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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공동대출 모델: 은행과 비은행 금융회사 간 정보 비대칭 문제
인도 Bibekananda Panda State Bank of India Senior Economist PhD 2023/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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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2020년 11월 인도 정부는 공동대출모델(CLM, Co-Lending Model) 시행을 발표했다. 은행과 비은행 금융회사(NBFC, Non-Banking Financial Companies)가 협업하여 우선 대출 분야에 대출 상품을 제공하는 제도이다. CLM은 은행 등 공식 대출 기관과 소규모 NBFC가 참여하는 공동 대출 모델로, IL&FS1) 사태로 촉발된 유동성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인도 중앙은행(RBI, Reserve Bank of India)이 2018년 9월에 제안한 초기 공동 출자 대출제도의 개선안이다. CLM은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개발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금융 포용을 구성하는 중요한 축이다.
CLM 이점
CLM은 기본적으로 대출 생태계 참여자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제도이다. NBFC와 주택금융회사(HFC, Housing Finance Companies) 등과 같은 비은행금융회사는 지역 시장에서 가지고 있는 입지를 활용할 수 있고, 상업은행은 신용 공여 등 저비용 자금의 운용이 원활해진다. 여러 NBFC와 HFC가 경합한다면 CLM의 경쟁력은 더욱 향상된다. NBFC는 수익률과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양질의 대출을 제공할 수 있다. NBFC는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기 때문에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은행은 비용 없이 대출자를 유치할 수 있다. 이렇게 절감된 비용은 부채 비용 감소 또는 가중 평균 혼합금리 인하 등 대출자의 비용 감소로 이어진다. CLM이 제대로 작동하기만 하면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은행은 CLM을 통해 소매업 성장을 지원하고,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다양한 지역에 있는 NBFC와 협력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고, 미래 전환과 반복 대출이 가능한 더 많은 잠재적 고객에게 도달할 수 있다. NBFC가 최소 20%의 자본을 투자하기 때문에 은행이 100% 대출을 할 때보다 위험도 역시 감소한다. 은행이 완전 대출을 책임지는 대신 다른 대출기관과 협력을 통해 위험을 분담하는 것이다. 은행이 원하는 대로 대출 상품을 기획하고 시행하는 체리 픽 대출도 제안할 수 있다.
<표 1> 은행과 NBFC 이자율 비교
자료: 저자 제작
NBFC는 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추가자본 없이 빠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득이다. 대출 장부 품질이 개선되고, 대형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경쟁사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할 수 있다. 고객은 대형 은행과 협업하는 NBFC를 더욱 신뢰하게 될 것이고, 위험이 감소하면 고객층이 확대되어 대손 발생 가능성이 작아진다. NBFC는 은행 자본으로 새로운 대출 상품을 추가할 수 있고, 대출 규모가 커지면 규모의 경제로부터 발생하는 비이자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NBFC를 유일한 대출 기관으로 이용해 왔던 고객은 대형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더 좋은 고객 경험을 누릴 수 있게 된다. 혼합 방식으로 금융권 은행이 제공하는 낮은 이자율로 대출을 받을 수 있고, 은행이 제공하는 고객 교육 및 지식 보급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단일 프로세스로 원활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다양한 신용 등급의 고객에게 대출 혜택이 돌아갈 수도 있다. 이처럼 CLM을 통한 은행과 NBFC 협력은 우선 부문 대출 전반에 걸쳐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
판도를 바꿀 만한, CLM
세계은행 그룹의 글로벌 핀덱스 보고서(Global Findex Report) 2021에 따르면 인도 성인의 79%가 은행이나 다른 유형의 금융기관 계좌(개인 또는 공동명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유사한 경제 규모 국가들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이다. 하지만 공식적인 금융 기관이나 모바일 계좌에서 대출을 받은 성인은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도에서 ‘신용’에 대한 개념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는 증거로, CLM의 도입은 신용 대출 확대로 이어져 인도의 금융 포용성 강화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LM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신용 서비스를 확대 제공하는 것이다. NBFC는 자기자본 20%를 투자해 주요 은행으로부터 저렴하게 자본을 제공받아 그동안 제대로 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던 지역에까지 신용을 기반으로 한 고품질 대출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NBFC는 일반적으로 고객 중심적인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소셜미디어나 디지털 장비를 통해 잠재 고객을 유치하기 때문에 시중 은행 대비 대상 고객 범위가 훨씬 넓지만, 고객 규모 대비 대출 자본이 부족한 편이다. 반면 은행은 대출 가능 자산 보유액이 많지만, 오프라인에 의존하고 있고 디지털 이용률이 낮아 대출자 확보가 쉽지 않다. CLM을 통해 은행과 NBFC가 협력하면 각각의 장점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CLM은 인도에 만연하는 신용 격차를 해소하는 데 좋은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약사항
장점이 많은 CLM이지만 현재 인도 내 도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두 개 이상의 대출 기관이 참여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프로세스, 정책, 시스템 및 위험 관리 관행을 통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CLM 도입을 방해하는 초기 제약사항으로는 IT 시스템 통합, 공동 신용정책 개발, 상환 일정 조정, 당국 보고, 동시 신용위험 평가, 기준 설정 서비스 및 에스크로(제3자 경유 구매안전서비스) 관리 등이다.
