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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남아시아, 수자원 공동 활용을 위한 협력의 필요성 대두

인도ㆍ남아시아 일반 EMERiCs -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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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시아의 수자원 위기 현황 및 주요 원인

 

기후변화로 인해 확산되는 남아시아 수자원 위기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한 남아시아 지역의 수자원 위기에서 영유아들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3년 11월 유엔아동기금(UNICEF, 이하 유니세프)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남아시아 지역 영유아 약 3억 4,700만 명이 기후 변화에 따른 물 부족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이는 전체 남아시아 지역 영유아의 55%이며,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또한 남아시아는 동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 다음으로 물 부족으로 어린이들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세프는 기후 변화로 기상 패턴과 강우량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으며, 물 공급이 예측하기 어렵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유니세프는 물 공급의 예측이 더욱 어려워져 물 부족 현상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유니세프 뿐만 아니라 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ASPI: Asia Society Policy Institute)도 기후 변화로 남아시아 지역 내 수자원 안보가 불안정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ASPI는 기후 변화로 남아시아의 자연적인 수자원 공급 지형인 수문(水紋)이 바뀌고 있으며, 이는 전례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후와 수문의 변화로 남아시아 내에서는 영유아 뿐만 아니라 전체 인구의 74%가 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빠르게 증가하는 남아시아 지역 내 인구는 수자원 안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ASPI는 전망했다. 또한 ASPI는 남아시아의 물 문제가 기후 변화로 인해 더욱 악화되어 가뭄과 같은 기상이변과 몬순 패턴의 변화로 인해 홍수, 가뭄, 재해에 매우 취약한 지역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들이 제한된 제도적 협력과 열악한 국내 수자원 관리로 인해 더욱 악화되어, 수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협력을 저해하는 '공유지의 비극’이 현실로 나타났다고 ASPI는 논평했다.


지역 내 분쟁들도 지역 내 수자원 공동 관리를 위한 협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 스리랑카, 네팔 등 남아시아 지역 국가 내외에서 분쟁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들 국가들은 분쟁 해결과 수자원 협력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 내 국가 간 원활한 협력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외교적인 수단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고 협력을 위한 논의를 이어갈 수 있게 중재하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기후 변화와 수자원 위기로 남아시아 지역 농업 부문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시아 지역 대부분의 수자원은 농업에 사용되고 있고, 지역 내 국가들의 농업 비중이 매우 큰 편이다. 이로 인해 남아시아에는 수자원 위기가 더욱 크게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정치적 문제’가 수자원 관리 부실 및 위기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

남아시아 지역 내에서 수자원의 공동 활용 문제는 국경과 주권의 문제로 연결된다. 대륙으로 연결된 남아시아 국가들은 하천을 함께 사용하면서 수자원 관리가 복잡하게 됐다. 특히 양국 간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파키스탄과 인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모두 높은 인구 증가율, 광범위한 빈곤, 식량 생산량 감소, 각종 용수 수요의 급격한 증가를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로 인한 수자원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위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양국은 정치적 문제로 인해 수자원 분야에서 협력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양국의 수자원 안보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외에도 수자원 관리의 부실도 수자원 안보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지역 내 정책결정자들의 부패, 수도관의 문제, 지속 불가능한 농업 관행, 비합리적인 가격 책정, 무료 우물 제공 등의 정책 등을 살펴보면 수자원의 손실을 막기 위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을 볼 수 있다. 특히 2022년 파키스탄이 입흔 홍수 피해도 수자원 관리 문제였다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홍수의 원인으로 강 수로를 과도하게 개발하여 빗물이 땅으로 흡수될 수 있는 면적이 줄어들어 홍수 피해가 과거보다 커졌다고 설명했다.

남아시아 주요 국가 간 수자원 분쟁

인도-중국 간 수자원 분쟁  

남아시아 국가들은 지역 외 국가와도 수자원 분쟁을 겪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도-중국 수자원 분쟁은 국경 문제로 악화된 양국 문제를 더욱 해결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티베트에서 기원하여 인도로 흘러가는 하천의 흐름을 통제하였으며, 인도 정부도 이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으로 유입되는 하천에 위치한 수력발전소 운영을 재개하였으며, 더 나아가 추가로 수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로 인하여 인도와 중국 간 수자원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었다. 

인도는 비록 파키스탄과 수자원 활용에 관한 갈등을 빚고 있으나 인더스 수자원 조약을 통해 국제적인 해결을 모색한 바 있으며, 방글라데시와 갠지스 수자원 조약을 맺는 등 지역 내 국가들과는 국제적 합의를 통해 수자원 협력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인도와 중국은 양자 간 국경 획정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과 같이 국경을 통과하는 수자원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양국 모두 경제와 인구가 빠르게 성장하여 수자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자원의 활용은 양국 정부 입장에서 양보하기 어려운 안건이 되었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중국과의 수자원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을 포함한 다양한 국가들과 협력하여 하천 관리에 대한 공동 접근법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접근법이 구축되면 인도가 중국의 일방적인 행위에 대응책을 마련하고 지역 내 국가들과 공동으로 경제 제재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인도-파키스탄 간 수자원 분쟁

1947년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던 인도가 독립하고 파키스탄이 설립되면서 인더스 유역을 중심으로 국경이 구획되었다. 당시 그려진 국경에 따라 상류에 위치한 인도는 하류에 있는 파키스탄에 하천을 통제할 수 있게 되면서 상부-하부 간 권력 구도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구도는 인도가 인더스 강 상류 지역에 댐을 건설하면서 본격적인 문제가 됐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인더스 수자원 조약을 체결하여 수자원 문제를 해소하고자 했다. 1960년 세계은행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조약 체결 중재에 나섰다. 세계은행은 양국에 합의를 통해 손실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자원 공급을 위한 저장 및 운반 시설을 건설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양국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조약 체결 이후에도 양국은 수자원의 공동 활용을 위한 협력까지 나아가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20년간 파키스탄은 인도가 체나브(Chenab)강과 닐룸(Neelum)강에 댐을 건설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파키스탄 측은 1960년 양국이 체결한 인더스 수자원 조약을 근거로 두 강에 댐 건설을 반대해왔다. 

