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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스리랑카 경제 위기와 보건 부문 자금 조달 방안

스리랑카 Sunimalee Madurawala Institute of Policy Studies of Sri Lanka Research Economist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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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국가의 경제 발전과 보건 환경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보건 환경이 개선되며, 또한 보건 부문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면 △인적자본 강화 △빈곤 감소 △생산성 향상 △사회 안전망 강화를 통해 경제 성장이 촉진된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보건 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 여력도 증가하며, 개인 및 지역사회의 보건 상황이 개선되면 다시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완성된다.

스리랑카는 보건 부문에서 투입한 자본 비용 대비 우수한 성과를 보이며,1) 여타 국가들에 비해 높은 보편적 의료 보장(UHC: Universal Health Coverage) 지수를 달성하였다.2) 그러나 최근의 심각한 경제 위기로 스리랑카의 보건 환경은 크게 악화되었는데, 특히 예산 제약으로 인해 의약품 접근이 제한되고 국립병원 내 비필수 수술(non-essential surgeries)이 연기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경제위기의 여파로 인한 보건 환경 악화는 스리랑카가 과거에 달성한 보건 분야의 성과를 퇴색시키며 각종 질환과 영유아 영양실조 및 정신 건강 문제의 증가로까지 이어지고 있다.3) 한편, 경제 위기 이전에도 스리랑카 보건 부문에는 지식(knowledge), 역량(capacity) 및 정책(policy)의 격차가 존재해왔는데,4) 현재의 경제 위기로 인해 이러한 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는 스리랑카 보건 부문에 혁신을 위한 정치적 의지 및 실용적 정책(evidence-based policies) 도입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본고에서는 국가적 경제 위기의 영향으로 악화되고 있는 스리랑카의 보건 환경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미래의 잠재적 도전에 대비하기 위하여 보건 부문의 자금조달(health financing) 문제가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아울러, 보건 수요에 부합하는 다양한 지원 방안을 제안하고, 각 방안별 장단점을 분석함으로써 스리랑카의 보건 환경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스리랑카 보건 부문 자금조달 현황
스리랑카 보건 부문 자금조달은 크게 △세금을 통한 정부 지원 △의료 자부담금 △해외 원조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1>은 2010~2021년 스리랑카 보건 부문에 유입된 자금의 주요 출처를 보여주고 있는데,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세금을 통한 정부 지원은 약 46.3%, 의료 자부담금은 약 45.6%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외 원조는 약 1~2%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림 1> 스리랑카 보건 부문 자금 출처 비율 (2010~2021)


자료: WHO(2024) 
https://apps.who.int/nha/database/country_profile/Index/en

한편, <그림2>는 2001~2021년 스리랑카 보건 재정에 있어 정부 지원 금액과 의료 자부담금 비율의 변화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2009년, 2011년 및 2012년 의료 자부담금 비율이 약 50%를 넘어서며 보건 재정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립병원의 오랜 대기 시간, 제한된 의약품 및 치료법, 편의성 부족 등에 불편을 느낀 많은 스리랑카 국민이 고가의 사설 병원을 선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국민의 의료서비스 접근권에 격차를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더 나은 의료 서비스 제공 및 격차 경감을 위해서는 국립병원의 의료 서비스 수준을 개선하고 사설 병원의 의료 비용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국민의 자부담금  비중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5) 2019년 스리랑카의 경제 위기 발생 이후 의료 자부담금 비중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개인 선택권의 폭이 좁아지며 의료 서비스의 질이 하락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그림 2> 참조).

<그림 2> 정부 지원 금액 및 의료 자부담금 지출 동향(2000~2021)


자료: WHO (2024)  https://www.who.int/data/gho/data/indicators


현재 스리랑카 보건 시스템은 정부 자금 지원 부족으로 인해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6) 이로 인해 역학(epidemiological) 및 인구 통계학적(demographic) 변화에 기반한 보건 서비스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의 보건 분야 자금 지원은 전체 정부 지출의 약 8~9%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표 1>은 스리랑카 및 주요 지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건 부문 지출 비율을 보여주고 있다. 

