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방글라데시 과도정부 수반, 중국 방문 통해 외교관계 강화 모색
방글라데시 신소은 EC21R&C 연구원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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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 배경 및 주요 성과
◦ 방글라데시 과도정부 수반, 임시정부 출범 이후 첫 주요국 양자 방문
- 무하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 방글라데시 과도정부 수반은 2025년 3월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중국을 공식 방문함. 이는 지난 2024년 8월 방글라데시 과도정부 출범 이후 유누스 수반의 첫 주요국 양자 외교 방문임. 유누스 수반은 이번 방중 기간 시진핑(Xi Jinping)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하이난(Hainan)성에서 개최된 보아오 포럼(Boao Forum for Asia) 참석 등 양국 수교 50주년을 맞이하여 관계 강화를 위한 다각적인 외교 활동을 전개함.
- 유누스 수반은 기존 중국 방문에 앞서 인도를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인도와의 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중국을 우선 방문한 것으로 관찰됨. 특히, 전문가들은 셰이크 하시나(Sheikh Hasina) 전 방글라데시 총리 사임 이후 양국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으며, 방글라데시가 중국을 주요 경제 파트너로 설정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함.
◦ 양국 간 9개 협정 및 5개 협력 프로젝트 발표
- 양국은 이번 방문을 통해 경제·기술관련 협정 1건 및 8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함. 동 협약은 경제 및 기술 지원, 인적자원 개발, 재난 대응, 중국 도서센터 설립, 스포츠 분야 협력, 양국 국영 통신사 간 협력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으며, 인프라, 기술 투자 등에 관한 5개의 협력 프로젝트도 발표함.
- 아울러, 중국은 방글라데시에 약 21억 달러(약 3조 원) 규모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약속함. 동 차관은 몽글라(Mongla) 항구 현대화, 중국산업경제구역 개발, 기술 지원 등에 활용될 계획이며, 이러한 경제협력은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됨.
□ 무역불균형 해소 및 투자유치 확대 추진
◦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농산물 수출 및 관세혜택 확대
- 국제경제관측소(OEC: Observatory of Economic Complexity)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방글라데시에 약 229억 달러(약 32조 원)의 상품을 수출한 반면, 방글라데시는 중국에 약 6억 7,700만 달러(약 9,700억 원)를 수출하는 데 그친 것으로 확인됨. 유누스 수반은 이번 방문 기간 이러한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이 망고, 잭프루트, 구아바 등 방글라데시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할 것을 촉구함.
- 중국은 방글라데시 제품에 대한 무관세 및 무쿼터(Duty-free Quota-free)* 혜택을 기존 2026년에서 2028년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함. 동 혜택은 방글라데시 제품의 99%에 해당하는 품목에 대해 중국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이번 연장 결정을 통해 방글라데시의 수출을 다변화하고 양국 간 무역불균형 해소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됨. 또한, 양국은 방글라데시-중국 자유무역협정(FTA) 및 다양한 투자협정에 대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하였으며, 이는 향후 양국 간 경제 협력 강화를 위한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됨.
*최빈개도국으로부터 수입하는 품목 전부 혹은 일부에 대해 무관세로 수입하거나 쿼터 제한을 두지 않는 특혜 제도
◦ 중국 제조업 기업 이전 및 차관 조건 개선 요청
- 유누스 수반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제조업체들이 방글라데시로 생산기지를 이전할 것을 요청하였으며, 특히 섬유, 의약품,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중국 기업들이 방글라데시에 공장을 설립하면 일자리 창출 및 산업화 촉진, 경제 성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함. 현재 중국 기업들은 방글라데시에서 약 5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며, 과도정부는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고용을 더욱 확대하고자 함.
- 또한, 방글라데시는 중국 차관의 이자율을 1-2%로 낮추고(현재 3%), 중국이 투자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약정 수수료를 면제해 줄 것을 요청함. 중국은 원칙적으로 상환 기간을 연장하는 데 동의하였으며, 이자율 인하를 고려하겠다고 부연함. 중국은 현재 일본, 세계은행(World Bank), 아시아개발은행(ADB)에 이어 방글라데시의 4번째 큰 규모의 차관국으로, 1975년 이후 총 75억 달러(약 10조 7,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집계됨.
