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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캄보디아 국왕, 훈센 총리 장남인 훈 마넷을 총리로 임명

캄보디아 EMERiCs - - 2023/08/17

☐ 훈센 총리 장남 훈 마넷 육군참모총장, 총리로 공식 지명

◦ 훈 마넷 육군참모총장, 약 40년 장기집권한 아버지의 총리직 물려받을 예정
- 캄보디아 국왕은 훈센(Hun Sen) 캄보디아 총리의 장남인 훈 마넷(Hun Manet) 육군참모총장을 차기 총리로 지명했다. 해당 인선은 7월 23일 실시된 총선에서 훈센 총리가 소속된 캄보디아인민당(CPP, Cambodia People’s Party)이 국회 의석 125석 중 120석을 확보한 데 따른 결과다. 선거 이후 훈센 총리는 입장문을 게시해 자신은 총리직에서 물러날 것이며, 45세의 장남인 훈 마넷에게 총리직을 물려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훈센 총리가 수립한 권력 이양 계획에 따라 훈 마넷 육군참모총장은 내각을 구성하게 되며, 8월 22일에 국회의 신임 투표를 거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훈 센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원내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의회 통과가 확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총리직을 아들에게 물려주는 부자(父子) 세습이 기정사실화되었다. 
- 훈 마넷은 총리직 임명 후 텔레그램 게시글을 통해 국왕의 신뢰에 감사를 표하며, 캄보디아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인생 최고의 영광이라고 밝혔다. 훈 마넷은 국가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캄보디아 국민의 생활 수준과 국가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훈센 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적어도 2033년까지 정치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로이터통신(Reuters)에 따르면 정치 전문가들 또한 훈센 총리가 정치권 내부 경쟁으로부터 아들을 보호하고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총리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CPP의 핵심 역할을 계속해서 수행할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훈센 총리의 권력 승계에 따라 캄보디아 당국 고위 관계자 다수가 자신의 자녀에게 직무를 물려주고 직에서 물러날 가능성 또한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훈 마넷, 훈센 총리의 기조 답습할 것으로 예상돼
- 38년 이상 집권한 훈센 캄보디아 전 총리에 이어 훈 마넷의 부임이 확실시 되면서 향후 통치 방향에 대한 관심 또한 집중되고 있다. 디플로맷(The Diplomat)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훈 마넷은 훈센 총리와 근본적으로 다른 경험을 지니고 있으며, 이것이 향후 캄보디아 정치권의 분위기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훈센 총리는 내전 등으로 사회적 혼란이 극에 달했던 시대 정치계에 진출한 ‘투사’ 세대인 반면, 훈 마넷은 미국 웨스트포인트(West Point) 육군사관학교,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Bristol University) 및 뉴욕대학교(New York University) 등 서방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비교적 어린 나이부터 권력 승계 준비를 수행해왔다. 더불어 훈 마넷 신임 총리는 훈센 총리에 비해 서방 사회에 대한 분노가 적어 미국 및 기타 서방 정부와 더욱 능숙하게 교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그러나 이와 같은 훈 마넷 신임 총리의 이력을 제외하면 향후 훈 마넷이 캄보디아를 어떻게 통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디플로맷은 훈 마넷의 공개 발언 및 연설들은 리더십에 대한 기본적 주장들과 함께 아버지의 유산을 지키겠다는 약속만 제시할 뿐 뚜렷한 국가 통치 비전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훈 마넷이 훈센 총리가 수립한 기존의 정치체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캄보디아 정치 시스템은 정치권, 재계 엘리트, 군 관계자들을 아우르는 분산된 권력 네트워크의 충성도를 유지하고 주기적으로 갱신해야 하는 구조이다. 디플로맷은 이와 같은 정치 시스템이 훈 마넷 총리 개인의 교육 이력이나 인생 경험보다 향후 캄보디아의 정치적 방향을 결정하는 데 더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훈 마넷, 훈센 총리 독재정권의 정책방향 고수할 전망… 국제인권단체 “우려”

◦ 훈 마넷 내각 수립 후 캄보디아 외교 방향에 이목 집중돼 
- 향후 캄보디아의 외교 정책에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서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캄보디아 프놈펜(Phnom Penh)의 싱크탱크인 미래포럼(Future Forum)의 오우 비락(Ou Virak) 대표는 훈 마넷이 총리로 취임하고 각료들이 대대적으로 교체되는 세대교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는 국제 외교의 '허니문 기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캄보디아 정부는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등 기존 기조를 대부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우 비락 대표는 중국은 여전히 캄보디아의 주요 후원자이자 캄보디아의 주요 초강대국 파트너라고 강조하고, 서방국과의 관계 확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 한편 8월 13일 훈 마넷은 프놈펜에서 왕이(Wang Yi)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양국 관계를 강화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3일간의 동남아시아 순방 일정의 일환으로 캄보디아를 방문했다 훈 마넷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해 중국의 정책 방향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 국제인권단체, ‘캄보디아 선거 불공정하게 치뤄져’ 비판
- 국제인권단체들은 CPP가 압승을 거둔 이번 총선이 공정하지도, 자유롭지도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알자지라통신(Al Jazeera)에 따르면 약 970만 명이 등록한 이번 선거는 정부에 의한 엄격한 감시 하에 이루어져 유권자들의 정치적 선택권이 제한된 가운데 진행되었다. 또한 선거는 훈 마넷에게 권력을 이양하고 38년간의 독재 체제를 공고히 하는 목적으로 추진되었을 뿐이라는 비판 또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훈센 총리는 야당 경쟁자가 없는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었으며, 주요 야당 세력이었던 촛불당(Candlelight Party)은 무사히 출마했던 지난 선거와 같은 서류를 제출했음에도 서류 미비를 이유로 출마가 불허되었다. 이후 촛불당의 당원과 활동가들은 정부군의 표적이 되어 수감되었다. 
- 훈센 총리는 시민들의 저항도 탄압하고 있다. CPP의 독주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투표용지를 훼손하거나 선거에 불참하는 유권자들이 증가하자 캄보디아 법원은 선거법을 개정해 선거를 방해하는 사람에게 징역형 및 벌금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등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국내 독립언론들을 차례로 폐간하며 독재 정권에 대한 비판 및 감시 기능을 마비시켜 온 바 있다. 그러나 2023년 총선에서 50만 명 이상의 캄보디아인이 벌금이나 체포 위협에도 불구하고 투표를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선거에서 투표한 18표 중 1표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알자지라통신은 정부의 부패와 협박에도 불구하고 CPP에 대한 민주적 대안을 추구하는 캄보디아 국민들의 의지가 지속되고 있으며, 그 어느 때보다 국제사회의 제재가 절실하다고 평가했다.


< 감수 : 윤진표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Channel News Asia, Cambodia's next leader, Chinese FM pledge to boost ties, 2023.08.13.
Nikkei Asia, Children of elite set for top spots in Cambodian government, 2023.08.11.
Al Jazeera, Hun Sen has been terrible for Cambodia. His son could be worse, 2023.08.11.
The Diplomat, Cambodia’s King Officially Appoints Hun Manet Prime Minister, 2023.08.07.
Reuters, Cambodia king approves PM's son Hun Manet as next premier, 2023.08.07.
The Laotian Times, Cambodia’s King Appoints Army Chief Hun Manet as Successor to His Father, Long-Ruling Hun Sen, 2023.08.07.
AP News, Cambodian leader's son, a West Point grad, set to take reins of power — but will he bring change?, 2023.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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