<표 1> 지역별 보건 재정 지표


자료: WHO (2024)  https://www.who.int/data/gho/data/indicators

스리랑카 보건 부문 자금 조달 방안
일반적으로 의료  시스템에 대한 자금 조달은 △세금 △사회보장보험(SHI: Social Health Insurance) △공공 및 민간 의료보험 △지역사회 기반의 보건 지원 △의료 자부담금 △해외 원조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개별 국가들은 이러한 자금 조달 수단을 복합적으로 활용하여 자국 보건의료 시스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데, 각 수단의 비중은 국가별 경제/정치상황 및 보건의료 시스템의 목표 등에 따라 상이한 양상을 보인다. 현재 스리랑카가 당면한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보건 부문 자금 확보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가. 사회보장보험
사회보장보험은 개인, 기업, 정부의 기여를 통해 개별 국민에게 발생하는 의료비용부담을 분산하는 방식을 의미하는데, 이는 재정과 의료 부문 모두에 대한 보호를 동시에 제공하는 상대적으로 공평한 방식(relatively equitable method)이며, 다수 국가에서 보편적 의료보장 체계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태국, 인도네시아, 중국 등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의 사회보장보험을 도입하여 자국의 보건 시스템을 상당 부분 개선시켰다. 한편, 사회보장보험은 △사회보장보험의 혜택을 적용받지 못하는 높은 비중의 비정규직 종사자 △높은 행정 비용 △재원 마련의 어려움 등 분명한 한계도 가지고 있다. 

나. 의료 자부담금
의료 자부담금은 진료, 의약품 구입 및 기타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때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이다. 이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때 발생되는 비용을 사용자에게 부담하게 하여 의료 시스템의 지속가능한 운영을 보장하고, 불필요한 의료서비스 사용을 억제하도록 한다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의료 자부담금 제도는 사회보장보험 등 공적 자금 조달 수단이 모든 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운 의료 시스템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보건 재정에 있어 정부 지원 예산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는 의료서비스 운영에 자부담금 제도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 자부담금 제도는 저소득층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쳐 기존의 사회적 격차를 더 악화시킬 수 있는데,8) 이러한 부정적 영향은 △저소득층의 의료 자부담금 면제 정책 △자부담금 상한선 설정 △질병 예방 및 조기 검진을 위한 일차 의료서비스 제도 강화를 통해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9)

다. 민관협력(PPP: Public Private Partnership)
민관협력은 정부의 자금지원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의료서비스, 인프라 및 기타 의료 관련 활동을 민관이 공동으로 제공하는 수단이다. 이는 민간부문(기업 및 비정부조직)의 관리 효율성 및 기업가 정신이 제한된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또한, 민간부문의 투자는 전문성, 혁신, 기술지식 등을 도입하여 의료서비스를 향상시키고 있는데, 멕시코 및 인도와 같은 개발도상국들도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민관협력을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민관협력은 가용성(affordability) 및 형평성(equity)에 대한 우려를 촉발하기도 한다. 특히 개인의 의료 자부담금 부담이 증가하며 저소득층의 의료서비스 접근을 제한하여 의료부문의 격차(health inequality)를 확대할 수 있다. 따라서 민관협력은 앞서 언급된 여타 자금 조달 방안 대비 비용 및 효율성 면에서 경쟁력이 입증된 경우에만 활용할 것이 권장된다. 또한 민관협력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 및 의사결정 등을 포함한 장기적이고 복잡한 사안을 기획, 설계, 협상 및 모니터링할 수 있는 역량이 먼저 확보되어야 한다. 아울러, 재정위험 완화, 구매 및 계약 과정의 투명성 유지 등을 위한 견제와 균형 장치 구축도 필수적이다.10)

결론 및 향후 전망
재정 문제 해결은 현재 진행 중인 경제 위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미래의 잠재적인 도전에 대비하여 스리랑카 보건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이다. 특히, 의료 자부담금이 증가하고 정부의 지출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며 지속 가능한 보건 재정 확립이 더욱 시급해지고 있다. 스리랑카는 과거 제한적으로나마 사회보장보험, 의료 자부담금, 민관협력과 같은 자금 조달방안을 활용한 바 있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회보장보험
스리랑카에서는 사회보장보험을 활용한 방식이 최적의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다.11) 스리랑카 정부는 1997년 ‘아그라하라(Agrahara)’ 보험 시스템을 도입하여 의료, 사고, 사망과 관련한 개인의 재난적 비용 부담을 경감하도록 하였다. 국민보험신탁기금에서 관리하는 이 제도는 기존의 세금 지원 의료시스템을 보완하도록 설계되었으나, 보험 가입 대상자가 공무원과 그 가족으로 제한되어 대다수의 일반 국민에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데다가 보장 범위 또한 매우 한정적이라는 점이 한계로 지목된다. 12) 
 
의료 자부담금
스리랑카는 1984년 설립된 스리 자야와르데네푸라(Sri Jayawardenepura) 종합병원에서 환자에게 비용을 청구하고 유료 병동 시스템을 활용하는 등 의료 자부담금제를 시행하였다. 그러나 경제 위기 발생으로 한시적으로 운영이 중단되었고, 이후 2023년 예산안에서 재도입이 승인되었다. 현재 스리랑카의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포괄적 의료 자부담금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취약 계층에 미칠 잠재적인 영향으로 인해 정치적 반발을 야기할 수 있으나, 경제력이 있는 국민들로부터 보건 분야 재정을 마련하고, 동 재정을 활용하여 취약 계층에게는 무료 의료서비스 제공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대 도입을 고려할 가치가 있다.

