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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취임 1년, 성과와 전망

아르헨티나 Sicardi Riobó, Agustín/ Ott, Santiago/ Cruz Infante, Carlos Cefeidas Group Specialist Public Policy, Risk & Strategy/ Senior Public Policy, Risk & Strategy Analyst / Country Manager Chile & Peru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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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아르헨티나는 2023년에 누적 물가상승률 211%, 40%를 넘어서는 빈곤층 비율, GDP 성장률 -1.6% 등 참담한 경제 성적표를 받았다.1) 이러한 경제적 혼란 속에서 2023년 11월 하비에르 밀레이(Javier Millei)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며 아르헨티나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밀레이 대통령은 2년간의 하원의원 경력을 제외하면 정치 경험이 전무한 신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경제 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밀레이 대통령의 성공 요인으로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페론주의 계열과 집권여당을 포함한 전통적 정치세력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기존 정치에 불만을 가진 대중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대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 또한 파격적인 복장과 헝클어진 머리, 과감한 표현 방식 등 독특한 스타일은 기존 정치인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하며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대선에서 승리했으나 견고한 정당 기반을 확보하지 못했던 밀레이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 요직을 채울 자체 인재 풀이 부족했기에 타 정당과 민간 영역에서 인재를 영입해야만 했다. 또한 소속 정당이 의회 상하원 모두에서 소수당이라는3) 정치적 한계로 밀레이 대통령의 개혁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략적 선택이 필요했다. 하나는 당초 제시했던 정책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타 정치세력과의 연대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밀레이는 이전의 과격한 화법을 일정 부분 유지하면서도, 일부 정책 사안에 대해서는 실용주의적 접근을 보이는 등 보다 유연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는 정치적 현실과 개혁 의지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4)

밀레이 행정부의 경제정책 중점과 성과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과감한 개혁 드라이브를 시작했다. 정부의 경제 개입 축소, 공공지출 삭감, 노동개혁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대통령령을 선포하며 개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5) 정부 현대화는 밀레이 행정부의 핵심 정책 방향이다. 이를 위해 정부기관의 구조조정과 폐지를 단행했으며,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추진하고 항공 및 수송 분야의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6)

경제 분야에서는 특히 인플레이션 억제에 역점을 두었다.7) 세계 최고 수준에 달했던 아르헨티나의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강도 높은 충격요법을 도입했다. 재정적자 해소와 신규 통화발행 억제를 위해 공공지출을 과감히 축소한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경제와 소비 활동의 위축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했으나,8) 월별 인플레이션을 2023년 12월 25.5%에서 2024년 5월 4.3%로 크게 낮추는 성과를 달성했다(<그림 1> 참조). 이후 등락을 거듭하던 인플레이션은 10월에는 2.7%를 기록했다. 밀레이 행정부는 여전히 남아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전히 제거하고, 2019년부터 지속된 외환통제를 철폐하는 등의 주요 경제개혁 과제를 안고 있다.9)

<그림 1> 2024년 아르헨티나의 월별 물가상승률(단위: %)


자료: Trading Economics
https://tradingeconomics.ctraom/argentina/inflation-rate-mom  


밀레이 행정부는 아르헨티나 경제 회복을 위한 종합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겼다. 집권 초기 8개월 동안의 재정 성과는 주목할 만한 결과를 보였다. 부채 상환액을 제외한 기초재정수지는 흑자를 기록했으며, 부채 상환액을 포함한 일반재정수지도 2024년 7월을 제외한 전 기간에서 흑자를 달성했다(<그림 2> 참조). 밀레이 행정부는 재정건전성을 통한 거시경제 안정화를 핵심 정책으로 삼고 있으며, 이러한 재정수지 흑자 달성을 주요 성과로 강조하고 있다.10)

그러나 2024년 전반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0.4%의 재정수지 흑자는 강도 높은 공공지출 삭감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긴축 정책으로 인해 여러 공공 분야가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국가연금11)과 공립대학에 대한 지원이 축소되었고, 공공 서비스가 축소되었으며, 지방정부에 대한 교부금12)이 감소했다. 또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이 축소되었고, 공공부문의 일자리도 감소했다. 

