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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파나마, 구리 광산 채굴권 연장에 반정부 시위 격화
중남미 기타 EMERICs - - 2023/11/17
☐ 구리 채굴 라이선스 연장 발급에 대규모 반대 시위 일어나
◦ 파나마 정부, 패스트트랙으로 퍼스트퀀텀미네랄즈 라이선스 갱신
- 파나마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원인은 정부가 캐나다계 광업 기업 퍼스트퀀텀미네랄즈(First Quantum Minerals)에 구리 채굴 권리를 허용한 사건으로, 정부는 앞으로 최소 20년, 그리고 퍼스트퀀텀미네랄즈가 원할 경우 추가로 20년 더 파나마에서 구리를 채굴할 수 있는 조건으로 라이선스를 발급했다.
- 퍼스트퀀텀미네랄즈는 이미 오래전부터 파나마에 미네라파나마(Minera Panama)라는 이름의 자회사를 설립하고 노천(open pit) 구리 광산을 개발, 운영하고 있었다. 이번에 새로 발급받은 라이선스는 만기가 임박한 종전 라이선스를 갱신한 것인데, 파나마 정부는 신규 발급이 아니며 퍼스트퀀텀미네랄즈가 오랫동안 파나마에서 활동한 점을 감안하여, 라이선스 갱신 관련 행정 업무를 패스트트랙(fast track) 방식으로 신속하게 진행했고 밝혔다.
◦ 도로 점거한 반정부 시위대
- 정부가 최대 40년 동안 구리 채굴을 허용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정부의 결정에 격분한 시민들이 길거리로 나왔다. 퍼스트퀀텀미네랄즈가 운영 중인 구리 광산은 파나마 수도이자 인구가 밀집한 파나마시티(Panama City)에서 불과 120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생물 다양성이 높은 삼림 지대에 위치해 있다. 이에, 상당수의 파나마 시민들은 해당 구리 광산이 환경오염을 일으켜 파나마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동시에 파나마의 생물 다양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라이선스 연장을 반대해 왔다.
- 시위를 주도한 것은 파나마 건설조합 노조와 교사 노조로, 그중 건설조합 노조는 파나마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한 노조 중 하나이다. 이들이 도로를 점거하자 결국 파나마 정부는 시위에 대처하기 위한 경찰 병력을 현장에 파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위가 발생하고 약 3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시위대가 시위 지역의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 격화된 시위... 결국 희생자 나와
◦ 평화로웠던 시위, 무력 충돌 늘어나
- 파나마시티를 비롯해 파나마 전역에서 일어난 시위는 초반에는 차분하게 진행되었다. 시위대는 정부가 라이선스 발급을 즉시 취소할 것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길거리를 행진하는 정도였고, 라이선스 발급에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했기에 시민들 간의 다툼도 특별히 찾아볼 수 없었다.
- 하지만 시위가 계속되면서 시민과 경찰 병력 사이의 충돌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이에 몇몇 지역에서는 최루탄을 사용하여 시위를 진압하는 사태도 일어났다. 여기에, 파나마 정부가 라이선스를 취소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요구 사항을 관철하고자 하는 시위대의 행동도 조금씩 격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 총격으로 인한 사상자 발생
- 점점 긴장 분위기가 고조되던 시위 현장에서 결국 희생자가 나왔다. 파나마 현지 시각으로 2023년 11월 8일, 파나마 경찰은 시위대를 향한 총격이 있었고 그로 인해 2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용의자는 만 77세의 케네스 달링턴(Kenneth Darlington)이라는 남성으로, 미국과 파나마 이중 국적을 보유한 인물이며 길거리를 봉쇄한 시위대에 불만을 품고 총격을 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 이 불행한 사건의 희생자는 시위를 주도한 교사 노조 소속의 아브디엘 디아스(Abdiel Diaz), 그리고 이반 로드리게스(Ivan Rodriguez)라는 이름의 남성이었다. 디아스는 현장에서 즉사했으며, 로드리게스는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곧장 숨졌다고 파나마 경찰 당국은 발표했다. 경찰은 용의자를 살인 및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기소했으며, 정부는 희생자가 발생한 데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했다.
☐ 한 발 후퇴한 파나마 정부... 국민투표로 라이선스 연장 결정
◦ 파나마 국민의 의견 묻기로
- 퍼스트퀀텀미네랄즈의 라이선스 연장이 예상보다 격한 반대에 부딪히자, 결국 파나마 정부가 백기를 들었다. 라우렌티노 코르티소(Laurentino Cortizo) 파나마 대통령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논란이 된 이번 라이선스 연장 건을 국민투표(referandum)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르티소 대통령은 가능한 이른 시기에 투표를 진행하기 위해 정부가 2023년 12월에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다만, 코르티소 대통령은 국민투표 실시 계획을 언급하면서도 퍼스트퀀텀미네랄즈의 구리 광산이 파나마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파나마 정부는 특히 지난 2021년 한 해 퍼스트퀀텀미네랄즈가 창출한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이 파나마의 전체 연간 GDP의 4.8%에 달하며,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 법원이 라이선스 효력 중지 판결을 내릴 수도 있어
- 정부가 12월 국민투표 실시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제로 국민투표를 치를 가능성이 높지 않다. 국민투표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가 필요한데, 파나마 선거 관리 당국이 불과 1개월여 만에 국민투표와 같은 중요한 이벤트와 관련된 검토를 마치기는 어렵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 파나마 선거 관리 당국의 입장 발표 후, 시민 단체는 이번 라이선스 갱신이 패스트트랙으로 처리된 점을 문제 삼아 법원에 라이선스 취소 처분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에 현재 파나마 법원의 판사 9명이 해당 건을 검토 중이다. 라이선스 발급 과정에서 환경 영향 평가가 졸속으로 이루어졌고, 비리 혐의도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기에 국민투표까지 가지 않더라도 법원이 라이선스를 취소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 파나마 정부의 언급대로, 구리 광산은 경제적으로 파나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노천 광산의 특성상 채굴 과정에서 많은 물을 사용하는데, 현재 파나마는 심각한 수자원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여기에, 채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환경 파괴로 인한 삶의 질 하락이 경제적인 효용보다 크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과연 파나마가 경제 논리보다 환경을 더 우선하는 결정을 내리게 될지, 앞으로의 전개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Panama court likely to revoke First Quantum copper mine contract, 2023.11.13.
Wion, 77-year-old man arrested for fatally shooting two protesters blocking road in Panama, 2023.11.10.
CNN, Protests against copper mine deal turn deadly in Panama, 2023.11.08.
Mining.com, First Quantum shares down 50% as Panama Congress committee OKs referendum, 2023.11.01.
Reuters, Panama electoral court rules out imminent referendum on First Quantum contract, 2023.10.31.
Mining Technology, Panama referendum on copper mining will not go ahead, 2023.10.31.
Quartz, Panama's leader calls for referendum on mining concession, seeking to calm protests over the deal, 2023.10.30.
Macau Business.com, Panama's leader calls for referendum on mining concession, seeking to calm protests over the deal, 2023.10.31.
Jurist, Panama president calls for vote on contentious mining contract, 2023.10.30.
The Real News, Panama explodes with protests against Canadian copper mine, 2023.10.30.
Reuters, Two killed in Panama protest as anti-government tensions rise, 2023.11.07.
Morning Star, Panama signs indefinite moratorium on new mining concessions, 2023.11.05.
El Pais, Protests against the exploitation of a copper mine show the clash between two environmentalisms in Panama,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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