민관협력
최근까지 스리랑카는 주로 병원 경영, 인프라 개발 및 의료 서비스 제공과 같은 분야에서 민관협력을 제한적으로 시행해왔다. 향후 민관협력을 확대의 필요성은 인정되나,13) 의료서비스의 보편적 접근성 원칙(principle of universal access)을 훼손한다는 의견에 따라 조심스러운 접근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14) 

스리랑카가 이상과 같은 자금 조달방안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경험을 돌아보고, 유사 국가들의 사례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사회보장보험은 공평한 혜택을 제공하지만 높은 비중의 비정규직 종사자들이 배제된다는 문제가 있으며, 의료 자부담금 제도는 수익상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사회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민관협력은 민간 자원의 효율적 활용은 가능하나, 가용성과 공정성을 위한 신중한 시행이 필요하다. 이처럼 각 제도의 장점을 최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스리랑카의 특수한 상황에 부합하는 맞춤형 접근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 각주
1) Rajapaksa L, De Silva P, Abeykoon A, Somatunga L, Sathasivam S, Perera S et al. Sri Lanka health system review. New Delhi: World Health Organization Regional Office for South-East Asia; 2021.
2) UHC Service Coverage Index: Coverage of essential health services is defined as the average coverage of essential services based on tracer interventions that include reproductive, maternal, newborn and child health, infectious diseases, non-communicable diseases (NCDs) and service capacity and access, among the general and the most disadvantaged population.
3) Matthias, A. T., & Jayasinghe, S. (2022). Worsening Economic Crisis in Sri Lanka: Impact on Health. The Lancet Global Health, 10(7), E959.
4) Abayasekara, A., Bharali, I., De Silva, T., Mao, W., Yamey, G., & Arunatilake, N. (2021). Identifying the Knowledge, Capacity, and Policy Gaps in the Face of Sri Lanka’s Health Transitions and Journey Towards Universal Health Coverage: A Qualitative Analysis. SSRN – Elsevier.
5) Sirag, A., & Mohamed Nor, N. (2021). Out-of-Pocket Health Expenditure and Poverty: Evidence from a Dynamic Panel Threshold Analysis. Healthcare (Basel, Switzerland), 9(5), 536.
6) Rajapaksa L, De Silva P, Abeykoon A, Somatunga L, Sathasivam S, Perera S et al. (2021) Sri Lanka health system review. New Delhi: World Health Organization Regional Office for South-East Asia
7) (역주) WHO 기준 동남아시아(South-East Asia) 지역 국가는 다음과 같다: 방글라데시, 부탄, 북한, 인도, 인도네시아, 몰디브, 미얀마, 네팔, 스리랑카, 태국, 동티모르
8) Qin VM, Hone T, Millett C, et al. (2019). The impact of user charges on health outcomes in low-income and  middle-income countries: a systematic review. BMJ Global Health 2019;3:e001087.
9) Opwora, A., Waweru, E., Toda, M., Noor, A., Edwards, T., Fegan, G., Molyneux, S., & Goodman, C. (2015).  Implementation of patient charges at primary care facilities in Kenya: implications of low adherence to user fee policy for users and facility revenue. Health policy and planning, 30(4), 508–517. https://doi.org/10.1093/heapol/czu026 
10) World Health Organization Regional Office for Europe. (2023). Public-private Partnerships for Health Care Infrastructure and Services: Policy Considerations for Middle-Income Countries in Europe. Copenhagen: World Health Organization Regional Office for Europe.
11) Gopalan, S. (2023). Health Financing Options for Sri Lanka What, Why and How? Unpublished paper. Colombo: World Health Organization, Sri Lanka Country Office.
12) Karunaratna, S., Ranasinghe, T., Chandraratne, N., & De Silva, A. (2019). The Social Health Insurance Scheme for Public Sector Employees in Sri Lanka and its Effect on Reducing the Financial Burden of Illness. Asia Pacific Journal of Public Health, 31(7), 584–593.
13) Abayasingha, D. (2019, January 31). Sri Lanka Must Pursue Public-private Partnerships to Grow Primary Healthcare. Retrieved May 20, 2023 from Daily FT: https://www.ft.lk/Healthcare/Sri-Lanka-must-pursue-public-private-partnerships-to-grow-primary-healthcare/45-672020
14) Kumar, R. (2019). Public–private Partnerships for Universal Health Coverage? The Future of “Free Health” in Sri Lanka. Global Health 15 (Suppl 1), 7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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