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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인도네시아, 국경 넘는 산불 연기로 주변국에 환경 오염 피해 발생
인도네시아 EMERICs - - 2023/10/20
☐ 인도네시아에서 산불 발생... 건강에 해로운 연무가 주변국으로 확산
◦ 인도네시아, 산불로 인한 연무가 주변국에 막대한 환경 오염 피해 발생시켜
-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연무가 인접 국가로 넘어가면서 광범위한 환경 오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엘니뇨가 본격화되면서 인도네시아 및 주변 국가의 관계 당국은 최악의 연무 피해가 발생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
- 특히, 탄소를 잔뜩 머금고 있는 이탄 지대에서 지구 온난화로 가연성이 증가하여 산불이 더 잦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 세계 이탄 지대의 약 40%가 동남아시아에 있고, 산불 때문에 배출되는 탄소 가스가 심각한 기후 변화 요인으로 작용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 2015년과 2019년에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화재로 수백만 헥타르의 산림이 불타면서 막대한 양의 탄소가 배출된 바 있다.
- 또한, 인도네시아에서는 매년 건기 때마다 팜유와 펄프 및 제지 농장을 개간하는 과정에서 불법 소각 때문에 산불이 자주 발생하기도 하는데, 산불을 유발하는 농장을 소유한 기업 중 상당수는 국내외 상장 기업이다. 연무는 국경을 넘나들며 호흡기 질환을 일으켜 공중 보건에 위해를 가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 활동 및 관광 활동을 방해하여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 연무로 인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의 대기오염도 인체에 해로운 수준
- 인도네시아의 바로 이웃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여러 지역에서 대기 질이 인체에 유해한 수준에 도달했고, 이에 말레이시아 정부는 인도네시아에 산불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닉 나즈미 닉 아흐마드(Nik Nazmi Nik Ahmad) 말레이시아 천연자원환경기후변화부 장관은 매년 발생하는 연무 피해를 막기 위해 아세안(ASEAN) 차원에서 법안이나 협정을 통해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세안 국가들은 2030년까지 연무 없는 하늘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으나 구속력 없는 합의에만 그치고 있어 연무 피해 방지에는 실효성이 없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 10월 6일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창문과 문을 닫아 연무를 차단하고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대기 오염 지수(API, Air Pollution Index)가 101에서 200 사이를 기록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상대로는 실외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실내 공기 오염을 초래하는 흡연과 같은 활동을 피하는 등 예방 조치를 취하라고 조언했다. 믈라카(Melaka), 포트 딕슨(Port Dickson), 바투 빠핫(Batu Pahat), 탕칵(Tangkak) 등지에서 API 수치가 100이상을 기록했다. 한편, 10월 7일 바람의 방향이 잠깐 바뀌면서 옅은 연무가 싱가포르 쪽으로 날아들어 싱가포르에서도 대기 질이 건강에 해로운 수준으로 악화됐다.
☐ 매년 발생하는 연무, 여러 이해관계자가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풀릴 문제
◦ 건조한 날씨로 산불 발생하기 더 쉬운 조건 형성돼
- 인도네시아 정부는 연무가 국경을 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면서도, 헬리콥터에서 뿌려진 물로 산불을 진압하고 구름 씨앗을 살포해 비를 유도하는 등 연무 확산을 방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세계은행(World Bank) 자료를 인용하여 “극심하게 건조한 날씨로 인해 많은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하고 있지만 260만 헥타르(ha)의 토지가 불에 탔던 2015년보다는 상황이 훨씬 나아지고 있다”고 발언했다. 2015년 9월에는 국경을 넘어온 연무 때문에 싱가포르에서 API 지수가 24시간 내내 위험 수준인 300을 초과하여 학교 휴교령이 내려진 바 있다.
-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National Disaster Mitigation Agency)에 따르면 2023년 9월 중순 인도네시아에서 약 3,000개의 산불 핫스팟이 발견되었으며, 수마트라(Sumatra)와 칼리만탄(Kalimantan)이 이러한 핫스팟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인도네시아 기상청은 2023년 우기가 수마트라와 칼리만탄에서는 10월 말이나 11월까지, 일부 지역에서는 12월까지 늦춰질 수 있어 산불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산불 발생을 인도네시아의 책임만으로 돌리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돼
-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 소재 말라야 대학교(Universiti Malaya)의 환경 정치 및 거버넌스 부교수인 헬레나 바키(Helena Varkkey)는 “현재 대부분 정부가 연무와 기후 변화를 통합된 문제로 보지 않고 서로 별개의 문제로 보는 탓에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헬레나 바키 부교수는 이탄 지대에서 개간 활동을 준비하기 위해 배수하면 유기 물질이 공기 중에 노출되어 분해가 시작되고 온실가스가 방출되는데, 산불까지 일어나면 온실가스 방출이 가속화되어 지구 온난화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고 지적했다. UN환경계획(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에 따르면 이탄 지대는 전 세계 육지 면적의 3%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산림의 두 배에 달하는 약 5500억 톤(t)의 탄소를 저장한다.
- 인도네시아 환경부는 2023년 들어 203개 기업이 이탄 지대 개간 과정에서 경고를 받았고 말레이시아 자회사를 포함해 20개 기업이 산불을 낸 대가로 폐쇄되었다고 강조했다. 헬레나 바키 부교수는 “국경을 넘나드는 연무 문제는 여러 이해관계자가 관련된 다각적인 문제이고, 주변 국가의 기업들도 인도네시아 이탄 지대 개간에 투자하고 있으므로 연무 발생이 전적으로 인도네시아의 책임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 헬레나 바키 부교수는 “산불 발생에 책임이 있는 기업들의 제품을 소비자들이 외면하여 기업들이 지속 불가능한 관행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지속 가능한 팜유 산업 협의체(RSPO, Roundtable on Sustainable Palm Oil)와 같은 기관에서 인증한 지속 가능한 팜유만을 사용하기로 약속한 몇몇 대형 글로벌 기업이 존재하지만, 이들 모두가 약속을 이행한 것은 아니다.
< 감수 : 윤진표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CNBC, Southeast Asia haze returns as peatland fires fan global warming fears, 2023.10.15.
The Straits Times, Jokowi calls in army to help fight haze-causing Indonesian fires, 2023.10.09.
Reuters, Haze hits Singapore as hot spots in Indonesia's Sumatra increase, 2023.10.07.
The Straits Times, Malaysians urged to hydrate, stay indoors to limit exposure to haze, 2023.10.06.
The Straits Times, ‘Haze cannot be the norm’: Malaysia urges Indonesia to take action, 2023.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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