밀레이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
밀레이 행정부는 아르헨티나의 대외정책 기조를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로 전환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여러 구체적 행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절차를 재개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글로벌 협력국 지위를 신청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고, 국제통화기금(IMF)과 국가재정 목표에 관한 합의를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13) 통상 정책에서도 새로운 변화가 감지된다. 밀레이 행정부는 아르헨티나가 볼리비아,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와 함께 구성한 메르코수르(Mercosur)와 유럽연합(EU) 사이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14)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아르헨티나는 메르코수르 회원국들의 대외 무역협정 체결 규정을 완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그림 2> 아르헨티나의 월별 기초재정수지 및 일반재정수지 추이(단위: 100만 달러)


자료: 아르헨티나 재무부 자료 기반 케페이다스 그룹 분석


밀레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이념적 차이를 근거로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며, 실제 취임 후 양국 관계는 다소 소원해지는 양상을 보였다.15) 이러한 기조는 브릭스(BRICS) 가입 문제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아르헨티나는 전임 알베르토 페르난데스(Alberto Fernández) 정부 시절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을 주요 회원국으로 하는 BRICS에 정식으로 초청받아 2024년 1월 가입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밀레이 행정부가 이를 보류하며 BRICS 진영과 외교적 긴장이 조성되기도 했다. 

중국-아르헨티나 관계의 변화는 양국 간 통화 스와프 협정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페르난데스 정부 시기에 체결된 65억 달러(약 9조 원) 규모의 이 협정은 외화가 부족한 아르헨티나가 수입대금과 부채 상환을 위안화(CNY)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경제적 지원책이었다.16) 협정 만료를 앞두고 갱신 여부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였으나, 최종적으로 중국이 갱신에 동의하면서 협정은 유지될 수 있었다.  

최근 밀레이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초기의 강경한 입장에서 다소 순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 및 투자 관계 강화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기 시작했으며,17)  2025년 1월 예정된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중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중국 방문 의사도 표명했다.18) 이는 실용적인 외교 노선으로의 선회를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밀레이 행정부의 개혁법안과 투자 인센티브
밀레이 행정부는 2023년 12월 포괄적인 개혁안을 담은 종합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은 정치, 행정, 경제, 조세 등 광범위한 분야의 개혁을 담고 있으며,19) 격렬한 논의와 수정 과정을 거쳐 2024년 6월에 최종 통과됐다. 법안의 핵심 내용에는 국가긴급사태 선포, 정부기관 구조조정, 공식부문 일자리 창출, 노동법 규제 완화, 에너지 정책 개선이 포함됐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대규모 투자 인센티브 제도(RIGI: Incentive Regime for Large Investments)의 도입이다.

RIGI는 아르헨티나의 산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투자 촉진 프로그램이다. 임업, 관광, 채광, 기술, 제철, 에너지, 석유·가스 등 다양한 산업 분야를 대상으로 하며, 향후 2년간 신규 사업 개시나 기존 사업 확장을 위한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이 제도는 2억(약 2,800억 원)에서 9억 달러(약 1조 2,600억 원) 규모의 투자 사업에 대해 법적 안정성과 보호 장치를 제공한다. 구체적인 혜택으로는 30년간의 재정·법률적 안정화 지원, 25%의 고정 소득세율 적용, 부가가치세 상쇄, 수출입 관련 세금 면제 등이 있다. 특히 수출을 통해 획득한 외화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권을 보장하는데,20) 이는 기존에 중앙은행이 정한 공식환율로만 환전이 가능하고 해외 송금에 엄격한 제한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획기적인 변화다. RIGI는 민간투자 활성화를 통해 세수 확대와 외화 유입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 국가재정과 환율 안정화를 달성하려는 전략적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RIGI 제도는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각 주정부도 독자적으로 참여를 결정할 수 있다. 이는 지방세 재정의 안정화를 위한 조치다. 2024년 10월 현재 9개 주가 이 제도에 참여하고 있다.21) 리튬과 구리 채광업 라운드테이블을 구성하는 살타, 산후안, 카타마르카, 후후이, 멘도사 5개 주가 참여하고 있으며, 주요 석유·가스 산지인 리오네그로와 추부트를 포함한 4개 주가 추가로 참여했다. 한편 부에노스아이레스, 산타페, 코르도바, 네우켄 등의 주는 RIGI와는 별도로 지역 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투자 촉진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RIGI를 통해 기업들이 검토하거나 추진 중인 투자사업의 총규모는 460억 달러(약 64조 원)에 달한다.22) 주요 투자 사업을 살펴보면, 아르헨티나 석유공사(YPF)가 추진하는 가스 액화 터미널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설비 건설사업이 300억 달러(약 42조 원)로 가장 규모가 크다. 다국적 채광기업 BHP와 런딘마이닝(Lundin Mining)의 구리 채굴사업이 80억 달러(약 11조 원),23) 아르카디움의 리튬 사업이 24억 달러(약 3조 4,000억 원)24) 규모다. 또한 YPF의 석유 파이프라인 신설사업이 20억 달러(약 2조 8,000억 원),25) 아르헨티나 천연가스기업 TGS의 가스 파이프라인 연장사업이 7억 달러(약 9,800억 원)26)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밀레이 행정부 개혁 정책,1년의 성과 
아르헨티나는 일련의 경제 개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복잡한 경제적 과제들에 직면해 있다. 특히 외국 정부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를 중심으로 현황과 향후 전망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밀레이 대통령은 기존의 외화 통제 조치를 사유재산권 침해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해왔다. 그러나 취임 후에는 이 조치의 철폐를 위한 여건이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는 현실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27) 특히 중앙은행의 외화 부족 문제 해결을 통제 철폐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하며, 외화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언급된 투자 진흥책들이 외화 유입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의 추가 융자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으며, 최근 중국에 대한 유화적 태도는 중국으로부터의 자금 확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추가적으로 미등록 자산의 양성화와 에너지 수급 균형 달성 등의 정책도 외환보유고 확충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다양한 정책들의 성공적인 이행이 외화 통제 완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림 3> 밀레이 행정부에 대한 긍정∙부정 평가 추이