□ 양국 협력 강화의 지정학적 영향 및 인도·미국과의 외교 관계 전망
◦ ‘티스타강 관리 프로젝트’에 중국 참여 요청
- 이번 방문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사항은 방글라데시가 ‘티스타강(Teesta River) 관리 프로젝트’에 중국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임. 티스타강은 인도 시킴(Sikkim)에서 서벵골(West Bengal)을 거쳐 방글라데시로 흐르는 국경 간 하천으로, 하시나 정부는 과거 인도에 동 프로젝트를 할당하였으나, 유누스 수반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 국영기업의 참여를 초청함. 현재 인도가 동 프로젝트에 대한 추가 연구를 위해 방글라데시에 기술팀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유누스 수반의 결정은 지역 역학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임.
- 아울러, 유누스 수반은 중국이 ‘방글라데시의 수자원 관리를 위한 50년 마스터플랜(50-year master plan to improve Bangladesh’s water management skills)’을 지원할 것을 요청함. 이는 방글라데시가 중국과의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면서도 지역 수자원 관리에 있어 중국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인도와의 관계에 긴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됨.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정이 티베트의 야룽잠보강(Yarlung Zangbo River)에 대규모 수력발전 댐을 건설하려는 중국의 계획을 강화할 수 있으며, 이는 인도와 방글라데시 모두에게 심각한 환경 및 안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함.
◦ 최근 인도 및 미국과의 관계 동향
- 중국과의 관계 발전은 기존의 인도 중심적 외교 구도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글라데시의 외교 다변화 노력을 시사함. 양국 관계는 하시나 전 총리의 사임 및 인도 망명(2024.8.5.) 이후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되는데, 동 사건 이후 방글라데시는 인도와의 국경 인근에 군 배치를 강화하는 등 강경한 국경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도는 방글라데시에 비자 제한을 발표한 바 있음. 이러한 관계 악화는 방글라데시가 중국을 보다 안정적인 파트너로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됨.
- 한편, 유누스 수반은 중국 방문 하루 전 조엘 P. 보웰(Joel P. Vowell) 美 태평양사령부 육군 부사령관을 접견하며 미국과도 전략적 소통, 상호 운용성, 군사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짐. 이러한 상황 속, 일부 전문가들은 방글라데시가 중국과 미국 양대 강대국과의 관계를 모두 유지하면서 국익을 보호하려는 헤징(hedging)*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고 평가함.
*어느 한 강대국에 일방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다수 강대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여 외교적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참고자료
The Business Standard, Strengthening Bangladesh-China relations through Dr Muhammad Yunus's visit: Opportunities and expectations, 2025.04.13.
Eurasia Review, Bangladesh’s Yunus Turns To China: A Desperate Diplomatic Gamble? – Analysis, 2025.04.10.
The Diplomat, Bangladesh Tilts Toward China as Its Lead Economic Partner, 2025.03.31.
The Daily Star, Yunus’ China trip may boost trade prospects, 2025.03.30.
The Diplomat, A New Chapter in Dhaka-Beijing Ties? Why Chief Adviser Dr. Muhammad Yunus Is Visiting China, 2025.03.28.
The New Indian Express, Bangladesh's Chief Adviser Muhammad Yunus meets Chinese President Xi Jinping, 2025.03.28.
Global Times, Bangladesh’s chief adviser kicks off China visit, to continue traditional bilateral friendship, 2025.03.26.
Prothom Alo, Chief Adviser Dr Yunus off to China on 4-day visit, 2025.03.26.
The Diplomat, Bangladesh’s New Border Stance Signals a Shift in Its Approach to India , 2024.09.04.
BBC, India’s Bangladesh dilemma: What to do about Sheikh Hasina?, 202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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