이러한 운영적인 어려움 외에도 CLM 시행의 주요 장애물 중 하나는 신뢰 부재이다. 정보 비대칭이 CLM 시장 효과를 감소시키고 있는 것이다. CLM은 NBFC와 은행이 저신용 대출자 신용지원을 위해 서로 보완하여 협력할 것이라고 가정했지만, 이러한 가정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CLM이 가지고 있는 정보 비대칭이라는 근본적인 결함부터 해결해야 한다. 두 대출기관은 거의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고, 같은 산업 영역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서로 견제하기 마련이다. CLM을 디자인할 때 NBFC가 대출자 모집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신뢰 부재의 상황에서 은행은 현재 NBFC가 제공하는 대출 신청자 대부분을 조지 애컬로프(Akerlof, 1970)가 분류한 저품질 대출자인 ‘레몬’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은행은 NBFC가 선호하는 고수익 대출보다는 상환 가능성이 높은 고품질 대출을 선호하기 때문에 신용 등급을 주요 대출 승인 요소로 보고 있다. CLM 신용 시장은 정보가 비대칭적이고 불완전하므로 은행이 대출 신청자 위험성을 평가하기 위한 자료가 부족하다. 더구나 은행은 CLM 고객에게 기존보다 더 엄격한 승인 메커니즘을 적용하고 있다. 정보 비대칭으로 좋은 대출자와 나쁜 대출자를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의 모든 대출자가 레몬이라는 가정하에 출발하는 것이다. 따라서 은행은 대출 신청자 풀에서 안전한 신청자를 선별하고, 대출자의 행동을 관리 및 감독하는데 드는 비용을 대출자에게 전가하거나 이자율에 반영하고 있어 비용적 측면에서 CLM의 장점이 상쇄되고 있다.
정보 비대칭
CLM은 완벽하게 경쟁하는 신용 시장이 존재하고, 모든 대출 기관이 같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가정하에 설계되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은행은 모든 대출 신청자를 레몬으로 분류하고, 이에 따른 프리미엄을 가산금리로 대출자에게 전가한다. 높은 이자율은 대출자뿐만 아니라 은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안전한 대출 신청자가 은행 이자율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해 대출을 회피해 버리면 은행에는 위험한 대출 신청자만 남게 되고, 은행은 대출을 거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도 시장에서 CLM이 자리 잡기 위해서 정보 비대칭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다.
결론
CLM은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촉진자 중 하나로 금융 포용의 핵심 축으로 정부와 RBI의 수년간의 노력이 담겨 있는 모델이다. CLM 개발을 위해 여러 이니셔티브가 시행되었다. 인도는 세계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체 중 하나지만 다른 국가 대비 신용 접근성이 낮은 편이다. 은행과 다른 금융 기관들은 전통적인 주택, 차량 및 개인 대출과 같은 금융 상품에 국한되어 있던 신용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신용 시장 접근성을 향상하고자 하고 있다. 시장에 새로운 금융 상품과 도구를 도입해 신용 서비스 접근성을 개선하고 은행, 금융기관과의 협력과 핀테크 도입을 통해 지역별 금융 서비스 격차를 줄여 나가고 있다.
은행과 NBFC 모두 장기적인 관점에서 CLM을 하나의 합작투자로 인식하고 협업을 통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CLM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신용 품질이 개선되고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가시화되면 더 많은 은행이 CLM 제도를 도입하게 될 것이다. 은행은 위험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이해관계자 간의 신뢰가 향상되면 CLM 도입으로 인한 위험 가격이 감소하고CLM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신뢰가 구축되면 마찰이 최소화되고 우선순위 부문 대출에 대한 접근 방식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CLM이 자리 잡고 유효성이 입증된다면 비우선 부문 대출로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 각주
1) (역주) IL&FS, Infrastructure Leasing & Financial Services Ltd: 2018년 당시 국부인프라펀드(NIIF)와 함께 인도 최대의 인프라투자펀드 회사였으나, 다섯 차례 이상 채권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며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짐. 관련 은행 및 뮤추얼 펀드가 위험에 빠지고 일부 비은행 금융 회사가 부도 위기에 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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