파키스탄이 인도의 댐 건설에 반대해 온 이유는 인더스강에 파키스탄의 사회경제가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은 인더스 강 유역에서 식량의 90%를 생산하고 있으며, 인더스 강에서 생산되는 식량에 고용된 인구는 전체 고용 인구의 60%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도 측이 인더스강에 댐을 건설하게 되면 미래의 물이 부족해질 뿐만 아니라 식량 수급과 고용에서도 미래가 불투명해지기 때문에 파키스탄 측은 인도 측의 댐 건설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도-방글라데시 간 수자원 분쟁

접경한 인도와 방글라데시도 수자원 문제로 여러 차례 갈등을 겪었다.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통과하는 하천은 총 54개에 달한다. 이를 공동 관리하기 위해 인도는 1972년 인도-방글라데시 합동하천위원회(Indo-Bangladesh Joint Rivers Commission)를 설치했다. 그럼에도 양국 간 갈등은 끊이질 않았다. 지난 2023년에도 인도가 방글라데시를 통과하는 테스타강(Teesta River)에 댐 건설을 추진하자 수자원을 둘러싼 양국 관계는 냉각됐다. 당시 인도는 수로 두 곳을 추가로 건설하여 테스타강으로부터 더 많은 물을 확보하고자 하였으며, 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방글라데시는 반발했다. 

방글라데시 북부에 거주하는 수천 명의 사람들은 테스타강 상류의 하천 흐름을 통제하는 인도로 인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글라데시 북부 거주민들은 인도가 테스타강에 수로를 건설하여 하천 수자원이 줄어들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인도가 이전에 건설하였던 테스타강 댐으로 인해 방글라데시 북부의 농업 생산량은 30~50% 가량 줄어든 상황이다. 모함마드 아자즈(Mohammad Azaz) 방글라데시 하천삼각주연구센터장은 국제법상 하천이 통과하는 국가들은 하천의 수자원을 공평한 수자원 활용을 보장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인도-방글라데시 합동하천위원회는 인도 측 수로 건설로 인한 문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인도 정부에 수로 건설에 관한 내용을 설명해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 2023년 4월 방글라데시 측 합동하천위원인 모함마드 압둘 호쎈(Mohammad Abul Hossen)은 인도 측 위원들이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남아시아 수자원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및 지역 협력 필요성 증가

수자원 공유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 간 협력의 중요성

지역 자원 갈등 전문가인 Genevieve Donnellon-May은 현재 수자원 공유 관련 구속력 있는 국제조약이 체결되긴 어렵지만 수자원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을 완화하고,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국가들이 다양한 수준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 내 국경을 통과하는 강에 건설될 대규모 인프라 계획에 관한 정보가 강 유역 국가의 언어로 공유하고, 양자 간 합의에 기반한 실시간 수문 데이터도 공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지역 국가들이 협력하여 과학, 환경 및 기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연구 이니셔티브를 구축하고, 부탄과 인도의 사례를 참고하여 공동 프로젝트와 협력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국경을 통과하는 하천들의 수자원 관리를 위해서는 지역 내 국가들 간의 협력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수자원을 둘러싼 외교와 혁신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협력을 위해서는 각 지역 국가들 간의 협의 뿐만 아니라 이전 세계은행이 수자원 합의를 이끌어낸 것처럼 국제기구를 포함하여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세계수자원주간 등 다자회의는 다양한 국가 간 지속 가능한 협력을 창출하는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수자원의 공동 활용을 위한 국가 간 회의가 개최되고 있다. 지난 1월 방글라데시에서는 제9회 국제 수자원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해당 회의에는 각국 대표단과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남아시아 지역 수자원의 공동 활용에 관한 방안들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유사한 회의가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회의는 올 9월에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도,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국가들 뿐만 아니라 이란 등 주변국 수자원 전문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역내 강대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기후 위기의 영향을 공동으로 관리하고 완화할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일 수 있다. 불충분한 수자원 인프라와 공유 수자원 관리로 인해 남아시아에서 잠재적인 지역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스리랑카와 몰디브를 제외한 모든 남아시아 국가는 히말라야에서 발원하는 강을 공유하고 있다. 또한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의 돌발 홍수에서 볼 수 있듯이 기후 변화로 인한 이재민과 인프라 피해와 같은 도전과제는 인프라 개발, 물 분쟁 해결, 수문 데이터 공유를 위한 지역 협력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공동 노력이 필수적이다.

수자원 공유 문제 해결을 위한 제언 

인도의 싱크탱크인 ORF(Observer Research Foundation)는 지역 내 수자원 공유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ORF는 지역 내 국가들이 수자원 관련 지역 정부 부처 실무단을 설립하고, 수자원의 유량을 확인할 수 있는 지역 데이터 베이스 구축, 수자원에 관한 기후 변화의 영향을 합동 관측할 수 있는 메커니즘 구축, 합동 수자원 관리, 수질 오염에 관한 지역 실무단 구축을 통해 지역 내 국가들이 수자원 현안들을 해결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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