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말레이시아, 기술 인력 부족 및 두뇌 유출 문제 심화로 경제 성장에 어려움 직면
말레이시아 김형석 EC21R&C 연구원 202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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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레이시아의 기술 인력 부족 현황
◦ ‘기술 인력 부족’ 문제, 말레이시아 CEO들의 최대 우려 사항으로 부상
- 글로벌 회계 및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Price waterhouse Coopers)에 따르면, 최근 말레이시아 CEO의 약 35%가 '핵심 기술을 가진 인력 부족 문제'를 최대 비즈니스 위협으로 지목함. 이는 사이버 위험(32%) 및 기술적 문제(32%) 등의 디지털 관련 위협과 더불어, 인플레이션(29%)과 거시경제 변동성(23%)에 대한 우려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임.
- 특히 주목할 점은 다수 글로벌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 CEO들이 ‘거시경제 변동성’과 ‘인플레이션’을 최대 우려사항으로 지목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말레이시아 CEO들은 ‘기술 인력 부족’을 더 심각한 비즈니스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임. 이는 말레이시아 경제가 직면한 인적 자본 위기의 심각성을 시사하며, 2025년 현지 기업들의 성장 계획 및 채용 전략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
◦ 인재 부족 및 두뇌 유출 현상, 반도체 산업 성장의 주요 장애물로 작용
- 말레이시아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주요 참여국으로, 칩 조립 및 테스트 등의 후공정 분야에서 세계 시장의 약 13%를 점유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반도체 수출액은 약 874억 3,000만 달러(약 128조 5,800억 원)에 달함. 아울러, 정부는 향후 5~7년 내에 고급 칩을 생산하기 위한 목표를 설정하였으며,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생산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음.
- 한편, 웡 시우 하이(Wong Siew Hai) 말레이시아 반도체산업협회(MSIA) 회장은 상기 목표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가 두뇌 유출로 인해 매년 반도체 산업 인재의 약 15%를 잃고 있음을 강조함. 또한, 전문가들은 인재 부족 외에도 자금 조달 문제 및 공급망 격차 등이 말레이시아가 지역 반도체 강국(대만, 한국, 일본 등)들과 경쟁하는 데 있어 주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는데, 아시아 경제분석기업 CGS 인터내셔널 소속 경제분석가 샤피크 카디르(Shafiq Kadir)는 현지 집적회로 설계 회사들이 대규모 자본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이고, 경험 있는 엔지니어 풀이 부족하다고 분석함.
□ 두뇌 유출의 핵심 원인: 지역 간 급여 차이 및 현지 교육/직업 환경 문제
◦ 싱가포로, 말레이시아 대비 높은 급여 제공
- 말레이시아 인재 유출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인접 국가인 싱가포르가 제공하는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로, 수호쿤연(Soo Hoo Khoon Yean) PwC 말레이시아 매니징 파트너는 말레이시아인들이 싱가포르의 지리적 인접성과 높은 급여*를 근거로 해외로 이주하고 있다고 설명하였으며, 말레이시아인들은 일반적으로 영어 구사 능력이 뛰어나 싱가포르 내에서도 노동 수요가 높은 것으로 확인됨.
- 아울러, 싱가포르 달러의 강세 또한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는데, 싱가포르 달러는 지난 10년간 링깃 대비 약 30% 이상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말레이시아에서 생활하고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국경 간 통근 노동자들의 증가에도 기여하고 있음. 말레이시아 통계청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 내 말레이시아 노동자들 중 약 39%가 숙련된 노동자이며, 약 35%가 준숙련(semi-skilled) 노동자로, 이는 말레이시아의 심각한 고숙련 인재 유출 문제를 시사함.
*2025년 기준, 말레이시아의 월 평균 급여는 약 879달러(약 130만 원)이며, 싱가포르는 약 4,035달러(약 600만 원)로 집계
◦ 교육 및 직업 환경 관련 구조적 요인
- 말레이시아의 두뇌 유출을 심화시키는 또 다른 주요 요인은 산학협력 부족으로, 최근 말레이시아 대학의 교육과정과 실제 산업계가 요구하는 기술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됨. 수호쿤연 매니징 파트너는 "학생들이 대학에서 엑셀 스프레드시트를 사용하도록 훈련받지만, 실제 산업계는 보다 전문적인 데이터 분석 도구를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부 데이터 분석 도구도 인공지능(AI)을 통합하지 않아 구식이 되고 있다"고 지적함.
- 또한, 인종 기반 차별적 우대 정책*과 교육 개혁의 지연도 말레이시아의 인적 자본과 숙련된 인재 유출을 초래하는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음. 일부 분석가들은 이러한 정책이 말레이시아 인재들, 특히 소수 민족 출신 인재들의 해외 진출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으며, 이는 말레이시아 경제의 장기적인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함.
*말레이시아는 말레이계(Malay) 및 기타 토착민을 경제·교육·사회적으로 우대하는 ‘부미푸트라(Bumiputera)’ 정책을 시행(1971~)
□ 정부 대응 정책 및 아세안 차원의 협력 방안
◦ 말레이시아 정부의 기술 인력 양성 및 산업 발전 지원 정책
- 말레이시아 정부는 반도체 분야 인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英 반도체 기업 ‘암 홀딩스(Arm Holdings)’와의 계약을 체결(3.5), 향후 10년간 10,000명의 지역 반도체 엔지니어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방침이며, 암 홀딩스는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 내 동남아시아 최초의 사무소를 설립할 예정임.
- 아울러, 정부는 말레이시아의 반도체 산업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약 53억 달러(약 7조 1,2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을 발표하였으며, 지난 2011년에는 2028년까지 고소득 경제로의 도약을 목표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탤런트코프(TalentCorp)' 이니셔티브를 출범한 바 있음. 동 프로그램은 해외 거주 말레이시아인 및 졸업생, 중견 경력 전문가, 고숙련 외국인 근로자를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음.
◦ 두뇌 유출 문제 대응을 위한 아세안 차원의 지역 협력 강화 방안
- 일부 전문가들은 아세안이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두뇌 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평가함. 아세안은 2030년까지 세계 4대 경제권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며, 회원국들의 두뇌 유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 및 지역 이니셔티브를 출범할 수 있음. 아울러, 회원국들은 두뇌 유출 완화에 관한 모범 사례와 도전 과제를 공유하고 인재 유지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임.
- 또한, 아세안 국가들은 ‘상호인정협정(MRAs: Mutual Recognition Agreements)*’ 등의 강화를 통해 역내 인재 유출 문제를 국가 간 인재 ‘순환’으로 혁신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임. 현재 아세안 MRAs의 이행은 국가 간 교육 시스템 및 전문 인증 관행 등의 차이로 인해 불균등한 양상을 보이나, 향후 회원국 간 ▲인증자 임명 및 지역 인증 제도 수립, ▲기술·헬스케어·과학 등 주요 부문에서의 교육 프로그램을 위한 자원 공유를 통해 MRAs를 강화하고 역내 인재 순환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국가 및 지역 간 자격·인증·평가 등을 상호 인정해주는 공식적 합의
< 감수 : 윤진표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 참고자료
Fulcrum, ASEAN Can Help to Address Brain Drain in Southeast Asia, 2025.03.26.
South China Morning Post, Malaysia’s big chip ambitions spotlight brain drain: ‘we still lack sufficient talent’, 2025.03.19.
British Council, Shortage of skilled workers a top concern for Malaysian CEOs, 2025.03.19.
The Edge Malaysia, Shortage of skilled workers a top concern for Malaysian CEOs — PwC survey, 202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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