자료: 산안드레스 대학 설문조사 기반 케페이다스 그룹 분석


일부 비판론자들의 경기 침체 지속 주장과 달리, 밀레이 행정부는 아르헨티나가 최악의 경제 상황을 벗어나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임금지수가 2024년 7월 전월 대비 7.5% 상승했고, 2024년 전반기 누적 상승률이 98%를 기록하며 이러한 낙관론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다른 지표들은 사회경제적 여건 악화를 시사했다. 빈곤율은 2024년 전반기에 52.9%를 기록해 2023년 후반기 대비 11.2%포인트 상승했으며,28) 이는 2003년 이후 최고치였다.29)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밀레이 행정부에 대한 지지율도 하락세를 보였다.30) 산안드레스 대학(Universidad de San Andrés)에서 2개월마다 실시하는 정치적 만족도 및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면 2024년 9월 행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출범 이래 최고조에 달했고 긍정적 평가는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금 수령액 인상 개혁안과 공립대학 자금지원 확대 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저소득층과 중산층에 경제적 타격을 주며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론
아르헨티나의 시민사회와 기업계는 밀레이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성과를 거두기를 조심스럽게 희망하고 있으나,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아직 국가경제의 회복을 실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아르헨티나의 불황이 2024년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는 상황에서, 밀레이 대통령은 대중의 기대가 실망과 분노로 전환되기 전에 가시적 성과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

향후 중간선거 승리나 연임 가능성 등 밀레이 대통령의 정치적 성패를 현 시점에서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밀레이 대통령의 당선과 집권으로 아르헨티나의 경제정책 기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했음은 명확하다. 사회정책과 국가예산 배분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여전히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나, 재정건전성 확보와 경제성장을 위한 투자 촉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아르헨티나 내 사회∙정치적 합의가 형성되고 있다.


* 각주
1) INDEC, 2023
2) Clarin, 2023; La Nación, 2023; Perfil, 2023
3) Directorio Legislativo, 2023
4) Cefeidas Group, 2024
5) Infoleg, 2024a
6) Infoleg, 2024b
7) Milei, 2024
8) Fernández Erlauer, 2024
9) Perfil, 2019
10) Ministry of Economy, 2024
11) 아르헨티나에서는 국가가 연금제도를 관리한다. 연금 수령액은 개별 근로자의 평생 기여분을 바탕으로 책정되나, 액수 산출에 적용되는 계수는 법률에서 정한다.
12) 아르헨티나는 23개 자치주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자치시로 구성되고, 각 지자체는 고유한 헌법과 조세권한을 지닌다.
13) González Levaggi, 2024
14) Sánchez Flecha, 2024
15) Actis, 2024
16) The Economist, 2024
17) Cefeidas Group, 2024
18) Marina, 2024
19) Infoleg, 2024c/ Infoleg, 2024d
20) 아르헨티나에서는 기업들이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를 국내에서 중앙은행이 고시한 공식환율로만 환전해야 하며, 해외로의 외화 송금에는 엄격한 제한요건이 적용된다.
21) Errepar, 2024
22) Espina, 2024
23) 사업명: Josemaría, Filo del Sol
24) 사업명: Fenix, Sal de Vida
25) 사업명: Vaca Muerta Sur Pipeline
26) 사업명: Néstor Kirchner Gas Pipeline
27) Milei, 2024
28) INDEC, 2024
29) Jueguen, 2024
30) Universidad de San Andrés,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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