civil Code: BJP is testing the waters but may not take the plunge yet, 2023.06.20.
Indian Express, Uniform Civil Code: Congress leads charge against govt plans, but another spoke in Opposition unity wheels, 2023.06.20.
India Today, Uniform Civil Code: Tough challenges and raging debates over the years, 2023.06.15.
NDTV, Centre's Panel Seeks Public, Religious Bodies' Views On Uniform Civil Code, 202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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